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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041 - Chapitre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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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안요한이 으스대자 송호영은 더욱 괴로워져 이까지 악물었다.“서현주가 네 여자친구인 거 알았으니까 더 강조 안 해도 돼. 오늘 하루는 내 여자친구라는 다섯 글자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될까?”‘실연당한’ 친구에게 안요한은 큰 자비를 베풀었다.“최대한 노력해볼게. 그런데 자꾸 나도 모르게 나와서 말이야. 통제가 잘 안 돼.”친구의 은근한 자랑에 송호영이 일그러진 얼굴로 안요한을 노려봤다.“이따가 누굴 만나는지 잊은 건 아니지?”안요한의 웃음기가 순식간에 확 사라졌다. 그를 겨우 이겼다는 생각에 송호영이 더욱 거침없이 말했다.“서현주 생각은 일단 접고 연지훈을 어떻게 상대할지부터 생각해. 연지훈이 요즘 서현주랑 가깝게 지낸다던데. 조심해야지 않겠어?”안요한이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그래도 난 너보다 나아. 난 명분이라도 있지만 넌 아직 그냥 친구잖아.”송호영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차를 세우고 한 대 때릴까? 경찰한테 들키지 않고 법망도 피해가는 방법이 뭐가 있지?’그는 무기력한 표정으로 안요한을 힐끗 봤다.“그래. 네가 이겼어.”안요한이 옷깃을 바로잡으며 다정하게 말했다.“운전에 집중해.”생기가 넘치는 안요한과 달리 송호영은 풀이 잔뜩 죽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운전하는 건데.”송호영이 울상을 지은 채 생각했다.‘세상에 어쩜 나 같은 좋은 사람이 있을까? 며칠 전에 실연당해서 아직 우울한데 친구 전화 한 통에 모든 걸 제쳐두고 운전기사 노릇을 하러 오다니.’친구의 운전기사 노릇도 모자라 친구가 앞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것도 견뎌야 했다. 심지어 마음이 아픈 것도 꾹 참고 친구를 무사히 목적지까지 데려다줘야 했다.‘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안요한과 연지훈이 만나기로 한 장소는 보안이 철저한 레스토랑이었다. 회원제로 운영되며 손님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해 홀 좌석 없이 오직 룸만 제공하는 곳이었다.안요한이 차에서 내린 다음 송호영은 핸들에 턱을 괴고 말했다.“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뭔 일 있으면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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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연지훈이 가볍게 말했지만 안요한은 그 말투에 담긴 뉘앙스를 놓치지 않았다.“대표님은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저랑 현주 사이의 일이니 저희끼리 알아서 해결할 겁니다.”그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안요한이 모를 리가 없었다.‘서현주가 널 신경 쓴다고? 웃기고 있네.’안요한이 말했다.“신경 쓸 필요 없다니요. 여자친구 일인데 당연히 제가 신경 써야죠. 전 행실이 바르지 못한 사람이 제 여자친구한테 접근하는 걸 원치 않아요. 그리고 대표님께서 괜한 걱정을 하시는 것 같아요. 대표님이 병원에 누워 계시는 동안 제 여자친구가 별로 찾아가지 않은 걸 보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연지훈에게 착각 좀 하지 말라는 소리를 내뱉기 일보 직전이었다.연지훈이 손가락을 멈칫하더니 이내 찻잔을 돌렸다. 찻잔을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손가락 마디가 다 하얘졌다. 하지만 겉으로는 차분하게 말했다.“현주 많이 바쁘잖아요. 다 이해해요.”안요한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짐짓 놀란 척했다.“바빴나요? 요즘 퇴근하면 바로 집에 가던데요? 그렇게 바쁘지 않았어요. 며칠 전에는 저랑 영화도 두 번이나 봤어요.”연지훈의 눈빛이 어두워지든 말든 안요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제가 너무 눈치 없고 배려심이 없었네요. 현주가 그렇게 바쁜데 저랑 영화까지 보게 하다니.”연지훈의 어두운 시선이 안요한의 얼굴에 닿더니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여우 같은 것.’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속에서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억눌렀다. 적 앞에서 자신의 나쁜 감정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는 법이 없는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젊은이들이 다 그렇죠. 서로 감정을 다 소모하고 나면 결국 헤어지는 길밖에 없어요. 