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541 - Chapter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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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진성민은 쉰을 훌쩍 넘긴 나이로 키가 작고 체형은 땅딸막했으며 팔다리가 굵고 짧았다. 그리고 배는 마치 임신한 사람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왔고 얼굴형은 네모지면서 둥글었으며 눈은 실처럼 가늘어 뜬 건지 감은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게다가 이목구비 비율도 엉망이라 한눈에 봐도 인상이 사납고 간사한 소인배 같았다.지금 그는 알몸인 채로 침대에 기대어 있고 얇은 이불로 배만 덮고 있었다.막 전화를 끊은 진성민은 담배를 피우다가 술을 마시며 느긋한 태도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차연희의 말을 듣자 그는 코웃음을 치며 ‘탁’ 소리가 나게 술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고 잔에 담겨 있던 술이 튀어 올라 그의 손등 위에 흘러내렸다.진성민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등을 이불에 문질러 닦고는 입에 담배를 문 채 곁눈질로 차연희를 흘겨봤다.“서 대표님? 서현주 말이야?”진성민은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쭉 폈다.“걔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래? 그냥 어린 계집애일 뿐인데. 내가 사업을 시작했을 때 걔는 흙장난이나 하고 있었을 거야. 나한테서 사람을 빼갈 수 있는 급이 아니라고.”그는 피식 웃고 말을 이었다.“내가 서현주한테 예의를 차린 건 내가 점잖아서지, 걔가 무서워서가 아니야. 그러니까 그 어린애가 널 구해줄 거란 기대는 애초에 하지 마. 알겠어?”말을 마치며 진성민은 침대 끝을 돌아 차연희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차연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무릎을 끌어안은 채 연거푸 뒤로 물러나며 공포와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로 외쳤다.“오지 마요! 가까이 오지 말라고요!”진성민은 음흉한 눈빛으로 차연희의 드러난 피부를 훑어보며 말했다.“자, 아까 갑자기 전화가 와서 좋은 일을 하다가 방해받았잖아. 이제 이어서 하자.”차연희는 절망스러워서 울부짖었다.“왜 하필 나예요? 왜 꼭 나냐고요! 내가 싫다고 했잖아요! 내 말을 이해 못 해요? 난 원하지 않아요!”진성민은 침을 퉤 뱉으며 악다구니를 썼다.“왜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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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문을 걷어찰 때 튀어 오른 파편들이 바닥에 흩어졌고 서현주는 그 조각들을 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 든 술병은 어두운 VIP룸 안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진성민은 경계하듯 미간을 찌푸렸다.서현주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진 대표님, 방해해서 정말 죄송하지만 제 비서가 사라져서 찾으러 왔어요.”그녀는 침대 옆에 서서 차연희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봤다.헝클어진 옷차림과 그대로 드러난 피부가 눈에 들어오자 서현주의 동공이 확 수축했다.차연희는 서현주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져 나왔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드디어 오셨네요...”서현주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진성민을 바라봤다.“제 비서에게 무슨 짓을 한 겁니까?”진성민은 그녀의 손에 들린 술병을 힐끗 보더니 웃었다.“서 대표, 잘 봐봐요. 서 대표 비서도 즐기는 것 같고 나도 아주 마음에 드는데, 어때요? 서 대표도 같이 즐기죠?”서현주가 물었다.“그 말은 제 비서를 보내줄 생각이 없다는 거죠?”그 말을 듣자 차연희는 깜짝 놀라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서현주 쪽으로 달려갔다.“대표님!”그러나 진성민은 손을 뻗어 그녀를 확 끌어안았다.차연희는 격렬하게 몸부림쳤다.“이거 놔요! 놓으라고요!”진성민은 음흉하게 웃으며 뻔뻔한 말을 늘어놨다.“보다시피 본인이 안 가겠다고 하잖아요. 내가 안 놔주는 게 아니라니까요? 나도 곤란해요.”서현주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 났다.“진성민,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아랫사람인 서현주는 윗사람인 진성민의 이름을 막 불렀다.서현주는 이미 예의와 체면을 내려놓았다.그러자 진성민의 속에 쌓여 있던 서현주에 대한 불만도 한계에 달했다.“어린애 주제에 프로젝트 몇 개 했다고 오만이 하늘을 찌르네. 네가 감히 날 무시해?”그는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그를 타고 가는 운 좋은 놈이 있다는 말, 몰라? 