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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1161 - Chapter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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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억 단위를 호가하는 다이아몬드 귀걸이 때문에 차연희는 온종일 불안에 떨었다. 주변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고 30분마다 귀걸이의 안부를 확인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누가 봐도 평소와 다른 차연희의 모습에 직장 동료들까지 눈치채기 시작하자 그제야 억지로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기대감과 불안함이 뒤섞였던 차연희는 퇴근 시간이 됐을 무렵 결국 참지 못하고 가방 안쪽 주머니에서 귀걸이를 꺼냈다. 사무실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거울 앞에 서서 귀걸이를 슬쩍 대보았다.거울 속 반짝이는 귀걸이를 보던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다시 귀걸이를 가방에 조심조심 넣었다.퇴근하고 회사를 나온 뒤에야 비로소 마음 놓고 귀걸이를 꺼내 귀에 걸었다. 화장 거울을 보며 이리저리 만지면서 아주 만족스럽게 웃었다.차연희는 퇴근 후 친구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차 문 옆에 서 있던 친구가 손을 흔들었다.“여기야, 빨리 와.”그 소리에 차연희가 가방을 메고 달려갔다. 그녀의 귓불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본 친구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이거 언제 샀어? 엄청 예쁜데?”차연희가 손을 저으며 차에 올라탔다.“인터넷에서 샀어. 오늘 막 도착했거든.”그녀의 옆에 앉은 친구가 귀걸이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완전 예뻐. 진짜 다이아몬드야? 얼마 주고 샀어?”차연희가 어깨를 늘어뜨렸다.“당연히 가짜지. 배송비 포함해서 2만 원. 내가 이런 실용성 없는 물건에 돈 쓰는 거 봤어?”그 말에 친구도 따라 웃었다.“하긴.”두 사람이 약속한 곳은 시내 쇼핑몰 안에 있는 고깃집이었다. 퇴근 시간과 맞물려 가게 안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도착했을 때 이미 만석이었고 밖에도 대기하는 인원이 꽤 많았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가게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차연희는 귓불의 귀걸이가 지나치게 눈에 띄는 것 같아 괜히 신경이 쓰였다. 아무도 그녀를 보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귀걸이를 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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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대... 대표님...”연지훈의 시선이 차연희의 얼굴이 아닌 손에 쥔 귀걸이에 머물러 있었다. 차연희는 저도 모르게 귀걸이를 손안으로 쏙 감췄다.“여기서 다 만나네요.”연지훈이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칠흑처럼 어두운 두 눈으로 차연희를 쳐다봤다.“귀걸이 예쁘네요.”차연희가 어색하게 웃었다.“그래요? 저도 참 마음에 들어요.”사실 두 사람은 안면이랄 것도 없는 사이였다. 회사 간의 협력이 없었고 그저 공식 석상에서 연지훈을 본 게 전부였다.둘 사이에 할 얘기도 없어 연지훈이 그냥 지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자리를 뜨기는커녕 그녀에게 이렇게 물었다.“그 귀걸이 어디서 샀어요?”차연희는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 재력가인 연지훈이라면 이 귀걸이의 가치를 단번에 알아볼 거라 생각하여 서둘러 둘러댔다.“인터넷에서 산 건데 배송비까지 포함해서 2만 원에 샀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지훈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인터넷에서 샀다고요? 그것도 2만 원에?”차연희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런 싸구려는 대표님 같은 분한테 어울리지 않으니까 다른 거 보세요.”연지훈이 귀걸이를 쥔 차연희의 손을 내려다보다가 더는 뭐라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차연희는 연지훈의 뒤를 따르던 사람들이 그를 우르르 따라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그들은 차연희에게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기도 했다.그녀도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제자리로 돌아갔다.자리에 앉자마자 옆에 있던 친구가 차연희의 팔을 덥석 잡으며 속삭였다.“방금 저 사람 연지훈 맞지? 진짜 잘생겼다!”차연희는 고개를 숙여 조금 전보다 더 조심스럽게 귀걸이를 가방에 넣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맞아. 여기서 마주칠 줄은 몰랐는데.”친구가 옆에서 계속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대박. 진짜 잘생겼어. 웬만한 연예인보다 훨씬 더 멋있어.”차연희가 입만 삐죽 내밀 뿐 아무 말이 없자 친구가 이어 말했다.