그러다가 더 성장하면 자신을 기다리는 더 좋은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전 남아도는 게 시간이라 현주가 진정한 인연이 누군지 깨달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연지훈은 어른 행세를 하면서 서현주와 안요한의 관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안요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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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안요한이 싸늘하게 웃었다.“말재주가 있으시네요. 제가 현주랑 결혼했든 안 했든 대표님이 저희 사이에 끼어들 변명이 될 수는 없어요.”연지훈도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찻잔을 앞으로 밀어놓고는 흔들림 없는 태도로 그를 응시하며 덤덤하게 말했다.“전 단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는 것뿐이에요. 전 현주가 좋아한 첫 남자예요. 첫사랑이 누구에게나 특별한 법이죠. 현주가 연씨 가문에 있을 때 현주한테 세상 사는 법을 가르쳐줬고 공부를 가르쳐줬어요. 그리고 포용하고 이끌어주면서 연씨 가문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왔어요. 그때의 저는 현주한테 구세주와 같은 존재였죠. 현주는 절 전부로 여겼어요. 제가 기뻐하면 같이 기뻐했고 슬퍼하면 저보다 더 슬퍼했어요. 혹시라도 곤경에 처하면 저보다 더 걱정했고요.”안요한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그런데 대표님은요? 마음과 눈에 대표님밖에 없던 현주를 본 적이 있어요? 당연히 없겠죠. 저만 봤을 테니까요. 그런 경험은 그 누구에게나 특별하고 쉽게 잊히지 않아요. 게다가 현주는 정이 많은 사람이라 저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연지훈이 말을 이었다.“대표님도 느끼고 있을 겁니다. 현주가 저에 대한 감정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했다는 것을요. 이게 바로 제가 믿는 구석입니다. 대표님이 그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에 저를 경계하는 것이고 오늘 이렇게 따로 불러내 경고하는 거 아닌가요?”안요한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연지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과거 일을 들먹여봐야 소용없어요. 제가 예전에 잘못했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남은 평생을 걸고 만회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제가 여기 있는 이상 대표님과 현주가 이어질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장담해요. 저랑 현주야말로 천생연분이니까요.”안요한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양쪽으로 늘어뜨린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무서울 정도로 어두운 표정으로 연지훈을 노려봤다.그렇다. 연지훈의 말이 맞았다.요 며칠 안요한과 서현주는 거의 매일 붙어 다녔고 지난 몇 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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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바로 그때 누군가 룸 문을 두드렸다.안요한이 발걸음을 멈췄고 주먹도 허공에서 멈췄다. 연지훈이 칠흑처럼 어두운 눈빛으로 그런 그를 노려보았다.노크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안요한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연지훈을 노려보면서 주먹을 내려놓고 문을 열러 갔다. 알고 보니 음식을 서빙하러 온 것이었다.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색과 향, 맛이 완벽한 요리들이 하나씩 상 위에 놓였다. 안요한은 가까이서 요리들을 보았지만 전혀 입맛이 돌지 않았다. 맞은편에 앉은 연지훈을 보니 오히려 속이 메슥거렸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음식을 서빙하던 직원들은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차가운 기운을 감지하고는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음식을 내려놓은 다음 서둘러 물러났다.시간이 흐르자 안요한은 속에서 치솟던 분노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연지훈을 쳐다보는 눈빛이 침착했다.“드세요.”연지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의 태연자약한 모습에 안요한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가 턱을 살짝 들고 말했다.“대표님 혼자 드세요. 저는 이따가 여자친구한테 가야 해서요. 같이 저녁 먹기로 했거든요.”젓가락을 들던 연지훈이 멈칫하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아까 제가 한 말 벌써 다 잊으셨나요?”안요한이 눈을 가늘게 뜬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연지훈이 가볍게 웃었다.“현주가 큰 회사를 관리해서 평소에 엄청 바쁠 텐데 계속 같이 밥 먹자고 졸라대면 대표님에 대한 인내심이 조만간 바닥날 거예요. 그러면 애정도 당연히 사라지겠죠.”그 말에 안요한이 분노를 억누르며 웃었다.“현주가 연씨 가문에 있을 때 대표님한테 별로 인내심을 가지지 않았나 봐요. 그러니까 이런 걱정을 하시지. 전 대표님과 달라요. 