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답은 강루인의 예상 밖이었다.이전까지 주영도의 변명은 강루인에게 그저 핑계 혹은 궤변일 뿐이었다.하지만 주영도가 사람의 죽음을 이용하여 구차한 변명을 할 정도로 비열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강루인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무래도 친구의 죽음이 그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줬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직도 이렇게 슬픔에 잠겨 있을 리 없었다.하지만...“영도 씨,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고 의리 있는 친구가 되려는 건 반대할 생각이 없어. 하지만 나야말로 영도 씨의 아내라는 걸 잊지 마.”친구의 유언을 지키려고 아내를 배신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죽은 사람과 맞설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구아정은 멀쩡하게 살아있었고 가끔 튀어나와 그녀를 도발하는 연적이었다.그런 구아정의 존재를 도무지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주영도가 갑자기 무릎 위에 놓여 있던 강루인의 손을 잡더니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미안해. 전에는 내가 너무 소홀했어. 앞으로는 더 신경 쓰도록 노력할게.”강루인은 그의 말에서 진심 어린 사과를 느꼈다.하지만 이 사과는 그녀 마음속의 답답함을 풀어주지는 못했다. 여전히 뭔가가 목에 걸린 듯했다. 답답한 이유가 구아정이 아직 주영도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주영도는 친구의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기에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구아정의 마음까지 통제하는 건 어렵지 않은가?강루인은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어느덧 밤이 깊었다.선샤인 빌리지, 안방.주영도가 먼저 솔직하게 털어놓은 덕분이었을까, 둘의 관계가 전보다 한결 좋아졌고 오늘 밤은 유난히 뜨거웠다.그들은 다시 사이좋은 부부로 돌아왔다.모든 것이 끝나고 강루인이 잔잔한 여운을 느끼고 있을 때 주영도의 휴대폰이 고요함을 깨뜨렸다.이젠 벨 소리만 들어도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이었다.받지 말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에서 구아정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전히 똑같은 말투, 똑같은 수법이었다. 몸이 좋지 않다면서 주영도에게 함께 있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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