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631 - Chapter 640

645 Chapters

제631화

김민준이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일단 병원 가자.”차에 타기 전 김민준은 유이영에게 손을 내밀었다.“물건은 내가 들어줄게. 좀 이따 차에 갖다 놓으면 되지?”유이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상장을 김민준의 손에 건넸다.손에 든 물건을 무심코 살펴본 김민준은 3등이라는 순위를 보자 멈칫했다.“3등이야?”이미 차에 앉은 유이영도 김민준의 말에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유이영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라면 그녀의 승부욕이 얼마나 강한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늘 1등을 해야 했고 오직 1등만 바랐으며 그 어떤 대회든 반드시 유이영이 1등이어야 했다.김민준 또한 그 누구보다도 유이영의 승부욕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유이영에게 1등이 아닌 다른 순위는 패배와 다름없었다. 다른 순위는 큰 치욕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우지윤과 완전히 등을 진 상태로 더는 함께할 수 없었다. 유지윤처럼 입이 무겁고 배신도 하지 않을 대필자를 찾기 어려웠기에 어쩔 수 없이 직접 나서야 했다.그러다 보니 피아노곡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다.무대에 오르기 전 질이 안 좋은 피아노곡 때문에 결승에 진출하지 못할까 봐 잔뜩 마음을 졸였을 뿐만 아니라 서현주와 우지윤이 지난번처럼 그녀에게 대필자가 있다고 신고할까 봐 너무 걱정이 되었다.이런저런 걱정에 잠 못 이룰 지경이었다.그래서 무대에 오르기 전 여러 번 고개를 돌려 서현주를 쳐다보았다.다행히 무대에서는 피아노곡의 부족함을 실력으로 보완하면서 간신히 3위로 결승에 진출했다.이 성적이 현재 유이영에게는 천만다행이었지만 전체 경력으로 보면 재앙이나 다름없다.하지만 김민준에게 어려운 사정을 말할 수도 없다. 김민준은 유이영이 모든 곡을 직접 작곡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내막을 모르는 그에게 더더욱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유이영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최대한 덤덤한 표정으로 설명했다.“응.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3등밖에 못 했어.”그러고는 불안한 듯 고개를 들어 김민준을 바라봤다.“민준아, 실망했어?”속으로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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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김민준도 끼어들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김민준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의사로서의 전문 능력만큼은 늘 스스로를 엄격히 채찍질해 왔기에 절대 실수 같은 건 허용하지 않았다.비록 졸업 후 공우성과의 연락은 줄어들었지만 공우성이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니 어떻게 오진 같은 실수를 할 수 있겠는가?김민준은 이런 일이 절대 공우성에게 일어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그래서 정말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에 서현주를 따라 병원까지는 갔다.하지만 아직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경찰서에 있는 공우성에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꼭 물어보고 싶었다.그러나 이번 사건은 서현주와 관련이 있었다.5년 전 서현주가 유이영에게 한 일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했기에 서현주를 돕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유이영 편에 서기로 결심했다.이번 일을 다른 사람이 부탁했다면 분명 들어줬을 테지만 서현주가 부탁했기에 그 부탁에 응할 수 없었다.서현주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였다면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경찰서에 가서 확인했을 것이다.김민준에게 서현주의 부탁을 들어준다는 건 유이영을 배신하는 것과 다름없었기에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이영아.”김민준의 무름에 밖을 내다보고 있던 유이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응?”김민준은 여전히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누군가 나한테 도움을 요청했는데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유이영이 웃으며 물었다.“무슨 일이기에 그렇게 망설여? 말해 봐.”유이영의 표정을 살핀 김민준은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바로 내뱉을 수 없었다.괜히 말했다가 유이영이 오해할까 봐 걱정되었다.