저한테는 한없이 너그러워서 짜증 한번 내지 않거든요.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연지훈이 반찬을 집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제가 괜한 귀띔을 했나 보네요. 대표님에 대한 현주의 마음이 빨리 사라지도록 해야 했는데.”안요한이 콧방귀를 뀌었다.“우리의 혼인 관계 증명서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잘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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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연지훈이 고개를 숙여 엄지손가락으로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내면서 낮게 콧방귀를 뀌었다.방금 재킷을 벗은 이유가 그의 말 때문에 안요한이 자극받을 것을 예상하고 싸울 준비를 미리 해두기 위해서였다.안요한에게 맞은 이 한 방이 예상 범위 내에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요한의 행동을 용납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그는 셔츠 위쪽 단추를 몇 개 푼 다음 주먹을 쥐고 어두운 얼굴로 안요한의 공격에 맞섰다. 안요한의 옷깃을 잡아 벽으로 밀어붙이고는 똑같이 주먹 한 방을 되돌려주었다.“퉤.”안요한이 연지훈의 복부를 걷어찼고 이어서 또 주먹을 날렸다.두 사람은 거침없이 주먹을 주고받았다. 상대방을 죽이거나 장애인으로 만들 목적이었는지 공격마다 치명적이었고 힘을 아끼지 않았다.그들의 기술은 오직 공격에만 집중되었고 방어는 거의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상대를 잡으려다가 본인도 큰 손해를 입을 것이다.두 사람 모두 몇 년간 꾸준히 운동을 해왔기에 근육질 몸매였고 움직임도 빨랐다. 서로 주먹을 주고받는 동안 누구도 밀리지 않았고 얼굴에 난 상처도 거의 비슷했다. 둘 다 피를 보았고 옷에 가려 보이지 않는 몸의 상처들 심상치 않은 게 분명했다.셔츠 단추도 몇 개나 떨어져 나갔고 주변의 테이블과 의자, 장식품들도 이들의 난투극에 여기저기 널브러졌다. 테이블 위의 음식들이 모두 바닥에 쏟아진 바람에 음식물이 바닥에 흥건했다. 벽에 걸린 액자마저 충격에 떨어져 유리가 산산이 부서졌다.그들은 끙끙 앓는 소리도 없이 묵묵히 상대를 두들겼다. 주먹을 맞아도 기세가 꺾일까 봐 소리를 내지 않았고 때릴수록 더욱 거칠어졌다. 옷이 몇 군데 찢어져 너덜너덜해졌고 이마와 목덜미의 핏줄도 다 튀어나왔다.레스토랑 매니저가 사람들을 이끌고 도착했을 때 룸 안은 이미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안에 있던 물건이 여기저기 뒤섞여 엉망진창이었다.꽃병, 테이블, 음식, 액자 등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 약탈당한 것처럼 난장판이었는데 포탄을 맞은 듯했다.그리고 룸 구석에서 용모가 출중한 두 남자가 뒤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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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매니저는 안요한의 얼굴에 아직 살기가 희미하게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조금 전보다 훨씬 진정됐다는 걸 알아채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연지훈을 쳐다봤다.“대표님, 어떻게...”만약 연지훈의 얼굴에 생긴 멍만 무시한다면 사실 그도 지금 매우 차분했다. 조금 전 격분하여 다른 사람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사실을 전혀 짐작할 수 없을 정도였다.연지훈이 손수건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는 안요한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오늘 저랑 만나자고 한 건 대표님이 아닌가요? 그리고 먼저 손을 댄 것도 대표님인데 왜 배상은 제가 해야 하죠? 이건 상식에 어긋나지 않습니까?”매니저의 이마에 땀이 흥건해졌다.이 룸의 인테리어와 장식품들의 가격을 합치면 최소 수억 원은 될 것이다. 깨진 꽃병이 골동품이라도 된다면 꽃병 하나가 1억 원은 족히 된다. 이건 매니저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액수였다.지금 두 사람 모두 배상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그가 건드릴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혹시라도 이 배상 책임이 그에게 돌아올까 봐 너무도 속이 탔다.그가 당직인 오늘에 하필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끝장이라고 생각했다.연지훈에게 돈이 많기에 이 정도 배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단지 안요한 대신 배상해줄 생각이 없는 것이었다.연지훈이 말했듯이 배상 책임을 따진다면 그에게는 없었다.안요한의 생각도 연지훈과 같았다. 비록 그가 연지훈을 불렀고 먼저 손을 댔다 해도 배상하고 싶지 않았다.그가 당당하게 말했다.“대표님은 남의 세컨드나 하면서 이깟 돈도 없어요?”이 한마디에 룸 안의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감히 두 주인공을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연지훈은 룸 안의 분위기가 달라진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무심히 대꾸했다.