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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1071 - Chapter 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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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서현주의 눈빛은 쌀쌀하기만 했다.“봤어요. 그래서요?”연지훈이 그녀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내 꼴을 보고 기분이 좀 나아졌어?”“내가 직접 때린 거라면 기분이 더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아니잖아요.”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직접 때린 건 아니지만 네가 때린 거나 마찬가지야.”연지훈의 짙은 눈동자를 보며 서현주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뜻이에요?”“네 마음속에 이미 한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어?”“빙빙 돌리지 말고 똑바로 얘기해요.”몸을 일으키던 그가 옷깃을 만지며 말했다.“네 남자 친구가 때린 거야.”‘안요한?’서현주는 바로 반박했다.“그럴 리가 없어요.”연지훈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왜 그럴 리가 없어?”미간을 찌푸리던 서현주는 그를 쳐다보며 입술을 다문 채 아무 말이 없었다.사실 가능성은 있었다.그날 안요한은 핸드폰을 확인할 때 반응이 다소 격렬했고 평소 연지훈을 못마땅해했기 때문에 일부러 연지훈을 찾아가서 손찌검을 할 가능성도 있었다.“변명할 거 없어. 나한테 증거가 있으니까.”서현주는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젯밤 안요한이 오늘 식당에서 만나자고 했어. 몇 마디 했더니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나한테 손찌검까지 했어. 그가 먼저 손을 댔고 그 과정이 식당의 CCTV에 모두 잡혔어. 이미 CCTV 영상을 손에 넣었고. 네가 믿지 않는다면 나중에 보내줄게.”서현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연지훈이 이렇게 말한다면 분명 그 일이 사실일 것이다.하지만 안요한은 그 일에 대해 그녀한테 말하지 않았다.방금 안요한과 연락했을 때, 그가 영상 통화를 거절한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왜일까?’“나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연지훈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안요한을 대신해 보상해 주려고?”서현주는 그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요한 씨가 정말 손찌검을 했다면 지훈 씨가 반격하지 않을 리가 없어요. 요한 씨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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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연지훈이 손가락을 움츠리며 말했다.“내가 경찰에 신고할까 두렵지 않아?”“그럼 어디 한번 신고해 봐요. 폭행 사건은 큰일도 아니에요. 내가 요한 씨한테 변호사 선임해 줄 거예요. 그리고 당신도 반격했으니까 기껏해야 유치장에 며칠 있다가 나오겠죠.”마음속의 불편함이 더욱 깊어졌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안요한을 굳게 믿는군.”서현주가 턱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려는 순간,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안요한은 널 믿을까?”흠칫하던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무슨 뜻이에요?”“안요한은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어.”그 말에 서현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연지훈은 객관적인 사실을 담담하게 말했고 조금도 과장된 기색이 없었다.그녀는 차분하게 받아쳤다.“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람은...”연지훈이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안요한이 정말 알고 있을까?”“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예요?”“안요한이 왜 날 때렸을까? 단지 나 때문만이 아니라 너 때문이기도 해.”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렸다.“안요한은 네 마음속에 아직 내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고 그게 불쾌하고 화가 나서 나한테 주먹을 날린 거야. 이 정도로 손찌검을 한 걸 보면 안요한이 얼마나 분노했는지 알 수 있겠지.”“안요한이 분노한 만큼 그가 얼마나 널 믿지 못한다는 뜻이야.”얼굴이 약간 굳어져 있던 서현주는 마음속이 시큰거렸다. 연지훈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말투도 담담했다.“너도 알겠지만 의심은 부부나 연인 사이에서 큰 문제와 위기야. 믿음이 없으면 결국 사이가 틀어지고 끊임없이 상대에게 확인하고 결백을 증명하라고 강요하게 돼. 처음에는 질투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기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감정이 조금씩 식으면 어떻게 될까?”