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민은 알고 있었다.지설은 유연과 달랐다.지설은 결코 지금의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다.그렇지 않았다면, 지설이 그렇게 매정하게 떠났을 리 없었다.‘그렇다면, 내가 변하는 수밖에 없지.’‘여자가 반드시 좋아할 만한 완벽한 남편으로.’‘일단 마음을 되돌려 놓고, 다시는 빠져나가지 못하게 묶어서 두면 돼.’...다음 날 아침.지설이 거실로 나오자, 식탁 위엔 가지런히 차려진 여러 종류의 아침 식사가 놓여 있었다.주순심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대표님께서 사모님 드시라고 이것저것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마음에 드는 걸로 드세요.”곧 예연숙도 방에서 나와, 흐뭇하게 눈을 좁혔다.“부 서방, 참 세심하네. 딸, 이런 좋은 남편은 어디 가도 찾기 힘들다.”지설의 위장은 오히려 더 막히는 듯했다.‘이 집에선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아.’‘어젯밤도 거의 한숨도 못 잤잖아.’‘엄마만 아니면 벌써 나가버렸을 텐데...’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모님, 저는 괜찮아요. 배 안 고파서, 잠깐 나갔다 올게요.”그리고 마침 현관으로 나가려던 순간, 2층에서 영민이 내려왔다.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와 물었다.“아침 안 먹고 나가면 건강에 안 좋아. 조금이라도 먹고 가지?”지설은 대꾸조차 하지 않고, 곧장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영민은 예연숙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 모습에 예연숙은 금세 마음이 약해져, 안쓰럽다는 듯 영민을 다독였다.“부 서방, 너무 속상해하지 마. 내가 지설 잘 타일러 볼게. 애가 원래 좀 철이 없어서 그래.”영민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장모님, 지설한테 뭐라 하지 마세요. 아직 저한테 많이 화가 나 있는 걸요. 제가 부족했던 거 알아요. 천천히 고쳐 나가면서, 제 진심 보여주면 언젠간 지설도 알아주겠죠.”예연숙은 그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부 서방은 하나도 잘못 없어. 다 우리 지설 탓이지. 내가 괜히 버릇없이 키웠어.”...그 시각, 집을 나온 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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