“그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표님이 배상 못 할 리는 없지 않습니까?”매니저와 직원들의 얼굴에 경악이 스쳤다.‘연 대표님이 부인하지 않았어. 세컨드라는 걸 인정한 건가?’안요한이 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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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안요한이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가자.”송호영의 정신이 게임에만 집중되어 있었다.“잠깐만. 이 판만 끝내고.”안요한이 조수석에 달린 거울을 내려 비춰보았다. 눈가와 광대, 입가에 생긴 멍을 한참 들여다보던 그때 문득 약간의 후회가 밀려왔다.연지훈이 날린 주먹이 세서 멍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터. 서현주가 보면 분명 따져 물을 것이다.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넘어지거나 부딪혀 생긴 상처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안요한의 얼굴에 짜증이 가득해졌다.‘현주한테 뭐라 설명하지? 내가 일부러 연지훈을 만나러 갔다가 싸움까지 벌였다는 사실을 현주가 알면 어떻게 생각할까?’생각할수록 속이 답답해졌고 연지훈에 대한 혐오도 깊어졌다.‘연지훈은 대체 왜 사사건건 내 앞길에 훼방을 놓는 거야?’바로 그때 송호영이 게임을 마쳤다. 게임에서 진 바람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었다. 팀원들과 얘기를 나누려고 마이크 기능을 켜려다가 시선이 안요한의 얼굴을 스쳤다.송호영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휴대폰을 팽개치고 안요한의 얼굴을 살펴봤다.“얼굴 왜 이래? 혹시 연지훈한테 맞았어?”안요한이 대답하기도 전에 송호영의 눈빛이 험악하게 변하더니 이를 악물었다.“이 자식이 감히 내 친구를 건드려? 가자. 내가 가서 본때를 보여줄게.”그러자 안요한이 그의 팔을 잡았다.“됐어. 찾아갈 필요 없어.”송호영이 그의 얼굴에 생긴 상처를 보며 분통을 터뜨렸다.“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널 이 꼴로 만들었는데.”안요한이 미간을 찌푸리며 강조했다.“내가 일방적으로 맞은 게 아니라 서로 주먹질했어. 걔 얼굴에 난 상처는 나보다 더 심하니까 찾아갈 필요 없어. 그 얼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송호영은 그 말을 듣고서야 조금 진정하고는 안요한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혀를 찼다.“서로 주먹질한 거였구나. 넌 성격이 차분해서 아무 일 없이 손을 댈 사람이 아닌데. 분명 그 자식이 선을 넘는 말을 지껄여서 네가 때린 거지? 맞아도 싸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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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연지훈 얘기만 나오면 안요한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서현주와 연인 사이임을 확실히 했으니 연지훈이 더 이상 끼어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그는 연지훈의 도덕성을 과대평가했다. 서현주와 안요한이 사귀는 사이라 해도 연지훈은 끈질기게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오늘 연지훈이 그에게 했던 말들, 그리고 서현주가 받았다는 다이아몬드 반지 때문에 안요한은 가슴이 분노와 억울함으로 가득 찼다. 당장이라도 연지훈을 다시 한번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그 생각에 안요한이 주먹을 꽉 쥐었고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안요한의 표정을 주의 깊게 살피던 송호영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네 반응을 보니까 네가 말한 것과는 다르고 오히려 내가 짐작한 게 맞는 것 같은데.”안요한은 미간만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호영이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현주랑 잘 얘기해 봐. 내가 말했잖아. 연지훈이 무슨 짓을 하든 현주가 선만 잘 지키면 연지훈의 뜻대로 되지 않을 거라고.”안요한이 손을 들어 광대뼈의 멍을 눌렀다. 욱신거리는 통증에 두 눈의 울적함이 더욱 짙어졌다.송호영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었다.“현주는 나한테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그동안 연지훈이 계속 혼자 삽질한 거야.”“그래.”송호영은 건성건성 대답했다가 다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내가 약 받아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약 받으면 바로 나가자. 운전은 내가 할게. 넌 가는 길에 현주한테 어떻게 말할지나 생각해 봐.”돌아가는 길, 안요한은 송호영에게 차를 쇼핑몰 입구에 세워달라고 했다.송호영이 물었다.“왜? 뭐 하려고?”안요한이 차 안에서 마스크 하나를 꺼내 얼굴에 쓰고는 차갑게 말했다.“파운데이션 좀 사서 멍을 가리려고.”송호영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황급히 안요한을 따라 차에서 내렸다.