Todos los capítulos de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Capítulo 391 - Capítul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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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도진이 말했다.“책임감 있는 남자라면 그런 사람을 자기 곁에 두지 않아요.”지설은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역시 변호사라 말이 빈틈이 없네요.”“나는 늘 진심만 말해요.”지설은 도진 손을 잡아 소파로 데려갔다.두 사람은 가까이 붙어 앉아 한동안 서로를 꼭 안았다.도진은 끝까지 조심스러웠다.선을 넘지는 않았다.지설은 도진이 보여 주는 다정함이 자꾸만 아쉬웠다.지설은 도진과 가볍게 입을 맞췄고, 도진도 지설의 마음을 받아 줬다.그러다 두 사람은 어렵게 서로에게서 떨어졌다.은화가 돌아오고 나서야 도진은 집을 나섰다.은화가 지설에게 물었다.“나랑 요한 씨는 이제 같이 살까 해. 이 단지 안에서 집 하나 얻으려고. 근데 너희는 아예 같이 살 생각 없어?”지설은 고개를 저었다.“지금도 괜찮아요. 조금 떨어져 있는 게 오히려 더 좋은 것 같아요.”은화는 피식 웃으며 놀렸다.“너희 둘 다 워낙 느긋한 타입이라 잘 맞는 거야. 한쪽은 급하고 한쪽은 느리면 그렇게 잘 맞기 쉽지 않거든.”...우란은 치과에 갔다.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결과를 들고 의사에게 보여 줬다.“선생님, 제 치아 좀 봐 주세요. 조금 손보면 더 보기 괜찮아질까요?”마스크를 쓴 젊은 남자 의사는 검사 결과를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없어요. 굳이 교정 안 하셔도 됩니다.”“정말요?” 우란은 쉽게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입 한번 벌려 보실래요?”우란은 얌전히 입을 벌렸다.남자 의사가 고개를 돌려 우란 쪽을 봤다.우란과 남자 의사 시선이 마주쳤다.그때 우란은 그 눈을 알아봤다.전에 단지 안에서 마주쳤던 그 잘생긴 남자였다.우란 가슴이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했다.우란은 얼른 입을 다물었다.남자 의사도 우란을 알아본 듯했다.남자 의사는 마스크를 벗었다.깔끔하고 반듯한 얼굴이 드러났다.남자 의사는 웃으며 말했다.“진짜로 안 하셔도 돼요. 지금도 아주 예쁘세요.”우란은 괜히 얼굴이 달아올랐다.우란은 검사 결과지를 움켜쥔 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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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그때, 젊고 예쁜 여자 의사 한 명이 신빈에게 다가갔다.두 사람은 웃으며 몇 마디를 나누더니, 그대로 함께 걸어갔다.우란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금세 축 김이 빠졌다.“설마... 저분 여자친구 아니겠죠?”실망한 기색이 숨겨지지 않았다.은화와 지설은 우란이 상처받을까 봐 얼른 다독였다.“그냥 동료일 수도 있잖아.”“맞아요. 직접 물어본 것도 아닌데, 어떻게 벌써 여자친구가 있다고 단정해요.”하지만 우란은 전혀 위로받지 못했다.“은화야, 너희도 다 왔잖아. 방금 신빈 씨가 그 여자 의사한테 얼마나 다정하게 굴었는지... 웃기까지 했고.”“둘 사이, 분명 평범한 사이 아니야. 난 이제 끝난 것 같아.”우란은 머리에 꽂고 있던 울트라맨 크리스털 집게 핀을 휙 빼 버렸다.“내가 이런 스타일 안 어울린다고 했잖아. 됐어. 저 그냥 계속 혼자 살래. 어차피 나 비혼주의잖아.”그 말을 남기고 우란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돌아서려 했다.은화와 지설은 깜짝 놀라 뒤따라갔다.“우란아, 너무 낙심하지 마!”은화는 우란을 데리고 근처 레스토랑으로 가 저녁을 먹였다.우란의 기분이 바닥까지 가라앉아 있는 걸 본 은화는 레드와인 한 병을 시켜 같이 마셨다.지설은 술이 약한 편이라, 두 사람을 지켜보다가 나중에 집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우란은 잔을 들고 한숨부터 쉬었다.“다시 생각해 보니까, 나도 그냥 외모 보고 끌린 것 같아. 사실 그렇게까지 좋아한 것도 아닐 텐데... 