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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1441 - Chapter 1450

1458 Chapters

제1441화

안정수가 서현주를 바라보는 눈빛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처음에는 안요한과 서현주의 관계도 그저 젊은 사람들 사이의 감정이니 오늘은 죽고 못 살 것처럼 사랑하다가도 내일이면 등을 돌릴 수 있는 그런 관계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요즘 회사에서 악착같이 버티며 일에 몰두하는 안요한의 기세를 보면 신씨 가문에 머리를 숙일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 보였다.그야말로 온 힘을 다해 진심으로 부딪치고 있었다.안정수는 속으로 깊은 탄식을 삼켰다.그동안 보아온 안요한의 성정과 행동거지를 미루어 볼 때 이런 일을 벌였단 건 이미 서현주라는 사람에게 완전히 올인했다는 증거였다.이것이 안정수가 완고한 고집을 꺾고 마음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였다.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역시 안요한 때문이었다.안요한은 지난 수년간 회사 경영에는 손을 뗀 채 밖으로만 돌다가 고작 몇 달 전에야 겨우 본사로 출근하기 시작했다.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안씨 가문의 가업을 떠맡기면서 안정수 역시 이 기업을 안요한이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걱정했다.그래서 신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추진해 안요한이의 입지를 더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다져주려 했던 것이었다.자선 만찬회 소동 이후, 신씨 가문은 보란 듯이 안씨 가문과 진행 중이던 사업들을 단번에 모두 정지시켰다.이 타격은 안씨 가문을 흔들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분명 뼈아픈 타격이자 커다란 악재임은 틀림없었다.하지만 안요한은 이 거센 폭풍우 속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묵묵히 서류 더미를 파고들며 지독할 정도로, 침착하게 일사천리로 일을 밀어붙였다.며칠 밤을 새워가며 여러 기업 대표를 만난 끝에 신씨 가문이 떠난 빈자리를 다른 기업들로 완벽히 채웠고 그 결과 회사 운영은 안정될 수 있었다.결국 안정수뿐만 아니라 그동안 안요한의 능력을 의심하고 뒤에서 수군거리던 이사회 사람들마저 완전히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안요한의 천부적인 비즈니스 감각과 경영 능력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증명된 셈이었다.동시에 안요한은 행동으로 할아버지에게 시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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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2화

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정수를 배웅했다.그가 주문한 음식들은 하나같이 훌륭했기에 괜히 남기기 아까웠던 서현주는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식사를 마쳤다.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엄진경과 황축복이 귀가한 뒤였다.그녀는 거실에 앉아 두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으로 들어가 씻었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뒤 서현주는 안요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을지 말지는 알 수 없었다.요즘 안요한은 크고 작은 회의가 쉴 새 없이 이어졌고 전화 한 통 할 시간조차 부족할 정도로 바삐 보냈다.따라서 밤 아홉 시가 넘은 이 시간에도 그가 전화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그런데 의외로 전화는 금세 연결됐고 전화받자마자 안요한의 능청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보고 싶었어?”평소의 서현주라면 이런 농담에 별다른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보고 싶었어요.”이번에는 안요한이 말문이 막혔다.가슴속에서 기쁨이 천천히 번져 나가며 지친 눈가에 웃음이 걸리고 입꼬리도 저절로 올라갔다.“왜 이러는 거야? 해가 서쪽에서 뜬 줄 알았네.”온몸의 피로가 싹 가신 듯 안요한은 고개를 숙여 조용히 웃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한 번만 더 말해 봐. 듣기 좋거든.”안요한은 당연히 서현주가 핀잔을 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을 빗나갔다.“보고 싶어요.”가슴 속에서 솟아오르는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던 안요한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 번졌다.옆에 있던 비서마저 몇 번이나 그를 힐끗거릴 정도였다.하지만 기쁨이 가라앉고 나자 이상함이 느껴졌다. 오늘의 서현주는 평소와 너무 달랐다.안요한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무슨 일 있어? 누가 괴롭힌 거야?”그는 곧바로 날카로운 목소리로 덧붙였다.“말만 해. 내가 대신 갚아줄 테니까.”서현주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거 없어요. 그냥 어떤 얘기를 들었거든요.”“무슨 얘기?”서현주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자선 만찬에서 있었던 일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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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3화