네가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진성민은 차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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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방 안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고 여러 사람의 비명이 뒤엉켰다.진성민은 속옷만 걸친 채 바닥에 쓰러져 배를 움켜잡고 있었으며 얼굴이 빨갛고 표정이 일그러졌다.차연희는 어느새 침대 반대편으로 기어가 이불을 끌어안은 채 고집스럽게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행사장 관계자들도 와서 눈앞의 광경을 보고는 말문을 잃고 절망적인 표정으로 서 있었다.이때 연지훈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는데 날카로운 톤이었다.“서현주, 진정해.”그 순간 서현주의 머리가 지끈거렸고 손목도 아팠으며 손가락도 욱신거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연지훈의 손에 꽉 붙잡힌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산산조각 난 술병은 진성민의 머리에 부딪혀 깨진 것이 아니었다. 연지훈은 서현주의 손에서 억지로 술병을 빼앗았다. 그는 서현주의 손목을 꽉 잡고 손가락을 하나하나 억지로 펴서 강제로 술병을 빼앗은 뒤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리고 술병이 바닥에 떨어진 순간, 연지훈은 진성민의 복부를 세게 걷어찼다. 그렇게 결국 술병은 진성민의 머리에 닿지도 못했다.서현주는 짜증이 치밀어 올라 고개를 들어 연지훈을 바라봤다. 연지훈의 얼굴은 보기 힘들 만큼 굳어 있었다.“너 감옥 가고 싶어?”서현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손 놔요.”연지훈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다가 잠시 후 천천히 손을 놓았다.얼굴이 시뻘건 진성민은 바닥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분노를 쏟아냈다.“서현주, 너 선 넘지 마!”서현주는 냉랭한 눈빛으로 그를 한 번 보고는 옷걸이에 걸려 있던 목욕 가운을 집어 차연희에게 던졌다.“먼저 나가요. 여긴 내가 처리할게요.”차연희는 손과 다리를 덜덜 떨며 가운을 걸쳐 찢긴 옷 아래로 드러난 피부를 가렸다.“대표님, 저... 저도 여기 있을게요. 제 일이니까요.”서현주는 돌아서서 검은 눈동자로 진성민을 바라보며 차연희에게 말했다.“문 밖에 사람들이 잔뜩 있어요. 그 상태로 사람들 앞에 서고 싶어요?”차연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자신의 몰골이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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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진성민은 곧장 공작새처럼 고개를 치켜세우며 ‘처음부터 네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서현주, 넌 겁쟁이야!”그 말이 그의 입 밖에 나오자마자 겨우 긴장을 조금 내려놓았던 차영훈의 심장이 다시 덜컥 내려앉았다.하지만 다행히 서현주는 진성민의 말에 별 반응이 없었고 그제야 차영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서 대표님,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바로 기사님을 불러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이후에 저희 쪽 책임자가 직접 찾아뵙고 정식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아무래나 괜찮아요.”서현주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녀가 생각보다 쉽게 넘어가 주는 태도에 현장에 있는 행사장 직원들 모두 동시에 숨을 돌렸다. 차영훈은 얼른 손짓해 직원들을 부르며 수습에 들어갔다.서현주는 고개를 돌려 연지훈을 바라봤다.“이제 손 좀 놓아줄래요?”연지훈은 그녀의 눈을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을 놓았다. 팽팽하게 맞서 있던 두 사람의 기세가 그제야 한풀 꺾였다.차영훈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문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서 대표님, 이쪽으로 오시죠. 아까 직원들이 대표님 비서분을 먼저 데려가 옷을 갈아입게 했습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서현주는 짧게 ‘네’ 하고 대답한 뒤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그러나 차영훈이 등을 돌리는 찰나, 서현주는 갑자기 몸을 홱 돌려 옆에 놓여 있던 술병을 집어 들었다.현장에 있던 누구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고 모두 눈을 크게 뜬 채 멍하니 그녀가 움직이는 걸 바라봤다.서현주는 술병을 들어 올린 후 그대로 다시 내리꽂았다.“네가 감히...”진성민은 몸이 굳은 채 동공이 커지며 소리쳤다.차영훈은 순식간에 얼굴의 핏기가 가셨고 머릿속에 ‘끝났다’라는 생각밖에 남지 않았다.“서현주.”연지훈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그는 급히 손을 뻗어 서현주의 손목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의 움직임이 한 발 더 빨랐다. 연지훈은 그녀를 막지 못했다.