이 정도로 속상할 일도 아닌 거잖아. 남자 하나 때문에 이러는 거, 좀 웃기죠...”은화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 그런 스타일 남자, 세상에 없는 것도 아니야. 네가 저런 타입 좋아하면 내가 소개해 줄 수도 있어.”그런데 우란은 갑자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그래도 진짜 오랜만에 마음이 움직였단 말이야. 시작도 못 해 보고 끝나 버렸잖아...”그 말을 마친 우란은 와인을 한 번에 들이켰다.은화도 옆에서 잔을 비웠다.지설은 두 사람이 저렇게 마시는 모습을 보며 슬슬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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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그 뒤 며칠 사이에 우란은 예전의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벗어 던지듯 달라졌다.우란은 말투부터 조금씩 부드럽게 바꾸기 시작했다.댄스 수업도 등록했다.조금이라도 더 온화하고, 분위기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였다.신빈과 마주칠 기회를 더 만들기 위해, 우란은 일부러 신빈의 진료 시간에 맞춰 진료 예약을 잡았다.치아 교정도 시작했다.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신빈을 볼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환자라는 이유로 연락을 주고받을 명분이 생긴다는 점도 우란에게는 중요했다.은화는 그럴 때마다 지설에게 툴툴거렸다.“내가 볼 때 우란이 완전히 정신 나갔어. 예전에 나 연애에 미쳤다고 그렇게 뭐라 하더니, 막상 본인이 사랑에 빠지니까 나보다 더 심한 거 아니야?”“치아 교정해서 예뻐지는 건 좋지. 근데 그 이유가 그 남자 때문인 건 좀 아니잖아. 그리고 요즘 우란이 말투 있잖아. 나 진짜 적응 안 돼. 난 예전처럼 시원시원하게 말하고 행동하던 우란이가 더 좋단 말이야.”지설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게 꼭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사람은 이것저것 겪어 봐야 하니까요.”누군가는 일찍 철이 들고, 연애에도 빨리 눈을 뜬다.서른이 되기도 전에 여러 번 사랑을 해 본 사람도 있다.반대로 누군가는 늦게 무르익고, 마음이 움직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서른이 되도록 누군가를 제대로 좋아해 본 적 없는 사람도 있다.은화는 전자에 가까운 사람이었다.우란은 후자였다.연애를 많이 해 봤다고 해서 다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연애를 한 번도 안 해 봤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는 뜻도 아니다.금요일 저녁, 지설은 엄마를 만나러 갔다.예연숙은 여전히 지설과 도진 사이를 가장 궁금해했다.“너희는 요즘 어떻게 돼 가? 결혼은 언제 할 건데? 너도 이제 어린 나이 아니야. 서른 다 돼 가잖아. 결혼이 늦어지면 애 갖는 것도 힘들어지고, 나중에 고생은 네가 다 하는 거야.”예연숙은 예전에 도진을 못마땅해하던 사람답지 않게, 요즘은 도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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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지설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 안 속여.”병원을 나온 뒤, 지설은 차를 보러 가기로 했다.차는 전부터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분원 쪽을 둘러보러 다닐 때도 직접 몰고 다니면 훨씬 편할 것 같았다.지금은 손에 쥔 돈도 예전보다 넉넉해져서, 예산도 충분했다.근처 수입차 전시장에 들른 지설은 한참 차를 둘러봤다.그런데도 한동안 누구 하나 제대로 다가오지 않았다.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검은 정장을 입은 여직원이 지설 쪽으로 다가왔다.지설은 그 얼굴을 보고 놀랐다.그 직원은 다름 아닌 진연이었다.진연도 마찬가지였다.