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611 - Chapter 620

645 Chapters

제611화

그 눈빛에 자극받은 유이영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머릿속으로는 연지훈에게 절대 황축복과의 관계를 들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발걸음을 옮겨 연지훈 품에서 연유준을 받았다.“유준아, 엄마가 미안해. 요즘 너무 바빠서 유준이 곁에 있을 수가 없었어. 유준이가 아픈 걸 알았으면 바로 달려왔을 거야.”연유준은 억울한 표정으로 유이영의 품을 파고들었다.“엄마, 속상해요. 어디 갔었어요? 며칠째 저랑 같이 자지도 않았잖아요.”유이영은 연유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엄마가 미안해.”서현주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이들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다들 아는 사이였네요. 이야기들 나누세요.”특히 연지훈과 황태민의 눈싸움은 그야말로 볼만한 구경거리였다.연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같이 왔어?”유이영은 연지훈이 자신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단 걸 알면서도 황태민과 황축복에게 함부로 말할 틈을 줘서는 안 된다는 걸 직감했다.그녀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일 끝났는데 마침 황 대표님께서 따님을 데리고 병원 가는 걸 봤거든요. 도와줄 수 있겠다 싶어서 따라왔는데 여기서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황태민은 ‘황 대표님’이라는 존칭에 입가에 비꼬는 듯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굳이 지적하지 않고 유이영이 혼자 계속 말하게 내버려 뒀다.연지훈은 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 표정이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황 대표님한테 딸이 있다는 얘기를 전혀 못 들었는데 벌써 이렇게 컸네요.”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 유이영은 이미 변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황태민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유이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몇 년 전에 외국 보육원에서 입양한 아이예요.”유이영은 목소리를 낮추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지훈 씨, 아이도 있는데 이런 얘기는 하지 말죠.”아무 말도 하지 않는 연지훈의 표정을 봤을 때 이 말을 믿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황태민의 표정은 바로 어두워졌다.유이영은 뒤돌아 그를 간절히 바라보았다.그녀는 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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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황축복은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연유준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유이영의 관심을 끌려 했다.“엄마, 저도 열나요.”유이영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알아. 유준이도 무척 걱정하고 있어.”황태민의 표정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자 유이영은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황 대표님, 얼른 축복이를 데리고 의사 선생님한테 가보세요.”황축복이 또 입을 벌리려고 하자 유이영이 급히 말했다.“얼른 가세요. 저는 유준이랑 함께 있어야겠어요.”연유준은 콧방귀를 뀌더니 황축복에게 보란 듯이 유이영의 목을 끌어안으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황축복은 엄마가 그런 그를 안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고,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를 달래주던 엄마가 왜 갑자기 다른 아이를 달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돼서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황축복은 황태민에게 사랑만 받고 자라서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항상 다른 사람이 먼저 달래줘야 했기 때문에 절대 다른 아이들과 사랑을 쟁취하지 않았다.황축복은 입을 삐죽 내밀면서 유이영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렸다.황태민은 피식 웃으면서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황축복을 끌어안았다.“알았어요. 그러면 먼저 실례할게요.”이들이 떠나자 유이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연유준을 안고 연지훈에게 다가갔다.“지훈 씨, 저희도 가요.”유이영은 연지훈이 뭐라도 눈치챘을까 봐, 또 연지훈이 계속 질문할까 봐 마음이 불안했다.연지훈은 역시나 질문했다.“황 대표님이랑은 우연히 만난 거야?”유이영은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네. 피아노 연습을 끝내고 내려오는데 우연히 마주친 거예요. 축복이가 아프다길래 걱정되어서 따라온 거예요.”그녀는 또 미안한 표정으로 연유준의 등을 토닥였다.“유준이도 아픈 걸 알았으면 바로 달려왔을 거예요.”계속 물어볼 줄 알았는데 연지훈은 의외로 고개만 끄덕이고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서현주는 구경거리가 사라져서 무척이나 아쉬웠다.