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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1151 - Chapter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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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채인호는 첫 번째 다이아몬드 반지의 묵직함과 정교한 디자인이면 연지훈이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연지훈이 두 번째 반지를 주문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처음엔 연지훈이 양다리라도 걸치는 줄 알고 식겁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여자였다.채인호는 몇 년 전 여자친구 문제로 집안과 크게 틀어진 뒤 다시는 국내 땅을 밟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 그 후로 정말 들어오지 않았기에 국내 친구들과의 연락도 뜸해졌다. 특히 연지훈처럼 말수가 적은 친구와는 몇 년째 거의 대화조차 나누지 못했다.친구 사이긴 하지만 워낙 연락이 뜸했던 탓에 서로의 근황을 대략적으로만 알고 연지훈의 최근 상황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래도 연락만 안 했을 뿐이지 옛정까지 잊은 건 아니라 서먹하진 않았다.며칠 전 뉴스에서 연지훈이 이혼했다는 소식과 유이영이 수감되었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고 위로 메시지를 보냈었다.그 메시지를 보고 이런 친구가 있었다는 걸 연지훈이 떠올렸는지 갑자기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문했다.솔직히 말해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연락 때문이 아니라 이혼하자마자 곧바로 새로운 사랑을 찾은 연지훈의 속도 때문이었다. 거의 환승 이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채인호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메시지를 보냈다.[연지훈, 그 여자가 누군지 물어봐도 될까? 대체 어떤 여자길래 너를 이렇게까지 홀렸는지 너무 궁금해.]연지훈이 외국에서 직접 제품을 들고 온 직원에게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건네받으며 답장을 보냈다.[귀국하면 알게 될 거야.]채인호가 난처한 이모티콘을 보냈다.[우리 집안 사정 알면서 왜 그래.]연지훈:[너희 아버지 편찮으셔.]한참 뒤에야 채인호가 답장을 보냈다.[어디가 아프신데?]연지훈:[신장 결석.]채인호:[...]채인호:[사람 놀라게 하는 취미 있어? 무슨 불치병이라도 걸린 줄 알았잖아.]연지훈:[됐고 아직 확실하지 않은 건 말할 생각 없어. 잔금은 내일 보낼 테니까 확인해.]채인호:[알았어.]연채린이 방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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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걱정하지 마세요, 아줌마. 이쪽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계획대로 되고 있어요.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조만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백미경이 다그쳤다.[채린아, 솔직하게 말해봐. 구체적인 계획이 뭐야? 아줌마가 절대 어디 가서 얘기하지 않을게. 이영이를 위한 일이라 아줌마도 다 이해해.]‘계획?’연채린이 입술을 깨물었다.‘할아버지가 이제 막 허락했는데 계획이 있을 리가.’머릿속이 하얘진 연채린은 불안했지만 그래도 우선 백미경을 위로했다.[정말 아무 걱정 하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 이영 언니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거짓말 아니에요. 유준이도 다 알고 있고 언니를 같이 걱정하고 있어요.]연유준의 얘기가 나오자 백미경의 말투가 한결 누그러졌다.[유준이는 잘 지내고 있어? 슬퍼하진 않아? 울지는 않고? 요새 정신이 없어서 보러 가지 못해 미안하구나.]연채린이 달랬다.[유준이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줌마는 이영 언니 일만 신경 쓰시면 돼요.]백미경:[다행이구나. 유준이는 연씨 가문의 핏줄이니까 잘 돌봐줘.]연채린:[염려하지 마세요.]연채린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잠시 고민했다.아직 이른 시간이라 연동욱이 잠자리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확실히 물어보고 안심하기 위해 연동욱을 찾아가기로 했다.살금살금 3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연동욱의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연채린이 문을 열고 고개를 쑥 내밀며 속삭였다.“할아버지, 주무세요?”연동욱이 그녀를 힐끗 보더니 들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았다.“알면서 묻긴. 할 얘기 있으면 들어와.”그녀는 안으로 들어가 애교 섞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할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할 얘기 있으면 해. 쭈뼛거리지 말고.”연채린이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때리기까지 하셨으니까 이젠 화가 다 풀리셨죠?”