“나 연지훈이랑 너희 대표님에 관한 소문 하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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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친구는 그제야 모든 것을 깨달은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거였구나.”뒤에서 대표의 얘기를 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차연희가 친구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그러니까 앞으로는 그런 얘기 하지 마.”친구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렇다면 남자 쪽이 짝사랑하고 있다는 거네.”지금 이 순간 만약 차연희가 입안에 물이라도 머금고 있었다면 그대로 뿜었을 것이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건 절대 아니야. 아까도 말했지만 연지훈이 우리 대표님을 정말 좋아했다면 대표님이 창업할 때 모른 척하지 않았어. 재력과 실력이 있는데도 가만히 있었다는 건 우리 대표님한테 마음이 없다는 증거야. 게다가 연지훈은 결혼했다가 이혼도 했고 아들도 있어. 네 말만 들으면 대표님이 내연녀 같잖아. 그러니까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함부로 하지 마. 우리 대표님 정말 훌륭한 분이야. 연지훈이 대표님한테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난.”“그리고 중요한 건, 우리 대표님 지금 남자친구 있어. 그분도 되게 잘생겼고 능력 있는 분이야. 두 분 아주 잘 만나고 있어.”친구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듣고 보니 네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아. 그 소문이 아무래도 헛소문이었나 봐.”차연희가 턱을 살짝 치켜올렸다.“당연하지. 절대 그럴 리 없어.”친구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차연희는 이 말을 하고 난 뒤 뭔가 마음이 찜찜했다. 어쨌거나 서현주의 험담을 한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자꾸만 서현주가 뒤에서 험담을 하고 있는 차연희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차연희는 입술을 깨물면서 불길한 생각을 애써 떨쳐내려 했다.그런데 바로 그때 누군가 말을 건넸다.“안녕하세요. 두 분...”조금 전에 들었던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차연희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그녀와 친구가 놀란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연지훈이 언제 다가왔는지 고개를 숙인 채 뒤에 서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차연희와 친구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들의 눈에 당혹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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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연지훈의 눈빛이 어두워진 걸 본 차연희가 헛기침했다.“대표님, 무슨 일로 다시 오셨어요?”연지훈이 대답 대신 손을 들었다.차연희가 고개를 돌려 보니 정장 차림에 머리를 높게 묶은 한 여자가 뒤에서 연지훈에게 서류를 건네고 있었다. 그녀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이 사람은 또 어디서 튀어나왔지? 언제 온 거야?’여자는 서류를 건넨 뒤 차연희의 시선을 느꼈는지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 전 연 대표님의 비서 문은성입니다.”‘연지훈의 비서라고?’차연희가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 저는...”문은성이 웃으며 말했다.“알고 있어요. 서 대표님의 비서 차연희 씨 맞죠? 예전에 뵌 적이 있어요.”그러고는 연지훈을 보며 물었다.“대표님, 이따가 저도 같이 가야 하나요?”연지훈이 답했다.“아니. 지금 퇴근해, 그냥.”“알겠습니다.”연지훈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더는 묻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차연희와 친구는 연지훈이 떠난 걸 보고서야 천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채 쉬기도 전에 문은성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연희 씨, 방금 하신 말씀 다 정말이에요?”그 말에 차연희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설마... 다 들었어요?”문은성이 옅은 미소를 띠며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네. 덕분에 아주 흥미로워졌어요.”차연희는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다 들었다고요? 어디서부터 들었어요?”“꽤 많이 들었어요. 서 대표님께서 연 대표님을 아주 싫어하신다는 얘기도요...”순간 눈앞이 캄캄해진 차연희가 놀란 눈으로 친구를 힐끗 쳐다봤다. 그러고는 문은성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말했다.“우리 다 같은 직장인이잖아요. 직장인끼리 서로 이해해줘야죠. 뒤에서 상사의 흉을 안 보는 직장인이 어디 있겠어요. 안 그래요?”문은성이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차연희가 이어 말했다.“그래서 말인데 방금 한 얘기를 연 대표님께 비밀로 하면 안 될까요? 저 암살당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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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차연희는 가십거리를 늘어놓을 기분이 아니었다. 