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연결음이 울렸지만 이내 끊겼다. 바로 그때 강루인은 인파 속에서 멀쩡한 주초원을 발견했다.역시 그녀의 의심이 맞았다.짙은 메이크업을 한 주초원을 본 순간 강루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미성년자가 저게 뭐야?’“주초원, 집에 가자.”강루인은 주초원이 밖에서 이렇게까지 방탕하게 노는 줄은 몰랐다.불법 레이싱이라니...주변을 둘러보니 하나같이 불량스러운 녀석들뿐이었다.그들은 집에 돈 좀 있다고 제멋대로 설치고 다녔고 더 큰 자극을 원해 이젠 목숨까지 걸었다.주초원이 사고를 당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지금 이 모습은 사고보다 더 심각해 보였다.“초원아, 이 사람이 네가 데려온 그 친구야?”그때 한 젊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주초원은 나이에 맞지 않는 짧은 가죽 치마를 입고 있었다.“여자 파트너 필요하다며? 얘가 딱이야.”남자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누나, 나 운전 좀 거칠게 하는데 버틸 수 있겠어?”인파 속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누군가가 불쾌한 농담까지 건넸다.“운전이 거친 게 아니라 침대에서 거친 거지.”저급한 농담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주초원은 전혀 낯설지 않은 듯 그들과 함께 까르르 웃었다.강루인의 미간이 더 깊게 찌푸려졌다. 주초원이 이미 이들과 한통속이 된 게 분명했다.알게 된 이상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다. 만약 진짜로 사고라도 난다면 주영도와 그의 가족들이 분명 그녀를 탓할 것이다.강루인이 다시 말했다.“주초원, 집에 가자.”주초원이 입에 막대사탕을 물고 일진 같은 태도를 보였다.“네가 뭔데 여기서 이래라저래라 명령 질이야? 와서 놀라고 부른 거지, 얼굴 찌푸리라고 부른 거 아니야.”강루인이 휴대폰을 꺼냈다.“내 말 안 통할 줄 알았어. 네 오빠한테 전화해야겠다...”그녀는 모른 척할 수 없었다. 책임을 지기 싫었고 동시에 책임을 떠안고 싶지도 않았다.주영도의 동생이니 주영도가 책임져야지.그런데 전화를 걸기도 전에 누군가가 뒤에서 그녀의 휴대폰을 낚아챘다.“뭐야? 누군데 여기 와서 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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