김민준의 모습에 유이영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뭘 그리 고민해? 민준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돼. 법에 어긋나는 것만 아니면 난 다 응원해.”김민준이 망설이며 말했다.“그런데 부탁한 사람이...”“민준아, 고민하지 마.”유이영이 적절한 타이밍에 김민준의 말을 끊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하고 싶은 일은 걱정 말고 해. 네가 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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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또 십 분이 지났을 때, 안요한에게서 카카오톡이 연달아 쏟아졌다.[3초 안에 답장해.][3][2][1][좋아, 나 화났어. 이제 너랑 말 안 해. 너랑 안 놀 거야.]5분 뒤.[혹시 바쁜 거야?][알았어. 사실 안 화났어. 내 말 믿어줘.][나 안 화났어. 방금은 내 안의 두 번째 인격이 나를 조종했어.]또 30분이 지났다.[진짜 그렇게 바빠? 나 너 올 때까지 기다릴게... ㅠㅠㅠㅠㅠㅠ]그러더니 한 시간 뒤에는 아예 협박 비슷한 말까지 붙었다.[너 설마 나 없는 사이에 다른 남자랑 나가서 놀고 있는 거 아니지?][더 늦으면 내가 너 찾으러 갈 거야]가장 마지막 메시지는 짧았다.[답장 줘. 제발.]메시지뿐이 아니었다. 안요한은 전화를 다섯 번이나 걸어왔는데, 서현주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서현주는 알림창을 훑어보는 순간 머리가 서늘해졌다. 조금 전까지 서현주는 일에 파묻혀 휴대폰을 볼 틈도 없었고, 이제 겨우 회사에서 빠져나왔다.서현주는 서둘러 답장을 보냈다.[방금까지 일하느라 못 봤어요. 지금 돌아가는 길이에요.]안요한이 바로 읽고 답장을 보냈다.[어디야?][아직 주차장이에요.][오케이.]그리고 곧바로 다음 메시지가 떴다.[나 지금 너의 회사 앞이야.]서현주는 눈썹을 치켜올린 채 한 손으로 타자를 했다.[바로 나갈게요.]서현주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와 회사 건물 입구 쪽으로 붙였다. 멀리서도 알아보라고 상향등을 한 번 켰다가, 화단 옆에 서 있는 안요한이 눈을 찡그리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보고 급히 하향등으로 바꿨다.안요한이 곧장 걸어와 조수석 문을 열고 탔다.차문이 닫히자마자 안요한은 고개를 돌려 서현주를 아주 진지하게, 그리고 꽤 심각하게 바라봤다.서현주는 그 시선보다도 먼저 안요한의 머리카락부터 봤다. 며칠 새 머리가 길었고, 손질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인지 바람에 헝클어진 모습이었다. 얼굴은 조금 수척해 보였고, 눈 밑에는 옅은 그늘이 내려앉아 있었다. 옷도 출국할 때 입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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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차를 몰고 돌아가는 길에 안요한이 느긋하게 말했다.“내가 진짜 열흘 넘게 뒤에 돌아왔으면, 네가 날 잊어버렸을 것 같아서...”서현주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저는 기억력이 꽤 좋거든요.”안요한은 조수석에 느슨하게 기대더니, 아까보다 표정이 한결 풀렸다.“그래도 다행이네. 너한테서 남자 향수 냄새가 안 나.”서현주는 별생각 없이 받아쳤다.“요한 씨가 오늘 향수 뿌리는 걸 잊었나 봐요.”서현주가 말하자마자 안요한은 서현주가 완전히 오해했다는 걸 알았다. 안요한이 말한 건 안요한에게서 향이 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서현주의 주변에 다른 남자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는 뜻이었다.안요한은 굳이 바로잡지 않았다.“그래.”출장 나가 있던 며칠 동안, 안요한은 마음이 편한 날이 거의 없었다.연지훈은 아직도 경연시에 출장 중이었다. 결혼도 했고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 안요한은 연지훈이 서현주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묘하게 다른 기색을 읽었다. 안요한은 그게 더 신경 쓰였다.서현주와 연지훈은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고, 서현주가 예전에 연지훈을 좋아했다고 직접 말한 적도 있었다. 그러니 두 사람이 다시 불이 붙는 일이 정말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었다.안요한은 서현주를 믿었다. 서현주가 남의 가정을 깨뜨릴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지훈은 믿지 못했다.권력도 있고 돈도 있고, 서현주와 과거도 있는 남자였다. 남자의 못된 본성은 안요한이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그런 상대는 위험했다.출장지에서 안요한은 자꾸만 혼자 의심을 키웠다. 서현주가 연지훈을 다시 만난 건 아닌지, 만났다면 연지훈이 서현주가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하지는 않을지 계속 상상하게 됐다.이상한 생각이 한 번 굴러가기 시작하면 끝이 없었다.게다가 서현주는 사업도 잘되고, 외모도 빼어나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온화하고 매끈했다. 