‘아내가 오랫동안 만났던 전 남자친구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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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서현주는 병실에서 조용히 기다리는 동안 간단하게 화상회의를 열었다.리오가 게임시티 저작권을 하유 그룹에 넘기기로 해서 바로 진행하라고 했다.어제저녁에 이미 계약한 상태라 서버 주제가 정해졌으니 블랙 화이트 버니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해체된 프로젝트 팀원들이 다시 모여 새 출발 하기로 했다. 블랙 화이트 버니는 두 달 뒤에 있을 게임시티 3주년 날짜에 공식 오픈할 예정이었다.회의를 마치고 문자를 몇 개 보내놓고 고개를 들었더니 병실 앞에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내밀고있는 황축복이 보였다.황축복은 어제저녁에 입었던 핑크 잠옷을 아직 그대로 입고 있었고, 이마에는 하얀 토끼 그림이 있는 해열 패치를 붙이고 있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준 슬리퍼를 신고 문틀을 잡은 채 고개를 내밀고 조심스럽게 서현주를 바라보고 있었다.움직임은 조심스러웠지만 서현주와 눈이 마주쳤을 때 피하지도 않고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서현주는 피식 웃으면서 앞으로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프면 쉬고 있어야지. 왜 굳이 나를 찾아왔어?”황축복은 갑자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언니가 저 보러 안 오니까 제가 어쩔 수 없이 찾아온 거잖아요.”“미안해. 내가 먼저 찾아가지 못해서.”서현주는 바로 사과했다.“그런데 내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황축복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간호사 언니한테 물어봤더니 알려주더라고요.”서현주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아빠는? 아무도 함께 오지 않았어?”황축복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아빠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요.”“다른 사람은 없어?”서현주가 물어보자 황축복은 바로 대답했다.“있어요.”다음 순간, 황축복은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말했다.“그런데... 똑같이 바쁜 것 같아요...”서현주는 그게 누군지 굳이 묻지 않았다. 아이들도 자기만의 비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서현주는 황축복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마침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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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연하나만 생각하면 서현주는 마음 한구석이 저릿해졌다.황축복을 보니 그 쓰라리고 애잔했던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기분이었다.이제는 대처할 방법을 알아서 황축복의 눈을 가렸다.“축복아, 언니랑 게임 하나 할까?”황축복은 잠시 조용하다가 말했다.“무슨 게임인데요?”서현주가 부드럽게 말했다.“주변에 많은 물건이 있잖아. 눈을 감고 있다가 언니가 설명한 물건을 찾아보는 거야. 세 번이나 찾아내면 언니가 작은 선물을 줄게. 어때?”아이는 흥미로운 것에 관심을 뺏기기 쉬었고, 황축복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서현주의 말을 듣고 바로 의욕 넘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서현주가 두 개의 물건을 설명하고 황축복이 찾는 동안 연지훈 가족은 점점 시야에서 벗어났다.대신 등 돌린 채 흰 가운을 입고 서 있는 키 큰 남자 의사가 시선에 들어왔는데 그는 마치 패션쇼에 참석한 모델 같은 느낌이었다.서현주는 부드럽게 황축복의 귓가에 속삭였다.“흰색. 의사 선생님. 가운.”“됐어. 이제 눈떠봐.”황축복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그러다 남자 의사 선생님을 보더니 바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의사 선생님이 입고 있는 가운 맞죠?”서현주가 웃으면서 말했다.“맞아. 똑똑한데?”황축복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턱을 쳐들었고, 서현주는 고개를 숙인 채 황축복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지금 저를 보고 하는 소리예요?”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서현주는 멈칫하고 말았다.눈앞에 서 있는 잘생기고 말투까지 두려운 남자는 다름 아닌 김민준이었다.‘등 돌리고 있었던 사람이 바로 김민준이었다니.’“네. 맞아요.”김민준은 가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안경을 쓴 채 분명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현주 씨, 오랜만이네요.”“누구세요?”황축복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김민준은 그제야 서현주 옆에 서 있는 황축복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몇 년 사이에 아이까지 낳은 거예요?”황축복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아니요. 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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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서현주는 뒤돌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러면 민준 씨는...”