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641 - Chapter 650

1130 Chapters

제641화

한 달 뒤, 공우성과 공우성 어머니는 오래 지내던 동네를 떠나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그동안 기타 실종 사건을 미뤄보았을 때, 아이가 실종되면 부모는 몇 년, 몇십 년이 되어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조사 결과를 보아도 공우성네 가족은 그동안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가끔 다툼이 있을 순 있어도 공우성 어머니는 여러 공장을 돌며 일을 쉬지 않았고 공우성은 공부하는 내내 알바를 하며 여윳돈을 집에 보냈었다. 동생들도 방학마다 알바를 하며 공우성의 학비에 조금이나마 보탰다.그렇게 우애가 좋던 가족이었는데 왜 실종 수색을 한 달 만에 포기한 걸까? 두 성인은 어떻게 갑자기 증발이 될 수 있을까? 실종 시간은 정말 우연인 걸까?서현주는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다.안요한이 조금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현주 너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공우성의 동생 이름은 공유혁, 공유나였다.“이 두 사람에게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어요.”“내가 어떻게 도우면 될까?”안요한의 질문에 서현주는 핸드폰을 꺼내 들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에요. 조금 더 찾아보고요.”서현주는 장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고 장 비서는 바로 연락을 받았다.“네. 대표님 말씀하세요.”“공우성 씨 은행 거래 명세서 찾아봤어요?”장 비서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찾아봤지만 의심이 갈만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큰 지출이나 큰 수입도 없었고 그건 어머님 쪽도 마찬가지였습니다.”“그래요. 알겠어요.”“대표님, 더 지시할 사항 있으신가요?”“아니에요. 먼저 쉬고 계세요.”“네. 대표님.”통화를 종료하고 서현주가 안요한에게 물었다.“글로벌 얼굴 인식 시스템이 있다고 들었는데요.”“맞아. 그거로 공유혁과 공유나를 찾아보려고?”서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대학교 졸업한 두 동생을 공우성 씨는 고작 한 달 만에 찾는 걸 그만뒀어요. 이건 충분히 의심할 만한 사항이에요.”“두 성인이 흔적도 없이 증발이 된다는 건 말이 안 돼요. 게다가 명문대 졸업생이 취업이
Read more

제642화

“네. 말만 해요.”서현주는 차가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런데 자꾸 그렇게 변태 같은 얼굴로 보면 그 말 취소할 거예요.”안요한은 여전히 두 눈을 반짝였고 바로 무언가를 떠올린 듯 표정이 한 층 더 밝아졌다.서현주는 왠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일단 보류.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말해줄게.”서현주는 입을 삐죽였다.“그래요 그럼.”서현주는 다시 공우성의 정보를 뒤적였다.공우성이 국비 유학을 떠났던 관련 문서도 모두 복사본으로 들어있었다. 찬찬히 들여다보아도 유학 자격을 따내기엔 문제가 없어 보였다.장 비서는 그동안 공우성의 최근 몇 해 동안 일정도 정리해 두었다. 가끔 세미나나 일 때문에 해외로 나가야 하는 일정이 있었고 해외로 갔던 지점과 시간도 표기가 되어 있었다.그중 제일 자주 방문했던 건 에렌국이었고 최근 몇 해 동안 세미나를 이유로 출국한 횟수가 열 번을 넘겼다. 그러나 모든 이유가 그럴듯했고 꼬투리 잡을 만한 사안은 없었다.“국내 경찰이 찾을 수 없다면 해외로 도망갔을 확률이 높아요.”서현주는 공우성이 자주 다녔던 나라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곳들을 더 자세히 찾아봐 주세요.”안요한은 서현주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빠르게 대답했다.“오케이.”안요한은 과연 말한 대로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이튿날 오후, 서현주는 한가득 정보를 담은 메시지를 전송받았다.[네 추측이 맞았어. 정말 신분 세탁을 하고 해외에서 지내고 있었어. 자세한 건 전송한 문서들을 확인해.]서현주는 회의 일정을 막 끝내고 차로 이동하고 있었다.퇴근길이라 그런지 사방이 꽉 막혀 있었고 차량은 멈추다 조금 전진하다를 반복했다.안요한이 보낸 문서는 용량이 꽤 커 한참이나 걸려 드디어 모두 전송받았다.서현주는 그중 간단한 설명이 붙은 문서를 하나 골랐다.첫번째 문서에 담긴 내용은 안요한이 글로벌 얼굴 인식 시스템으로 에렌국 학교 근처에서 공유혁과 공유나를 닮은 두 사람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검은색 백팩을 메고 품엔 여러 서적을 들고 캠퍼스 안
Read more