요 며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경찰과 법원 측에서 유이영의 정신질환 진단서가 위조되었음을 확인하면서 연성 그룹의 스캔들은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주가는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다.증발하는 돈이 물 흐르듯 쏟아져 내려 차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액수에 달했다.그리고 오늘, 연성 그룹에 또 하나의 악재가 흘러나왔다.연씨 가문의 핵심 인물인 연동욱이 지금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연성 그룹의 주가는 다시 한번 격렬하게 요동쳤고 그룹 내부 구성원들은 공포에 휩싸였다.심지어 일부 주주들은 연성 그룹 건물 아래로 몰려와 해명을 요구했고 수많은 언론 기자가 장비를 멘 채 사건을 보도하기 위해 대거 몰려들었다.유이영의 위조 사건이 터진 당일, 연성 그룹 공식 계정에 의미 없는 입장문 한 장이 올라온 것을 제외하고는 그 뒤로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오늘 오후, 연지훈은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기자들의 그 어떤 질문도 받지 않았다.기자회견 내내 그는 그저 그룹 내부의 일은 잘 통제할 테니 다들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 전부였다.기자회견 당시 연지훈의 사진과 영상이 퍼져 나갔고 서현주 역시 이를 보게 되었다.정장을 갖춰 입은 단정한 차림에 여전히 수려한 외모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이 냉정하고 침착했다.기자회견이 끝나고 그는 단상 아래로 걸어 내려갔다.그의 경호원들과 비서들이 앞으로 나서며 질문하려는 기자들을 가로막았다.기자들은 카메라를 든 채 연지훈의 뒷모습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러댔고 던지는 질문들은 하나같이 격렬했다.“귀사 주주 한 분이 주가 연일 하한가로 인해 파산하여 투신자살했습니다. 연 대표님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십니까?”“제가 알기로는 많은 기업이 귀사와의 협력 프로젝트를 중단했는데 연 대표님은 어떻게 처리하실 건가요?”“연씨 가문의 사위 임재용이 체포되었는데 이 일에 대해선 아무런 답변도 안 하실 건가요?”“연동욱 어르신은 정말로 혼수상태입니까?”“연 대표님, 저희 질문에 답변 좀 해주시죠!”영상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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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4화

서현주는 엄진경의 안부를 몇 마디 묻고 황축복과도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그로부터 한 시간 뒤, 블랙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난히 다급하게 울리는 벨 소리에 서현주는 심장이 이유 없이 조여왔고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곧바로 전화받자 들려온 것은 거친 숨소리였다. 서현주의 미간이 단숨에 찌푸려졌다.“블랙?”블랙은 몇 차례 숨을 몰아쉰 뒤 말했다.“사라졌습니다. 아주머니랑 아이가 둘 다 없어졌어요.”순간, 서현주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며 피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듯했다.“사라졌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블랙은 최대한 간단히 설명했다.“오던 길에 차가 막혔었는데 축복이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서 아주머니도 같이 내렸고 근처 쇼핑몰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차에서 기다렸는데 계속 안 나오더군요. 이상해서 직접 화장실까지 가 봤는데 없었습니다. 전화도 안 받아요.”서현주는 누군가 심장을 움켜쥔 것처럼 숨이 막혀왔다.그녀는 주먹을 꽉 쥔 채 억지로 침착함을 유지하며 물었다.“전부 확인했어요?”“네. 다 찾아봤지만 못 찾았습니다.”전화를 끊은 서현주는 곧장 엄진경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예상대로 받지 않았다.서현주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대체 누가 한 짓이지?’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유태준과 백미경이었다.그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등록되지 않은 번호였다.서현주는 즉시 전화받았다.상대 쪽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그녀는 차갑게 물었다.“누구세요?”곧이어 백미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현주, 네 엄마랑 황축복, 둘 다 우리 손에 있어.”서현주의 눈빛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조건부터 말해요.”백미경이 비웃듯 말했다.“역시 똑똑하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겠어. 우리는 우지윤의 합의서가 필요해.”서현주의 두 손이 힘껏 움켜쥐어졌고 호흡은 잠시 거칠어졌다. 그녀는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좋아요. 대신 먼저 엄마와 축복이 목소리를 들려줘요. 무사한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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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5화