“다음번에 또 그러면 이번처럼 쉽게 끝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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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연채린이 풀이 죽은 얼굴로 돌아서려던 그때 연동욱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내일 내로 하던 일을 다 마무리하도록 해. 모레 경연으로 갈 거야. 유준이도 데리고.”연채린의 눈이 커지더니 이내 활짝 웃었다.“네, 할아버지. 꼭 마무리해 놓을게요.”그날 밤 연채린이 그녀와 연유준의 짐을 싸고 있을 때 연지훈이 들어왔다.회사 일이 바빠 연지훈은 그동안 집에 거의 들르지 못했고 밤마다 회사에서 지냈었다. 구석에 놓인 캐리어를 힐끗 보자마자 그들의 의중을 바로 눈치챘다.연유준이 연동욱의 옆에 다리를 꼬고 앉아 체리를 먹고 있었다.연지훈을 보자마자 소파에서 펄쩍 뛰어내리더니 그의 다리를 껴안고 칭얼거렸다.“아빠, 우리랑 같이 엄마 찾으러 경연에 갈 거예요?”연지훈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빠는 일해야지.”그의 거절에 연유준이 불만스러운 듯 입을 삐죽거렸다.“엄마가 나쁜 놈한테 잡혀갔는데 아빠는 엄마가 안 보고 싶어요?”캐리어를 끌고 다가오던 연채린은 연지훈의 무덤덤한 얼굴을 본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가 서둘러 연유준을 불렀다.“유준아, 아빠 바쁘셔. 방해하면 안 돼.”연지훈이 과거 화재의 진실을 알게 된 데다 그들이 그를 속였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들의 행동을 막을까 봐 겁이 났다. 도와준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고.연유준이 고개를 숙인 채 양손을 꽉 쥐고 온몸으로 불만을 표출하자 연채린이 아이를 잡아당겼다.“연유준, 말 들어. 아빠 요새 바쁘시잖아. 귀찮게 굴지 마.”아이가 입을 삐죽 내밀면서 씩씩거렸다.“아빠는 엄마를 하나도 사랑하지 않아요. 나쁜 남자예요.”다급하게 내뱉은 말이 너무 예의가 없었다고 생각했는지 아이는 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연채린은 순간 머리가 쭈뼛 섰다. 연지훈을 돌아보니 다행히 표정이 시종일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 유준이가 어려서 그래요.”연지훈이 무덤덤한 얼굴로 손목시계를 보았다.“뭐 좀 가지러 잠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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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유태준이 이어 말했다.“외할머니가 안기 버겁다면 외할아버지가 안아줄게.”연유준이 까르르 웃으며 유태준에게 안겼다. 유태준이 아이를 품에 안고 위아래로 몇 번 흔들었다.“우리 유준이 정말 많이 컸구나. 조금만 더 크면 외할아버지도 못 안겠어.”아이가 배를 팡팡 두드리며 자랑스럽게 말했다.“할아버지, 저 매일 밥 진짜 많이 먹어요.”백미경이 웃으며 거들었다.“많이 먹으면 좋지. 많이 먹어야 키도 쑥쑥 크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어.”연채린이 두 사람을 재촉했다.“아줌마, 아저씨.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얼른 가요.”백미경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일단 가자.”식당에 도착한 후 유태준과 백미경은 연유준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도 잊은 채 연동욱의 계획을 캐묻고 싶어 안달이었다. 몇 번이고 말을 돌려 질문을 던졌지만 연동욱은 그때마다 능구렁이처럼 요리조리 피해 갈 뿐 결코 확답을 주지 않았다.식사가 시작되고 한참이 지나도록 두 사람은 연동욱에게서 실질적인 정보를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해졌다.어느새 식사가 끝났다. 연동욱이 경연시에 집이 있어 호텔을 예약할 필요가 없었고 운전기사를 부르지 않아도 이미 전담 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결국 연동욱의 속내를 알아내지 못하고 억지로 웃으면서 배웅했다.연유준이 차에 탄 걸 보고서야 연동욱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아까는 유준이가 있어서 말을 아낀 거야. 이해하지?”백미경과 유태준이 멈칫했다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이해합니다. 어르신께서도 유준이를 생각해서 그러신 거 다 알아요.”연동욱의 눈동자가 흐릿했으나 여전히 날카로움이 서려 있었다.“이 일은 이미 인맥을 동원해서 처리하고 있어. 최선을 다해서 돕긴 하겠지만 결과가 어떨지는 장담 못 하니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그 말에 유태준과 백미경의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이 조금은 내려앉은 듯했다.“알아요. 어르신께서 저희를 도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결과가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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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백미경이 어두운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서현주 이 년이 겁도 없이 어디서 감히.”유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이영이뿐만이 아니라 황태민 쪽도 문제야.”