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덕과 강혜미가 무슨 속셈인지 강루인은 관심 없었다. 하지만 할머니는...강루인은 손을 흔들어 도우미들에게 강혜미의 짐을 옮기라고 했다. 강혜미는 고개를 치켜들고 의기양양하게 방으로 들어갔다.주영도가 저녁 식사 시간에 들어왔는데 오자마자 강혜미를 봤다.“형부.”강혜미가 환한 웃음으로 그를 맞이했다.“왔어요? 마침 언니랑 저녁 먹으려던 참이었는데. 언니한테 형부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니까 밖에서 먹을 거라면서 안 기다려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봐, 언니 잘못 짚었어. 언니는 너무 등한시해서 문제야. 전화해서 확인하지도 않고.”말하면서 주영도가 벗은 외투를 받으려 다가갔다.“제가 할게요.”그러고는 진경자의 손에서 외투를 낚아챘다.진경자는 어이가 없었다.일을 빼앗아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강혜미가 말했다.“아주머니, 형부 수저 좀 가져다줘요. 얼른 앉아요, 형부.”식탁 앞, 강혜미는 주영도가 앉을 의자까지 빼줬다. 강루인의 맞은편 자리였고 강혜미는 곧장 주영도의 왼쪽에 앉았다.그사이 강루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집 식구가 아닌 것처럼.자리에 앉은 주영도가 강루인을 대화에 끌어들였다.“네 동생이 왜 여기에 있어?”강루인이 대답하기도 전에 강혜미가 먼저 끼어들었다.“언니가 다리를 다쳤잖아요. 아빠랑 나 언니가 걱정돼서 직접 돌보러 왔어요. 언니도 흔쾌히 동의했고요.”강혜미와 주영도의 시선이 동시에 그녀에게 향했다. 강혜미의 눈빛은 경고였고 주영도의 눈빛은 질문이었다.강루인이 입안의 음식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동의했어.”이에 주영도도 뭐라 하지 않았다.저녁 식사 후 주영도는 서재로 가서 일을 처리했다. 강루인은 정원에서 바람을 쐬었고 강혜미도 따라나섰다.“이러니까 형부가 너 안 좋아하지. 한마디도 안 하는데 누가 좋아하겠어? 형부가 하루 종일 밖에서 힘들게 일했는데 걱정해주지도 않고.”‘내가 언제 걱정 안 해줬어?’예전에 강루인은 주영도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주영도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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