“오늘 일 현주한테 얘기하지 않겠다는 거야?”안요한이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앞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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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송호영은 혀를 차기만 할 뿐 더 이상 묻지 않고 안요한을 따라 쇼핑몰로 들어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화장품 매장으로 갔다.안요한은 마스크를 벗고 점원에게 얼굴의 상처를 가릴 수 있는 화장품이 있냐고 물었다. 점원은 그의 얼굴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이내 프로답게 파운데이션과 컨실러를 추천했다. 그 자리에서 안요한에게 직접 발라주기까지 하며 설명했다.점원이 거울을 들어 안요한에게 실제 효과를 보여주었다.파운데이션과 컨실러를 함께 사용하니 멍을 어느 정도 가릴 수는 있었지만 멍이 워낙 심해 가까이서 보면 푸르스름한 자국이 여전히 눈에 띄었다.안요한이 짜증이 짙게 드리워진 얼굴로 점원에게 물었다.“다른 제품 더 있나요?”점원이 고개를 저었다.“어떤 파운데이션을 사용해도 이 정도 멍은 완전히 덮이지 않습니다. 이게 최선이에요.”그 말에 안요한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화장품 매장의 점원들은 안요한이 갑자기 폭발해서 행패를 부릴까 봐 모두 멀찍이 서서 지켜보았다.안요한이 자신의 얼굴을 혐오스럽게 쳐다보더니 결국 점원에게 파운데이션과 컨실러를 포장해달라고 했다.차에 돌아온 안요한이 파운데이션과 컨실러를 꺼냈다. 그는 조심스럽게 퍼프를 쥐고 거울을 보며 멍든 부위에 덧칠을 시도했다.유치원이나 초등학교 학예회 이후로 화장을 한 적이 없는 안요한이었다. 그가 스스로 화장을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예전에 서현주가 화장하던 모습을 흉내 내며 퍼프에 파운데이션을 묻혀 멍든 부위를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거울 속 안요한의 표정이 한없이 엄숙했다. 퍼프로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컨실러를 바르는 모습이 왠지 우스꽝스러웠다.모르는 사람이 이 모습을 본다면 그가 무슨 중대한 일이라도 치르는 줄 알 것이다.송호영이 안요한의 얼굴을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너도 이런 날이 다 있구나.”안요한은 그의 조롱을 무시하고 퍼프를 내려놓은 다음 거울 속의 자신을 이리저리 살폈다.파운데이션과 컨실러를 너무 많이 덧바른 탓에 눈가, 광대, 입가의 화장이 눈에 띄게 두꺼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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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송호영은 안요한이 서현주에게 꽉 잡혀 더는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알아챘다.서현주는 메시지에 안요한더러 잊지 말고 생일 선물을 가서 보라고 했다. 안 그러면 어디 버려져서 찾을 수 없게 될 거라고 했다.안요한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답장했다.[알았어. 지금 바로 보러 갈게.]서현주에게서 금방 다시 메시지가 왔다. 오늘 집으로 들어오는지 묻는 내용이었다.안요한은 안씨 가문의 기업에 완전히 전념하기 위해 예전에 하던 일을 정리해야 했다.본사와 지사가 서현주가 있는 곳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어 왕복 시간이 꽤 걸렸다. 예전에도 거리 문제 때문에 평일에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주말에나 한 번씩 들르곤 했다.서현주도 그저 습관적으로 물어보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안요한의 입꼬리에 걸렸던 미소가 조금 옅어지더니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안씨 가문의 회사 일 때문에 바빠 서현주를 만나러 가지 못한다는 것도 꽤 괜찮은 핑계가 될 수 있었다.얼굴의 멍이 가라앉고 파운데이션과 컨실러로 완전히 가릴 수 있을 때까지 서현주를 만나지 않으면 되었다. 그런데 이 상태라면 아마 다음 주 주말이 되어야 서현주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안요한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젠장. 이건 뭐 장거리 연애나 다름없잖아.’그는 짜증이 밀려오는 걸 참으면서 서현주에게 답장을 보냈다.[오늘은 안 들어가니까 저녁에 기다리지 마.]서현주:[알았어요.]안요한이 이모티콘 목록을 뒤적거리다가 귀여운 고양이 얼굴 이모티콘 하나를 골라 서현주에게 보냈다.[이 고양이는 널 좋아해.]그의 귀여운 이모티콘과 달리 서현주의 이모티콘은 거칠었다. 이모티콘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너를 밟아버릴 거야.]안요한은 그 답장을 보고서야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잠시 후 화장품 봉투를 들고 송호영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안정수와 이미 세상을 떠난 할머니 사이에 안요한의 아버지 한 명뿐이었고 안요한의 부모도 안요한 단 한 명만 낳았다. 하여 안씨 가문 본가에 평소 안정수와 집사,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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