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병원에 도착했다.강루인이 멍한 얼굴로 서 있는 강혜미에게 귀띔했다.“지금처럼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면 자세를 낮춰. 거만하게 굴지 말고.”‘난 억울한 상황에서도 꾹 참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이 모든 일을 저지른 넌 대체 뭘 믿고 이렇게 기고만장한 거야?’강혜미가 강루인을 노려봤다.“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야?”할머니 때문이 아니었다면 강루인은 이런 일에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강루인이 병실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주영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문을 열어 보니 주영도가 구아정에게 다정하게 물을 먹여주고 있었다. 강루인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고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주영도의 시선이 강루인에게 향한 순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 눈빛은 여긴 왜 왔냐고 묻는 듯했다.강루인이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구아정 씨한테 사과하려고 혜미를 데려왔어.”그러고는 강혜미를 힐끗 쳐다봤다. 강혜미는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시키는 대로 사과했다.“죄송해요.”방금 수술을 마친 구아정은 얼굴이 창백했고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왜 저한테 사과하는 거죠?”강루인이 대답하기도 전에 밖에서 들어온 양동운이 먼저 입을 열었다.“쟤 동생 때문에 네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으니까.”“강루인, 강씨 가문은 대체 뭐 하는 가문이야? 한 사람이 피를 빨아먹는 걸로도 모자라서 두 명이 같이 빨아먹으려고? 어쩜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다 있을까?”강루인은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쥐었고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그녀가 한 일은 아니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속으로 억울함을 삼키며 말했다.“아정 씨, 이번 일은 우리 강씨 가문이 잘못했어요. 요구든 보상이든 최대한 맞춰드릴게요.”구아정이 고개를 돌리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영도 오빠, 나 피곤해.”“자, 그럼.”주영도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시선이 강루인에게 닿았을 땐 눈빛에 온기는 사라지고 차가움만 남았다.“쟤를 데리고 나가.”강루인은 아직 풀지 못한 손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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