눈치가 빨랐던 안요한은 서현주가 전화받자마자 바로 끊어 버린 순간, 그녀가 납치범과 통화 중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짐작했다.[번호 보내. 위치 찾아볼게.]그때 백미경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경찰에는 신고하지 마. 만약 신고하면 그 두 사람은 무사히 돌아가지 못할 거야. 알아들었지?”서현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요.”백미경은 냉랭하게 코웃음을 쳤다.서현주는 통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그 번호를 안요한에게 전송했다.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곧바로 우지윤에게 연락해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했다.이야기를 들은 우지윤은 화가 치밀어 욕설을 내뱉었다.“저 인간들 미친 거 아니에요? 어떻게 또 이런 짓을 벌여요?”서현주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듯 미간을 꾹 눌렀다.“일단 합의서를 먼저 써줘요.”우지윤은 인상을 찌푸리다가 문득 한 가지 문제를 떠올렸다.“지난번에 현주 씨가 납치됐을 때도 내가 합의서를 들고 갔다가 경찰이 바로 눈치챘잖아요. 이번에도 내가 가져가면 분명 또 의심할 거예요.”그것 역시 서현주가 걱정하던 부분이었다.“미리 경찰 쪽에 설명해요. 절대 들키지 않게 해달라고.”“알았어요.”전화를 끊은 뒤에도 서현주의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불안과 분노가 뒤엉켜 미간에 짙게 드리워졌다.창밖의 밝은 햇살이 겨울바람을 뚫고 사무실 안으로 스며들었다.실내에는 적당한 온도의 난방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서현주의 손끝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어쩌면 유태준과 백미경이 너무 다급했던 탓인지 이번에는 의외로 그들의 위치를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백미경은 자신의 행적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사용한 전화번호도 평소 쓰던 번호 그대로였다.안요한이 곧바로 신원 정보와 위치 정보를 보내왔다.현재 위치는 서현주가 있는 곳에서 불과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었다.물론 백미경이 계속 이동 중이라면 지금은 더 멀리 갔을 가능성이 컸다.서현주는 문자를 확인한 뒤 곧장 차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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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6화

연지훈의 전화가 연이어 걸려 왔지만 서현주는 모두 받지 않았다.서현주는 연지훈이 이렇게 계속 전화를 걸어대다가 만에 하나 백미경이 전화했을 때 제때 받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그래서 아예 연지훈의 번호를 차단해 버릴지 생각했다. 그 순간, 문득 연지훈이 보낸 문자가 눈에 들어왔다.[널 봤어. 무슨 일 있는 거야?]서현주는 순간 손을 멈칫했다.‘나를 봤다고?’그 말은 곧 연지훈이 경연시에 와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와 얽히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그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운전에 집중했다.한편 강혜인은 서현주와 서류 문제를 상의하려고 사무실을 찾았다가 그녀가 이미 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그 서류는 꽤 급한 안건이었다.강혜인은 아직 사무실에 남아 있던 차연희를 붙잡고 물었다.“현주 어디 갔어요?”차연희는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조금 전에 차 키 들고 나가셨는데 굉장히 급해 보였어요. 무슨 일인지는 말씀 안 하셨고요.”강혜인은 서현주의 책상을 힐끗 바라보았다.서류는 펼쳐진 채 그대로 놓여 있었고 펜 뚜껑도 닫혀 있지 않았다. 컴퓨터조차 켜진 상태였다.‘도대체 얼마나 급했길래 이러고 나간 거야?’이 서류는 빨리 결재받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강혜인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서현주에게 전화를 걸었다.다행히 서현주는 곧바로 전화받았다.“여보세요. 현주야, 어디 간 거야?”서현주는 차 안에서 방금 일어난 일을 빠르게 설명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강혜인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또 납치라고? 현주야, 너 절에도 다녀왔잖아. 그런데도 이렇게 운이 없을 수가 있어? 유이영 가족은 진짜 널 끝까지 물고 늘어질 생각인가 보네?”서현주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나 지금 운전 중이야. 일단 끊을게.”“안 돼, 잠깐만!”강혜인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위치 보내. 내가 갈게.”“해야 할 일이 있다며?”강혜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욱해서 발을 구를 지경이었다.“지금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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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7화

