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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Kabanata 1141 - Kabanata 1150

1461 Kabanata

제1141화

연지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한층 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모른다고? 뭘 몰라?”연채린은 조금 전보다 심장이 더 빨리 뛰었고 호흡도 더욱 가빠졌다.그가 연채린이 들고 있던 서류를 다시 빼앗더니 덤덤하게 물었다.“그럼 직접적으로 물어볼게. 내가 열 살 때 날 구해준 여자애가 유이영이야, 문은성이야?”‘망했다.’연채린의 머릿속에 이 생각만 맴돌았다.연지훈이 이미 다 알아버렸다.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가버렸다.그녀가 이를 악물고 아무 말이 없자 연지훈이 다시 물었다.“이제 좀 기억나?”연지훈이 눈을 감은 그녀를 보며 계속 말했다.“그때 불길 속에서 날 구해준 사람이 유이영이라고 한 건 너였어. 다시 한번 물을게. 나를 구해준 사람이 대체 유이영이야, 문은성이야?”연채린이 눈을 뜨자마자 연지훈의 서늘한 눈빛과 마주했다.그제야 유이영을 대하는 연지훈의 태도가 왜 돌변했는지 깨달았다. 알고 보니 그날의 진실을 알아버린 것이었다.연지훈이 유이영에게 잘해줬던 건 유이영이 불길 속에서 그를 구해줬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이제 진실을 알았으니 당연히 예전처럼 잘해줄 리가 없었고 유이영을 도와달라는 요구를 들어줄 리도 만무했다. 그래서 이렇게 냉정했던 것이었다.연채린이 고개를 떨구었다. 손바닥도 어느새 식은땀으로 흥건했다.그 일은 연지훈이 열 살 때, 연채린이 겨우 다섯 살이었을 때의 일이었다.그해 연씨 가문과 다른 가문이 남쪽의 작은 도시로 여행을 떠났었다. 그들은 현지의 민속적 색채가 짙은 민박에 묵었다. 목재로 지어진 민박이었고 작은 숲 옆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산과 물이 어우러져 풍경이 수려했다.도착한 첫 며칠은 모두 즐겁게 보냈다. 특히 연채린과 연승재를 비롯한 아이들은 신이 나서 정신없이 뛰어놀았다. 여기저기 쏘다니며 장난을 치는 모습이 무척이나 활기찼다.하지만 연지훈은 그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원래는 방에서 올림피아드 수학 문제를 풀 생각이었지만 어른들과 다른 아이들, 그리고 현지 아이들까지 합세해 자꾸만 밖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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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주변을 둘러보던 유이영의 부모가 소리를 질렀다.“이영이는? 이영이 어디 갔어?”사람들은 또다시 화들짝 놀랐다. 아이들 무리 속에 유이영은 물론 연채린도 없었다.어른들이 다그치자 겁에 질린 아이들이 더듬거리며 답했다.“저희도 몰라요... 아까부터 안 보였어요.”그때 한 아이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저 방금 걔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본 것 같아요.”“어느 건물?”아이가 거센 불길에 휩싸인 민박집을 가리켰다.유이영의 부모와 연채린의 부모는 충격받고 그 자리에서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사람들 속에서 누군가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저기 보세요.”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향했다.연지훈이 그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은 여자아이에게 업힌 채 민박집의 뒷문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다름 아닌 유이영이었다.연지훈은 의식을 잃은 채 유이영에게 업혀 있었고 유이영의 흰 원피스가 먼지와 그을음으로 엉망이 되었다. 두 아이 모두 온몸이 검게 그을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그리고 연채린이 멍한 표정으로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연씨 가문과 유씨 가문 사람들은 기뻐하면서 유이영에게 업힌 연지훈을 황급히 받아 안았다.밖에 구급차와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연지훈을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기에 어른들은 유이영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연지훈을 안고 급히 자리를 떴다.바로 그때 정신을 잃었던 연지훈이 갑자기 유이영의 손목을 잡더니 힘겹게 눈을 뜨고 흐릿한 시선으로 유이영을 쳐다보며 물었다.“너... 누구야?”연지훈의 앳된 목소리가 연기 때문에 쉬어버렸지만 그래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유이영이 소매로 얼굴을 닦으며 나지막하게 대답했다.“유이영이라고 해요.”연지훈이 그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표정만 봐서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빤히 쳐다보기만 하자 유이영이 낮은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전에 말했었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지훈이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손을 놓아버렸다.