김민준은 가운 주머니에서 병원 기록을 꺼내면서 말했다.“이 환자분 주치의의 제자예요. 방금 병원 기록을 확인해봤는데...”그는 턱으로 병실을 가리키면서 말했다.“가보세요. 환자분 상태를 봐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요?”서현주는 그제야 반응하고 황축복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말했다.“축복아, 언니 잠깐 할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혼자 돌아갈 수 있겠어?”황축복은 미간을 찌푸린 채 김민준과 서현주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내키지는 않았지만 결국 동의했다.“알았어요. 혼자 갈 수 있어요.”서현주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외할머니는 여전히 깨어나지 못했고, 서현주는 옆에서 김민준이 몸을 숙여 외할머니의 상태를 살피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몇 분 뒤. 김민준은 허리를 펴면서 말했다.“별문제 없어요. 아마 오늘쯤 깨어날 거예요. 제가 계속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무슨 문제 생기면 바로 호출 벨을 누르고요.”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간병인에게 물었다.“기억하셨어요?”간병인은 바로 대답했다.“네. 그럼요.”김민준은 뒤돌아 병실 밖으로 나갔고, 서현주도 회사에 가봐야 해서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서현주는 갑자기 앞에 있는 김민준을 불러세우면서 말했다.“잠깐만요.”김민준은 느긋하게 뒤돌아보면서 물었다.“또 무슨 일인데요?”서현주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의사니까 뭐 좀 물어봐도 돼요?”유이영 때문에 서현주에게 별다른 인내심이 없는 김민준은 평소였다면 서현주가 무슨 말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는 의사였고, 서현주는 환자 가족이었다.의사로서 환자 가족이 질문하는 물음에 대답할 책임이 있었다.“말해보세요.”서현주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만약 오진으로 골암 말기를 판정받고 여러 번 항암치료를 받았다면 어떤 안 좋은 영향이 있을까요?”김민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환자분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 거죠?”서현주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묻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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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김민준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서 물었다.“저야말로 묻고 싶네요. 도대체 왜 제 의술을 의심하는 건지.”‘감히 내 실력을 의심해?’서현주는 그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대답 대신 질문했다.“그러니까 직업윤리에 자신 있다는 거예요?”김민준은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현주 씨, 지금 저랑 농담하는 거예요? 의심할 거면 증거부터 내놓든가요.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고.”김민준은 때때로 방탕하고 말썽을 부려도 환자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절대적이고 엄격히 지켜야 하는 직업윤리를 가지고 있었다.그의 스승도 의술 방면에서 실력이 뛰어나다고 했고, 환자에 대해 책임감이 강하다고 칭찬해왔었다.그런데 자부했던 것을 이유 없이 의심받으니 솔직히 너무 불쾌했다.너무나도 불쾌한 나머지 그는 뒤돌아 이곳을 떠났다.서현주는 그의 분노에 찬 모습을 보면서 유이영이 한 짓을 그가 모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그녀는 간병인에게 외할머니를 잘 부탁하고는 회사로 향했다.모든 일정을 끝낸 서현주는 다시 한번 우지윤의 카페를 찾았다.변호사가 말했다.“의사들 모두 입 모아 오진이었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영 씨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요. 경찰들도 이영 씨를 불러서 조사했는데 이영 씨가 연루됐다는 증거를 전혀 찾지 못하고 그대로 돌려보냈어요.”서현주가 물었다.“그 의사들 저희를 만나지 않겠다고 하나요?”변호사는 고개를 흔들었다.“네. 지금 세 명 모두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있어요. 면회를 몇 번이나 요청했는데도 절대 만나주지 않더라고요. 의료사고 정도는 아직 확인하고 있는데 사고 심각성에 따라 형사책임을 물을 것 같아요. 법에 따라 의사가 실수로 환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을 때 3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어요.”변호사는 흘러내린 안경테를 올리면서 말했다.“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형사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우지윤 씨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클 것 같아요. 과거 사례를 보면 아마 징역 6개월이나 그보다 더 낮은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 같네요.”