그리고 모두의 귓가에 날카롭고 또렷한 충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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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모두의 시선이 서현주의 손끝에 집중돼 있었다.그 순간 진성민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얼굴이 일그러진 채 서현주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저 여자 경찰에 신고하는 거예요! 신고 못 하게 막아요! 어서!”차영훈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바닥에서 허겁지겁 일어나 서현주를 막으려 손을 뻗었다.그러나 서현주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는 순간, 차영훈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녀의 눈빛은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속부터 서늘해지며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게 만들었다.차영훈은 그 눈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서, 서 대표님... 무슨 일이든 천천히 이야기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꼭 경찰까지 부를 필요는 없잖아요. 잘 이야기하면...”“여보세요.”전화는 빠르게 연결됐고 서현주는 단호하게 말했다.“신고하려고 전화했습니다.”진성민은 이를 갈며 작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더니 흉악한 표정으로 서현주 쪽으로 다가왔다.서현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의 팔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목덜미를 감싸 쥐더니 그대로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연지훈이었다.그는 진성민을 바닥에 눌러 제압한 뒤에 고개를 들고 말했다.“계속해.”서현주는 잠깐 멈칫했지만 곧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여보세요, 신고자분? 현재 상황을 말씀해 주세요. 들리시나요?”서현주는 숨을 고르고 말했다.“네, 지금 제 상황은요...”그녀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방금까지 벌어진 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설명했다.경찰이 곧바로 대답했다.“확인했습니다. 즉시 출동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전화를 끊은 서현주는 차영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제 비서가 있는 방은 어디죠?”차영훈은 모든 희망이 무너진 표정으로 거의 울먹이듯 대답했다.“바로 옆 방입니다.”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고 발걸음을 옮겼다.문 앞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다시 한번 몸을 돌렸다. 어둑한 조명 아래, 외부의 불빛만이 희미하게 스며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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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진 대표는 경찰서 안에 아는 사람이 있고 오래 안 가서 곧 풀려날 거야. 집안에서도 진 대표가 구속되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고 설령 재판까지 가도 형량이 아주 무겁게 나오진 않을 거야.”연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현주는 차 문에서 손을 떼고 창문에 비친 연지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래서 저더러 포기하라고 설득하려는 건가요?”연지훈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몸을 돌려 세우고는 곧 손을 놓았다. 길게 찢어진 눈매를 가진 그는 검은 눈동자로 서현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제대로 준비하라는 뜻이야. 넌 이미 진 대표한테 찍혔으니까.”“넌 맨손으로 여기까지 올라왔고 배경도 없잖아. 하지만 진씨 가문은 달라. 거긴 백 년 넘게 이어진 집안이고 뿌리가 깊어. 그들이 장악한 인맥도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야. 그들과 정면으로 맞붙으면 솔직히 네가 이기기 힘들어.”이때 서현주는 조금 전에 그녀가 경찰에 신고하려 했을 때 연지훈이 진성민을 제압해 막아 줬던 장면이 떠올랐다.그녀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도 어쩌겠어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여야죠.”바람이 불자 서현주는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고 연지훈의 눈길이 그녀의 손을 따라 움직였다.그가 문득 입을 열었다.“내가 너한테 빚졌다고 한 거, 기억해?”서현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연지훈은 술집에서 했던 말을 가리켰다.“저를 도와주겠다는 건가요?”그녀가 묻자 연지훈이 대답했다.“네가 필요하다면.”서현주는 고개를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나중에 생각해 볼게요. 전 이제 가봐야 해요.”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네 시였다.