고객이 지설일 거라고는 예상도 못 한 모양이었다.진연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그대로 번졌다.지설은 잠깐 말을 멈췄다.그러다가 결국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일 시작했구나. 이렇게 또 마주치네. 나 차 좀 보러 왔는데, 소개 좀 해 줄래?”진연은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목소리에도 난처함이 묻어 있었다.“내가 아니라 다른 직원 불러 줄까?”지설이 물었다.“나 오늘 차 살 건데, 내 계약 잡기 싫어?”진연은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깨물었다.“내 꼴 보고 비웃고 싶은 거지?”지설은 진지하게 답했다.“난 일해서 돈 버는 걸 웃기다고 생각한 적 없어.물론 네가 정말 나 응대하기 싫으면 다른 사람 불러도 돼.”하지만 진연은 아직 지설을 정면으로 마주할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었다.진연은 곧장 몸을 돌려 옆에 있던 동료 조시아에게 갔다.그리고 지설 응대를 대신 맡아 달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시아는 막 전화를 끊은 참이었고, 지설을 한번 훑어봤다.지설의 옷차림은 수수했고, 들고 있는 가방도 눈에 띄게 비싼 제품은 아니었다.그래서인지 시아는 지설을 맡고 싶어 하지 않았다.시아는 노골적으로 짜증을 냈다.“진연 씨 바보예요? 진연 씨 본인이 그런 고객님 맡고 싶으면 직접 맡아요. 왜 나를 끌어들여요?”“좀 있다가 큰손 예약 고객님 오거든요. 다른 고객님한테 쓸 시간 없어요. 나 이번 달에 아직 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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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진연도 혹시 이 일을 잃게 될까 봐 겁이 나는 눈치였다.진연은 불안한 얼굴로 지설을 바라봤다.“지설아, 나 지금도 아주 비참해. 그러니까 더는 나 웃음거리로 만들지 마. 차 안 살 거면 그냥 가.”지설은 미간을 좁혔다.“나는 널 도와주려고 이러는 거야. 진연아, 지금 저 사람이 널 무시하는 거 안 보여?”진연은 씁쓸하게 웃었다.“내가 이 지경인데 누가 나를 존중해 주겠어?”지설이 다시 무슨 말을 하려던 그때였다.갑자기 시아의 시선이 입구 쪽으로 향했다.그리고 곧장 눈빛이 달라졌다.“사모님, 오셨어요!”시아의 태도는 그대로 180도 뒤집혔다.조금 전과는 전혀 다르게, 지나칠 만큼 다정하고 반듯했다.“사모님, 제가 우선 커피부터 준비해 드릴까요?”유연은 느긋하게 답했다.“괜찮아요. 차 바꾸러 온 거라서, 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끌고 갈 거예요.”“네, 사모님. 제가 바로 안내해 드릴게요.”시아의 얼굴은 더 노골적으로 아첨하고 있었다.그때 유연이 지설을 발견했다.유연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왜, 기도진 변호사한테 붙더니 이제 차 살 돈까지 생겼어? 전에 무슨 독립적인 여자 어쩌고 하더니, 결국은 남자 힘 빌리는 거네.”지설은 차갑게 답했다.“내 돈으로 사는 거야. 도진 씨 돈 안 써.”“네 돈?” 유연이 코웃음을 쳤다. “네 그 보잘것없는 학원에서 돈이 얼마나 벌린다고? 번다고 해도 뻔하지. 기껏해야 1억 원 안팎 차 한 대 사는 정도겠지. 진짜 초라하다.”지설은 유연을 상대하지 않았다.대신 진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말 네가 안 볼 거야? 나 오늘 차 고르면 바로 출고할 생각이야.”진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어떤 스타일 찾는 건? 2억 원 이하로 보면, 우리 매장에 지금 아우디 A7 행사 들어간 게 있어. 1억 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가능해...”유연은 웃으며 지설을 비꼬았다.“난 1억짜리 차는 거들떠보지도 않아. 네 수준이 딱 그 정도라는 거지. 웃긴다. 전에 네 남자친구가 사람들 앞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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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시아는 웃으며 말했다.