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841 - Chapter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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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서현주는 행사장을 나설 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뭔가 잊은 거 같은데... 아, 맞다.’오늘 밤 안요한이 찾아오겠다고 했던 게 떠올랐다. 그녀는 하마터면 그걸 까맣게 잊을 뻔했다.서현주는 휴대폰을 꺼냈고 화면을 켜자마자 안요한이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급한 일이 생겨서 좀 늦게 들어갈 것 같아.][알겠어요.]저녁 열 시가 넘었지만 서현주는 거실 소파에 앉아 안요한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동안 기다려도 아무 소식이 없자 결국 그녀는 안요한에게 전화를 걸었다.연결음이 끊기기 직전에 전화가 연결됐다. 서현주가 물었다.“많이 바빠요?”안요한은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질렀다.“응. 방금 회의 끝났고 이따가 또 일이 있어.”서현주는 멍하니 TV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그럼 오늘 안 와요?”안요한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오늘은 약속 못 지킬 것 같아.”서현주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그럼 일 먼저 봐요. 방해 안 할게요.”“잠깐만.”안요한이 말했다.“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현주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뭔데요?”잠시 침묵이 흘렀고 안요한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누가 너한테 고백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서현주는 그런 이야기가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 해서 잠깐 말문이 막혔다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음... 네, 맞아요.”강혜인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안요한의 마음속에 그 생각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그는 그걸 신경 쓰다 못해 질투까지 했고 오늘은 꼭 확인하고 싶었다.물론 안요한은 강혜인의 성격상 그 일에 대해 과장해서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마 그녀가 말했던 게 백 퍼센트 사실은 아닐 거라고 짐작했다.게다가 그가 아는 서현주는 자발적으로 맞선 자리에 나갈 리도 없었다. 안요한은 분명 엄진경이 서현주의 등을 떠밀었을 거라 생각했다.안요한이 다시 물었다.“그 사람이 네 맞선 상대야?”서현주는 눈알을 굴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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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신가영은 사실 이른 아침부터 깨어 있었고 진수인에게서 전화가 걸려 오는 것도 봤지만 받지 않았다. 이미 연차를 썼기 때문이다.안요한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신가영은 택배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가 주문한 물건이 자잘하게 많았고 코스프레를 위해 옷 형태도 잘 유지해야 해서 그녀는 정신없이 움직였다.안요한에게서 전화가 온 걸 보자 신가영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급히 손을 멈추고 전화받았다. 신가영은 설레서 심장이 빨리 뛰었다.“요한아, 무슨 일로 전화했어?”안요한이 말했다.“왜 출근 안 했어?”신가영은 대수롭지 않게 택배로 온 가발을 손질하며 대답했다.“나 연차 썼잖아.”“누구한테 연차를 쓰겠다고 말했어? 나랑 진 비서는 모르는데?”가라앉은 안요한의 목소리에 신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렇게 화내? 나 네 할아버지한테 말씀드렸는데, 그럼 안 돼?”안요한은 키보드를 밀며 말했다.“너는 진 비서의 조수야. 연차 쓰는 거 포함해서 모든 일은 진 비서에게 보고해야 해. 그게 기본 절차야. 너 그것도 몰라?”신가영이 말했다.“아, 알겠어. 너무 뭐라 하지 마. 다음에 연차 쓸 때는 진수인 씨한테 말하면 되잖아.”안요한이 다시 물었다.“너 왜 연차를 쓴 거야?”신가영이 대답했다.“전에 말했잖아. 카니발 축제에 참가하고 싶다고. 내일 축제 시작하니까 오늘 준비해야 해.”안요한이 말했다.“너 회사 다니고 있는 거 잊은 거야? 연차를 쓰는 건 승인 절차가 필요해. 네가 말한 사유는 승인받기 어려워. 회사에 들어왔으면 책임감을 가지고 지금 네가 뭘 해야 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아야 하지 않겠어?”신가영은 움직이던 손을 멈췄다. 그녀는 기분이 상해서 말했다.“나한테는 이것도 중요한 일이야. 내가 왜 연차를 못 써? 다음 주부터는 제대로 출근해서 일할 거고 업무에도 지장 없게 할 거야. 그리고 나 이미 네 할아버지한테 연차를 쓰겠다고 말씀드렸고 할아버지도 허락하셨어.”신가영은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났다. 그녀가 어젯밤에 이미 안정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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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서현주는 품에 안고 있던 쿠션을 집어 들어 강혜인에게 던졌다.