백미경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무슨 소리야, 그게?”요즘 유이영을 위해 뛰어다닌 사람이 그들 말고 황태민도 있었다.심지어 그들보다 더 열심히 뛰어다녔고 수단이나 동원하는 자원도 한 수 위였다.유이영을 향한 황태민의 지극한 정성에 감동한 그들은 황태민을 아들이라 생각하면서 가족처럼 지냈다.다만 최근 들어 황태민이 나타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전화로 물어봐도 바쁘다는 말뿐이었다.유태준이 설명했다.“해외에서 누군가 태민이를 조사하고 있어. 지금 간 것도 그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야.”백미경이 미간을 찌푸렸다.“또 서현주야?”“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서현주 말고는 없어.”분노가 치밀어 오른 백미경이 참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소리를 질렀다.“서현주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꼭 이렇게까지 해야 직성이 풀린대? 왜 우리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건데?”주변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보자 유태준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진정하고 돌아가서 얘기하자. 남들이 다 듣겠어. 다행히 황태민 쪽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아. 자기가 해결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우린 일단 이영이 일에나 집중하자고.”백미경이 심호흡하며 화를 눌렀다.“당신 말이 맞아. 이영이부터 꺼내는 게 급선무지.”유태준이 묵묵히 그녀를 차에 태우고 곧장 자리를 떠났다.연동욱과 유태준, 백미경이 대화하는 동안 연채린이 옆에 서서 내용을 똑똑히 들었다.돌아가는 길, 그녀가 흥분한 얼굴로 연동욱에게 다짐했다.“할아버지, 마음 놓고 진행하세요. 저랑 유준이 절대 방해하지 않고 말 잘 들을게요.”연동욱이 눈을 감고 느릿느릿 물었다.“곽민혁이랑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연채린은 순간 멍해졌다.곽민혁이 바로 며칠 전 만났던 맞선 상대였다. 며칠 동안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고 그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생겼다.연유준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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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안요한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서현주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앉아 있었다. 그는 웃으며 다가가 서현주의 미간을 손으로 부드럽게 꾹꾹 눌러주었다.“왜 그래? 얼굴이 왜 이렇게 굳어 있어?”서현주는 안요한이 들어온 줄도 모르고 딴생각에 잠겨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 손을 내밀자 흠칫 놀랐지만 안요한의 냄새인 걸 맡고는 마음을 놓았다.안요한이 서현주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주물렀다. 목덜미에 닿은 따스한 온기에 잔뜩 예민해졌던 서현주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말해봐. 무슨 일이야?”서현주는 잠시 망설이다가 강혜인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안요한에게 보여주었다.안요한이 내용을 훑어보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이런 가치 없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쓰지 마.”하지만 서현주의 눈가에 여전히 근심이 서려 있었다.안요한이 서현주가 앉아 있는 의자 팔걸이를 잡고 그의 쪽으로 살짝 끌어당겼다.“오늘 내가 좋은 소식 하나 가져왔는데 들어볼래?”그는 테이블 옆에 기대어 서서 서현주의 양옆 팔걸이를 짚고 몸을 숙였다. 그의 그림자가 그녀를 감쌌다.거리가 너무 가까워진 탓에 서현주는 아예 고개를 뒤로 젖혀 등받이에 기댔다.“무슨 좋은 소식인데요?”안요한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장난스럽게 웃었다.“뽀뽀해주면 알려줄게.”서현주의 시선이 그의 눈에서 입술로 옮겨졌다.멀리서 볼 땐 얇아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의외로 도톰했다. 입술 주름도 거의 없었고 너무 붉지도, 너무 옅지도 않은 매력적인 색이었다.지난번 입술의 감촉이 녹지 않는 젤리 같았던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서현주가 한참을 빤히 응시하자 안요한의 눈동자가 그윽해지더니 더 가까이 다가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보기만 하지 말고 뽀뽀해주면 안 돼?”서현주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돌려버렸다.“얘기하기 싫으면 됐어요.”안요한이 불만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어쩜 남자친구한테 뽀뽀도 안 해줘?”그녀가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로 되물었다.“여자친구한테 좋은 소식을 알려주면서 조건을 거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안요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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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부동산에 확인해보니까 폴이 현금으로 결제했대.”