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521 - Chapter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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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유이영은 멈칫하고 말았다.“지훈 씨.”연지훈은 또 한 번 벽을 짚고 비틀거리는 서현주를 보면서 말했다.“그냥 가게 내버려 두지 뭐.”연지훈은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가면서 서현주를 다시는 쳐다보지 않았다.유이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서현주를 바라보다가 연지훈을 따라갔다.김민준은 그제야 만족한 듯 신가영의 손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갔다.나머지 사람들도 서로 눈치를 보다가 바로 따라갔다.서현주는 몇 걸음 가지도 못하고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아 벽에 머리를 기댄 채 잠들려 했다.주인공들이 다 떠나자 잠깐 조용했던 바는 다시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이상한 눈빛으로 서현주를 바라보던 몇몇 남자들은 한참 뒤에야 시선을 거두었다.“연 대표님께서 오랜만에 오셨는데 술 안 마시면 섭섭하지 않겠어요?”지인이 연지훈에게 술을 건네면서 말했다.“정말 오랜만에 두 분을 만나네요. 제가 알기로는 연 대표님께서 형수님을 엄청나게 아끼신다고 들었는데 형수님은 굳이 안 마셔도 돼요.”연지훈은 술잔에 담긴 술을 한 모금에 다 마셨다.지인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역시 화끈하네요.”다른 한 지인이 말했다.“연 대표님께서 경연 시에 온 지도 오랜만이죠? 그동안 계속 외국에서만 일하시더니 마지막으로 만난 게 어언 5년 전인 것 같네요. 이번에 오랜만에 만났는데 늦게 들어가셔야 해요?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봐야죠.”어두운 불빛 아래. 연지훈의 눈빛은 침착하기만 했다.“그래.”지인들은 웃으면서 연지훈의 술잔을 가득 채웠다. 그대로 거품이 넘쳐나기도 했다.김민준이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에이, 너무 많이 따르는 거 아니에요? 이따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지인은 술병을 들고 야유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신기하네요. 김 선생님께서 어쩐 일로 연 대표님 편을 들어주시죠? 혹시 성별이라도 바꾼 건 아니죠?”이들은 연지훈, 유이영과 김민준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김민준이 혀를 차며 말했다.“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이따가 연 대표님께서 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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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유이영은 가볍게 술잔을 부딪치면서 말했다.“안 그러셔도 돼요.”연지훈은 오늘 기분이 별로라서 별도 안 해도 술만 계속 마셨다.분위기도 좋고, 지인들이 계속해서 이야깃거리를 찾고 있는데도 말이다.유이영은 옆에서 그의 감정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아까 서현주를 만난 그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유이영은 두 사람 사이에 다시 감정이 불타오를까 봐 걱정되어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비록 연지훈 마음속에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확인했지만 남자는 특성상 여러 여자를 마음에 품을 수 있었다.게다가 연지훈처럼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는 더더욱 그랬다.어떤 여자가 그를 보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겠는가?유이영은 그때 서현주가 방에서 연지훈에게 피아노를 연주해준 생각만 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서현주가 과거에 연지훈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컸든 5년 동안 많이 식었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에게 여전히 애매모호한 감정을 품고 있을 줄 몰랐다.서현주가 만약 지금 유이영의 속마음을 알게 된다면 아마 억울해서 미쳐버릴 지경일 것이다.집안일을 밖에 까발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참지 못하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친구들은 다 유학 가거나 일하고 있어서 김민준 말고는 말할 사람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김민준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김민준에게 말해봤자 그의 성격으로는 분명 연지훈과 싸울 것이다.이건 그녀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아무튼 다 서현주 탓이야. 경연 시에서 잘 지내고 있었으면서 왜 또다시 돌아온 거야.’유이영은 마음속 분노를 숨기고 술을 한 모금 마시면서 말했다.“지훈 씨,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일찍 다녀와.”“알았어요.”유이영은 화장실로 가지 않고 계단으로 내려가 서현주가 있는 곳을 찾았다.그녀는 계단 입구에서부터 구석에 숨어 잠든 서현주를 발견했다.