연지훈이 앞으로 그녀에게 어떻게 앙갚음할지 온갖 상상을 하고 있었다.문은성이 웃으며 차연희의 어깨를 다독였다.“괜찮아요. 연 대표님께서 따져 묻진 않으실 거예요.”차연희는 고개만 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문은성이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아까... 서 대표님께 남자친구가 있다고 했죠? 그게 정말이에요?”너무 사적인 질문이 아니었기에 차연희도 별다른 부담 없이 곧바로 답했다.“네. 그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문은성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서현주의 남자친구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해하는 눈치였다.“서 대표님처럼 훌륭하신 분의 남자친구면 어떤 분일까요?”차연희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키 크고 잘생기고 돈도 많고 연 대표님한테 전혀 밀리지 않아요. 아, 됐어요. 이 얘기는 그만하죠.”“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마워요.”차연희가 손사래를 쳤다.뒤돌아선 순간 문은성이 미소를 거두더니 오른팔 소매로 차연희가 잡았던 왼손을 쓱 닦으면서 입을 삐죽거렸다. 발걸음이 무척이나 빨랐다.문은성이 떠난 후 친구가 차연희의 어깨를 툭 쳤다.“이제 어떡해?”차연희가 손으로 얼굴을 벅벅 문질렀다.“어떻게 하긴. 그냥 하늘의 뜻에 맡기는 수밖에.”바로 그때 두 사람의 대기 번호가 들리자 친구가 차연희를 잡아당겼다.“우리 차례야. 일단 밥부터 먹고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자.”저녁, 서현주가 연지훈이 보낸 메시지를 받았다.연지훈:[오늘 너의 비서를 만났는데 내가 준 귀걸이를 들고 있더라?]서현주가 피식 웃었다.[신경 안 쓴다고 하지 않았어요? 도로 가져가고 싶으면 내 비서한테 직접 달라고 해요. 난 도와줄 생각 없으니까.]연지훈:[그 뜻이 아니라 목걸이랑 팔찌 중에 뭘 더 좋아하는지 물으려고 문자했어.]서현주가 차가운 얼굴로 답장했다.[대표님이 뭘 주든 다 마음에 들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연지훈이 이 말에 자존심이 깎여 이만 물러설 줄 알았다.그런데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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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남자의 키가 훤칠했고 올블랙 차림이었다. 차 불빛이 남자의 몸통만 비춰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남자에게서 왠지 모를 이상한 분위기가 흘렀다.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서현주는 그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남자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현주의 머릿속에 예전에 봤던 범죄 프로그램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겁이 덜컥 나 재빨리 차 문의 잠금장치를 눌렀다.차에서 내린 운전기사가 남자에게 다가가 뭐라 말했다. 화가 많이 났는지 얘기할 때 표정과 동작에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남자가 고개를 움직였다가 운전기사를 보며 입을 열었다.그 순간 운전기사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그를 밀어버리기까지 했다. 남자가 몸을 움직이자 운전기사가 즉시 경계하며 한 걸음 물러섰다.곧이어 운전기사가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다시 서현주를 빤히 쳐다봤다.운전기사가 팔짱을 끼고 몇 마디 쏘아붙이고는 차에 올라탔다.“무슨 일이에요?”서현주의 질문에 운전기사가 안전벨트를 매며 말했다.“저 사람이 대표님이랑 얘기하고 싶다네요.”그녀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누구예요?”운전기사가 솔직하게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어요. 아무래도 그냥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대표님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모르잖아요.”서현주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뒷좌석에 몸을 기댔다.“그래요.”운전기사가 차에 시동을 걸고 핸들을 꽉 잡은 채 핸들 가운데를 눌렀다. 요란한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하지만 몇 번이고 계속 눌렀으나 차 앞의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이젠 이상한 기분뿐만 아니라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었다.저녁 약속을 가졌던 식당이 번화가를 벗어난 곳에 있었다. 고위 인사들이 아니고서는 잘 찾아오지 않는 곳이었고 게다가 밤이라 인적이 더욱 드물었다.서현주가 이 술자리를 만들었기에 다른 사람들을 모두 보내고 맨 마지막에 떠났다. 다시 말해 지금 이곳에 그녀와 운전기사 둘뿐이었다.그녀는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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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세 사람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황태민의 표정과 태도가 심상치 않았다. 영화 속의 악당처럼 당장이라도 폭력을 행사할 듯한 기운을 풍겼다.