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831 - Chapter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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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1화

그 말을 듣자 진수인의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녀는 도시락을 들고 말했다.“그럼 제가 직접 가져다드릴게요.”진수인은 도시락을 들고 안요한의 사무실 문 앞에 섰지만 심장이 불안하게 뛰었다.그녀가 손을 들어 노크하자 안쪽에서 안요한이 ‘들어와요’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수인은 사무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책상 앞으로 다가가 도시락과 일회용 식기를 안요한의 앞으로 밀며 말했다.“대표님, 배달 도착했습니다.”안요한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계속 서류를 보고 있었다.진수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안요한의 오뚝한 콧대에 머물렀고 그녀는 잠시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안요한은 짧게 ‘네’ 하고 대답한 뒤 말했다.“두고 나가세요.”진수인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대표님. 뜨거울 때 드세요.”엄진경은 저녁에 친구 모임에 나갔다가 밤 열 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녀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거실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커다란 장미꽃다발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엄진경은 신발을 벗지도 않고 바로 서현주의 방으로 달려가 문을 열고 사람을 끌어냈다.“현주야, 저 꽃은 누구한테서 받은 거야?”서현주는 이미 침대에 누워 거의 잠들기 직전이었는데 갑자기 끌려 나와 몹시 피곤한 표정으로 귀찮다는 듯 말했다.“혜인이가 준 거예요.”엄진경은 자신이 예상한 이름이 나오지 않자 미간을 찌푸렸다.“혜인이가 왜 너한테 장미를 이렇게 많이 보내?”서현주는 너무 졸려서 눈이 시큰거렸다.“그건 걔한테 물어봐야죠. 저는 모르는데.”엄진경은 그 말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혜인이 핑계 대지 마. 다른 사람이 보낸 거지?”서현주는 서 있는 채로 눈을 감았고 늘어지는 말투로 말했다.“혜인이 맞아요. 걔 아니면 누가 그렇게 할 일이 없어서 저런 짓을 하겠어요.”엄진경이 물었다.“강준이가 보낸 거 아니야?”서현주는 그녀의 손을 툭 뿌리치고 소파에 털썩 앉았다.“당연히 아니죠. 혜인이가 보낸 거라니까요. 안 믿기면 전화해서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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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서현주는 그 말을 툭 내뱉고 돌아서서 침실로 향했다.엄진경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서현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아이고, 쟤는 정말...”며칠 뒤 서현주는 엄영란에 대한 자료를 손에 넣었다. 그녀와 안요한이 함께 조사한 결과는 홍인수가 알아낸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다만 엄영란의 현재 거주지가 추가로 확인된 정도였다.엄영란은 십여 년 전 화물차 운전기사와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고 지금은 남쪽의 작은 도시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녀는 슈퍼마켓에서 판매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그들이 확보한 자료와 사진을 보면 젊었을 때보다 꽤 살이 붙었고 전반적으로 생활이 넉넉해 보이지는 않았다. 옷차림도 소박하고 검소했다.엄영란의 집안은 평범한 시골 가정이었다. 그녀의 부모 아래로 딸 둘에 아들 하나가 있었고 그중 한 딸은 어린 시절 다른 집으로 보내져 현재 행방이 묘연했다. 엄영란은 집안의 맏딸로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사회로 나와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그러다 우연히 홍씨 가문에 가정부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홍인수의 딸을 낳았다. 홍인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엄영란은 아이를 보육원 앞에 두고 사라졌고 이후 그 보육원이 폐쇄되면서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을 찾는 것은 말 그대로 바닷속에서 바늘 찾기라 시간이 많이 들고 난이도가 높아 홍인수도 끝내 아이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엄영란의 딸이 맡겨졌던 보육원은 당시 ‘보성’이라는 이름의 복지시설이었는데 현재는 이미 철거되어 그 자리에 개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들어서 있었다.