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서현주의 표정은 차분하기만 했고 조금도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안요한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하지만 서현주의 얼굴과 눈빛 어디에도 변화의 흔적은 없었다.안요한은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내 몸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단 말이야? 정말 아무 매력이 없어?’믿기지 않는 동시에 마음속에 씁쓸함이 밀려왔다.서현주가 정말 그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그의 몸을 보고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안요한은 문득 연지훈이 했던 말과 아직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다이아몬드 반지가 떠올랐다. 순간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으며 욱신거렸다.서현주가 그의 감정 변화를 예리하게 알아채고 물었다.“왜 그래요? 난 뭐 말도 못 해요?”안요한이 그녀를 올려다보며 낮게 대답했다.“아니야.”그의 이런 모습만 봐도 서현주는 그가 무언가 마음에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무슨 생각 해요?”그는 잠시 멈칫했다가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말하고 싶지도, 묻고 싶지도 않았다.듣고 싶지 않은 대답이 나올까 봐, 대답을 듣고 지금처럼 지낼 수 없을까 봐 두려웠다. 차라리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았다. 서현주의 태도를 보면 숨기는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녀가 연지훈과 불필요한 관계를 이어갈 리가 없다는 것도 믿었다.지금 이렇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서현주가 잠깐 침묵하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연지훈이 요한 씨한테 뭐라고 했길래 그렇게 화가 나서 사람을 때렸어요?”안요한이 말끝을 흐렸다.“그냥 두 사람의 과거 일에 대해 얘기했는데 듣다 보니 참을 수가 없어서 때렸어.”그녀가 다시 물었다.“그게 다예요?”“응. 그게 다야.”서현주는 그를 빤히 쳐다봤다. 안요한이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왜 숨기는지, 연지훈이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숨기는 건지 알 수 없었다.안요한을 다그치고 싶지 않았던 서현주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그 사람 말 믿지 말고 내 말만 믿어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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