순간 위험을 감지한 서현주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운전기사가 이를 악물고 서현주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이봐. 할 얘기 있으면 얼른 하라고.”하지만 황태민은 계속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 모습에 서현주가 얼굴을 찌푸렸다.“황 대표님,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면 비켜줄래요? 이만 가야 해서요.”말을 마친 후 몇 초간 더 기다렸는데도 황태민이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운전기사가 욕설을 퍼부었다.“귀 먹었어? 대체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어?”매서운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들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황태민이 입을 열지 않자 서현주는 그냥 차에 오르기로 했다.그때 황태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영이를 놓아주지 않는 이유가 뭐예요?”서현주가 발걸음을 멈추고 황태민을 돌아봤다. 황태민의 얼굴이 조금 전보다 더욱 굳어졌다.그녀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내가 유이영 씨를 놓아주지 않는 게 아니라 법이 놓아주지 않는 거예요. 잘못을 저질렀으니까요.”갑자기 쾅 하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서현주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알고 보니 황태민이 주먹으로 서현주의 차 보닛을 내리친 것이었다.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으나 소리만으로도 보닛이 찌그러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운전기사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서현주의 앞에 섰다.서현주가 침착하게 말했다.“황 대표님, 배상해줘야겠는데요?”황태민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대체 어떻게 해야 이영이를 놔줄 건가요?”서현주가 황태민의 표정을 살피면서 다시 한번 강조했다.“말했다시피 유이영 씨가 잘못을 저질러서 법이 유이영 씨를 놓아주지 않는 거예요. 그렇게 억울하면 법원 앞에 가서 시위라도 해요. 나한테서는 원하는 걸 얻을 수 없을 테니까요.”황태민이 싸늘하게 웃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척하지 말아요. 이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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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서현주가 숨을 참으며 몸부림쳤다.어둠 속에서 여러 개의 손이 나타나 서현주의 머리와 팔다리를 짓눌러 조금도 저항할 수가 없었다.그녀가 힘겹게 버티며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이 너무나도 잘 숨어 있어 손만 느껴질 뿐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오른쪽에서 운전기사의 고통스러운 신음이 들려오자 서현주가 힘겹게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황태민이 운전기사를 밟고 있었다. 휴대폰 화면이 켜진 채 1m쯤 떨어진 곳에 떨어져 있었다. 운전기사의 손이 꺾일 수 없는 각도로 꺾여 있었고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연신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서현주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손을 흔들었지만 전혀 벗어날 수 없었다. 점점 한계치에 다다랐다.그녀는 수건에 묻은 액체가 최면을 일으키는 물질일 것이라 짐작했다. 계속 숨을 참긴 했으나 몸부림치면서 조금 흡입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이상 숨을 참을 수 없었다.그러다가 생각이 흐릿해졌고 시야와 눈빛도 흐릿해졌으며 눈앞에 허상이 스쳐 지나갔다.그때 황태민이 운전기사를 놓아주자 운전기사가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황태민이 서현주에게 천천히 다가가더니 핏발이 선 두 눈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눈꺼풀조차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온몸에 힘이 쫙 빠졌다. 그를 똑똑히 보려고 애를 썼지만 시야가 점점 흐릿해졌다.황태민이 입을 열었다.“들키지 않게 다들 조심해.”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현주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깊은 잠에 빠졌다.“대표님, 정신을 잃었어요.”황태민의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져 있었다.“데려가.”남자 몇몇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현주를 골목길에 세워둔 봉고차로 옮겼다.황태민이 마지막으로 운전기사를 쳐다봤다. 아직 정신을 잃진 않았으나 두 손이 기괴한 각도로 꺾여 움직일 수 없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들이 서현주를 데려가는 걸 눈을 부릅뜨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뿐이었다.“대표님을 풀어줘. 이거 범죄야, 범죄라고. 경찰에 신고할 거야.”황태민이 손에 든 담배를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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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황태민이 떠난 뒤 운전기사는 바닥에 누워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팔을 제자리로 돌렸다. 