그들이 확보한 자료 중 홍인수의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단서는 없지만 완전히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들은 당시 보성 보육원에서 홍인수의 딸을 맡았던 교사를 찾아냈다.그 교사는 보육원이 문을 닫은 뒤 같은 도시의 다른 복지시설로 옮겨 근무했는데 그곳은 서현주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그래서 서현주는 주말에 직접 찾아가 구체적으로 알아볼 생각이었다. 안요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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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소꿉친구라...’그 말에 진수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그녀는 겉으로 미소를 유지했다.“죄송합니다만 안 대표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은 없습니다. 절차상 문제가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우선은 저희가 출입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신가영은 팔짱을 끼고 콧방귀를 뀌었다.“내 얼굴 제대로 기억해요. 특히 그쪽 말이에요.”그녀는 진수인을 노려보며 말했다.“요한이의 비서 맞죠? 앞으로 다시는 나를 몰라보고 막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진수인의 눈빛에 아주 잠깐 짜증이 스쳤지만 그녀는 몸을 옆으로 비키며 손을 들어 보였다.“이쪽으로 오시죠.”안요한의 사무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신가영은 진수인을 뒤에 남겨둔 채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가 버렸다. 진수인이 말릴 틈도 없이, 신가영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가 안요한의 이름을 불렀다. 진수인은 입술을 깨물고 뒤따라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신가영은 안요한의 책상 앞까지 다가가 손바닥으로 책상을 탕 하고 내리쳤다.“안요한.”그러고는 선언하듯 말했다.“나 회사에 들어와서 네 비서로 일할 거야.”안요한은 펜을 내려놓고 혀를 찼다.“장난 그만해.”신가영은 의자에 털썩 앉아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 말했다.“장난 아니거든? 이미 네 할아버지한테 말씀드렸고 할아버지도 허락하셨어. 그러니까 얼른 사람 불러서 입사 절차 진행해 줘. 나 너무 기대돼.”안요한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집에 가. 여기서 쓸데없는 말 떠들지 말고.”신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쓸데없는 말 아니야. 나 지금 진지해. 너랑 같이 일하고 싶어서 온 거야.”그때 진수인이 물을 따라 와 신가영의 앞에 내려놓았다.“신가영 씨, 물 좀 드세요.”신가영은 컵을 밀어내고 진수인을 힐끗 보며 억울한 듯 말했다.“아까 보니까 네 비서들 다 예쁘던데, 설마 내가 덜 예뻐서 안 되는 거야?”부정할 수 없게도 진수인은 그 말에 잠깐 기분이 나아졌다.하지만 바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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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소파에 버티고 앉아 있는 신가영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홱 돌린 채 안요한을 보지도 않았다.“나 안 가.”안요한은 그녀와 더 이상 말 섞을 생각이 없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네가 안 가면 사람 불러서 둘러업고 내보내지, 뭐.”신가영은 손으로 소파를 탕 치고 억울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안요한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휴대폰을 집어 들어 화면을 켰다. 그러자 신가영은 눈을 크게 뜨고 다시 소리쳤다.“진짜 경비를 불러서 나를 쫓아낼 생각이야?”안요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엄지로 화면을 눌렀다. 그 모습을 보자 신가영은 곧바로 소파에 벌러덩 누워 쿠션을 끌어안고 울부짖기 시작했다.“나 안 가! 안 간다니까! 쫓아내도 안 가!”그녀는 한참 동안 소란스럽게 떼를 쓰다가 슬쩍 눈을 뜨고 안요한 쪽을 훔쳐봤다. 그가 이미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는 걸 보자 신가영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다급해진 그녀는 이를 악물고 쿠션을 집어 들어 안요한 쪽으로 던졌다.