강혜인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연 대표님, 아직도 경연시까지 오실 여유가 있으신 모양이네요?”지금 연성 그룹이 여론의 폭풍 한가운데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진 상황인데도 연지훈은 경연시에 올 여유가 있는 모양이었다.강혜인은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혹시라도 피로하거나 초조한 기색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하지만 아쉽게도 연지훈한테는 그런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 남자는 여전히 예전 그대로였다.마치 세상 사람들이 전부 자기 돈이라도 떼어먹은 것 같은 냉랭한 얼굴.그와 실랑이를 벌일 여유가 없었던 강혜인은 다시 고개를 숙여 택시 호출 앱을 켰다.연지훈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강혜인의 얼굴에는 분명 초조함이 묻어 있었다.“무슨 일 생겼어요?”강혜인은 속이 터질 지경으로 급한 데다 연지훈을 영 못마땅하게 여겼던 터라 대답 역시 가시가 돋쳐 있었다.“그게 연 대표님과 무슨 상관인데요?”그러나 연지훈은 그 말에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그녀가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손을 보며 말했다.“어디 가는 거예요? 태워다 줄게요.”강혜인은 당장 필요 없다고 말하려다가 갑자기 멈칫하더니 복잡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연지훈을 살폈다.솔직히 이 남자가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다.하지만 지난번 서현주가 납치됐을 때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도 연지훈이었다.이번에도 함께 움직인다면 엄진경과 황축복을 더 빨리 찾을 수도 있었다.게다가 서현주가 보내준 주소는 임시 위치일 뿐이었다.유태준과 백미경이 최종 은신처를 도심 한복판에 정했을 리는 없었다.즉, 지금도 계속 이동 중일 가능성이 높았다.택시를 타고 그곳에 가더라도 서현주를 만나지 못하면 다시 차를 잡아 이동해야 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연지훈의 차가 있다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생각을 정리한 강혜인은 즉시 휴대전화를 집어넣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요.”그녀는 아주 자연스럽게 반대편 문을 열고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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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8화

서현주는 처음 위치가 확인됐던 장소 근처 길가에 차를 세워두었다.백미경은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이렇게 빨리?”서현주는 휴대전화 화면에 떠오르는 숫자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엄마랑 축복이가 빨리 돌아왔으면 해서요.”백미경은 냉소를 흘리며 비웃었다.“서현주, 이제 너도 내가 느꼈던 그 기분을 알게 됐네.”서현주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백미경이 말을 이었다.“뭐가 그렇게 급해? 천천히 가자고. 사람은 경찰서 쪽 상황을 확인하고 풀어줄게. 너도 좀 더 마음 졸여 봐야지.”말을 마치자마자 백미경은 전화를 끊어 버렸다.잠시 뒤, 곧 안요한이 백미경의 현재 위치를 보내왔다. 이어 걱정이 담긴 문자도 도착했다.[곧 도착해. 기다릴래? 같이 가자.]서현주는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괜찮아요. 저 먼저 갈게요. 별일 없을 거예요.]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차를 출발시키려던 순간이었다. 비상등을 켠 롤스로이스 한대가 그녀의 차 뒤에 멈춰 섰다.서현주는 잠시 멈칫했다. 곧 백미러를 통해 강혜인이 뒷좌석에서 내리는 모습을 발견했다.강혜인은 곧장 달려와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타더니 문을 닫으며 다급하게 물었다.“어때? 뭐 좀 알아냈어?”서현주는 뒤에 서 있는 차량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저 차는 분명...’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대답했다.“새 위치를 찾았어. 지금 바로 가야 해.”강혜인은 곧장 안전띠를 매며 말했다.“뭘 기다려? 빨래 출발해.”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렸다.“저 차 누구 거야?”그 질문에 강혜인은 살짝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입술을 한번 깨문 뒤 조심스럽게 말했다.“오늘 회사 갈 때 지하철 타고 갔거든. 차를 안 가져와서 너 만나려면 택시를 타야 했는데 마침 연지훈을 만났어. 지난번에도 도움 줬잖아. 이번에도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서 같이 온 거야. 괜찮지?”서현주는 시선을 내리깔며 말했다.“상관없어.”그녀는 액셀을 밟았다. 차가 움직이자 뒤에 있던 롤스로이스도 곧바로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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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9화