“의심받는 쪽은 처음처럼 인내심을 가질 수 있을까? 그리고 의심하는 쪽은 쌓여가는 불신 속에서 상대방을 믿을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의 신뢰는 끊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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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서현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연지훈이 기대하는 그날이 무슨 날인지는 둘 다 잘 알고 있었다.그녀와 안요한 사이가 틀어지는 날을 기대한다는 것이었다.연지훈은 자신의 속셈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서현주는 연지훈을 쳐다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그만 돌아가요.”고개를 돌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곁눈질로 그의 시선이 자신에게 고정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잠시 후, 그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서현주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운전기사에게 손짓하여 돌아와 차를 운전하라고 했다.그녀는 이내 핸드폰을 꺼내 안요한과의 채팅창을 열었다. 그제야 안요한이 자신에게 문자를 보낸 걸 발견하게 되었다.[바빠?]서현주는 아니라고 답한 뒤 바로 두 번째 문자를 보냈다.[연지훈이랑 싸웠어요?]한참 기다렸지만 안요한은 답장이 없었다. 그녀는 조급해하지 않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앞쪽 연지훈의 검은색 승합차는 이미 자리를 떴고 앞쪽 길도 한산해졌다. 운전기사가 차를 운전하여 큰길로 들어갔다.한편, 샤워를 마친 안요한은 온몸에 물기를 머금은 채 큰 수건으로 하반신만 감싸고 있었다. 그는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닦으며 슬리퍼를 신고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시간을 확인해 보니 그가 문자를 보낸 지도 거의 20분이 지났다.핸드폰을 집어 들자 화면에 문자 알람이 나타났다. 클릭해 보니 역시 서현주가 보낸 문자였다.조금 들떴던 심장 박동이 갑자기 멈추더니 점차 가라앉았다.[연지훈이랑 싸웠어요?]‘서현주는 어떻게 알았을까?’손가락이 잠시 멈췄던 그가 천천히 화면을 클릭했다.서현주의 이 문자는 10분 전에 보낸 것이었다.눈빛이 가라앉은 안요한은 수건을 던지고 문자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마음속에 짜증과 불안이 스쳐 지나갔다.연지훈과 싸운 걸 아는 사람은 그와 송호영 그리고 안씨 가문의 사람들 외에는 연지훈과 식당 직원들뿐이었다.송호영과 안씨 가문의 사람들 그리고 식당 직원들은 입이 가볍지 않으니 서현주에게 말해줄 리가 없었다.그렇다면 남은 건 연지훈뿐이었다.안요한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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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그 문자를 보자마자 서현주는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뭘 생각하는 거예요?][진짜 때렸어요?][응... 진짜 때렸어.]서현주가 다시 문자를 보내기 전에 안요한이 바로 문자를 하나 더 보내왔다.[하지만 이건 내 본의가 아니야. 당신도 알잖아. 난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야.][그럼 요한 씨의 본의는 뭔데요?]눈썹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하던 그가 문자에 답장했다.[아직 생각 안 났어. 좀 더 생각하게 시간을 줘. 금방이면 돼.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을게.]서현주는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몇 번의 웃음소리가 앞쪽에 있는 운전기사의 주의를 끌었고 운전기사는 몇 번이나 백미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안요한이 말하지 않아도 서현주는 그가 왜 연지훈과 싸웠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오랫동안 안요한은 연지훈의 존재에 대해 신경 쓰고 있었고 몇 달 전, 두 사람이 사귀기 전부터 그는 연지훈에게 적대심을 품고 있었다.두 사람이 사귀고 나서도 연지훈은 계속해서 그녀를 집요하게 괴롭혔다.남자 친구가 아니었을 때도 연지훈의 존재를 참을 수 없었는데 하물며 지금 당당하게 그녀의 남자 친구가 된 상황에서 어떻게 참을 수가 있겠는가?그래서 연지훈한테 만나자고 했고 연지훈과 싸웠을 것이다.비록 안요한이 먼저 손을 댔지만 연지훈이 피해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연지훈은 사람 마음을 공략하는 데 능숙한 사람이었고 자신을 향한 안요한의 적대심을 예리하게 포착했던 것 같다.두 사람의 만남에서 연지훈은 분명 안요한을 자극하려고 교묘한 말로 그녀와 자신의 관계를 묘사하면서 안요한이 손찌검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자신은 억울하게 반격한 이미지를 만들 생각이었던 것 같다.연지훈은 이 점을 이용하여 그녀와 안요한 사이에 마찰과 의심을 조성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다.안타까운 건 안요한은 이런 일에 꽤 충동적이었고 실수로 연지훈이 정성 들여 만든 함정에 빠지게 되었다.하지만 인생 2회차, 연지훈을 잘 알고 있는 서현주에게는 이런 일이 별거 아니었다.