사람들은 허둥지둥 연지훈을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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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백미경이 조금만 더 자세히 보고 생각했더라면 유이영의 원피스가 더럽긴 해도 문은성의 옷만큼 엉망이 아니었다는 걸 알아챘을 것이다.곱게 자란 유이영이 어떻게 연지훈을 업고 불길을 뚫고 나올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뒷문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겠는가?민박집에 익숙하고 고된 노동을 밥 먹듯 하는 문은성만이 가능한 일이었다.화재가 났을 때 문은성이 밖에서 채소를 씻고 있었다. 아직 아이라 불길을 보자마자 당황해하면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소를 든 채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다 안쪽에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잘생긴 외모와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던 남자아이에게 강한 인상을 받았던 문은성은 즉시 연지훈의 방 위치를 떠올렸다.그러고는 채소를 내팽개치고 대야의 물을 온몸에 뒤집어쓴 다음 화마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뒤에서 어머니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하지만 무시하고 무작정 돌진했다. 자욱한 연기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어 윗도리를 벗어 코와 입을 막고는 빠르게 연지훈의 방을 찾아가 카펫 밑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문을 열었을 때 연지훈이 자고 있었다. 문은성은 말없이 연지훈을 등에 업었다.그런데 나와 보니 앞마당으로 나가는 길이 이미 불길에 막힌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좁은 길을 돌아 연지훈을 업고 뒷문으로 빠져나갔다.밖으로 나오자마자 뒷문 쪽에서 서성거리던 두 꼬마 손님 유이영과 연채린을 만났다. 문은성의 등에 업힌 연지훈을 보더니 두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문은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들 중 한 아이에게 연지훈을 넘겨준 뒤 그냥 가버렸다.유이영과 연채린이 얼떨결에 연지훈을 받았다. 문은성이 돌아서려 하자 유이영이 문은성을 붙잡았다.“가지 마.”문은성의 온몸이 흠뻑 젖었고 검은 그을음을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눈만은 유난히 빛났다.“왜? 나 채소 씻어야 해서 바빠.”유이영이 흠칫 놀랐다.“너 이름이 뭐야?”문은성이 눈을 깜빡이면서 하얀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문은성. 글월 문에 은혜 은, 별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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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수년이 흐른 지금 연채린은 문은성의 이름을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고 그 진실이 밝혀질 줄은 더더욱 몰랐다.연지훈을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 그녀의 손바닥에 땀이 흥건해졌다. 긴장감에 입술과 목구멍이 바짝 말라붙었고 연지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연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지던 끝에 연채린이 쉰 목소리로 물었다.“오빠,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어요?”연지훈이 시선을 늘어뜨렸다. 이 한마디는 유이영이 공을 가로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그가 손에 든 지원 명단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문은성이 두 달 전에 입사했어. 지난달 말에 비서실로 발령받았는데 나를 알아보더라고. 그래서 사람을 시켜 조사해 봤지.”그 말에 연채린은 넋이 나갔다.연성 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라 입사가 무척 어려웠다. 최소 명문대는 졸업해야 했고 지원한 사람들 중에 석사, 박사, 유학파가 수두룩했다. 그 정도로 입사 조건이 매우 까다로웠다.어릴 적 촌스럽던 여자아이가 시골을 벗어나 여기까지 왔다는 게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연채린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문은성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연성 그룹의 지원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연채린이 놀란 나머지 손으로 입을 가렸다.연지훈이 말했다.“그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봐. 더 이상의 거짓말은 안 돼.”그녀는 손을 내리고 체념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연지훈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털어놓았다. 이번에는 거짓이 하나도 섞이지 않았고 전부 사실이었다.연지훈이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그녀의 얘기를 들었다.말을 마친 연채린이 참지 못하고 연지훈에게 물었다.