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훈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뒤를 따랐다.몇 걸음 옮기지 않아 저 멀리 어둠 속에서 강혜인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서현주, 빨리 와! 나 이 인간들 잡았어!”그와 동시에 둔탁한 무언가가 바닥에 나뒹구는 소리와 함께 유태준, 백미경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서현주는 안색을 굳히고 곧장 그곳으로 달려갔다.현장에 도착하니 강혜인이 유태준의 등 위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두 다리와 양손으로는 백미경을 짓누른 채 이를 악물고 흥분해 있었다.“괜히 발버둥 치지 말고 가만히 있지.”유태준과 백미경은 평생 이렇게 비참한 꼴을 당해본 적이 없었기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서현주는 이곳으로 오면서 주변의 방들과 창고 문이 모두 굳게 닫혀 있는 것을 확인한 터였다.그녀는 싸늘하게 가라앉은 얼굴로 다가가 그들을 내려다보며 물었다.“우리 엄마랑 축복이 어디다 가뒀어요?”백미경은 코웃음을 치며 빈정거렸다.“내가 순순히 말해줄 것 같아? 이 곳 어딘가에 잘 있으니까 직접 찾아보든가.”강혜인이 욱해서 두 사람의 팔을 뒤로 확 꺾어 올렸다.“빨리 안 불어?”순간 두 사람의 미간이 고통으로 잔뜩 일그러졌다.유태준은 더 이상 서현주를 향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독설을 내뱉었다.“왜? 대단하신 서 대표가 두 사람 어딨는지 하나 못 찾아서 이래?”말투에 가시 돋친 조롱이 가득 묻어났다.강혜인이 서현주의 눈치를 슬쩍 살피고는 다시 이를 악물고 말했다.“말 안 할 거야?”유태준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말 못 해!”그 순간, 서현주는 문득 이 두 인간이 과거의 추악한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당신들에게 이야기 하나 해줄게요.”그녀는 과거 엄진경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놓았다.자신과 유이영, 엄진경, 그리고 엄진경의 언니인 엄영란과 백미경에게 얽힌 지독한 악연을 전부 읊조렸다.다만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누구인지는 굳이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유태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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