안요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옆으로 틀어 피했고 쿠션은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신가영을 훑었다.그 눈빛에 신가영은 다시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순식간에 눈물이 쏟아졌다.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그녀는 울먹였다.“안요한, 나한테 그렇게 냉정하게 굴지 마. 내가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잖아. 왜 나한테 이래... 네가 나를 괴롭히면 지금 당장 본사 가서 네 할아버지한테 다 말할 거야. 네 할아버지께서 오늘 나더러 오라고 한 거고 이미 비서 시켜서 내 입사 절차도 밟게 하셨어. 네가 막아도 소용없어.”하지만 안요한은 그 말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낮은 목소리로 통화 상대에게 말했다.“네, 여기 왔어요... 안 됩니다. 다시 돌려보내 주세요.”신가영은 벌떡 일어나 안요한에게 달려가 그의 팔을 붙잡고 흔들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요한아, 나 그냥 네 비서 하면 안 돼? 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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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신가영은 흥분한 표정으로 안요한을 바라봤고 안요한은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웹페이지를 닫았다.신가영은 입술을 삐죽이며 눈가를 붉힌 채 말했다.“그러니까 넌 나를 네 비서로 두기 싫다는 거잖아. 왜? 내 학력이 지금 네 옆에 있는 다른 비서들보다 훨씬 높잖아. 내가 뭐가 부족해서 네 비서가 못 되는 건데? 네가 날 이렇게까지 싫어할 자격이 있어?”안요한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 보겠다는 듯 차분히 입을 열었다.“가영아, 너는...”“듣기 싫어!”신가영은 곧바로 등을 돌리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네가 무슨 말을 하든 난 안 들을 거야. 어차피 입사 공지도 이미 나왔잖아. 이제 와서 네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어. 난 오늘 당장 입사할 거야.”안요한은 깊은 피로와 무력감을 느껴 이마를 짚었다.한참 지나서야 그는 내선 번호를 눌러 진수인을 사무실로 불렀다.사무실 문이 열리고 진수인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신가영은 고개를 살짝 돌리고 귀를 세웠다.“대표님, 부르셨어요.”진수인은 안요한을 등지고 서 있는 여자를 흘끗 보자 눈동자 깊은 곳에 잠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안요한은 모니터를 바라본 채 담담하게 말했다.“오늘부터 이 사람이 수인 씨의 조수로 일할 거예요. 입사 절차부터 처리해 주고 자리도 수인 씨 뒤쪽으로 배정해요. 일 있으면 수인 씨가 알아서 시키면 돼요.”신가영은 홱 돌아서서 믿을 수 없다는 듯 안요한을 바라보다가 다시 진수인을 보고 이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다급하게 소리쳤다.“나더러 저 사람 조수를 하라고?”이 순간 진수인도 멍해졌다.눈앞의 이 여자는 한눈에 봐도 평범한 인물이 아니었다. 공주 같은 기질이 훤히 드러났고 입고 있는 옷이며 주얼리까지 전부 최고급 명품이라 출신이 얼마나 좋은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안요한과 보통 관계가 아닌 것 같았고 마치 서민 생활을 체험하러 온 재벌가 아가씨 같았다.신가영이 정말로 입사하게 된대도 그녀에게 힘든 일은 절대 시키지 못할 테고 그녀가 실수해도 함부로 지적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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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신가영은 고개를 치켜든 채 안요한을 내려다보듯 흘겨보더니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고는 하이힐 소리를 또각또각 내며 거만한 태도로 사무실을 빠져나갔다.등 뒤에서 계속 들려오는 신가영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진수인은 속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빌었다.‘오늘 하루도 무사하길...’진수인은 신가영의 입사 절차를 모두 마친 뒤 그녀를 데리고 비서실로 향했다. 그리고 이미 자리에 앉아 있는 두 명의 비서에게 신가영을 간단히 소개했다.이후 비서실 맨 안쪽에 있는 빈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가 신가영 씨 자리예요. 한동안 비어 있었으니까 직접 정리 좀 하셔야 할 거예요.”신가영은 불편한 마음을 애써 참고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손으로 책상 위를 한 번 쓸자 먼지가 잔뜩 묻어났다.그녀는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먼지가 왜 이렇게 많아요?”