그런 여자 주변에는 어김없이 호감을 품은 남자들이 달라붙기 마련이었다.안요한이 아는 사람만 해도 열댓 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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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서현주는 안요한이 말했던 대로 샤워를 끝내고 안요한의 집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 보니 하얀 도자기 식탁 위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야식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안요한은 새콤하고 얼큰한 맛의 완탕을 두 그릇 끓였다. 면도 조금 넣었고, 국물 위에는 파와 고수까지 듬뿍 올려서 보기에도 그럴듯했다.서현주는 매운 걸 좋아하지만 사실 잘 못 먹는 편이었다. 쉽게 말해 매운 건 좋아하면서도 맵찔이인 타입이었다. 밖에서 밥을 먹을 때도 서현주는 늘 약간 매운맛만 골랐고, 아무리 세게 잡아도 중간 매운맛이 한계였다. 예나 지금이나 그건 변한 적이 없었다.반대로 안요한은 맵기를 아예 못 견디는 쪽이었다. 조금만 매워도 바로 사레가 들려 기침을 해댔다.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였는지 서현주가 문득 깨달았을 때는 안요한도 매운 걸 먹기 시작한 뒤였다. 서현주가 놀라서 말린 적도 있었다.“요한 씨, 원래 매운 거 안 먹잖아요?”그때 안요한은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괜히 잘난 척 말했다.“새로운 것도 시도해 봐야지.”하지만 한 입 넣자마자 뻔한 결과가 펼쳐졌다. 안요한은 바로 눈가가 빨개지고 촉촉해져서, 옆에 있던 물을 집어 들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겨우 진정한 뒤에도 숨을 몰아쉬는 꼴을 보면 딱 봐도 무리한 선택이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서현주와 강혜인은 혀를 차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안요한은 오히려 그 반응에 승부욕이 붙었는지 젓가락을 들고 다시 면을 집어 입에 넣으려 했다. 서현주는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급히 말렸고, 덕분에 안요한이 식당에서 못 걸어 나오는 참사는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어느새 서현주는 안요한이 매운 걸 먹는다는 변화에도 익숙해져 있었다.서현주는 괜히 옛일이 떠올라 고개를 저으며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때 마침 안요한도 주방에서 나왔다.안요한은 뿌듯한 얼굴로 웃으며, 앞치마 끈을 풀어 의자 등받이에 툭 걸쳤다.“어때? 내 솜씨가 꽤 괜찮지?”서현주는 숟가락으로 국물을 몇 번 저어 보며, 얇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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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안요한은 두 손으로 조리대 가장자리를 짚고 고개를 숙였다. 눈을 감은 채,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서현주가 돌아가고 나자 안요한은 온몸에 피로가 밀려왔다. 며칠 내내 정말 무리했다. 버티고 버텨서 겨우 돌아왔고, 서현주의 회사 앞에서 한 시간이나 기다렸다. 야식까지 먹고 나니 거의 새벽 세 시 반이었다.시간을 계산해 보니, 안요한은 거의 스물여섯 시간째 눈을 붙이지 못한 상태였다.안요한은 주방 불을 끄고 슬리퍼를 끌며 방으로 들어갔다. 푹신한 침대에 몸이 닿자마자 졸음이 머릿속을 꽉 감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졌다.안요한은 몹시 피곤했지만, 꿈은 전혀 달콤하지 않았다.꿈속에서 안요한이 유에뜰에 도착하자마자, 엄진경이 잔뜩 들뜬 얼굴로 빨간 종이 상자를 한가득 쌓아 놓고 그 안에 사탕이며 초콜릿이며 이것저것을 마구 담고 있었다. 안요한이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 다가가자, 엄진경은 이유도 없이 안요한을 밀어내듯 경계했고, 따라오지 말라고 날카롭게 꾸짖기까지 했다.안요한은 영문도 모른 채 엄진경을 따라갔다. 정신을 차려 보니 차에 올라타 있었고, 엄진경은 뒷좌석에 앉아 툭 던지듯 거만한 말투로 안요한에게 화예테크로 가라고 명령했다. 안요한은 엄진경의 말을 거스를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차를 몰았다.분명 화예테크로 가는 길을 달리고 있었는데, 도착해 보니 안요한이 세운 곳은 웬 술집 겸 연회장 앞이었다. 건물 입구는 빨간 등불과 장식으로 번쩍였고, 붉은 현수막이 길게 걸려 있었다. 글씨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오가며 모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그때 안요한은 어느새 빨간 치마로 갈아입은 엄진경이 차 문을 열고 내려, 손에 들고 있던 사탕 상자를 사람들에게 건네는 모습을 봤다.안요한도 홀린 듯 차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갔다. 그제야 현수막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신부 서현주, 신랑 연지훈의 결혼을 축하합니다.]그 순간, 안요한의 머리가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속에서 분노가 폭발하듯 치밀어 올랐다. 