그러고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서현주가 두고 간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조금 전 서현주는 운전기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요한과 강혜인에게 연락하라고 미리 말했었다.운전기사가 차에 기댄 채 떨리는 손으로 서현주의 카카오톡 상단에 고정된 안요한을 찾아 음성통화를 걸었다.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받지 않았다. 운전기사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시 걸었다. 세 번째 만에 마침내 전화를 받았다.“현주야, 무슨 일로 전화했어?”안요한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가득했다.“회의 중이라 못 받았어. 나 보고 싶었어?”운전기사가 숨을 깊게 들이쉬는 소리에 안요한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변했다.“현주 맞아?”운전기사가 숨을 고른 뒤에야 말했다.“대표님, 저 서 대표님의 운전기사인데 어떤 사람이 서 대표님을 납치해 갔어요. 경찰에 신고하면 서 대표님을 죽이겠다고 하는데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서 대표님께서 대표님께 연락하라고 하셔서 이렇게 연락드립니다.”안요한이 하늘이 무너질 듯한 위압감을 담은 목소리로 물었다.“뭐라고요?”운전기사가 침을 꿀꺽 삼켰다.“서 대표님 방금 납치됐어요. 얼른 와주세요.”안요한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지금 바로 갈 테니까 주소 보내요.”운전기사는 알겠다고 답하고는 재차 강조했다.“대표님, 절대 경찰에 신고하시면 안 돼요. 납치범들이 신고하면 서 대표님을 죽이겠다고 했어요.”안요한이 사무실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자 의자 다리가 바닥을 긁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옆에 있던 비서의 시선이 안요한에게 향했다. 안요한의 안색이 칠흑처럼 어두운 걸 본 순간 회사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줄 알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대표님, 왜 그러세요?”안요한은 비서를 무시하고 주먹으로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고는 어두운 얼굴로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알았어요. 지금 갈게요.”그는 전화를 끊은 뒤 이를 악물고 사무실을 나섰다.비서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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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강혜인이 서둘러 말했다.“저한테 황태민의 번호가 있어요. 제가 전화할게요.”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 황태민에게 전화를 걸어 스피커폰을 켠 다음 안요한도 잘 들을 수 있게 가운데로 들어 올렸다.강혜인이 입술을 깨물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얼굴도 창백해졌다.안요한의 안색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어두웠다. 먹구름이 잔뜩 낀 듯한 얼굴로 휴대폰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신호음이 계속 울리다가 결국 자동으로 끊겼다.안요한의 기운이 순식간에 가라앉은 걸 느낀 강혜인이 미간을 찌푸리고 다시 한번 황태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도 전화를 받지 않아 자동으로 끊겼다.강혜인의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렸고 숨소리도 흐트러졌다.그때 운전기사가 서현주의 휴대폰을 들고 있는 걸 본 안요한이 즉시 다가가 건네받았다.서현주의 휴대폰이 켜져 있었다. 전에 몇 번 본 적이 있어 익숙했다. 그는 단번에 연락처로 들어가 황태민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안요한이 두 눈을 파르르 떨면서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강혜인은 늘 점잖고 교양이 넘치던 안요한이 욕설을 내뱉는 걸 처음 봤다.강혜인도 불안한 마음에 주먹을 꽉 쥐었다.그가 굳은 얼굴로 황태민에게 몇 번이고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강혜인이 말했다.“진정해요. 우리더러 유이영을 도와달라고 이러는 게 틀림없어요. 우리가 동의하기 전까지 현주한테 손대지 않을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죠.”안요한이 눈을 감았다. 하지만 손가락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황태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숨 막히는 긴장감을 피부로 느낀 운전기사가 고통을 참으며 구석에 웅크렸다.강혜인이 그제야 운전기사의 핏기없이 창백한 얼굴을 보고 다가가 허리를 굽혀 물었다.“괜찮아요?”운전기사가 힘없이 축 늘어진 팔을 바닥에 대고 고개를 저었다.“양손이 다 부러져서 움직일 수가 없어요.”“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일단 병원부터 가보세요.”강혜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119에 신고했다.30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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