“사모님이 어딜 봐서 그런 사람이랑 비교된다고 그러세요? 제가 먼저 차량부터 보여드리고, 그다음에 VIP 라운지에서 좋은 차도 준비해 드릴게요.”유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지설은 아우디를 꼼꼼히 둘러본 뒤, 직접 잠깐 시승도 해 봤다.타 보니 더 마음에 들었다.지설은 진연에게 말했다.“괜찮다. 이 차로 할게. 나 일시불로 살 거야.”진연은 놀란 눈치였다.“남자친구랑 상의는 안 해도 돼?”진연은 알고 있었다.남자들은 체면 때문에 바깥에서는 자기 여자한테 뭐든 넉넉하게 해 주는 척하기 쉽다.하지만 여자가 정말 비싼 걸 사려고 하면 속으로는 다 따지게 마련이었다.미리 말도 없이 큰돈을 써 버리면, 괜히 남자가 못마땅해할 수도 있었다.지설이 웃었다.“내 돈 쓰는데 왜 그 사람이랑 상의해?”진연의 표정은 복잡해졌다.그러다 끝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나도 솔직히 이 계약 잡고 싶어. 근데 너랑 네 남자친구 사이 괜히 불편해질까 봐 그래. 지설아, 오늘 네가 나 편 들어줬잖아. 그래서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 나 지금 협의이혼 진행 중이야...”“나도 한때는 좋은 집안으로 시집갔다고 생각했는데, 그 결혼생활에서 정말 많이 당했어. 남자 돈이라는 게, 진짜 네 것처럼 보여도 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아니더라... 주긴 줘도, 그게 네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뜻은 또 아니더라고...”진연은 여전히 지설의 사업도 결국 남자 도움으로 굴러가는 거라고 여기는 눈치였다.지설이 가진 돈 역시 남자가 준 거라고 믿는 듯했다.아마 진연의 생각으로는, 여자가 자기 힘만으로 일을 키워 낸다는 그림 자체가 잘 그려지지 않는 모양이었다.지설은 차분하게 말했다.“오해야, 진연아. 이 돈은 다 내가 번 돈이야. 도진 씨랑은 상관없어. 내가 번 돈을 어디에 쓸지는 내가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진연은 쉽게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지설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사업하면서 그 사람 도움을 아예 안 받은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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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유연은 얼굴이 화끈거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지설이 차도 못 사는 사람인 양 비웃었다.그런데 지금은 지설이 이미 차값을 일시불로 결제했고, 정작 유연 자신은 카드에 돈이 없었다.체면이라도 세워 보려는 마음에 유연은 서둘러 영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영민 휴대폰은 연결되지 않았다.엄마에게 전화할까도 싶었지만, 부모님은 오늘 점심 비행기로 해외여행을 떠났다.지금쯤이면 부모님께 도움받는 것도 여의치 않을 것 같았다.결국 유연은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빈이 전화받았다.[왜?]유연은 다급하게 말했다.“오빠, 나 차 한 대 사려고 하는데 20억만 좀 보내 줘.”요즘 유연은 유빈이 줬던 창업 자금도 전부 FH그룹에 갖다 넣었다.거기에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유빈에게 계속 돈을 받아 갔다.대부분 영민 때문이었다.유빈은 여동생이 돈을 쓰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사람은 아니었다.그래도 남자한테 퍼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유빈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나 속일 생각하지 마. 너 돈 필요하다는 거, 또 부영민 때문이잖아? 유연아, 이제 정신 좀 차려. 네가 그렇게 돈을 쏟아붓는데도 걔가 널 얼마나 챙겨주기나 하냐?][앞으로는 내가 매달 일정 금액만 보낼 거야. 그거 쓰고 나면 끝이야. 더는 안 줘. 그러니까 네가 알아서 그 금액 안에서 맞춰 써.]