안요한이 전화를 몇 통이나 했을지 뻔했고 지금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을 게 분명했다.연지훈이 다시 말했다.“안요한 씨랑 같이 살고 있어?”서현주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고 곧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연 대표님과 상관없는 일이에요.”그러자 연지훈은 더 묻지 않았고 서현주는 차에 오른 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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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안요한의 말을 듣자 서현주의 마음은 몹시 복잡해졌다. 그녀는 가슴에 맺힌 감정을 뭐라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웠고 스스로도 정리하기 힘든 상태였다.서현주는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내가 지금 데리러 갈게요. 문 앞에서 기다려요.”안요한은 알겠다고 했다.서현주가 도착했을 때 멀리서부터 벽에 기대 있는 큰 체구의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헐렁한 후드티에 검은 모자를 눌러쓴 채 허리를 살짝 굽히고 고개를 숙여 바닥을 보고 있었는데 술집 안의 현란한 조명이 그 위로 쏟아지는데도 이상하리만큼 이 공간과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서현주가 차를 앞에 세우자 안요한은 창문 너머로 그녀를 흘끗 바라보고는 아무 말 없이 문을 열고 조수석에 올라탔다.차 안의 공기는 단숨에 얼어붙었고 안요한은 잔뜩 굳은 얼굴로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현주가 시동을 걸며 말을 꺼냈다.“여긴 언제 왔어요?”모자를 푹 눌러쓴 안요한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등지고 앉았다. 정말 단단히 화가 났는지, 그녀와 말하기도 싫다는 태도였다. 그의 목소리도 가라앉아 있었다.“다섯 번 전화해도 안 받길래 바로 왔어.”서현주는 한 손으로 휴대폰을 확인했다.안요한이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게 네 시간 전인 걸 보아 그는 이 앞에서 거의 세 시간 가까이 기다린 셈이었다.서현주는 난감해하며 물었다.“그럼 그때부터 계속 여기 있었어요?”안요한은 혀를 찼고 이마를 짚으며 숨을 들이마신 뒤 투덜거리듯 말했다.“그만 말해. 나 아직 화 안 풀렸어.”그러자 서현주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잠시 뒤 안요한이 또 한 번 짜증스럽게 말했다.“아, 진짜. 나 완전 바보 같네.”마음에 찔린 서현주가 입을 열었다.“화내지 마요. 나 진짜 일이 있었어요. 전화받을 정신도 없었고 방금 병원에서 나왔어요.”그 말에 안요한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너 어디 아파?”“아니요, 비서 때문에 갔어요.”서현주는 차연희와 진성민에 관한 일을 최대한 간단히, 불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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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안요한은 이미 서현주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진씨 가문, 생각보다 꽤 흥미롭네.”서현주가 고개를 들었다.“뭐 알아낸 거 있어요?”안요한은 무릎 위에 올려둔 노트북을 그녀 쪽으로 돌려 보여줬다.“진성민에게 사생아가 한 명 있어. 이름은 진용혁인데 연지훈 씨랑 유이영 씨랑 고등학교 동창이야. 며칠 전에 동창 모임이 있었는데 진용혁도 거기 있었대.”그 순간 서현주는 자신이 술병을 들고 진성민에게 달려들려 했을 때 연지훈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이 일은 여기서 끝내.’“그럼 더 재미있어지네요.”서현주가 말했다.안요한은 화면 속 사진을 가리켰다.“한 가지 더 있어.”“뭔데요?”서현주가 화면을 보자 외국 거리에서 유이영이 낯선 남자와 어깨를 맞댄 채 서 있는 사진이 떠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는 지나치게 가까웠고 누가 봐도 연인처럼 보였다.“이 사람은 누구예요?”서현주가 묻자 안요한이 대답했다.“유이영 씨의 전 남자 친구, 황태민이야.”‘유이영 씨의 전 남자 친구?’서현주는 멈칫했다.전생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유이영이 연지훈 말고 다른 남자와 연애했다는 이야기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유이영 씨의 전 남자 친구라고요? 난 처음 듣는데요.”안요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씩 웃었다.“아직 더 재미있는 게 있어. 들어볼래?”서현주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말해봐요.”안요한은 팔짱을 낀 채 설명을 이어갔다.“내가 전부터 유이영 씨를 계속 조사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어떤 부분들은 아무리 파도 안 나왔어.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정보를 숨기고 접근 경로를 끊어 놓은 것처럼 말이야.”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요?”