진수인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화장실에 걸레 있어요. 그걸로 닦으시면 될 거예요. 전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신가영 씨가 알아서 정리하세요.”하지만 신가영의 불만은 가시지 않았다. 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다시 말했다.“그리고 여기 왜 자료도 이렇게 많이 쌓여 있어요?”비서실에 있는 다른 두 명의 비서가 고개를 내밀고 이쪽을 바라봤다. 무슨 상황인지 궁금해하는 눈빛이었다.진수인은 짜증을 참으며 최대한 차분하게 설명했다.“예전에 근무하던 직원이 남기고 간 자료예요. 신가영 씨가 정리해서 쓰시면 돼요.”신가영은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투덜댔다.“왜 다 내가 해야 해요.”진수인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인내심이 바닥난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신가영은 혼자 책상 앞에 서서 이를 악물었다.“난 반드시 버텨낼 거야.”비서실의 다른 두 비서는 의아한 눈빛으로 진수인을 바라봤고 진수인은 난감하다는 듯 고개를 가볍게 저어 보였다.잠시 후 진수인은 다시 안요한의 사무실로 향했다. 신가영의 회사 내 신분을 한 번 더 확실히 하고 싶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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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진강준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혹시 지금 저한테 ‘좋은 사람이지만 마음은 없다’고 하면서 거절하려는 건가요?]서현주는 휴대폰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그 글을 보고 움직임을 멈췄다. 그 사이 진강준의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지금 현주 씨가 거절하셔도 저는 계속 보낼 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현주 씨의 업무에는 절대 지장 주지 않겠습니다.]서현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난감하다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답장으로 보냈다.그 뒤로 며칠 동안 진강준은 하루도 빠짐없이 꽃다발을 보내왔다. 그리하여 며칠 지나지 않아 회사 안팎의 모두가 알게 됐다. 서현주가 협력사의 대표인 진강준에게 열렬한 구애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두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점점 의미심장한 기색이 더해졌다.사실 서현주는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 그녀는 사생활과 일이 얽히는 걸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서현주는 진강준에게 꽃을 그만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회사 분위기에도 영향이 있다고 말하자 진강준은 바로 사과하며 자신이 경솔했다고 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그녀의 집 주소로 보내겠다고,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말투만 보면 진강준은 참으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서현주가 아무리 설득해도 그는 꽃을 보내는 걸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 양사 직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생길 때마다 진강준은 자기 회사의 회식을 핑계로 그녀에게 식사 자리를 제안했다. 그러면 협력 관계라는 이유로 서현주는 매번 선뜻 거절하기가 어려웠다.진강준의 구애는 거침없었고 서현주는 예전에 다른 구애자들을 대하던 방식 그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고 적당한 선을 지키며 그저 평범한 친구를 대하는 듯한 태도로.반면 안요한은 요즘 회사 일 때문에 몹시 바빠 보였다. 그는 주말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고 회사에 남아 야근했다.그 탓인지 서현주와 안요한 사이의 연락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다만 서현주 역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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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사무실 문 앞에 다다르자 강혜인은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몸을 살짝 틀어 뒤돌아보았다.서현주는 고개를 숙인 채 서류에 집중하고 있었고 펜을 쥔 손을 바쁘게 움직이며 문서 위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고 있었다.