연지훈의 잘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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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안요한은 조심스럽게 문자를 보냈다.이건 안요한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라고 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그런데 안요한이 연지훈과 싸운 일에 대해 사과를 하다니...서현주는 이 한마디를 통해 안요한이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잘못했다고 하지 말아요. 내가 모를 줄 알아요? 지금 속으로는 엄청 분해 죽겠죠?]문자를 확인한 안요한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살짝 헛기침을 했다.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렸다.‘젠장, 이렇게 빨리 들키다니... 체면이 말이 아니군.’하지만 안요한의 마음속은 기뻤다.서현주가 자신을 이렇게 잘 알아주니 너무 기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요한은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이번에는 정말 충동적이었어. 다음부터는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할게.]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안요한은 그녀가 화낼까 봐 정말 걱정하는 것 같았다.서현주는 다정하게 그를 위로했다.[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이 날 많이 좋아하니까 그런 거잖아요.]안요한은 입술을 깨물며 얼굴을 붉혔다.[알면 됐어. 정말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연지훈 그 인간이 자꾸만 도발하잖아.]서현주의 위로에 안요한은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목적은 까맣게 잊고 책임을 연지훈에게로 돌렸다.그녀의 사랑에 두려운 것이 없다는 듯한 모습이었다.[연지훈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자꾸 하니까 참을 수가 없었어. 일부러 날 자극하려고 그런 거야.][드디어 속마음을 얘기하네요.]안요한의 얼굴이 또 달아올랐다.[당신이 그랬잖아. 내 잘못이 아니라고.][그래요. 요한 씨 잘못이 아니에요.][연지훈 얼굴에 난 상처를 봤어요. 연지훈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에요. 요한 씨는 다친 데 없어요?]안요한은 상체를 곧게 펴고 서현주 앞에서 센 척했다.[있어. 조금 다쳤지만 별일 아니야. 연지훈이 더 많이 다쳤어.]서현주는 마음속으로 옅은 한숨을 쉬었다.[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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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안요한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심장이 쿵쾅거렸다. 당장 달려가서 그녀를 끌어안고 싶었다.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그는 가슴속의 감정이 터져 나올 것 같았고 목소리도 한없이 다정했다.“서현주, 너무 보고 싶었어...”서현주가 고개를 살짝 내밀고 그의 얼굴과 몸을 차분히 살폈다. 애정 어린 목소리를 듣고도 눈만 잠깐 마주쳤을 뿐 별다른 반응 없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왜 옷을 안 입었어요?”영상 속의 안요한은 상반신을 벗은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거실의 희뿌연 조명 아래 근육 라인이 더욱 매끄럽고 아름답게 드러났고 복근의 골이 유난히 선명했다. 숨을 쉴 때마다 복근과 가슴 근육이 오르내리는 모습이 그야말로 남성미가 넘쳤다.게다가 얼굴도 몸매만큼이나 매력적이어서 많은 여자들이 한눈에 반할 정도였다.이 모든 건 안요한이 공들여 만든 장면이었다.서현주가 탓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안요한은 그래도 조심스러운 마음에 미남계를 썼다. 그의 외모로 그녀를 홀려버릴 작정이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서현주는 전혀 넘어오지 않았다. 진지한 얼굴로 옷을 입으라고 할 뿐 그의 미색에 흔들리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너무 무덤덤해서 오히려 열 받을 지경이었다.안요한의 마음속에 가득했던 설렘이 허무하게 사라졌다.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나...”서현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상반신에 난 멍 자국들을 훑어보다가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안요한의 피부가 워낙 하얘서 얼굴과 몸에 바른 약이 선명하게 보였다. 연한 노란색 액체였다.다행히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확인한 뒤에야 그녀는 마음을 놓고 다시 말했다.“왜 아직도 옷을 안 입어요? 한겨울인데 춥지 않아요?”안요한의 가슴속에 피어오르던 기쁨이 풍선에 구멍이 난 것처럼 순식간에 빠져나갔다.그는 꾹 참았다가 억지로 목소리를 쥐어짜며 말했다.“집에 난방 틀어놔서 안 추워. 방금 약 바른 참이라 좀 말려야 해. 이따 입을게.”