“오빠, 이제 문은성을 알아봤으니까 보답할 생각이에요?”그가 연채린을 쳐다보며 되물었다.“안 그러면?”불안감이 밀려왔던 연채린이 입술을 깨물었다.연지훈은 감정을 중시하는 동시에 극도로 매정한 사람이었다. 이는 그와 유이영의 관계에서 명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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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연지훈을 속인 게 들통났다는 사실조차 이제 두려워할 겨를이 없었던 연채린이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오빠, 어떻게 보상할 생각이에요?”연지훈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어떻게 보상하면 좋을까?”연채린이 웃으며 말했다.“그 여자가 회사의 지원을 받았다는 건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뜻이잖아요. 그냥 돈 좀 쥐여줘서 정리하는 게 어때요?”그러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오빠도 알잖아요. 가난한 출신일수록 욕심이 많다는 걸요. 어쩌면 은혜를 빌미로 이것저것 요구하면서 오빠를 괴롭힐지도 몰라요. 게다가 지금 비서실에 있다면서요? 매일 오빠 얼굴을 볼 텐데 그럼 너무 골치 아프잖아요. 내 생각엔 돈 좀 주고 해고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오래전의 일이라 돈을 주는 것도 충분히 예우하는 거죠.”연지훈이 갑자기 손가락 마디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규칙적인 소리가 공간을 채웠다.그 소리에 연채린이 움찔하더니 이내 비위를 맞추듯 웃으며 물었다.“내 생각이 어때요?”“별로야.”연채린이 얼굴을 찌푸리고 다급하게 말했다.“나 지금 엄청 진지한데...”연지훈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재킷의 단추를 채우면서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어떻게 할지는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연채린도 따라 일어났다.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오빠...”그가 의자 등받이에 걸쳐져 있던 검은 코트를 걸쳐 입자 상대를 압도하는 위압감을 풍겼고 한층 더 훤칠해 보였다.그리고 칠흑처럼 날카롭고 서늘한 눈빛으로 쳐다본 순간 연채린은 하려던 말을 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연지훈이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늘어뜨린 연채린을 보며 말했다.“또 거짓말했으니까 적금의 30%를 더 기부해. 할 수 있겠어?”연채린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그러면 총 60%를 기부하라는 말이었다.‘너무 많은 거 아니야?’그녀가 잿빛이 된 얼굴로 말했다.“오빠,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내가 얼마나 힘들게 모은 돈인데 이러면 안 되죠...”연지훈의 눈빛이 덤덤했으나 웬일인지 똑바로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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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연채린의 시선이 연지훈의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에 향했다. 위에 적힌 문은성이라는 이름이 유난히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마치 날카로운 바늘처럼 그녀의 눈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연채린이 천천히 주먹을 꽉 쥐었다가 눈을 감고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겨우 적금의 60%잖아. 별거 아니야. 나중에 또 벌면 그만이지. 오빠가 날 바로 외국으로 보내지 않고 선택지를 준 게 어디야.’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귓가에 맑고 고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지금 나가세요?”젊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침착함 속에 약간의 친근함이 배어 있었는데 요즘 직장을 다니는 여성 특유의 당당함과 기품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목소리만 들어도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 소리에 연채린이 돌아봤다.연지훈이 연채린을 등진 채 대표실 앞에 서 있었고 연지훈의 옆에 난생처음 보는 여자가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여자는 흰색 니트에 부츠컷 청바지를 입었고 연지훈과 비슷한 스타일의 검은색 코트를 걸쳤다. 높게 묶은 포니테일 머리에 메이크업도 연하게 했다.아주 예쁘다고 할 순 없어도 단아하고 분위기가 흘러넘쳤고 몸매도 좋았다. 무엇보다 연지훈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딱 적당한 선의 미소를 짓는 모습이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그 덕에 평범해 보이던 얼굴도 더 예뻐 보였다.‘누구지?’연채린은 곧 그 여자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연지훈이 그 여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가자.”여자가 대표실 안의 연채린을 발견하고 머뭇거리며 물었다.“대표님, 이분은 누구신가요?”