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욱의 눈빛이 미세하게 어두워졌다.“괜찮아. 할아버지는 신경 안 써. 안아줄 테니까 이리 와.”연유준이 계속 거절했다.“아니에요. 얼른 식사하세요, 할아버지. 저도 아직 안 먹어서 가서 먹어야 해요.”연동욱이 단호하게 말했다.“네 밥을 가지고 와. 할아버지랑 같이 먹자.”“아니에요.”연유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할아버지 혼자 드세요. 전 이만 가볼게요.”연동욱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유준아, 너무 무서워하지 마. 다시는...”그런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연유준이 후다닥 도망치고 말았다. 조금 전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연동욱이 무시무시한 맹수라도 되는 것처럼 빠르게 도망가 문을 쾅 닫았다.사실 연유준은 연동욱의 미간이 찌푸려지는 걸 본 순간 겁이 덜컥 났다. 더 있다간 또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도망친 것이었다.병실 안에 다시 정적이 감돌았다. 연동욱의 마음도 무겁게 가라앉았다.연유준이 그를 무서워하는 게 틀림없었다. 조금만 억울한 일이 있어도 품을 파고들며 어리광을 부리던 아이, 밖에서는 기세등등하다가도 할아버지 앞에선 영락없는 응석받이였던 그 아이는 이제 없었다.연동욱이 입술을 깨물고 복잡한 눈길로 도시락을 내려다봤다.연유준이 그를 두려워하게 만들려던 건 아니었다.며칠 사이 아이가 흘린 눈물이 태어난 이후 흘린 눈물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을 것이다. 퉁퉁 부어오른 눈만 봐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갔다.하지만 이 상황은 그가 초래한 것이었다. 의도치 않았으나 어쨌거나 연동욱 때문인 건 사실이었다. 갑자기 후회가 밀려들었다.연동욱이 도시락을 집어 들고 천천히 뚜껑을 열었다. 왁스를 씹는 것처럼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연동욱의 병실에서 뛰쳐나온 연유준은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침대로 달려가 도시락을 집어 들고 허겁지겁 먹었다.연채린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벌써 왔어?”아이가 입안 가득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며 대답했다.“배고파서요...”연채린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많이 먹어.”연유준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