“그걸 나한테 물어? 너 장난 좀 그만 쳐. 계속 헛소리하면 진짜 가만 안 둔다?”강혜인은 피하지 않고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더 집요하게 물었다.“얼른 말해 봐. 요한 씨가 뭐라고 했어? 엄청 화냈지? 막 당장이라도 달려올 것처럼.”서현주는 못마땅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봤다.“너 도대체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그런 일 없었고 내가 다 설명했어.”“설명했다고?”강혜인이 중얼거리듯 되묻자 서현주가 말했다.“너 이제 요한 씨한테 그런 얘기 하지 마. 별것도 아닌 걸 말해 봤자 더 어색해져.”강혜인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냥 가십거리인데 뭐가 어색해? 거기다 설명까지 하고.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만 설명이 필요하잖아. 너희는 그냥 보통 친구 사이라며. 그러면 설명할 필요 없지.”그녀는 ‘보통 친구’라는 네 글자를 유난히 또박또박 강조했다.서현주는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녀는 최대한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쓸데없이 나서지만 않으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어.”서현주의 오랜 친구인 강혜인은 그녀가 불편해하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강혜인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그럼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해 봐. 왜 굳이 요한 씨한테 설명했어? 요한 씨는 또 왜 그런 걸 물었고? 너희 둘, 지금 무슨 관계야?”서현주는 대답하지 않았다.강혜인은 아예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현주야, 나를 봐.”서현주가 고개를 홱 돌려버리자 강혜인이 혀를 차며 말했다.“봐봐, 이게 무슨 반응이야. 너 왜 이렇게 찔려 하는데? 요한 씨랑 아무 사이도 아니면 왜 똑바로 말을 못 해.”“헛소리 하지 마.”서현주는 얼버무리듯 말하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행사 입장권을 집어 들었다.강혜인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헛소리 한 건지 아닌지는 나중에 보면 알겠지.”그때 방 문이 밖에서 열렸다. 이곳은 VIP 룸이라 서현주가 잘 아는 회사 내부 관리진만 들어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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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안요한이 지금은 신가영을 좋아하지 않지만 앞으로도 안 좋아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서현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됐어, 그 얘기는 그만하자. 곧 축제 시작하니까 밖에 나가자.”카니발 축제는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행사장 안은 북적였고 곳곳에 코스튬 플레이어들로 가득했다. 서현주가 어디로 가든 사람에 치일 정도였다. 강혜인은 이미 코스튬 플레이어들 속에 완전히 파묻혀 마치 일반 관람객인 척하며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잠깐 사이에 그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알 수 없게 됐다.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걷던 중 서현주는 소음 속에서 자신의 휴대폰이 울리는 걸 겨우 알아챘다.그녀는 비교적 조용한 구석으로 이동한 후 휴대폰을 꺼냈다. 발신자는 안요한이었다.전화를 받자마자 서현주가 말했다.“바쁘신 분이 저한테 전화할 시간도 있네요?”안요한이 웃으며 대답했다.“마침 카니발 축제 근처거든. 잠깐 들를 시간이 생겼어. 나 지금 입구에 있어.”서현주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어느 쪽 입구요?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아니야. 그냥 뒤를 돌아보면 돼.”그 말에 서현주의 심장이 살짝 두근거렸다. 그녀는 바로 몸을 돌렸다.사람들 사이에 안요한이 서 있었고 훤칠한 키 때문에 군중 속에서도 단번에 눈에 띄는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고 그는 휴대폰을 든 채 서현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서현주는 전화를 끊고 그가 다가오는 걸 바라봤다. 그녀의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안 대표님, 이렇게 직접 와주셨는데 제대로 맞이도 못 했네요.”안요한이 받아쳤다.“서 대표님 같은 바쁘신 분을 제가 감히 번거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요한 씨, 언제까지 있을 거예요? 제가 좀 구경시켜 드릴까요?”안요한은 손을 들어 서현주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숙여 맑은 눈동자로 그녀를 내려다봤다.“아직 반 시간 정도 여유 있어. 급하지 않아.”서현주가 턱을 살짝 들었다.“그럼 가죠.”“대표님, 저는 여기서 기다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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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안요한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제 여자 친구 아닙니다.”