서현주는 반박하지 않았다. 그녀는 연지훈을 한 번 바라본 뒤 그대로 안으로 들어섰다.연지훈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곧 그녀를 따라 발을 옮겼다.그 순간이었다.고요한 밤을 가르는 엔진 소리가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며 눈 부신 헤드라이트가 서현주 주변 바닥을 스치듯 훑었다.뒤를 돌아보자 한 대의 차량이 빠른 속도로 접근해 곧장 근처에 멈춰 섰다.서현주는 그 번호판을 보는 순간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다음 순간, 긴 다리가 운전석에서 뻗어 나오더니 정장을 입은 안요한이 차에서 내렸다.그의 시선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빠르게 훑었다.연지훈을 스치던 그의 눈빛은 한순간 가라앉다가 서현주를 발견하자 다시 밝아졌다. 그는 곧장 그녀에게 걸어갔다.서현주 앞에 선 연지훈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나 늦은 거 아니지?”서현주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고개를 저었다.“아니요.”문득 안요한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는지 궁금했던 서현주는 옷차림을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공식적인 자리에서 막 나온 듯한 차림에 급하게 뛰어나왔는지 가지런히 정리했던 머리카락도 조금 흐트러져 있었다.옆에서 강혜인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딱 맞춰 왔네요. 같이 들어가요.”폐화학공장의 거대한 철문은 녹슬어 있었다. 공기 중에는 미세한 먼지가 떠다니고 있었고 틈 사이로는 안쪽의 짙은 어둠이 그대로 보였다.서현주는 휴대전화를 꺼내 플래시를 켠 뒤, 손을 뻗어 문을 밀었다.끼익.그 소리는 밤공기 속에서 유난히 크게 울렸다.불빛이 비치자 안에는 버려진 기계들과 각종 설비가 드러났다.표면에는 눈에 보일 만큼 먼지가 쌓여 있었고 공기에는 먼지와 오래된 화학 물질의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서현주는 미간을 찡그리며 손으로 입과 코를 가렸다.그때 안쪽에서 긴장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누구야?”서현주의 눈에 미묘한 빛이 스쳤다.백미경이었다. 그녀의 물음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서현주가 먼저 들어가려는 순간, 양쪽에서 동시에 팔이 붙잡혔다.힘은 서로 다른 방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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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0화

이 폐쇄된 화학 공장은 규모가 매우 커서 무려 축구장 서너 개는 될 만큼 넓었다.중앙에는 화학 공정에 쓰이던 거대한 기계들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빽빽하게 늘어선 사무실과 창고들이 이어져 있었다.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폭이 약 1미터쯤 되는 컨베이어 벨트였다.위험이 없음을 확인한 뒤 안요한은 서현주 곁으로 물러섰고 몇 사람은 조용히 안으로 들어섰다.그때 갑자기 끼익하는 문 여는 소리가 울렸다.날카로운 빛 한 줄기가 떠다니는 먼지를 가르며 서현주 일행 위로 떨어졌다.순간 눈이 부신 빛에 서현주는 눈을 찡그렸다가 빛에 적응한 뒤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백미경이었다. 그녀는 손전등을 들고 서현주와 불과 십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낡은 사무실에서 나와 겁에 질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너희... 너희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 거야?”서현주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오히려 저쪽에서 자진해서 나와주니 굳이 애써 찾을 필요가 없었다.서현주는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백미경은 즉시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날카롭게 외쳤다.“다가오지 마! 더 오면 나...”서현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발걸음을 멈췄다.백미경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엄진경과 황축복을 납치하기는 했지만 두 사람을 실제로 해칠 마음까지는 없는 듯했다.그래도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기에 서현주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백미경을 응시하며 말했다.“그래요. 두 사람은 언제 풀어줄 생각이세요?”상황이 틀어지자 백미경은 당황한 기색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말했다.“절대 안 돼. 먼저 내 물음에 대답해. 합의서는 어떻게 됐어?”서현주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미 경찰서에 제출했어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백미경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못 믿겠어.”서현주는 여전히 차분했다.“진짜예요.”그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합의서는 제출됐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인력을 동원해 이쪽으로 이동 중이었다.백미경은 잠시 판단이 서지 않아 뒤를 돌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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