제643화

그렇다면 누가 공유혁과 공유나의 신분을 탈바꿈해 줬을까? 거짓 신분으로 해외에서 공부하게 해주고 거액의 학비를 지원해 준 사람은 누굴까?유이영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학부를 졸업하고 증발한 두 사람을 공우성이 한 달 만에 찾는 걸 포기한 건 이유가 있었다. 공우성이 유이영에게 그토록 충성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일 것이다. 그 어떤 말도 안 되는 범법 행위도 서슴지 않고 말이다.공우성 혼자의 힘으로는 동생 둘을 해외 유학 보내는 건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학비와 생활비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그렇다면 유이영의 도움이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여기까지 읽고 서현주는 다시 한번 유이영의 끈기에 혀를 내둘렀다. 고작 우지윤의 피아노 연주곡을 가지겠다고 이렇게 큰 판을 짜다니.서현주는 모든 문서를 정독하고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기사를 향해 말했다.“성동 경찰서로 가주세요.”“알겠습니다. 대표님.”경찰서에 도착하자 익숙한 여경이 마중을 나왔다.“공우성 씨 만나러 오셨나요?”서현주는 하루가 멀다고 경찰서를 찾아왔지만, 공우성은 모든 면담을 거절했었다. 여경의 질문에 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고, 여경은 서현주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제가 물어보고 올게요. 그런데 이번에도 크게 다를 건 없을 거예요. 큰 희망은 품지 마세요.”몸을 돌려 떠나려던 여경을 서현주가 불러세웠다.“죄송한데 말 좀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여경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무슨 말이요?”서현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강혁과 진채령을 모르냐고 물어봐 주시겠어요?”여경이 물었다.“그 두 사람이 누군데요?”서현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저도 알고 싶어서요. 공우성 씨가 두 사람에 대해 저하고 말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알겠어요.”여경은 의아하다는 표정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였고 서현주더러 잠시 자리에서 기다려달라고 했다.몇 분 뒤, 여경은 더 의아하다는 얼굴로 돌아와 말했다.“만나고... 싶다고 하네요.”서현주는 옅은 미소를
Read more

제644화

뒤쪽에 서 있던 두 경찰이 바로 공우성의 어깨를 잡고 낮은 소리로 제지했다.공우성이 점차 이성을 되찾고 얌전해지자 두 경찰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서현주는 천천히 자리로 다가가 착석했다.공우성은 상체를 바짝 붙였고 떨리는 손으로 옆에 놓인 전화기를 잡았다.서현주가 전화기를 잡기도 전에 공우성이 입 모양으로 재촉하는 게 보였다. 공우성은 입술마저 떨고 있었다.서현주는 천천히 전화기를 들어 귓가에 가져다 대는데, 흥분한 공우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누구야?”“서현주요.”서현주는 침착한 표정이었고 목소리도 평온했다. 두려움과 당혹함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공우성과는 크게 대조가 되는 모습이었다.공우성이 말을 조금 가다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저는 그쪽을 모릅니다.”“저는 우지윤 친구예요.”공우성은 이를 꽉 깨문 탓에 얼굴 근육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원하는 게 뭡니까?”서현주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글쎄요? 저는 그쪽이 벌인 많은 일들을 알고 있습니다. 실종된 그쪽의 두 동생도 말이죠.”공우성은 호흡이 거칠어졌고 애써 입술을 핥으며 이성을 유지하려 했다.“대, 대체 어떻게 알았어요? 모든 게 완벽했는데... 대체 어떻게 찾아낸 거예요? 아무도 몰랐는데, 대체 어떻게...”“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서현주가 눈썹을 치켜세웠다.“난 그쪽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어요. 동생들이 누구의 도움으로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알고 있겠죠? 학교에서 이 상황을 알게 된다면 동생들은 어떤 부당한 일을 당하게 될까요?”공우성의 표정이 흔들렸다. 그리고 책상을 무겁게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서현주를 노려보며 소리쳤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냐고!”경찰이 다시 제압하여 강제로 착석하게 했다. 공우성은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렸다.“내 동생은 건들지 마.”서현주는 전화기를 귓가에서 살짝 떨어뜨렸다. 공우성이 하도 소리를 질러서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경찰 두 명이 겨우 공우성을 제압하며 굳은 얼
Read more