연지훈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그냥 채린 씨라고 부르면 돼.”여자는 바로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채린 씨, 안녕하세요. 새로 온 비서 문은성입니다.”그 이름을 들은 순간 연채린의 얼굴이 미세하게 굳었다.연지훈이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가자.”문은성은 연채린에게 인사한 뒤 하이힐을 또각또각 밟으며 연지훈의 뒤를 따랐다.거리가 조금 멀어졌는데도 문은성이 연지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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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연채린은 망설이다가 결국 연승재에게 그날의 일을 털어놓기로 했다.얘기를 들은 연승재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형을 구해준 사람이 문은성이라고? 이영 누나가 공을 가로챈 거고?”연채린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지훈 오빠가 나랑 이영 언니가 거짓말했다는 걸 다 알았어요. 엄청 화난 것 같더라고요. 나한테 적금의 60%를 회사의 자선단체에 기부하라는데 아까워서 미치겠어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오빠?”연승재가 혀를 내둘렀다.“그렇구나... 나도 잘 모르겠어.”그녀가 짜증 가득한 얼굴로 만두를 한 숟가락 입에 넣었다. 씩씩거리면서 몇 번 씹고 삼킨 뒤 연승재의 손을 잡고 물었다.“만약 문은성이 우리 집에 들어오겠다고 하면 어떡해요? 혹시 오빠가 그 여자 요구를 들어주기라도 하면 또 어떡해요?”연승재가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그럴까? 형이 쉽게 휘둘릴 사람도 아니고 그 여자 요구를 다 들어줄 리가 있겠어?”연채린이 얼굴을 찌푸렸다.“오빠가 몰라서 그러는데 문은성이 벌써 지훈 오빠 비서가 됐어요. 두 사람 사이가 엄청 가까워 보이더라고요. 걔 속셈이 뭔지 딱 보니까 알겠던데요? 분명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빌미로 오빠한테 접근해서 연씨 가문에 들어오려는 거예요.”씩씩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연승재가 한숨을 내쉬었다.“일단 진정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야. 그리고 시골에서 올라온 여자라며? 설령 우리 집에 들어오려 해도 할아버지가 절대 허락하지 않으실 거야. 그때 가서 어떻게 할지 다시 차근차근 상의해보고 지금은 일단 만두나 먹어.”연채린이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대답했다.“그럴 수밖에 없죠.”한편, 도심을 빠져나가는 길 위로 검은색 세단 한 대가 달리고 있었다. 목적지는 지방에서 온 젊은이들이 주로 세를 들어 사는 빌라촌이었다.연지훈이 양복바지를 입은 긴 다리를 살짝 꼬고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무테안경을 쓴 채 한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빛이 안경알에 비쳐 더욱 차갑고 거리감 있게 느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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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문은성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대표님 통이 크신데요?”연지훈은 말하면서 다시 휴대폰을 들여다봤다가 이내 넣어두고 고개를 들었다.“네가 받아 마땅한 보상이야. 천천히 생각해 봐. 서두를 거 없으니까.”문은성이 고개를 숙였다.“전 대표님께서 그냥 돈을 주실 줄 알았거든요.”농담 삼아 던진 말이었지만 뜻밖에도 연지훈이 흔쾌히 답했다.“원한다면 액수를 말해.”그녀가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됐어요, 대표님. 전 그때 그냥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뭐. 다른 사람이었더라도 저처럼 대표님을 구해줬을 거예요. 대표님이 이렇게 오랜 세월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마음 쓰지 마세요. 보상 같은 건 당연해 안 해주셔도 되고요. 돈을 주시면 오히려 제가 더 민망할 것 같아요.”그러고는 장난스럽게 연지훈을 향해 윙크했다.“전 정의로운 여자거든요. 대표님께서 돈을 주시면 제가 선의가 아니라 돈 때문에 대표님을 구한 것처럼 느껴지잖아요.”연지훈이 억지로 강요하진 않았지만 물러서지도 않았다.“돈이 싫다면 다른 요구를 해도 돼. 급하게 거절하지 말고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 봐. 무엇이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다 해줄 테니까.”연지훈의 약속은 금전보다도 훨씬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이 정도까지 말하는데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문은성이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서 말씀드릴게요.”“그래.”연지훈은 짧게 대답하고는 다시 휴대폰을 확인했다.문은성은 문득 그가 누구와 연락하는지 궁금해졌다. 얘기를 나누는 틈틈이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처럼 휴대폰을 자꾸 들여다봤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대표님, 혹시 여자친구 연락을 기다리세요?”