그녀는 안요한이 보통 사람들은 생각도 못 할 방식으로 정보를 캐내는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는 해외 명문대를 나왔고 컴퓨터 분야에서는 타고난 재능을 가진 데다가 네트워크 세계에서는 말 그대로 물 만난 물고기였다. 심지어 해킹에도 능했다.그런 안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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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그러니까 황태민이랑 연지훈은 외사촌 사이야.”서현주가 피식 웃었다.“대단하네요. 그런 것까지 다 캐내다니.”안요한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계속 파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거야. 황태민이랑 진용혁의 생모가 같은 여자라는 사실은 아마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을 거고, 그래서 일부러 숨기지도 않았더라. 생각보다 쉽게 찾았어.”연지훈과 유이영 사이에 이런 연결고리가 있을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 했다. 전생에 서현주가 몰랐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연지훈과 유이영이 그 사실을 꼭꼭 숨겨온 것도 이해가 갔다. 외사촌 사이의 남자 두 명이 같은 여자를 만났다는 소문이 퍼지면 연지훈의 체면이 말이 아닐 테니까.서현주는 그 복잡한 남녀관계 자체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었고 지금 그녀가 진짜 신경 쓰는 건 진씨 가문이었다.“그럼...”서현주가 물었다.“진씨 가문을 공략할 방법은 찾았어요?”안요한이 웃으며 말했다.“진성민은 교활하긴 한데 진용혁은 멍청해. 겁도 없이 자기 아버지한테 정면으로 맞서기만 하는 타입이야.”반면 그 시각 유이영의 휴대폰에 짧은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발신지는 해외였다.[이영아, 나 보고 싶지 않았어?]처음엔 발신 번호를 보고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는데 메시지 내용을 읽는 순간, 유이영의 손이 눈에 띄게 떨리기 시작했다.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또 그녀의 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바로 황태민이었다.유이영은 극심한 불안감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재빨리 그 번호를 차단하고 휴대폰을 컵 받침 아래로 밀어 넣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듯이.그녀가 가슴을 눌러 진정시키며 천천히 숨을 내쉴 때 문이 열리며 연유준이 들어왔다. 연유준은 어린아이 특유의 밝은 목소리로 외쳤다.“엄마, 엄마! 나 왔어요.”순간 유이영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녀는 애써 웃으며 몸을 굽혀 연유준을 품에 안았다.“엄마, 아까 뭐 하고 있었어요?”“그냥 생각 좀 하고 있었어. 유준이는 무슨 일로 엄마를 찾아온 거야?”연유준이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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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강혜인이 물었다.“예를 들면 어떤 거?”서현주가 담담하게 말했다.“뱀을 유인해서 굴 밖으로 끌어내는 거지.”그 말에 강혜인이 바로 반응했다.“너 이미 방향이 잡혔다는 말이지?”“정확히는 요한 씨가 방향을 잡았어.”서현주는 안요한을 보며 말을 이었다.“내가 한번 낚아볼 테니까 혜인이 너는 일단 조사를 멈춰도 돼.”전화를 끊자마자 안요한이 혀를 차며 팔짱을 꼈다.“어때, 나를 한 달 동안 직원으로 쓴 거 꽤 본전 뽑았지?”서현주는 시큰둥하게 콧소리를 냈다.“대신 내 신분을 이용했잖아요. 그럼 요한 씨한테는 당연히 남는 장사죠.”안요한의 가짜 여자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수락한 뒤로 일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안씨 가문 쪽은 물론이고 회사 내부에서도 슬슬 소문이 돌고 있었다.안요한은 그녀의 뉘앙스에 바로 얼굴을 찌푸렸다.“네 말투는 내가 되게 마음에 안 드는 것처럼 들리는데?”서현주가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치켜올렸고 안요한은 더 불만스러워져 표정이 구겨졌다.“야, 진짜 내가 별로라는 거야?”서현주는 애써 진지한 표정을 지으려다가 결국 웃음이 터졌다.“제가 감히 어떻게 그렇게 생각해요.”안요한은 여전히 퉁명스럽게 고개를 돌리며 코웃음을 쳤다.“그래, 네가 그럴 배짱은 없지.”서현주는 웃음을 참았다.그녀는 곧바로 사내 내선으로 전화를 걸어 비서를 불렀다.서현주에게는 총 여섯 명으로 구성된 비서실이 있었고 차연희는 그중 비서실장이었다. 원래 대부분의 업무는 차연희가 담당했지만 진성민 사건 이후 그녀를 며칠 쉬게 하면서 그 업무를 다른 비서들이 나눠 맡았다.서현주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한 비서에게 건넸다.“이 문서를 전사 배포하고 이따가 회사 홈페이지에도 공지를 올려요.”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받아 몇 장 넘겨 보다가 표정이 확 변했다.“대표님, 그럼 저희 블랙화이트 버니 프로젝트를 이제 안 하는 건가요?”서현주는 짧게 대답했다.“네, 안 할 거예요. 오늘 바로 공지를 올리고 프로젝트팀을 오늘부로 해산시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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