안요한이 이어 말했다.“확실한 증거는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단서는 잡았어. 내가 계속 조사해볼 테니까 넌 일에만 집중해.”서현주가 물었다.“이걸 알아내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어. 나 능력이 있는 남자니까 넌 걱정하지 말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편히 기다리기만 하면 돼.”서현주는 아무 말 없이 그를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말을 마친 안요한이 그녀의 손을 잡고 넉살 좋게 웃었다.“왜? 나한테 또 반했어?”그녀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일부러 건넨 농담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서현주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이번에는 안요한이 얼어붙었다.서현주가 안요한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더니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고마워요.”요즘 서현주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일 때문에, 유이영의 사건 때문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 다른 일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약혼식에서 있었던 일은 경찰이 가담했던 남자들을 체포하긴 했으나 배후를 증명할 다른 증거를 찾지 못해 종결 절차를 밟고 있었다.재판이 예정되어 있었고 또 경험이 많은 유능한 변호사에게 맡긴 터라 서현주가 거의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거의 잊고 지냈는데 안요한이 기억하고 몰래 뒤에서 조사했을 줄은 몰랐다.안요한의 눈웃음이 짙어지더니 서현주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감동했지? 그럼 실질적인 보상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서현주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여행 어디로 갈지 생각해봤어요? 바쁜 일이 끝나면 일주일 정도는 시간을 뺄 수 있을 것 같아요.”안요한도 흥미를 보였다.“구체적으로 언제?”서현주가 시간을 확인하고 대답했다.“설 지나고.”“그럼 보름도 안 남았네. 내가 잘 생각해보고 알려줄게. 그 며칠은 다른 스케줄 절대 잡지 마. 나랑 보내야 하니까.”“알았어요.”안요한이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가자, 점심 먹으러.”서현주는 그에게 순순히 끌려갔다.점심 식사 후 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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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서현주가 휴대폰을 챙겨 넣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안요한이 서현주의 회사를 벗어난 직후 연지훈의 차가 안요한의 차와 스쳐 지나갔다가 회사 앞에 멈춰 섰다는 걸 서현주는 전혀 몰랐다.안요한의 차가 시야에서 멀어진 뒤에 연지훈이 차에서 내렸다. 정장 차림에 선물용 쇼핑백을 들고 있었는데 쇼핑백에 디자이너의 로고가 붙어 있었다.문은성이 그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대표님, 제가 같이 올라갈까요?”“아니. 금방 내려올 거야.”그녀가 웃으며 말했다.“네. 그럼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연지훈이 고개를 끄덕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건물을 올려다보던 문은성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서현주의 뉴스를 접한 이후로 줄곧 서현주를 존경해왔다. 배경 없는 여성이 경연시에서 이 정도의 사업을 일구어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남성들로 가득 찬 인터넷 업계에서 버티려면 남자들보다 더 단단한 수완과 능력이 필요했을 터.놀라웠던 건 연지훈이 좋아하는 상대가 바로 서현주라는 사실이었다.문은성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이번 출장은 원래 그녀보다 경험이 많은 수행비서가 오기로 했었다. 그런데 문은성이 견문을 넓히고 경험을 쌓고 싶다며 연지훈에게 부탁했다. 연지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허락했다.이는 다른 비서들에 비해 훨씬 좋은 대우였다. 그 바람에 자리를 뺏긴 수행비서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문은성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연지훈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프런트 직원에게 말을 건넨 뒤 1분도 채 안 되어 다시 나왔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문은성이 물었다.“벌써 나오셨어요? 올라가서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그의 표정과 말투 모두 덤덤했다.“날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어.”문은성이 입술을 깨물고 조심스럽게 연지훈의 눈치를 살폈다.