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요한의 옆구리 멍을 유심히 살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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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그러나 서현주의 표정은 차분하기만 했고 조금도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안요한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하지만 서현주의 얼굴과 눈빛 어디에도 변화의 흔적은 없었다.안요한은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내 몸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단 말이야? 정말 아무 매력이 없어?’믿기지 않는 동시에 마음속에 씁쓸함이 밀려왔다.서현주가 정말 그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그의 몸을 보고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안요한은 문득 연지훈이 했던 말과 아직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다이아몬드 반지가 떠올랐다. 순간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으며 욱신거렸다.서현주가 그의 감정 변화를 예리하게 알아채고 물었다.“왜 그래요? 난 뭐 말도 못 해요?”안요한이 그녀를 올려다보며 낮게 대답했다.“아니야.”그의 이런 모습만 봐도 서현주는 그가 무언가 마음에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무슨 생각 해요?”그는 잠시 멈칫했다가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말하고 싶지도, 묻고 싶지도 않았다.듣고 싶지 않은 대답이 나올까 봐, 대답을 듣고 지금처럼 지낼 수 없을까 봐 두려웠다. 차라리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았다. 서현주의 태도를 보면 숨기는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녀가 연지훈과 불필요한 관계를 이어갈 리가 없다는 것도 믿었다.지금 이렇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서현주가 잠깐 침묵하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연지훈이 요한 씨한테 뭐라고 했길래 그렇게 화가 나서 사람을 때렸어요?”안요한이 말끝을 흐렸다.“그냥 두 사람의 과거 일에 대해 얘기했는데 듣다 보니 참을 수가 없어서 때렸어.”그녀가 다시 물었다.“그게 다예요?”“응. 그게 다야.”서현주는 그를 빤히 쳐다봤다. 안요한이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왜 숨기는지, 연지훈이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숨기는 건지 알 수 없었다.안요한을 다그치고 싶지 않았던 서현주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그 사람 말 믿지 말고 내 말만 믿어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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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서현주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은 그의 몸매를 신경 쓰고 있었다.안요한은 비밀 기지를 발견한 아이처럼 드디어 만족스럽게 웃었다.“왜 그래? 내가 일부러 눈 호강시켜주는 게 안 보여? 지금 실컷 봐둬. 이따가 옷 입으면 못 보니까.”서현주가 퉁명스럽게 말했다.“누가 보고 싶대요?”안요한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고 눈빛도 다시 애정으로 흘러넘쳤다.“참 말과 행동이 달라. 괜찮아. 난 너그러우니까. 여자친구는 보고 싶으면 얼마든지 봐도 돼.”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얼른 입어요.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요?”신이 난 안요한이 고개를 젖히고 만족스럽게 끄덕였다.“괜찮아. 보고 싶으면 실컷 봐.”서현주는 어이가 없었다.지금의 안요한은 꼭 오만한 공작새 같았다. 자랑스럽게 깃을 펼쳐 짝을 유혹하듯 허리를 살짝 구부려 매끈한 라인을 드러낸 채 그녀를 보며 웃고 있었다.‘이 사람을 어떡하면 좋을까?’안요한의 복근이 확실히 시선을 끌긴 해도 서현주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5, 6년 동안 안요한의 복근을 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처음엔 좀 당황했지만 자주 보다 보니 익숙해졌다.서현주가 자연스럽게 화제를 넘겼다.“내가 보낸 엽서 봤어요?”안요한이 또 웃었다.“봤지. 아직 감사 인사도 제대로 못 했네.”서현주가 물었다.“마음에 드는 여행지 찾았어요?”그는 턱을 괴고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아직. 정하면 알려줄게.”“그래요.”안요한이 손가락을 꼽으며 말했다.“전에 나한테 여행 한 번 빚졌었지? 이번 내 생일에 또 한 번 빚졌으니까 총 두 번이야. 잊지 마.”서현주가 평소에 일 때문에 바빠 쉬는 날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늘 바쁘게 움직였다. 며칠씩 시간을 내 여행을 가는 건 더더욱 어려웠다.하여 안요한은 서현주가 그 약속을 잊지 않기를, 아직 두 번의 여행을 빚지고 있으니 미리 시간을 비워두기를 바랐다. 나중에 잊어버리면 너무 아쉬울 테니까.서현주는 자신이 약속한 일은 잊지 않았다.“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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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연지훈에 대한 안요한의 불만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그래도 그날 밤만큼은 연지훈에게 고마웠다. 