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훈의 눈빛이 어두워진 걸 본 차연희가 헛기침했다.“대표님, 무슨 일로 다시 오셨어요?”연지훈이 대답 대신 손을 들었다.차연희가 고개를 돌려 보니 정장 차림에 머리를 높게 묶은 한 여자가 뒤에서 연지훈에게 서류를 건네고 있었다. 그녀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이 사람은 또 어디서 튀어나왔지? 언제 온 거야?’여자는 서류를 건넨 뒤 차연희의 시선을 느꼈는지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 전 연 대표님의 비서 문은성입니다.”‘연지훈의 비서라고?’차연희가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 저는...”문은성이 웃으며 말했다.“알고 있어요. 서 대표님의 비서 차연희 씨 맞죠? 예전에 뵌 적이 있어요.”그러고는 연지훈을 보며 물었다.“대표님, 이따가 저도 같이 가야 하나요?”연지훈이 답했다.“아니. 지금 퇴근해, 그냥.”“알겠습니다.”연지훈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더는 묻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차연희와 친구는 연지훈이 떠난 걸 보고서야 천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채 쉬기도 전에 문은성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연희 씨, 방금 하신 말씀 다 정말이에요?”그 말에 차연희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설마... 다 들었어요?”문은성이 옅은 미소를 띠며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네. 덕분에 아주 흥미로워졌어요.”차연희는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다 들었다고요? 어디서부터 들었어요?”“꽤 많이 들었어요. 서 대표님께서 연 대표님을 아주 싫어하신다는 얘기도요...”순간 눈앞이 캄캄해진 차연희가 놀란 눈으로 친구를 힐끗 쳐다봤다. 그러고는 문은성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말했다.“우리 다 같은 직장인이잖아요. 직장인끼리 서로 이해해줘야죠. 뒤에서 상사의 흉을 안 보는 직장인이 어디 있겠어요. 안 그래요?”문은성이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차연희가 이어 말했다.“그래서 말인데 방금 한 얘기를 연 대표님께 비밀로 하면 안 될까요? 저 암살당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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