제645화

공우성의 시선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서현주가 다시 말을 이었다.“둘째, 자백하세요. 경찰이 배후의 사람을 밝혀내면 제가 대신 두 동생을 보살펴 무사히 졸업하게 해줄게요.”공우성은 조금 망설이는 눈치였고 서현주가 더 몰아붙였다.“잘 생각해 보세요. 결정은 본인이 하지만 저도 경고 하나만 하죠. 첫 번째 선택을 한다고 해도 저는 포기하지 않고 배후의 사람을 찾아 모든 걸 밝혀낼 겁니다. 그러니 첫 번째 선택은 그쪽에게 백해무익하죠. 두 번째 선택은 조사 결과를 조금 단축하는 것 외엔 크게 다를 건 없지만, 두 동생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겠죠.”“그러니 부디 어떤 선택이 두 동생을 위하는 건지 고민해 보세요.”공우성은 한참 침묵에 잠겼다. 책상에 가만히 놓인 두 손은 불규칙하게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고,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 덜덜 떨리는 입술과 이마에는 식은땀도 보였다.서현주는 공우성에게 잠시 고민할 시간을 주었고 이어 전화기에서 아주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을 정말 무사히 졸업 시켜줄 수 있는 겁니까?”서현주는 확신을 담아 말했다.“저는 화예테크 창립자 서현주라고 합니다. 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죠.”“화예...”공우성은 텅 빈 눈을 하고 회사 이름을 나지막하게 되뇌었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서현주를 바라봤다.“그쪽이 화예테크 서현주라고요?”“네.”공우성은 고개를 푹 숙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탄식 섞인 소리가 들려오고 공우성이 힘겹게 목소리를 짜냈다.“두 번째로 할 게요.”서현주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어 보였다.“내일 오후 세 시, 에렌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착륙하기 전에 경찰에 자백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길 바랍니다. 착륙해도 소식이 없다면 선택을 바꾼 거로 알겠습니다. 아시겠죠?”서현주는 아주 다정하게 말을 건넸지만 공우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네. 알겠습니다.”목적을 달성한 서현주는 더는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그럼, 이만.”“네...”전화기를 내려 둔 서현주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Read more

제646화

서현주는 우지윤에게 간단히 공우성에 관한 얘기를 전하고, 우지윤더러 본인이 에렌국을 다녀올 사이 경찰들의 움직임을 주시해달라고 전했다.핸드폰 너머로 우지윤이 무언가 떨어뜨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다급해진 목소리로 물었다.“공우성이 자백한대요?”서현주가 대답했다.“아직 확신하진 못하겠지만 지금은 지켜봐야죠. 그러니까 대신 이쪽 상황을 보고 알려주세요. 저도 상황이 흘러가는 걸 보고 결정을 바꿔야 하니까요.”우지윤이 빠르게 대답했다.“네. 알겠어요.”통화를 종료하고 서현주는 바로 오늘 밤 비행기 표를 구매하고 유에뜰로 돌아가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정리한 짐을 챙기고 마지막 남은 모임 일정에 참석해야 했는데 모임이 끝나면 시간이 조금 촉박했다.안요한은 서현주의 옆에서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집채만 한 사람이 방안에 우두커니 서 있으니 짐을 챙기는 데 조금 방해가 되었다.서현주는 옷을 챙기며 안요한을 툭툭 건드렸다.“저쪽으로 좀 가요.”안요한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고, 바닥에 뿌리를 박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서현주는 그다지 힘을 주지 않았건만, 안요한의 표정은 세상을 잃은 것처럼 허무해 보였다.그 모습에 서현주는 웃음이 터졌고 안요한을 두 팔로 안아 옮기려고 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었다.서현주는 어쩔 수 없이 먼저 말을 건넸다.“왜 그런 표정을 지어요? 요한 씨가 여기 오기 전부터 이미 정했던 일정이에요. 이미 약속했었다고요.”서현주는 옷걸이로 안요한의 다리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시간 부족하니까 좀 비켜봐요.”안요한은 굳은 얼굴로 서현주의 손에서 옷걸이를 뺏어 들고 침대로 휙 던졌다. 그리고 서현주의 양 팔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켰다.“일어나봐. 내가 도와줄게.”서현주는 침대 끝에 걸터앉은 채로 안요한을 미심쩍은 표정으로 바라봤다.안요한이 대신 짐 정리를 하며 말을 이었다.“내가 온 지 며칠이 됐다고 또 떨어져 지내? 서운한데 티도 못 내게 하고.”“요한 씨가 에렌국 비자만 있으면 바로 데리고 갔을 텐데 아쉽게도 없잖아
Read more

