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루인은 자기 생각과 결정을 덤덤하게 털어놓았다.“영도 씨가 날 속일 수 있다면 나도 약속을 어길 수 있어.”그러고는 손을 배 위에 얹으면서 그에게 현실을 직시시켰다.“지금은 영도 씨가 날 쥐락펴락할 수 있는 때가 아니야.”그녀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내일 꼭 이혼할 거야.”주영도의 두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정말 나한테 미련이 하나도 없어?”“영도 씨만 아니었어도 난 진작 자유의 몸이 됐어.”그의 아이를 낳는 도구로 전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뱃속의 아이를 최대한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아이랑 이혼,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어.”주영도가 어두운 눈빛으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알았어. 그렇게 해.”원하는 답을 얻고서야 강루인은 만족스럽게 돌아섰다.그날 밤, 주영도가 옆에 누우려던 그때 강루인은 그에게 옆방으로 가라고 했다.“우린 곧 이혼할 사이야.”“이혼하기로 한 거지, 한 건 아니잖아. 아직 부부라고.”그러고는 제멋대로 강루인과 한 침대에 누웠다.“이혼하겠다고는 했지만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네 옆에 있을 거야.”주영도가 뒤에서 그녀를 껴안으며 속삭였다.“네가 이혼하자마자 약속을 어길지도 모르잖아. 지금도 이렇게 아이로 협박하는데.”“내가 영도 씨 같은 사람인 줄 알아?”“그렇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아. 내가 믿느냐가 중요하지. 앞으로 열 달 동안 주씨 가문 사모님 역할을 잘하겠다고 약속해. 그러면 내일 이혼해줄게.”강루인이 정정했다.“아홉 달이야. 이제 아홉 달 남았어.”주영도가 그녀의 검은 뒷머리를 어두운 눈빛으로 가만히 응시했다.“그래, 아홉 달.”강루인은 이것이 주영도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양보이고 그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당장 이혼을 거절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지금 그녀는 주영도가 아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이용하고 있었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이렇게 쉽게 물러서지 않았을 것이다.안으려는 주영도를 강루인은 더 이상 밀어내지 않았다. 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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