“대표님, 자신감을 가지세요.”연지훈이 화제를 돌렸다.“가자.”그녀는 더는 뭐라 하지 않고 몸을 숙여 차에 올라탔다.5분 후 서현주가 프런트 직원이 가지고 올라온 선물용 쇼핑백을 받았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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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연지훈이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는 걸 서현주는 단번에 간파했다. 그가 직접 주면 거절당할 걸 알았기에 프런트를 통하여 준 것이었다.그 속셈을 훤히 꿰뚫고 있는 서현주와 달리 아무것도 모르는 직원은 연지훈의 술수에 순진하게 놀아나고 말았다.쇼핑백이 점점 눈에 거슬리면서 불쾌감이 치밀어 올랐다.“연지훈 씨 우리 회사의 고객이 아니니까 앞으로는 저런 사람 때문에 쩔쩔매지 마세요.”프런트 직원이 서현주의 표정을 살피더니 뭔가 깨달은 듯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서현주는 쇼핑백을 볼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프런트 직원더러 돌려보내라고 해도 연지훈이 받지 않을 게 뻔했기에 일단 직원을 내보냈다.직원이 나간 후 서현주가 쇼핑백을 옆으로 툭 던졌다. 카펫 위에 떨어져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거슬리는 물건을 치워버리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선물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러다 잠시 외출하려고 일어서던 찰나 발로 쇼핑백을 밟고 말았다.쇼핑백이 밟히면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서현주가 멈칫했다가 고개를 숙였다. 내용물이 무엇인지 떠오른 순간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망가지진 않았겠지? 다이아몬드 반지가 이렇게 쉽게 부서질 리는 없을 거야.’의구심을 품은 채 몸을 숙여 쇼핑백을 주워 안에 든 상자를 꺼냈다.상자가 찌그러져 있어 안의 내용물이 온전할지 알 수 없었다.서현주는 이 안에 연지훈이 일방적으로 보낸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음을 알고 있었다. 안의 내용물만 생각하면 짜증이 치밀었다. 속으로 연지훈의 뻔뻔함과 이제 와서 이러는 꼴을 욕하고 잠시 망설이다가 뚜껑을 열었다.그런데 순간 멍해졌다. 예상했던 다이아몬드 반지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 쌍이 들어있었던 것이었다.‘반지가 아니었어? 연지훈, 대체 무슨 속셈인 거야?’한 쌍의 다이아몬드 귀걸이가 사람으로 변하여 반지라 생각했던 서현주를 비웃는 것만 같았다.순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창피하여 서둘러 상자를 덮어버렸다.상자를 치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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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예나 지금이나 돈을 함부로 쓰는 건 질색이었다.한눈에 봐도 값어치가 상당한 다이아몬드 귀걸이였다. 버리자니 아까운 마음이 들어 망설였다. 그런데 연지훈이 산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자 이내 미련이 사라졌다. 버려도 손해 보는 건 결국 연지훈이니까.서현주가 무표정한 얼굴로 답장을 보냈다.[알았어요. 후회하지 말아요.]연지훈:[후회 안 해.]서현주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짓밟혀 엉망이 된 쇼핑백과 벨벳 케이스를 버리고 귀걸이만 꺼낸 다음 차연희를 불렀다.그 사건 이후 서현주는 차연희에게 긴 휴가를 줬다. 얼마 전에 다시 출근했는데 업무 능력이 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았다.서현주에게 일이 터졌을 때 함께 출장을 갔던 비서라 산재 처리가 되긴 했지만 회사가 지급한 위로금은 별로 많지 않았다.서현주는 오늘 보상 차원에서 연지훈이 준 4억 원짜리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차연희에게 주기로 마음먹었다.차연희가 노크하고 들어왔다.“대표님, 부르셨어요?”서현주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라고 한 뒤 귀걸이를 건넸다. 차연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대표님, 뭐예요, 이게?”“선물이에요. 저번에 제대로 된 복귀 선물을 못 챙겨줘서 지금 주는 거예요.”차연희가 귀걸이를 받아 들고 가까이서 살펴보았다. 가운데 큰 다이아몬드가 있었고 주변에 작은 다이아몬드가 눈부신 빛을 내뿜었다.“제게 주신다고요?”“네.”서현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차연희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대표님, 이 다이아몬드 진짜예요, 가짜예요?”말을 뱉자마자 바로 후회되어 서둘러 수습했다.“아이고, 제가 무슨 말을... 대표님이 주신 건데 당연히 진짜겠죠. 제가 잠시 정신이 나갔나 봐요.”연지훈이 보낸 거라면 가짜일 리 없었다.서현주가 말했다.“당연히 진짜죠. 잘 간직해요. 꽤 비싼 거니까 나중에 급할 때 팔아도 돼요. 절대 사기당하지 말고 팔 때 2억 밑으로는 팔지 말아요. 알았죠?”“2억요?”차연희가 입을 떡 벌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현주를 쳐다봤다.“이게 2억이나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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