그녀는 눈빛이 변하더니 다가가 서현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얼굴이 발그레한 서현주는 입을 벌린 채 벽에 머리를 기대고 편히 잠들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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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서현주는 눈을 비비며 물었다.“무슨 소리예요?”유이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연기 좀 그만해. 서현주, 이제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어? 그만 좀 해. 역겨우니까.”서현주는 화가 나서 미간을 찌푸리며 언성을 높였다.“왜 이러는 거예요. 무슨 말을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잖아요.”유이영은 앞으로 다가가 서현주의 옷깃을 잡았다.“서현주, 너...”“유이영.”연지훈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는 순간, 유이영은 몸이 굳어져 버리면서 부자연스럽게 손을 내려놓았다.서현주는 잡혀있다가 그녀가 손을 놓는 순간 균형을 잃고 바닥에 넘어지면서 신음을 냈다.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 유이영은 재빨리 서현주를 부축하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현주 씨, 천천히 일어나요. 부딪히지 말고요.”서현주는 허벅지를 문지르며 유이영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정말 이상한 사람이네요. 아까까지만 해도...”“현주 씨.”유이영은 바로 그녀의 말을 끊으며 바텐더에게 생수를 부탁했다.“많이 힘들죠? 이거 마시고 푹 쉬세요.”얼떨결에 생수를 건네받은 서현주는 억지로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무슨 일이야.”말하는 사이 연지훈이 다가왔다.유이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아까부터 계속 걱정되어서요. 돌봐주는 사람 없이 술에 취한 채 혼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한데요. 화장실 갔다가 바로 여기로 왔어요. 아까 여기서 술주정을 부리길래 계속 달래고 있었어요.”연지훈은 서현주를 유심히 쳐다보았다.서현주는 구석 의자에 앉아 얌전히 물을 마시면서도 조심스레 연지훈의 표정을 살폈다.유이영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지훈 씨, 데려다주는 거 어때요? 여기에 혼자 두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연지훈은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쳐들며 차갑게 말했다.“남자친구한테 데리러 오라고 해. 휴대폰을 찾아보면 연락처가 있을 거야.”유이영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지금 바로 찾아볼게요.”서현주는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두 사람을 노려보며 몹시 화가 난 표정을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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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연지훈은 딱히 대꾸하지 않았다.신가영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김민준을 바라보았다.“민준 씨, 설마 저한테 데려다 달라고 할 건 아니죠?”김민준은 이마를 문지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가영이 발로 살짝 찼는데도 별 반응하지 않았다.신가영은 결국 어이가 없어 눈을 뒤집었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돌아올 때까지 쓰러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신가영은 먼저 2층 화장실을 갔는데 칸마다 사람이 있길래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도 나오지 않자 결국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계단으로 내려가는데 갑자기 뛰어오는 누군가와 거의 부딪칠 뻔했다.신가영이 깜짝 놀라서 한 걸음 피한 덕분에 부딪히진 않았다.그녀는 입 밖으로 나오려는 욕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뒤돌아보았는데 아까 부딪칠 뻔한 여자가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아까 입구를 막고 있었던 여자였다.신가영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는데 상대는 고개를 숙인 채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신가영은 반쯤 쪼그리고 앉아서 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 사람 누군지 알아. 가루가 되어도 알아볼 수 있어. 이 사람 요한이 여자친구 서현주 씨 아니야? 서현주 맞아. 절대 착각할 리가 없어. 서현주만 아니었다면 난 지금쯤 요한이랑 약혼했을 거야.’신가영은 입술을 깨물며 분노에 찬 눈빛으로 서현주를 노려보았다.‘짜증 나 죽겠네. 왜 여기 있는 거야.’그녀는 걸어올 때부터 서현주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단순히 술에 취한 게 아니라 약을 먹은 것 같았다. 호흡이 거칠고 옷이나 머리도 완전 엉망이었다.신가영은 사실 그녀를 데려다주고 싶었다. 집 주소를 몰라도 호텔에라도 데려다줄 생각이었다. 여긴 사람도 많고 술 취한 채 혼자 있으면 너무나도 위험했기 때문이다.그런데 그 사람이 서현주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난 라이벌한테 절대 잘해주고 싶지 않아. 