안요한이 고개를 홱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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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안요한은 검색 버튼을 누르려다 말고, 방금 입력한 문장을 한참 바라봤다.안요한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 표현으로는 뭔가 정확하지 않은 것 같아 전부 지우고 다시 쳤다.[좋아하는 여자가, 예전에 좋아했던 남자와 결혼하는 꿈을 꾸면 무슨 징조일까요?]안요한이 검색을 누르자 화면에 결과 페이지가 금세 떴다.안요한은 대충 몇 개를 훑어봤다가 곧바로 얼굴을 찡그렸다. 말은 많은데 정작 내용은 엉망이었다. 논리도 없고, 서로 앞뒤도 맞지 않았다.안요한은 몇 페이지 더 넘겨보다가 더는 못 보겠다는 듯 휴대폰을 침대 한쪽 구석으로 툭 던졌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나도 참 한심하네. 고작 꿈 하나에 겁먹고, 허둥지둥 브라우저까지 켜서 답을 찾다니. 참으로 구제 불능이야.’이렇게 한 번 뒤척이고 나니 졸음도 완전히 달아났다. 안요한은 미련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안요한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면서 고개를 숙인 채 서현주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일어났어?]하지만 서현주는 답이 없었다.안요한이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제 고작 오전 6시 50분이었다.서현주는 보통 7시 반쯤 일어났으니 지금은 아직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안요한은 머리를 다 말린 뒤 침대 머리맡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게임을 몇 판 했다.세 번째 판이 거의 끝나갈 즈음, 서현주에게서 답장이 왔다.[이렇게 일찍 깼어요?]안요한은 게임에서 승리한 뒤, 바로 카카오톡을 열어 답장을 쳤다.[꿈에서 네가 날 화나게 했어.]서현주는 한참 뒤에 다시 답장을 보냈다. 아마 씻고 있었던 모양이었다.[제가 뭘 했는데요?]안요한은 표정은 차갑게 굳힌 채, 마음속으로 아직 꿈속의 서현주를 용서 안 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손가락은 다른 글자를 찍었다.[안 알려줄 거야.][?]대략 십여 분쯤 지나 서현주가 다시 문자를 보냈다.[와서 아침 먹어.]안요한은 문자를 보고 입꼬리를 만족스럽게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서현주의 집으로 갔다.들어가 보니 서현주와 엄진경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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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서현주는 연지훈에게 이제 아무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미련도 없고, 좋아하는 마음은 더더욱 아니었다.그러니 연지훈과 결혼한다는 일은 말도 안 됐다.안요한이 꾼 그 황당한 꿈은 서현주에게 그저 우스갯소리 같았다.서현주는 차분하게 말했다.“저랑 연지훈 씨는 진작에 끝났어요. 좋아하느니 마느니 할 것도 없고요.”안요한은 고집스럽게 서현주 뒤통수를 노려봤다.“그럼 날 보고 말해. 등 돌리지 말고.”서현주는 한숨을 삼켰다. 운전석을 힐끗 보니 운전기사는 여전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다 들었을 텐데도 모르는 척했다.서현주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안요한을 보며 툭 쏘아붙였다.“머리가 어디 부딪쳤어요? 왜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해요?”서현주가 화를 내는 순간, 안요한은 바로 기가 죽었다. 안요한은 슬쩍 몸을 붙이며 투덜거렸다.“너는 몰라. 꿈속에서 네가 나한테 얼마나 차갑게 대했는지.”꿈속의 마지막 장면은 더 황당했다. 안요한은 하객들 사이를 뚫고 서현주를 데려가려고 달려들었는데, 막상 가까이 가니 서현주가 연지훈 편에 서서 같이 안요한을 두들겨 패는 바람에 안요한은 그대로 화가 치밀어 잠에서 깨어나 버렸다.안요한은 서현주의 팔을 붙잡고 매달리듯 말했다.“난 너한테서 위로 받으러 왔는데, 그렇게까지 차갑게 굴지 마.”서현주는 묘한 눈빛으로 안요한을 훑었다.“그럼 다시 자요. 꿈속의 저한테 가서 따져요.”안요한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싫어.”서현주는 안요한의 손을 떼어내면서 말했다.“조용히 좀 해요.”그날 회사는 평소처럼 정신없이 돌아갔다.오후 여섯 시, 서현주는 제시간에 퇴근했고 안요한과 함께 강혜인의 외할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이틀이 지나면서 외할머니의 상태는 확실히 좋아졌다. 적어도 스스로 밥을 먹을 수는 있었다.외할머니는 큰 고비를 넘겼다는 두려움도 별로 없는 듯, 침대 머리맡에 편하게 기대앉아 물었다.“현주야, 혜인은 돌아왔니?”서현주는 이불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시간을 확인했다.“너무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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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김민준은 굳은 얼굴로 노트에 무언가 끄적이고 있었고 서현주가 원장님과 얘기하는 내내 고개도 들지 않았다.