그 말에 진수인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렸다.두 사람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행인은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아, 제가 착각했네요. 죄송합니다.”진수인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행인은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옆에서 안요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가죠.”그런데 진수인이 고개를 끄덕이려던 순간, 멀리서 높고 또렷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요한아!”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자 초록색 옷차림의 가느다란 실루엣이 인파를 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 여자는 손에 나뭇가지로 만든 지팡이를 들고 있었고 연갈색 머리가 공중에서 흔들렸다. 복장으로 보아 카니발 축제의 코스튬 플레이어인 듯했다.다른 건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달려온 그 사람은 여러 명의 행인과 부딪혔다.진수인은 무의식중에 안요한의 표정을 확인했다. 안요한 역시 미간을 살짝 찌푸렸을 뿐, 이 사람이 누구인지 바로 알아보는 눈치는 아니었다.사람들의 불만 섞인 시선을 뒤로 한 채 그 사람은 코앞까지 달려왔다. 진수인은 그녀가 자신의 옆을 지나쳐 곧장 안요한 앞으로 뛰어가는 걸 보았다.“요한아, 나를 데리러 온 거야?”목소리를 들으니 신가영이었다.진수인이 몸을 돌렸을 때 신가영은 이미 안요한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신가영이 두 팔로 그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있어 진수인에게는 뒤통수만 보였다.진수인은 입술을 깨물고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씁쓸함을 억눌렀다.안요한은 얼굴을 찌푸리며 손을 들어 신가영의 어깨를 눌렀고 힘을 줘 그녀를 밀어냈다.“신가영, 뭐 하는 거야.”신가영은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나한테 그렇게 까칠하게 굴지 마.”안요한은 다시 한번 그녀를 밀어내며 꾸짖듯 말했다.“똑바로 서.”신가영은 움찔하더니 결국 마지못해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안요한과 일 미터쯤 떨어진 곳으로 물러났다.“너, 나를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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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안요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뭘 봤다는 거야?”신가영은 진수인을 노려보다가 곧 안요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둘이 껴안고 있는 거 봤어. 너랑 저 여자 말이야.”진수인은 멈칫했다가 이내 뺨이 빨개지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고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가영 씨가 오해하셨어요. 제가 실수로 넘어질 뻔해서 대표님께서 잠깐 부축해 주신 것뿐이에요.”“내가 다 봤거든요.”신가영은 코웃음을 쳤다.“요한아, 이 여자 분명히 널 좋아해.”그 말에 진수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고 그녀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그대로 드러났다.“아니에요, 대표님. 저는 그런...”“아니긴 뭐가 아니에요.”신가영이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모를 것 같아요? 그쪽이 요한이를 좋아하는 게 딱 보여요. 난 눈썰미가 좋거든요.”이때 안요한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했고 진수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말을 더듬거렸다.“저... 정말로 그런 거 아니에요. 저는...”“맞잖아요!”신가영은 기세등등했다.서현주에게는 함부로 못 굴어도 고작 비서를 상대 못 할 게 뭐가 있겠는가.“요한아, 너도 빨리...”안요한의 미간이 꿈틀했고 그는 목소리를 깔고 단호하게 말했다.“그만해.”신가영은 움찔하며 불안한 눈빛으로 안요한을 올려다봤다.“너 왜 그래?”진수인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애써 침착함을 되찾았다.“대표님, 이제는 가셔야 합니다. 정말 시간이 없어요.”“요한아, 나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신가영은 다급했지만 그에 비해 진수인은 한결 차분했다.“대표님, 정말 그런 거 아닙니다. 가영 씨의 말을 믿지 마세요.”신가영은 진수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그게 무슨...”이때 안요한은 담담한 눈길로 신가영을 흘겨보았다.“신가영, 그만해.”“너, 내 말 안 믿는 거야?”신가영의 목소리가 떨렸다.안요한은 대답하지 않고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시간 거의 됐어. 간다.”