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도의 태도가 오늘 저녁 메뉴를 논하는 것처럼 덤덤하기 그지없었다.반면 강혜미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심지어 그의 차가운 눈빛에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른침을 삼키더니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졌다.“형부, 언니한테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형부 자식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죠. 방금 그 말은 우리 모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과 마찬가지예요.”딸이 속상해하는 모습에 연상미는 마음이 아팠다.“주 서방, 남자가 일을 저질렀으면 책임을 져야지. 이렇게 모른 척하면 안 돼.”강혜미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인정 안 하면 이 아이 데리고 확 죽어버릴 거예요.”그러더니 문밖으로 달려나가려 했다. 연상미가 황급히 그녀를 붙잡았다.“혜미야,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죽긴 왜 죽어? 네가 죽으면 나랑 네 아빠 어떻게 살라고. 나한테 딸이라곤 너 하나밖에 없어.”모녀는 비극적인 연기라도 펼치듯 울고불고 난리를 쳤다.연상미는 강혜미를 끌어안고 주영도를 노려봤다.“인정 안 하면 주 회장님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네. 혜미 뱃속의 아이 회장님의 증손자일세. 회장님처럼 자애로운 분이라면 자네가 우리 혜미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걸 절대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을 걸세.”강규덕이 적절히 나서며 아내를 꾸짖었다.“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주 서방은 절대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니야.”그러고는 주영도를 돌아보며 환하게 웃었다. “장모 말 신경 쓰지 말게. 혜미를 걱정하는 마음에 너무 급해서 그런 거니까.”그 시각 강루인은 가족이 아닌 남처럼 그들의 가족애를 지켜봤다.갑자기 손등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는데 누군가가 마른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고개를 들자 할머니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강루인은 억지로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강규덕네 부부는 한목소리로 주영도를 도덕적으로 압박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주영도를 압박할 수 있었더라면 몇 년 전에 진작 주씨 가문의 대문을 넘었을 것이다.강규덕이 계속 설득했다.“루인이랑 결혼한 지 몇 년이 됐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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