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은 영민의 태도를 떠올리자 괜히 답답한 숨이 가슴에 걸렸다.‘내가 왜 그때 그렇게 살았을까?’‘3년 전만 해도 내가 조금만 조심했더라면...’‘그렇게 놀아나지 말고, 추락한 영민 오빠 곁을 떠나지만 않았더라면...’‘지금쯤 부영민도 여전히 예전처럼 나한테 목숨 걸었을 텐데.’하지만 세상에 후회 약은 없는 법이었다.이미 엎질러진 물, 유연은 이제 할 수 있는 건 하나였다.‘다시 붙잡아야 해. 어떻게든 부영민의 마음을 내 쪽으로 돌려놔야 해.’유연은 억지로 미소 지으며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엄마, 심지설이한테 복수하고 싶으면 하세요. 그건 상관없어. 근데 제발 영민 오빠한테 압박 넣는 건 하지 마. 그러면 우리 사이 끝장이야. 나 진짜 엄마랑 싸울 거야.”남 여사는 딸의 날 선 눈빛을 보고는 더 말하지 않았다.“알았다.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신경 쓰지 마.”병원을 나선 남 여사는 곧장 비서를 불렀다.“그 심지설이라는 애, 뒷조사 좀 해봐.”잠시 후, 비서가 가져온 파일을 넘겨본 남 여사는 코웃음을 쳤다.“돈도, 빽도 없어. 거기다 엄마는 정신질환이라... 하, 이런 잡초 같은 애가 뭐가 대수라고.”남 여사는 즉시 핸드폰을 들어 주씨 가문과 얽힌 언론사 최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최 사장, 특종 하나 줄게. 심지설이라는 애 스캔들, 크게 터뜨려. 일 끝나면 투자금 더 얹어줄 테니까.”그 한마디에 최 사장은 바로 목소리를 낮추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사모님. 곧 준비하겠습니다.]...저녁, 병실 안.도진은 지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다.몇 숟가락밖에 못 뜨던 지설이 오늘은 조금이라도 먹는 걸 보고 안도한 그는, 손수 귤을 까서 건넸다.지설은 두 쪽만 먹고는 손을 저었다.“그만 먹을래요.”도진은 강요하지 않고, 남은 귤을 조용히 자신이 먹은 뒤 손을 씻고 와 지설 옆에 앉았다.그는 무심한 듯 핸드폰으로 뉴스를 훑어보다가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그러나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히 화면을 꺼, 지설이 눈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