그는 진수인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두 사람은 나란히 뒤돌아서 행사장을 걸어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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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서현주는 결국 강혜인의 집요함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그쪽을 봤다.길옆에 검은색 비즈니스 차 한 대가 멈춰 있었고 말끔한 정장 차림의 진강준이 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안경을 쓴 채 얼굴에 여유로운 미소가 걸려 있었고 한 손에는 파란 장미 꽃다발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서현주를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강혜인이 씩 웃으며 말했다.“또 왔네. 저 사람도 참 성실하다. 너 저쪽으로 안 갈 거야?”서현주는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핀잔을 줬다.“넌 좀 얌전히 있어.”“에이, 빨리 가 봐.”강혜인은 서현주의 등을 떠밀었다.“난 여기서 기다릴게. 어디 안 갈 테니까 너 혼자 다녀와.”서현주는 경계하듯 강혜인을 흘겨본 뒤 진강준 쪽으로 걸어갔다.그 모습을 보자 강혜인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를 켜고 서현주와 진강준이 함께 담기게 영상을 촬영했다.그녀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안요한을 자극해 봤지만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렇게 영상을 제대로 찍어 보내면 안요한에게도 분명 자극이 될 터였다.휴대폰 화면 속에서 서현주는 진강준의 앞으로 가 섰다. 서현주는 카메라를 등지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진강준의 표정만 봐도 두 사람이 꽤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건 충분히 느껴졌다.강혜인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눈빛을 번뜩였다.이윽고 진강준이 파란 장미 꽃다발을 서현주에게 건네려는 듯 보였다. 서현주는 한 차례 사양하는 듯했지만 진강준이 무언가를 더 말하자 결국 꽃을 받았다.그 장면을 보자 강혜인은 눈이 커졌고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받았어. 현주가 꽃을 받았어!’서현주는 파란 장미를 품에 안은 채 서 있었고 진강준은 그녀를 향해 한 번 웃더니 곧 차에 올라 떠났다.강혜인은 바로 촬영을 멈추고 휴대폰을 거둔 뒤 서현주가 돌아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녀는 다가가 의미심장한 눈길로 서현주의 품에 안긴 파란 장미를 보며 말했다.“어머, 꽃도 받았네? 진강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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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서현주가 달걀을 꺼내 막 조리를 시작하려던 순간,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을 보니 발신자는 진강준이었다.그의 이름을 보자 서현주는 자연스럽게 그의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여전히 협업 관계라 진강준의 전화를 받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결국 서현주는 전화를 받았다.진강준은 두 회사가 함께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며 서현주더러 직접 나와서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서현주는 손에 들고 있던 달걀을 내려다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소리가 들렸는지, 진강준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왜요? 주말에 갑자기 일하게 돼서 기분이 안 좋아요?”서현주는 피식 웃었다.“아니요. 그냥 배가 고파서요. 아직 저녁도 못 먹었거든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진강준이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죠. 저 아직 식당에 있는데 현주 씨는 먼저 회사로 가요. 제가 음식을 포장해서 가져갈게요. 현주 씨가 회사에 도착할 때쯤이면 저도 거의 도착할 겁니다.”서현주는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좋아요.”서현주가 회사에 도착한 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고 진강준도 오 분쯤 뒤에 도착했다. 그의 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가 들려 있었다.진강준은 테이블 위에 음식을 내려놓고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뚜껑을 열어 주며 말했다.“일단 먹어요. 다 먹고 나서 이야기하죠.”사무실 안에는 두 사람뿐이었다. 서현주는 문제 된 기획안을 다시 훑어보며 몇 가지 요점을 정리했고 해당 파트를 담당한 직원에게 연락해 직접 확인까지 했다.결국 핵심 문제는 양측의 요구 사항이 완전히 맞춰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진강준은 오늘 점검 과정에서 그걸 발견했고 이후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서현주를 불러 직접 조율하려 했던 것이다.서현주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노트북을 닫았다. 그리고 테이블 위를 보며 조금 놀란 듯 말했다.“고마워요. 그런데 이렇게 많이 사 오실 줄은 몰랐어요. 