유빈은 그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유연이 가진 돈은 거의 다 FH그룹 쪽으로 들어갔다.그런데 FH그룹에서 나오는 수익은 유연의 계좌로 들어오지 않았다.결국 지금 유연의 수중에 남은 돈은 거의 없었다.유연은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억울했고, 화도 났다.오빠는 너무 매정했다.영민도 마찬가지였다.전화를 받지도 않는다니.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유연은 더 화가 치밀었다.시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 그럼 차량은 이번에 안 하실 건가요?”유연은 이를 악물었다.“오늘은 안 살래요. 다음에 와서 결제할게요.”그때 옆에 있던 지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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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근데 그때의 나는 욕심이 너무 컸어. 그런 남자는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 나는 학벌도 괜찮고, 외모도 괜찮고, 아직 어리니까 당연히 돈도 있고 힘도 있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고 믿었거든.”“근데 재벌가에 들어가 몇 년 살고 나서야 알았어. 어떤 선택이든 다 대가가 따르더라.”“내 전남편, 진짜 형편없는 사람이었어. 근데 그때 나는 걔가 나 때문에 달라질 수도 있다고 믿었어... 내가 진짜 어리석었지.”진연은 말을 마친 뒤, 지설을 똑바로 보며 진지하게 덧붙였다.“미안해, 지설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예전의 나는 진짜 최악이었어. 너한테 사과 한마디는 꼭 하는 게 맞아.”지설은 웃었다.“사과는 받았어. 근데 그렇다고 너를 용서할 생각은 없어. 친구 하자는 말도 안 할 거고.”진연은 잠깐 말문이 막혔다. 한참 입을 다물고 있다가 겨우 말했다.“지설아, 너 진짜 말 너무 직설적이야. 사람 민망하게 체면도 안 세워 주네.”지설은 눈썹을 살짝 올렸다.“너도 예전에 나한테 체면 같은 거 안 세워 줬잖아. 됐어, 나도 너랑 더 실랑이하고 싶진 않아. 밥만 먹고 갈게. 진연아, 우리는 성격부터 친구 할 타입이 아니야.”지설은 성격 좋은 사람처럼 다 받아 주는 쪽이 아니었다.오늘 진연을 도운 것도 순전히 시아가 하는 짓이 보기 싫어서였다.진연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너 진짜 끝까지 솔직하네.”지설은 찻잔을 들고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우리 이렇게 오래 앙숙으로 지냈잖아. 예전에 너는 나한테 훨씬 심한 말도 많이 했어. 그러니까 나한테 듣기 좋은 말 기대하진 마.”진연은 그런 지설을 보며 힘없이 웃었다.“예전에 내가 너한테 잘못한 건 맞아.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이렇게 구는 것도 받아들일게. 어쨌든 오늘은 정말 고마웠어. 네가 계약 잡아 줘서 나 당분간 이 일자리 지킬 수 있게 됐잖아. 진짜 네 덕분이야.”...지설은 H시로 출장을 가기로 했고, 도진이 공항까지 데려다줬다.가는 길에 도진이 말했다.“나도 며칠 뒤에 B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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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윤항은 장난기 어린 얼굴로 웃었다.“많이 놀랐어요? 그렇다고 제가 지설 씨 따라온 건 아니에요. 저 H시 사람이거든요. 집에 가려고 비행기 타는 게 뭐가 이상해요?”지설이 물었다.“그럼 왜 일등석 안 타셨어요?”지설은 이게 단순한 우연이라고 믿지 않았다.윤항은 턱을 쓸며 태연하게 말했다.“일등석은 질릴 만큼 타 봤어요. 가끔은 이코노미석도 타 보고 싶을 수 있잖아요. 안 돼요?”지설은 잠깐 생각하다가 결국 선을 그었다.“진윤항 씨가 아직도 저한테 마음이 있으면, 그건 접으세요. 저 남자친구 있어요.”“알죠. B시의 기씨 가문 둘째 아들이잖아요. 근데 뭐, 지설 씨가 한 번 다른 사람을 받아들였으면 나중엔 저도 받아들일 수 있는 거 아닌가요?”“제가 그 사람보다 못한 것도 아닌데요. 전 그냥 지설 씨가 헤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되죠.” 