제647화

서현주가 눈을 가늘게 뜨고 안요한을 향해 경고했다.“당장 나가요!”안요한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래. 알겠어.”안요한이 방을 나서고 서현주는 꽁꽁 숨겼던 아래 서랍에서 속옷을 꺼내 캐리어 깊숙한 곳에 넣었다.그리고 급히 저녁을 챙겨 먹고 서둘러 캐리어를 챙겨서 모임에 참석하러 떠났다.안요한은 온몸으로 서운한 티를 냈지만 얌전히 서현주를 따라나섰다.서현주는 캐리어를 차에 두고 안요한과 함께 강혜인과 약속했던 장소로 향했다.강혜인이 출장을 다녀온 뒤로 서현주도 강혜인을 만나지 못했다.그동안 강혜인은 무척 바빴고 회사 일정 때문에 줄곧 출장을 다녔다. 외할머니가 아플 때도 병문안 갈 여유가 없자 서현주는 대신 연휴 처리를 해주어 병원에 다녀오게 배려해 주었다. 그러자 서현주는 더 쉴 시간도 없이 바삐 움직였고 한 편으로 공우성 일도 처리해야 했기에 강혜인을 만날 수가 없었다.그래서 이렇게 모임 일정을 통해 강혜인을 만나야 했다.강혜인은 서현주보다 몇 분 정도 먼저 도착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강혜인을 발견하고 서현주가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오래 기다렸어?”“아니. 얼마 안 됐어.”강혜인은 안요한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전했다.“요한 씨는 다음 달이 되어야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나요?”서현주가 대신 대답을 했다.“일정을 미리 마쳐서 돌아온 거야.”“그래요?”강혜인이 미심쩍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 표정은 곧 장난이 섞인 미소로 변했다.“참을성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서현주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참을성이라니?”서현주가 안요한을 돌아보다 안요한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강혜인은 서현주의 어깨에 손을 두르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이제 들어가자.”“현주야, 우리 외할머니 주치의 아래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김민준이야. 알고 있었어?”강혜인은 서현주에게 어떻게 이 말을 꺼내야 할지 많이 망설였었다. 몇 년 전 김민준이 서현주에게 많은 상처를 준 걸 알
Read more

제648화

모임은 예상보다 늦게 파했고, 공항에 도착한 서현주는 뜀박질하여 겨우 제시간에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고 서현주는 무사히 에렌국에 도착했다.비행기에서 내린 서현주는 서둘러 캐리어에서 미리 준비해 둔 두터운 패딩을 꺼냈다.에렌국은 아직 눈이 내리는 겨울이었고 길가에도 눈이 두껍게 쌓여 있었는데 환경미화원이 멈추지 않고 거리에 쌓인 눈을 쓸고 있었다.옆자리의 차연희가 물었다.“대표님, 바로 호텔로 가실까요?”서현주는 캐리어를 기사에게 맡기며 말했다.“아니요. 바로 컨퍼런스 장소로 가죠.”“네. 알겠습니다.”차연희는 예의 바르게 서현주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이번에 에렌국에 온건 글로벌 IT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초대받았고 간단하게 컨퍼런스 내용만 확인하면 되었다.컨퍼런스보다 더 중요한 건 공우성의 두 동생을 만나는 일이었다.차에 오른 서현주는 시간을 확인했다. 국내 시간으로는 아침 9시였고 공우성에게 줄 수 있는 시간은 이제 고작 5시간밖에 남지 않았다.하지만 우지윤을 비롯한 다른 사람에게서 들려오는 소식은 없었다.조급한 건 서현주가 아니었다. 공우성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진실은 곧 드러나기 마련이었으니.어느새 컨퍼런스도 막바지에 이르고 공우성에 남은 시간은 30분이었다.장소에서 빠져나온 서현주는 바로 공유혁과 공유나가 다니고 있다는 학교로 향했고 그들에게 치명타를 안겨줄 서류도 챙겼다.이동하는 길에 우지윤이 문자를 보내왔다.[지금 경찰서에 있는데 아직 잠잠하네요.][네. 아직 30분이나 있잖아요.]우지윤은 조금 걱정이 되는 눈치였다.[공우성이 정말 자백할까요? 그런데 왜 아직 경찰 쪽이 이렇게 조용한 걸까요?]서현주가 답장하기도 전에 우지윤이 빠르게 메시지 한 통을 더 보냈다.[공우성이 면담을 신청했대요! 자백하려는 걸까요?]서현주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차량은 캠퍼스 근처에 멈춰섰고 서현주는 서류를 챙겨 차에서 내렸다.그리고 무표정으로 서류를 품에 안고 건물 안으로 들
Read more