저 혼자 다 못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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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안요한은 이미 건물 아래에 있었고 곧 올라올 참이었다.서현주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고 그 변화를 눈치챈 진강준이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서현주는 휴대폰 화면을 끄고 고개를 들며 말했다.“아... 제 친구가 올라온다고 해서요.”진강준은 조금 놀란 듯했다.“지금요?”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진강준은 자연스럽게 짐작했다.“강 대표님인가요?”서현주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다른 사람이에요.”그녀는 휴대폰을 책상 위에 내려놓다가 실수로 팔꿈치로 옆에 놓여 있던 국물이 담긴 포장 용기를 쳤다.용기가 넘어지며 국물이 그대로 쏟아졌지만 서현주는 바로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옆에 있는 진강준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렸다.진강준은 한 손으로 국물이 묻은 그녀의 휴대폰을 집어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 앞에 있던 키보드를 밀어냈다.맑은 국물이 뚝뚝 떨어지며 바닥으로 흘러내렸고 서현주의 구두와 카펫, 그리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도와주던 진강준의 옷에도 조금 튀었다.서현주는 한 박자 늦게 용기를 바로 세우고 급히 휴지를 몇 장 뽑아 책상 위에 흘러내린 국물을 대충 닦아냈다.“죄송해요. 제가 정리할게요. 정말 죄송해요. 진강준 씨의 옷까지 더러워졌네요.”하지만 진강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괜찮아요. 일단 현주 씨의 휴대폰부터 닦아요.”서현주는 책상과 바닥에 휴지를 깔아두고 휴대폰을 받아 꼼꼼하게 닦았다.그 사이 진강준은 아직 국물이 묻은 두 손을 들고 있었고 서현주는 다시 휴지를 몇 장 건네주었다.진강준은 그걸 받아서 열심히 손을 닦았다.서현주는 그의 정장 재킷을 보다가 멈칫했다. 거기에 얼룩이 남아 있었고 그 위에 고수잎도 몇 조각 달라붙어 있었다. 진강준은 손을 닦느라 여유가 없어 보였고 결국 서현주는 깨끗한 휴지를 집어 들어 그 대신 닦아주었다.진강준은 고개를 숙여 서현주의 손을 내려다보다가 몸이 살짝 굳었다. 그는 두 손을 허공에 둔 채 말했다.“현주 씨, 감사합니다...”그는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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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안요한이 서 있는 자리에서 보면 진강준은 그에게 등을 돌린 채 서 있었고 서현주는 그를 마주 보고 있었지만 진강준의 몸에 거의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두 사람은 지나치게 가까이 붙어 있었고 안요한의 눈에는 거의 껴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였다.안요한은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회사에 사람이 없는 탓인지, 서현주와 진강준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문을 닫지 않았고 덕분에 사무실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장면이 안요한의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이건 아마 안요한이 자신의 시력이 이렇게 좋은 걸 가장 원망하게 된 순간이었을 것이다.그는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평소 살짝 치켜 올라가 있던 눈꼬리는 지금 살짝 처진 상태였다.안요한은 조명 빛과 그림자가 맞닿은 경계에 서 있었다. 그의 몸 절반은 그림자 속에 잠겨 있었고 깊고 어두운 그의 눈동자는 마치 어둠 그 자체에 녹아든 것처럼 보였다.서현주가 걸어오다가 그를 발견하고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지었을 때 안요한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뭔가 켕기는 게 있으니까 날 보자마자 저런 표정을 짓는 건 아닐까?’강혜인이 보냈던 메시지들이 마음에 걸리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주 크게 신경 쓰인 것도 아니었다.어차피 직접 본 것도 아니었고 강혜인은 늘 과장해서 말하는 편이니까. 그래서 안요한은 그 메시지에 대해 따지지도, 반응하지도 않았다. 그는 서현주가 설명만 해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그런데도 자꾸만 강혜인이 보낸 영상이 떠올랐다.‘현주는 왜 진강준 저 사람의 꽃을 받았을까. 설마 정말로 진강준 씨의 구애에 마음이 흔들린 걸까.’서현주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그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안요한은 또 다른 생각을 했다.‘아까 진강준 씨와 이야기할 때도 저런 표정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꽃을 받았을 때는 저것보다 더 환하게 웃었던 건 아니었을까.’어느새 서현주는 안요한의 코앞까지 다가왔고 그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여긴 왜 왔어요?”안요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서현주를 한 번 보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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