윤항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지설은 더는 윤항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안대를 꺼내 쓰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 생각이었다.윤항은 지설이 대꾸하지 않자 더 말을 걸지 않았다.그렇게 둘은 별다른 대화 없이 H시까지 왔다.비행기가 H시에 도착하여 내린 뒤에도 지설은 윤항과 따로 인사하지 않았다.지설은 곧장 택시를 잡아 예약해 둔 호텔로 향했다.그런데 프런트에서 신분 확인을 마치고 키를 받으려던 때, 윤항이 또 나타났다.윤항은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이것도 참 신기하네요. 저도 여기 묵거든요.”지설은 미간을 좁혔다.“진윤항 씨는 집에 간다면서요?”윤항이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부모님이 잔소리가 너무 많아서요. 좀 늦게 들어가려고요.”지설은 더 말 섞고 싶지 않아서, 그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그런데 윤항 방은 지설 바로 옆이었다.윤항은 객실 문을 열기 전에 지설을 향해 눈을 찡긋했다.“심심하시면 저를 불러요. 저 시간 많아요. 밤새 얘기해 드릴 수도 있는데.”지설은 정말 한마디하고 싶었다.그런데 윤항은 상대할수록 더 들러붙는 타입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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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이런 건 다 겉으로 보이는 조건이고요. 그다음은 내적 조건이죠.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아야 하고, 바람도 안 피워야 하고...”“이상한 식으로 여자들이랑 가볍게 연락 주고받는 일도 없어야 하고, 가정적이어야 하고, 책임감도 있어야 하고, 아내 기분도 잘 풀어줄 줄 알아야 하고요...”지설은 청우가 결혼 상대 조건을 하나하나 늘어놓는 걸 듣다가 잠깐 멈칫했다.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원장님은 본인이 뭘 원하는지 정말 분명하시네요. 그건 좋은 것 같아요.”그런데 청우는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근데 그런 남자가 없어요. 제 기준이 그렇게까지 이상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저는 그냥 당연한 걸 말하는 건데, 주변에서는 자꾸 남자보는 제 눈이 너무 높다고 해요. 근데 제 기준이 어디가 높죠? 아무튼 저는 그런 사람 아니면 연애도 안 하고, 결혼도 안 할 거예요.”지설은 궁금해서 물었다.“원장님처럼 조건도 좋고 능력도 있는 분이면, 기준에 맞는 남자들이 아예 없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청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예전에 비슷한 사람은 있긴 있었어요. 근데 막상 만나 보면 결국 어딘가 하나씩 걸리더라고요.”“어떤 사람은 일이 너무 바빠서 저를 제때 챙겨 주지도 못하고, 필요할 때 옆에 있어 주지도 못했어요.”“저는 요리 못하는 남자도 별로예요. 그 정도는 기본 아닌가요? 그 쉬운 걸 안 배운다는 건, 나중에 다 저더러 하라는 뜻처럼 느껴지거든요.”“또 어떤 사람은 말이 너무 번지르르해서 가벼워 보였어요. 그런 스타일은 나중에 바람피울까 봐 불안하고요.”“또 어떤 사람은 본인 자체는 괜찮았는데, 집안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결혼은 결국 두 집안이 엮이는 거잖아요. 저는 상대 가족까지 제가 돌보며 살아야 하는 상황은 싫거든요.”“저는 작은 흠도 잘 못 넘기는 편이에요.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면 그걸 모르는 척하고 같이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아직도 완벽한 남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지설은 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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