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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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서현주가 담담하게 말했다.“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거예요.”우지윤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몇 년 전에 이영 씨를 만났을 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이렇게 막 나가는 사람인 줄도 몰랐고요.”서현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우지윤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현주 씨는 항상 차분한 것 같아요.”서현주는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하늘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우지윤은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그것도 맞는 말이네요.”서현주는 일어나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서 말했다.“일단 일에만 집중해요. 특별한 일 있으면 바로 연락드릴 테니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요.”우지윤은 갑자기 일어서더니 말했다.“저를 왜 도와주는 거예요?”서현주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지윤 씨를 도와주는 것 같아요?”“아니에요?”서현주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저희에게는 그냥 동공의 적이 있을 뿐이에요.”아직 출장 중인 강혜인은 어제저녁에 외할머니가 쓰러져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일 때문에 바로 달려오지 못했다. 그래서 서현주가 대신 돌봐야 했다.서현주는 커피숍에서 나오자마자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병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안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김민준이 한 무리의 의사와 간호사들을 데리고 왔길래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서현주는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무슨 일인데요?”사람들 틈에 껴서 허리 굽혀 외할머니의 상태를 살펴보던 김민준은 고개를 돌렸다. 원래 다정하던 눈빛은 갑자기 차가워졌고, 말투까지 싸늘해졌다.“별일 아니에요. 그냥 인턴들을 데리고 와본 거예요.”김민준은 허리를 곧게 펴고 계속해서 인턴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아마 무언가 가르치는 중인지 논리도 정연하고 아주 진지했다.김민준에 대한 서현주의 인상은 아직 5년 전에 유이영을 위해 나서던 차가운 모습에 머물러 있었다.이번에 김민준이 일하는 모습을 처음 본 건데 5년 전과는 확실히 달랐다.이제야 좀 진지해 보이는 느낌이었다.김민준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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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이건 너무 억지 아니에요?”김민준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가와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한껏 비웃는 표정으로 말했다.“현주 씨, 저희는 그냥 환자 가족과 의사 사이일 뿐이에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요. 다른 환자를 만나달라고 할 정도로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니까 자기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아 주세요.”별다른 표정 없는 서현주는 김민준의 얼굴에서 분노를 읽고 피식 웃고 말았다.김민준이 몸을 곧게 펴면 서현주와 키가 십몇 센티 정도 차이 났기 때문에 지금 그는 내려다보고 있었다.“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요. 조금도 발전한 거 없이 여전히 밉상이네요.”서현주는 언제나 차분한 표정으로 김민준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할 말 다 했어요?”김민준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반박이라도 하게요?”“루미나 대학 박사 출신이라면서요?”“그런데요? 이제는 제 실력을 의심한 것도 모자라 제 학력까지 의심하는 거예요?”김민준이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졸업장이랑 학력 증명서를 보여드리기라도 할까요?”서현주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공우성 씨랑은 어떤 관계인 거죠?”김민준은 서현주의 질문에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았지만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어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동창인데 왜 묻는 거죠?”이 순간, 인내심이 폭발한 김민준은 속으로 짜증 나서 혀를 찼다.유이영만 아니었다면 서현주의 얼굴조차 보기 싫었다.서현주가 또 물었다.“보아하니 그 전공은 다 실력이 별로인가 봐요.”김민준은 처음에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뭐라고요?”서현주가 다시 한번 말했다.“의대 출신이라고 해도 실력이 별로라고요.”김민준은 화나 나서 웃음이 나왔다.“현주 씨, 지금 저한테 도발하는 거예요?”서현주의 차분한 눈빛은 김민준에게 비아냥처럼 느껴졌다.김민준은 깊게 한숨을 내쉬면서 이를 꽉 깨물었다.“현주 씨, 여기가 병원이라는 게 다행인 줄 알아요. 