그 자리에 있었기에 서현주를 몇몇 남자들의 손에서 구해냈고 조금도 다치지 않게 지켜줬다.서현주는 안요한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 바람이라도 휙 불어 날아가면 어떡하나 걱정할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존재라 그녀에게는 목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다. 그런데 그놈들이 무슨 자격으로 서현주에게 손을 댄단 말인가?그날 만약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면 약에 취한 서현주가 혼자 거기서 무슨 일을 당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그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안요한은 가슴속에 분노가 타올랐다. 이성마저 다 태워버릴 만큼.‘현주한테 손댄 모든 놈들을 끝까지 파헤쳐서 잡아낼 거야. 설령 그게 황태민이라 해도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이런 마음속 생각들은 서현주에게 얘기하지 않고 서현주를 보며 그저 이렇게 말했다.“요즘 유이영 일 때문에 아직도 시끄러워. 혼자 다니지 말고 꼭 누구랑 같이 다녀. 알았지?”안요한이 말하지 않아도 서현주는 다 알고 있었다.“알았어요. 비서가 항상 따라다니고 있어요.”그 말에 안요한이 눈살을 찌푸렸다. 서현주의 비서들은 대부분 사무실에 앉아서 일만 하는 사람들이지,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위험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리 없었다.아직도 스스로가 세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요한이 이를 악물었다.“내가 항상 네 옆에 있을 수 없잖아. 네 비서들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경호원 두 명 붙여줄게. 그래야 나도 마음이 놓일 것 같아.”서현주는 본래 거절하려 했다. 약혼식 그날은 방심했던 탓에 당한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날 이후로 서현주는 밖에 나갈 때마다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다시 그렇게 쉽게 당할 리 없다고 믿었고 게다가 비서가 늘 곁에 있었다.하지만 안요한의 걱정 어린 표정과 잔뜩 찌푸린 눈살을 보니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결국 하려던 말을 다시 삼키고 이렇게 말했다.“그래요. 요한 씨가 알아서 해줘요.”둘은 몇 마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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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연채린은 캐리어를 끌고 살금살금 들어갔다. 집 대문을 조심스레 열고 손전등을 켜서 연승재와 함께 계단을 올라갔다.연동욱이 요즘 잠을 설치는 바람에 소리가 조금만 나도 깨어났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대에는 집안 전체가 조용해야 했다.집안이 칠흑처럼 어두워 가구나 물건 하나 보이지 않았고 오직 연채린과 연승재가 일부러 죽인 숨소리와 발소리만 희미하게 울렸다.이번에 연동욱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나갔다. 오늘 하루 종일 연동욱에게서 연락이 없었던 걸 보면 아직 모르는 게 분명했다. 아마 두 남매가 아직 방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하여 연채린은 더 조심해야 했다. 한밤중에 들어온 걸 들켜선 절대 안 되었다.두 사람은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가끔 캐리어가 계단에 부딪혀 소리가 났다.2층 바닥을 밟은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연채린이 손전등을 들어 2층 복도를 비춘 그때 하마터면 심장이 멎을 뻔했다.손전등 불빛이 닿은 곳에 널찍한 잠옷을 입은 어린아이가 와인색 카펫 위에 서 있었던 것이었다. 등지고 있어 새카만 머리통만 보였다.그 순간 연채린의 머릿속에 공포 영화에서 봤던 어린아이 귀신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조금 전까지 춥지 않았는데 갑자기 온몸이 오싹해졌고 피가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으악.”뒤에 있던 연승재가 놀라 소리쳤지만 다행히 목소리가 너무 높지 않아 큰 소란은 피했다.연채린이 심호흡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눈앞의 아이가 연유준인 걸 알아챘다.연유준이 눈을 비비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아직 잠이 덜 깬 듯 몽롱한 눈으로 그들을 보며 물었다.“고모, 왜 여기 있어요?”깜짝 놀란 연채린이 재빨리 3층 쪽을 올려다보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연유준에게 다가가 팔을 잡고 입가에 검지를 대며 말하지 말라고 했다.그녀는 연승재에게 캐리어를 들게 한 뒤 연유준을 번쩍 안아 방 안으로 들어갔다.연유준이 발이 땅에 닿자마자 그녀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고모, 경연에 갔었어요?”연채린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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