그때 서현주의 따가운 시선에 김민준이 마지못해 펜을 내려두고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그러나 김민준의 시선은 서현주에게 3초 이상 머물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원장님.”갑자기 대화가 중단되어도 원장님은 불편한 기색이 없었다.“민준 씨, 무슨 할 얘기라도 있어요?”김민준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이만 일어나 봐야 할 것 같습니다.”“네네. 그러세요.”김민준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건넸고 몸을 돌려서 서자마자 다시 차갑게 얼굴을 굳혔고 큰 보폭으로 서현주를 지나쳤다.서현주는 속으로 혀를 찼다.“현주 씨, 듣고 있죠?”원장님은 서현주의 얼굴 앞으로 손을 휘휘 저었고 서현주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씀하세요.”병실에서 나오자 안요한이 서현주의 어깨에 손을 두르며 말했다.“김민준이랑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제 말해봐.”서현주는 핸드폰을 들어 확인하더니 대충 대답을 얼버무렸다.“뭐가 있다고 그래요?”“여자한테 저렇게 굳은 얼굴을 보이는 건 나도 처음 본단 말이야.”서현주가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래서요?”“김민준이 속상하게 했다면 내가 가서 혼내줄게.”안요한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말했고 마치 당장이라도 그 말을 실행할 것처럼 굴었다.서현주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안요한을 바라봤다. 안요한은 여전히 안하무인, 하늘 아래 두려운 것 없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서현주는 마음이 더 착잡해졌다.안요한과 김민준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우정이 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반대로 본인이 김민준에게 실수를 한 게 아닌지 따질 줄만 알았다.서현주는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두 사람 그렇게 깊은 사이는 아니었나 봐요?”“왜 그렇게 생각하는데?”“그 사람이 이영 씨를 오랫동안 좋아하고 있는 건, 알고 있죠? 내가 이영 씨랑 사이가 안 좋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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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서현주는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가 안요한더러 오글거리는 소리 이제 그만하라고 하려고 했는데 안요한이 갑자기 서현주의 양 팔을 꼭 붙잡았다.“나는 어때? 내 안목 알지? 5년 전에 흙 속에 파묻힌 너 같은 진주를 알아보기도 했잖아.”안요한은 제 안목을 믿어 의심치 않아 했고 아주 당당한 모습으로 말했다.“나도 멋진 사람이야.”“...”‘그럼 그렇지.’안요한은 서현주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물었다.“자, 이제 어떻게 할 거야?”서현주는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천천히 단서를 찾아봐야죠.”“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서슴지 말고, 꼭 말해줘. 수수께끼처럼 시험에 들게 하지 말고.”서현주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안요한이 했던 것처럼 어깨를 톡 건드렸다.“알겠어요. 나도 진성민 대표님 사건을 계기로 요한 씨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꼭 얘기할게요.”안요한은 진지한 얼굴로 동맹을 표했다.“좋았어. 우린 이제 같은 배에 탄 거니까 나한테 마음껏 기대.”서현주는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졌다.“참. 말만 잘해요.”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병원 입구까지 도착했다. 서현주의 기사는 차량을 입구에 대고 대기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차에 오르자 기사는 바로 옆자리에서 문서를 하나 건넸다.“대표님, 이건 장 비서님이 방금 보내온 공우성 씨에 대한 문서입니다. 이 문서만 건네주고 회사에 급한 일이 있다고 바로 떠났습니다. 혹시 더 필요한 게 있으시면 지금이라도 호출할까요?”서현주는 문서를 건네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알겠습니다.”장 비서는 방금 카카오톡으로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이 문서는 며칠 전 서현주가 장 비서에게 공우성 가족에 대한 정보를 찾아 달라고 부탁한 내용일 것이다.김민준이 도움이 안 된다면 본인이 하면 그만이었다.“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유에뜰로 가주세요.”서현주는 고개도 들지 않고 주소를 말했다. 그리고 바로 문서를 꺼내 손에 들었다.공우성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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