제649화

학교 측의 대응은 지나치게 더뎠는데 이틀이나 지나서야 서현주의 신고를 접수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공유혁과 공유나를 만난 건, 학교 측에서 신고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두 사람을 불러들였을 때였다.스물일곱쯤 되어 보이는 두 사람은 표정이 잔뜩 굳어 있었다. 눈이 새빨갛게 충혈되었고 어딘가 주눅 든 모습으로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있는 서현주에게로 향했다.서현주를 발견하고는 표정이 완전히 구겨졌는데 공유혁이 뭐라고 입을 열려다 공유나가 그를 제지했다.서현주를 향한 공유나의 시선도 아니꼽긴 마찬가지였고 몰래 째려보는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다.담당 직원은 화를 겨우 참고 있는 모습이었고 이에 두 사람은 눈시울이 더 붉어진 채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서현주의 옆쪽 자리에 착석했다.이어 직원이 공유혁과 공유나에게 서현주가 챙겨온 서류를 건네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두 분이 직접 확인해 보세요.”공유혁과 공유나는 눈치만 살피다가 조심스레 서류를 확인하더니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렸다.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두 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가 적혀 있었다. 따로 사진이 첨부된 건 아니었기에 학교 측은 두 사람에게 직접 진위를 확인하려 했다.창백해진 두 사람의 안색을 살피며 직원이 말했다.“가짜 신분으로 입학 기회를 따냈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설명 부탁드립니다.”공유혁은 고개를 저으며 빠르게 서류를 내려뒀다.“아니요. 우린 가짜 신분을 사용하지 않았고 이건 모두 잘못된 정보입니다.”공유혁은 서현주를 가리키며 말했다.“저분이 거짓을 고하는 겁니다.”공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서류엔 사진도 없이 글만 적혀있는데 저희 둘에게 악 심정을 품고 모함하려는 겁니다. 우린 올해로 5년 동안 문제없이 학교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절대 신분을 도용하는 문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당당해 보이는 두 사람의 태도에 직원은 조금 긴가민가해 했다.증거 서류에는 허점이 존재했고, 허점이 있었기에 두 사람에게 직접 조사를 하려 했었다
Read more

제650화

사무실 밖, 복도 끝에서 서현주와 공유혁, 공유나는 간단하게 얘기를 나누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찬바람이 휘몰아쳐 오더니 복도로 눈송이가 날려왔다.서현주는 그다지 추위를 타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바람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빠르게 계단의 모퉁이 쪽으로 몸을 피했다.공유혁과 공유나는 겁을 잔뜩 먹은 건지 찬 바람이 불어와도 그 자리에 뚝 멈춰 서 있었다. 이에 서현주가 안쪽으로 오라며 손을 저었고 두 사람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왔다.가까이 다가온 둘은 눈치만 살폈고 공유혁이 먼저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그쪽은 누구예요? 의도가 뭐예요?”서현주는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고 팔짱을 척 끼며 벽에 기댔다.“혹시, 유이영이라는 사람 알아요?”서현주는 두 사람의 시선을 놓치지 않고 살폈고 애써 침착한 척하는 표정에서 번뜩이는 불안함을 읽어냈다.두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딱 잘라 떼었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저희는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에요.”“사람 잘못 찾아오셨어요!”공유혁은 공유나를 자신의 뒤로 숨기며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번지수 잘못 찾으셨다고요. 증거라고 가져온 내용은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으니 저희를 모함할 생각 말고 빨리 가세요!”서현주는 발끈하는 공유혁을 위아래로 살피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공유혁, 그쪽 이름 맞죠?”그러자 두 사람의 표정은 미묘하게 굳었고 주먹을 꽉 쥔 공유혁이 입을 열었다.“아니요. 저는 진강혁입니다.”뒤로 물러서 있던 공유나가 참지 못하고 한 발 다가왔다.“우리가 아니라는데 그만 좀 하시고...”“그리고 그쪽은 공유나 맞죠?”서현주가 말을 자르자 공유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 두 눈을 부릅뜨며 반박했다.“저는 진채령이에요. 공유나? 그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에요.”서현주는 쓸데없는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가방에서 두 사람의 사진이 박힌 서류를 꺼내 건넸다.“그럼 이건 누굴까요?”시간이 조금 흐르긴 했지만 서류의 사진
Read more
PREV
1
...
6364656667
...
113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