죽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 않다고.’신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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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주머니에 넣은 휴대폰에서 자꾸만 문자 알림이 들려왔다.문자 알림이 지나고 전화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신가영은 보지 않아도 안요한한테서 걸려온 전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안요한이 이렇게 많은 문자를 보낸 것도 서현주 때문이었다.그녀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아예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룸으로 돌아간 신가영은 땅바닥이나 소파에 무질서하게 누워있는 남자들을 휙 둘러보았다.멀쩡한 사람은 유이영뿐이었다.김민준마저도 소파에 기대어 있었는데 잠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신가영은 싫증 난 표정으로 입을 삐죽 내밀었다.‘저 주제에 연 대표님을 취하게 하려 했다니.’제자리에 앉은 신가영은 눈알을 굴리다가 몰래 유이영 옆으로 다가갔다.“언니, 연 대표님은 어디 가셨어요?”유이영이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대답했다.“전화받으러 나갔어요. 왜요?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요?”신가영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별일은 아니고. 그냥 몇 가지 질문 좀 하려고요.’유이영은 웃으면서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부담 갖지 말고 얼마든지 물어봐요.”신가영은 반짝이는 두 눈으로 말했다.“아까 입구에 있던 여자랑 어떤 사이에요? 그렇게 사이가 좋아 보이지는 않더라고요.”유이영은 미소가 살짝 굳어지면서 말했다.“그냥 아는 사이에요.”신가영은 더 가까이 붙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던데 뭐 잘못한 거라도 있었어요?”유이영의 눈빛에는 살짝 어두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가영 씨는 차라리 모르는 게 좋을 수도 있어요. 어떤 일들은... 정말 너무 끔찍하거든요.”유이영이 이렇게 말하자 신가영은 더욱더 궁금했다.“저도 알고 싶은데 말해줄 수 없을까요?”유이영은 웃으면서 오히려 그녀에게 되물었다.“가영 씨랑은 아는 사이에요? 가영 씨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던데.”신가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당연히 알죠. 언니는 모르겠지만...”신가영은 서현주와 안요한에 관한 모든 일을 아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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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그러다 우연히 연씨 가문에 한 번 다녀오게 됐어요. 그때 지훈 씨가 아직도 저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솔직히 말하면 정말 기뻤어요.”유이영은 말끝을 흐리며 손으로 살짝 붉어진 뺨을 가렸다.“그날 지훈 씨 방에 잠깐 들어갔는데 침대 밑에서 현주 씨가 써놓은 고백 편지를 발견했어요. 그걸 알고도 지훈 씨는 현주 씨한테 화를 내지 않았어요. 다만 그런 못된 마음은 품지 말라고 차분하게 타이르기만 했죠. 그러고는 현주 씨가 보는 앞에서 저를 안았어요. 그때 우리 모두 현주 씨도 이제는 알아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죠.”신가영은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치 자기 일처럼 감정이 이입된 듯 얼굴에 분노가 그대로 드러났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무슨 말을 쏟아낼 것처럼 입술을 몇 번이나 달싹거렸지만 유이영의 말을 끊고 싶지는 않은 듯 꾹 참았다.유이영이 다시 말을 이었다.“사실 현주 씨가 정말로 알아들었는지는 저랑 지훈 씨도 확신할 수 없었어요. 다만 그 이후에도 현주 씨는 계속 지훈 씨를 붙잡고 놓지 않았고 끈질기게 매달렸어요. 심지어 저랑 지훈 씨가 곧 약혼한다는 사실과 제가 지훈 씨의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고도요. 지훈 씨도 그때부터는 현주 씨와 거리를 두려고 했고 말도 차갑게 했지만, 그래도 소용이 없었어요.”신가영은 분노로 이를 악물었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역시 서현주 씨가 그런 사람일 줄 알았어요. 언니, 계속 말씀하세요.”유이영은 입술을 지그시 다물었다가 다시 조심스럽게 말했다.“우리 둘만 힘들었던 게 아니에요. 연씨 가문 사람들도 정말 많이 골머리를 앓았어요. 연씨 가문에서는 처음부터 저랑 지훈 씨의 관계를 좋게 봐주셨고 결혼도 계속 서두르셨어요.”“물론 현주 씨도 많이 아끼셨어요. 그래서 현주 씨가 하는 행동들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한 번도 크게 꾸짖거나 책임을 묻지는 않으셨거든요. 그저 제발 정신 차리고 의미 없는 집착은 그만두길 바랐을 뿐이었죠.”“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현주 씨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지훈 씨는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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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유이영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신가영이 대답했다.