만약 밖이었다면 그렇게 멀쩡하게 서 있을 수도 없었을 거예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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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서현주가 담담하게 말했다.“오진한 거 맞아요. 지금은 경찰서에서 의료사고에 관련해서 조사받고 있고요.”김민준의 표정은 굳어지고 말았다.서현주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환자가 바로 제 친구 할머니거든요. 여기서 차로 30분도 안 되는 병원에 계시는데 믿지 못하겠으면 한번 가보시든가요.”김민준은 그녀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거짓말이 아니기를 바랄게요.’서현주는 턱을 살짝 쳐들면서 말했다.“그럴 리가요.”김민준이 간단하게 말했다.“길 안내해보세요.”서현주가 발걸음을 옮기려던 때,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엄마 어디 갔어요? 왜 저 보러 안 오는 거예요?”고개를 돌려보니 다름아닌 황축복과 황태민이었다. 황축복은 병원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인형을 만지작거렸고, 황태민은 그녀의 옆에 앉아 다정한 목소리로 달래고 있었다.‘아직도 병원에 있다니. 아직 열 내리지 않은 건가?’서현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계속 쳐다보길래 김민준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쳐다보았다.그러다 김민준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황태민?”서현주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성큼성큼 황태민 앞으로 다가갔다.갑자기 드리워진 그림자에 황태민은 본능적으로 황축복을 품에 안고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들었다.황축복도 깜짝 놀라긴 했지만 용기 내서 물었다.“누구세요?”김민준은 황축복과 황태민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황태민, 어떻게 돌아올 수가 있어.”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황축복은 예민한 아이라 그의 공격적인 태세에 바로 입을 삐죽 내밀면서 말했다.“왜 이렇게 예의가 없는 거예요.”김민준은 황축복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황태민, 이 애는 또 누구야.”김민준은 의사라서 황축복이 대략 여섯 살에서 일곱 살 사이란 걸 바로 알 수 있었다.나이를 짐작하자 김민준의 표정은 더욱더 어두워졌다.이 아이를 임신한 시간을 따져보면 대충 황태민과 유이영이 사귀던 때였기 때문이다.그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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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서현주는 황축복의 손을 잡고 한적한 곳으로 갔다. 황태민, 김민준과 좀 멀리 떨어져 있어 그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이 각도에서는 김민준의 뒷모습과 황태민의 정면만 볼 수 있었기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정도만 알 수 있었다.황축복도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서현주가 몇 마디 달래서야 아쉬운 듯 시선을 돌렸다.황축복과 놀만 한 간단한 게임을 생각하고 있을 때, 황태민과 김민준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김민준은 갑자기 분노하면서 황태민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리더니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황태민은 주먹에 맞아 의자에 주저앉고 말았다.깜짝 놀란 서현주는 황축복의 얼굴을 감싼 채 돌아보지 못하게 했다.황축복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왜 그래요?”서현주는 그녀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언니가 잠깐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간호사 언니랑 놀고 있으면 안될까?”황축복은 미간을 찌푸렸다.“어른들은 왜 다들 바쁜 거예요?”서현주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사실 그녀는 구석에서 몰래 황태민과 김민준의 대화를 엿듣고 싶었다.황태민과 김민준은 이미 서로 주먹질에 욕까지 하면서 싸우고 있었다. 아마 여기가 병원이라서 그런지 너무 크게 싸우지는 않았다.그들이 싸움을 멈추기 전에 다가가서 구경하고 싶은 서현주는 황축복을 들어 안으면서 말했다.“축복이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잖아. 일 끝나면 바로 데리러 올게. 알았지?”황축복은 그녀의 옷깃을 붙잡으며 말했다.“알았어요. 그런데 빨리 와야 해요.”서현주는 황축복을 간호사에게 맡기고는 얼른 황태민과 김민준의 근처로 달려가 벽에 붙어서 엿듣기 시작했다.소란스러운 소리에 간호사와 의사들이 달려와서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 했지만 한 방이 절실한 두 사람은 서로를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서현주가 귀 기울이고 있을 때, 김민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황태민, 6년 전 그 일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무슨 염치로 돌아온 거야.”황태민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이영이를 내 사람으로 만들지 못해서 화났어?”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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