그 질문을 던진 순간 연지훈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아직은 여자친구가 아니야.”문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아, 그럼 지금 대표님께서 공들이고 계시는 분이시군요?”연지훈이 부정하지 않자 문은성이 다시 미소를 지었다.“이렇게나 훌륭하신 대표님이 여자한테 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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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문은성이 웃으며 말했다.“대표님도 마음에 둔 여자분의 연락을 못 받으면 기분이 안 좋아지시네요.”연지훈이 손으로 휴대폰을 돌렸다.“나도 평범한 사람이니까.”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대표님의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본다면 절대 평범하다고 할 수 없어요. 대표님을 거절하거나 연락을 무시하는 여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연지훈이 휴대폰만 내려다볼 뿐 아무 말이 없자 문은성이 말을 이었다.“누구든 사랑 문제만큼은 어쩔 수 없나 봐요.”아무 변화가 없는 대화창만 보던 연지훈이 고개를 들어 문은성을 쳐다봤다. 그녀가 눈썹을 치켜세웠다.“대표님도 예외는 아니시고요.”연지훈이 말을 잇지 못하고 실소를 터뜨렸다.운전석에 앉은 기사가 룸미러로 뒷좌석의 두 사람을 조심스럽게 살폈다.조수석이 비어 있는데도 뒷좌석에 탄 첫 번째 비서이자 상사의 연애사까지 얘기하는 첫 번째 비서였다. 게다가 대표가 직접 집까지 바래다준 경우도 처음이었다.다행히 문은성이 시원시원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아 듣기에 거북하지 않았다.운전기사는 두 사람의 과거 인연을 알고 있었기에 문은성에게 특별하게 대하는 이 모습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목적지가 가까워질 무렵 연지훈의 휴대폰이 다시 진동했다. 휴대폰을 확인하자마자 조금 전 가라앉았던 눈썹이 또다시 살짝 올라갔다.아무래도 그 여자가 답장한 모양이었다.연지훈이 고개를 숙여 답장한 뒤 다시 위로 스크롤 해 방금 보낸 메시지를 읽었다.[새 반지 도착했어. 가질래?]서현주가 답장을 보낸 건 30분 후였다.[싫어요.]연지훈은 이런 일에 있어서는 서현주의 의사를 존중할 생각이 없었던 터라 자기 마음대로 밀어붙였다.[그래. 며칠 뒤에 돌아갈 거니까 그때 줄게.]이번에는 서현주의 답장이 꽤 빨랐다.[싫다고 했잖아요. 이번에도 억지로 주면 바로 쓰레기통에 버릴 거예요. 직접 주워가든가.]연지훈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서현주의 화난 반응이 그에게는 일종의 은혜라도 되는 듯했다.실제로 연지훈은 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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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현주 씨, 왜 그래요?”우지윤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서현주는 연지훈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우지윤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우지윤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나직이 불렀다.“현주 씨, 왜 안 가요?”서현주가 휴대폰 화면을 꺼버렸다.“아니에요, 아무것도.”마음을 가다듬은 그녀가 우지윤에게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하자 우지윤이 손사래를 쳤다.“지하철 타고 가면 돼요. 지하철이 더 빠르거든요.”“알았어요.”서현주가 차 문을 열며 인사했다.“그럼 먼저 갈게요. 다음에 봐요.”셋은 그렇게 헤어졌다.차에 오른 후 서현주는 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연지훈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연지훈이 또 메시지를 보냈다.[가슴이 아파. 상처가 다 안 나았어.]누가 봐도 동정을 유발하려는 수작이었다. 서현주의 입가에 싸늘한 웃음이 지어졌다.‘이러면 내가 마음이 약해질 줄 아나? 그럴 리가.’연지훈이 그녀를 구하다가 다친 건 맞지만 서현주도 그간 할 만큼 다 했다.그녀가 답장했다.[아프면 병원에 가요. 나한테 물어봐야 소용없어요.]연지훈:[네가 좀 달래주면 안 아플 것 같은데.]서현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연지훈과 이런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받는 데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시동을 걸었다.한편, 검은색 세단이 낡은 빌라촌에 도착했다. 문은성이 세 들어 사는 곳은 어둡고 좁은 복도와 갈라진 벽이 훤히 드러난 허름한 건물이었다. 골목길의 가로등 불빛마저 희미해 무척 위험해 보였다.이곳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지방에서 온 젊은이였기에 문은성 역시 이곳을 택한 것이었다.연지훈의 세단이 골목 어귀에 들어서자 이질적인 불청객처럼 보였다.“대표님,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올라가 볼게요.”문은성이 차에서 내려 문을 닫으려던 그때 연지훈이 그녀를 불렀다.“잠깐.”그녀가 차 문을 잡고 몸을 살짝 숙였다.“왜 그러세요, 대표님?”연지훈이 그녀 뒤로 보이는 칠흑 같은 골목과 바닥에 고인 정체불명의 물웅덩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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