“아까 잠깐 아래층에 내려갔다가 봤는데 서현주 씨가 술에 완전히 취한 상태로 아직도 바에 있더라고요. 솔직히 좀 위험해 보여서 요한이한테 메시지 보내서 데리러 오라고 했어요.”휴대폰 화면을 보자 안요한에게서 온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가 빽빽하게 쌓여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신가영은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아 당장이라도 시간을 되돌려 메시지를 보냈던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서현주 씨가 이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절대 그런 짓 안 했어요. 이제는 그 여자가 죽든 말든 눈길도 안 줄 거예요.”유이영이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요한 씨를 부른 건 잘했어요. 이따가 요한 씨랑 제대로 이야기해 볼 수 있잖아. 요한 씨도 더 이상 현주 씨한테 속지 않아도 되고.”그 말에 신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그럼 저 지금 내려가서 요한이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그러자 유이영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나도 같이 내려갈게요.”그리고 밖으로 나간 유이영은 무심코 복도 반대편 끝을 한 번 바라봤는데 머릿속에 의문이 스쳤다.‘지훈 씨가 왜 이렇게 오래 통화하지?’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유이영은 신가영에게 이끌려 그곳을 떠났다.“만지지 마! 만지지 말라고! 꺼져. 나한테 손대지 마!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얌전히 좀 있어. 그러면 내가 기분 좋게 해줄게, 응? 한 번만 입 맞추자. 키스 한 번만 하자고.”바 구석에서 여자의 비명이 들렸지만 그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 무덤덤했다. 이곳은 성인들만 드나드는 술집이었고 여기서 이런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벌어졌다.사람들은 방금 들린 소리를 어쩌면 연인 사이의 과한 장난일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괜히 끼어들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지나가다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잠깐 쳐다보고 귀를 기울이다가 이내 흥미를 잃고 자리를 떴고 굳이 남의 사정을 엿들으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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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유이영은 입술을 깨물었고 옆에 있는 신가영은 다급한 말투로 말했다.“연 대표님, 속으시면 안 돼요. 저 사람 분명 연기하는 거예요.”“그만해요.”유이영은 신가영의 손을 잡아당기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지훈 씨, 일단 현주 씨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와요. 저희는 먼저 돌아갈게요.”그 말에 연지훈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그는 손을 들어 유이영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얼른 다녀와서 너랑 같이 있어 줄게.”유이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안 돼요, 연 대표님. 진짜 그러시면 안 돼요. 연 대표님은 절대 직접 저 여자를 병원에 데려다주면 안 돼요.”신가영은 초조함에 말이 앞섰다.“저희가 데려다주면 되잖아요. 연 대표님은 가지 마세요.”신가영의 말투가 날카롭고 목소리가 커 서현주는 잠깐 정신이 돌아왔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렴풋이 들리자 서현주는 혀를 차며 연지훈의 손을 뿌리치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녀는 이마를 짚고 숨을 한 번 고른 뒤 말했다.“됐어요. 저 혼자 갈게요.”연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왜 이러는 거야.”서현주는 눈을 감은 채 그의 손을 뿌리쳤다.“저 혼자 갈 수 있어요.”그녀는 눈을 뜨고 더 이상 연지훈을 보지 않으며 벽을 짚고 몇 걸음 걸어갔다.연지훈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누가 너한테 약을 먹였어?”서현주는 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보지는 않은 채 말했다.“연 대표님도 누군지 짐작하고 있잖아요.”연지훈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럴 리 없어.”그러자 서현주는 피식 웃었다.“직접 봤잖아요.”“그래서 뭐.”“아무것도 아니에요.”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도 신가영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반면 유이영은 순간 아주 안 좋은 예감이 스쳐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서현주는 고개를 떨군 채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어차피 연 대표님은 한 번도 저를 믿어준 적이 없잖아요. 이젠 익숙해요.”그녀가 그 말을 남기고 떠나려는 순간, 연지훈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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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연지훈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서현주.”“지금 뭐 하는 거예요?”혼란스러운 와중에 멀리서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안요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분노가 실린 목소리로 소리쳤다.“당장 그 손 놔요!”서현주가 고개를 들자 안요한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음울하고 어둡게 가라앉은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서현주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서늘한 표정의 안요한은 주먹을 움켜쥐고 연지훈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연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서현주의 손목을 놓았고 그 때문에 안요한의 주먹은 허공을 갈랐다.주먹이 빗나간 안요한은 그 기세 그대로 서현주의 어깨를 감싸고 자기 쪽으로 당겼다.“괜찮아?”안요한은 서현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원래도 머리가 어지러웠던 서현주는 연지훈과 말다툼까지 한 데다가 익숙한 얼굴이 나타나자 긴장이 풀리면서 더 심한 현기증이 몰려왔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숨을 몰아쉬었다.“병원... 빨리 병원에 좀 데려다줘요.”안요한의 말투가 확 날카로워졌다.“어디가 어떻게 불편한데?”서현주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도 버거운 듯 비틀거리며 말했다.“누가 물에 약을 탔어요. 나 지금 너무 힘드니까 일단 병원부터 가요.”그 말에 안요한의 표정은 더 어둡게 가라앉았고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주변 사람들을 훑어봤다.“누가 현주한테 약을 먹였어요?”그의 눈길이 스쳐 지나가자 유이영은 마치 누군가에게 목을 붙잡힌 것처럼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어 몸이 굳어버렸다.서현주는 손을 들어 안요한의 팔을 붙잡았다.“지금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빨리 병원부터 가자니까요.”안요한은 신가영을 잠깐 쳐다봤다가 서현주의 말에 바로 시선을 거뒀다.“알겠어. 내가 데려다줄게.”말을 마치자마자 안요한은 허리를 숙여 서현주를 안아 올렸다.그 모습을 보자 연지훈은 눈빛이 어두워졌고 신가영은 눈을 크게 뜬 채 급히 다가왔다.“그건 안 돼!”그녀는 화가 나서 얼굴이 새빨개진 채 안요한의 앞을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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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안요한이 싸늘하게 ‘꺼져’라고 하자 신가영은 놀라서 얼어붙었다.안요한은 그녀에게 이렇게까지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정말로 단 한 번도. 게다가 신가영은 그에게서 이렇게 차가운 눈빛, 표정, 말투를 느낀 적도 없었다.그런데 안요한은 그의 품에 안긴 서현주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극도로 부드러웠다. 그는 수시로 고개를 숙여 서현주의 상태를 살폈고 걱정이 가득한 탓에 미간을 계속 찌푸리고 있었다.안요한은 신가영에게는 단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끼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태도였다.신가영은 완전히 몰려 등을 벽에 붙인 채 안요한이 서현주를 안고 멀어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안요한의 뒷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도 시선을 거두지 못한 채로.“가영 씨, 괜찮아요?”유이영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신가영은 굳어 있던 목을 살짝 움직이다가 고개를 숙였고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억울함으로 가득 찼다.“요한이가 어떻게...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유이영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고개를 든 신가영은 억울함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으로 유이영을 바라봤고 마치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고 싶다는 듯 다급하게 굴었다.“언니, 저 사람들 너무하지 않아요? 요한이는 왜 서현주 씨의 편을 들까요? 서현주 씨 같은 여자를 왜 좋아하는 거죠? 저 이제 요한이를 안 좋아할 거예요. 너무해요. 어떻게 저한테 그렇게 소리칠 수가 있어요?”“가영 씨의 마음을 알겠으니까 일단 진정해요.”유이영이 부드럽게 말했다.신가영은 스스로 끌어안은 채 한참 동안 울었고 유이영은 오래도록 곁에서 그녀를 달래줬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신가영은 겨우 진정했지만 눈은 여전히 빨갰다.오늘 밤은 조용히 넘어갈 수 없는 밤이었다.유이영은 술에 취한 몇몇 지인들과 신가영을 먼저 집으로 돌려보낸 뒤에야 연지훈과 함께 귀가했다.차 안에서도 유이영은 줄곧 말이 없었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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