강혜인은 그게 어떤 서류인지 잘 알고 있었다. 진강준과의 협력 프로젝트와 관련된 기획안이었다.진강준의 회사는 투자 규모가 크고 예산도 넉넉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그들의 회사에 상당한 수익이 들어올 게 분명했다. 그래서 이 건은 서현주가 특히 공을 들이는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강혜인은 혀를 찼다.‘현주가 이 프로젝트를 중시하는 이유가 순전히 수익 때문일까, 아니면 진강준 씨 때문일까?’잠시 생각하던 강혜인은 밖으로 나가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안요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진모 씨의 기세가 장난 아니에요. 매일 빨간 장미를 한 다발씩 보내요. 이러다 현주 마음을 뺏기겠어요.][진모 씨는 누구예요?]강혜인은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다.[설마 몰랐어요? 요즘 한 금융사의 대표님이 현주한테 열심히 마음을 보이고 있어요. 아주 매섭게 파고들어서 회사 사람들도 다 알아요. 내가 유심히 봤는데 그 대표님은 젊고 유능한 데다가 잘생기고 성격도 부드러우며 예의 발라요. 현주랑 진짜 잘 어울려요. 집안이나 인성도 흠잡을 데 없고.]강혜인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알을 한번 굴리고 또 메시지를 보냈다.[요즘 그 회사랑 우리 회사가 같이 일하잖아요. 그래서 현주랑 진 대표님이 붙어서 프로젝트 얘기하는 시간이 엄청 많아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니까요? 내가 보기에는 둘이 머지않아 잘될 것 같아요. 요한 씨도 현주의 친구잖아요? 돌아와서 나랑 같이 구경하지 않을래요?]강혜인이 메시지를 연달아 보냈지만 안요한에게서 한참 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다.강혜인은 속으로 생각했다.‘내가 너무 세게 자극했나? 요한 씨 화난 거 아니야?’하지만 이내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화나면 뭐 어때. 내가 원한 게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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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강혜인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현주한테 전화했어요?”안요한이 대답했다.“네, 그런데 현주는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예요?”강혜인은 다시 한번 서현주의 사무실 문을 힐끗 보더니 짓궂게 웃었다.“나도 모르겠는데요? 아마 진 대표님이랑 같이 있나 보죠. 그래서 요한 씨의 전화를 못 받은 거 아닐까요?”그녀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지만 사실 서현주가 왜 전화를 안 받는지 몰랐다.안요한은 다시 말이 없어졌다.강혜인이 몇 번이나 그의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자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저기요, 계속 말 안 하면 나 전화 끊을 겁니다?”그때 안요한이 불쑥 물었다.“현주 진짜 선을 보러 나갔었어요?”강혜인은 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삼켰다. 그리고 헛기침 한 번 하고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네, 그게 왜요? 현주 지금 싱글이잖아요. 선을 보는 게 뭐가 이상해요?”안요한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그 맞선 상대의 이름이 뭐예요?”강혜인은 잠시 뜸을 들였다. 일부러 안요한을 더 조급하게 만들고 싶어서였다.“음... 잠깐만요, 생각 좀 해볼게요. 나도 기억이 잘 안 나네요.”안요한은 곧바로 날카롭게 받아쳤다.“방금까지 그 사람 회사랑 하유 그룹이 협력 중이라고 했잖아요. 그럼 이름을 모를 리가 없죠.”그의 말투에서 묻어나는 불안과 초조함에 강혜인의 입꼬리가 더 올라갔다. 그녀는 또 괜히 헛기침하고 웃었다.“알기는 아는데, 요한 씨는 그 사람의 이름이 왜 궁금해요? 설마 찾아가서 시비 걸려는 건 아니죠?”안요한은 몇 초간 침묵하다가 말했다.“그런 거 아니에요.”그 짧은 공백을 강혜인은 놓치지 않았다.“왜 뜸 들이다가 대답해요? 방금 무슨 생각 했어요? 설마 진짜로 그 사람을 찾아갈 생각 한 거 아니에요? 내가 미리 말하는데 그 사람은 우리 회사의 엄청 중요한 고객이에요. 괜히 건드렸다가 협력 망치면 안 됩니다?”안요한은 속이 점점 더 답답해져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글쎄 그 사람의 이름이 뭐냐고요.”강혜인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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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서현주는 다시 휴대폰을 귀 옆에 가져갔다.“무슨 일 있어요? 지금 전화로 말해도 되는데.”그 순간 안요한의 허락도 없이 사무실 문이 밖에서 덜컥 열렸다.“요한아, 너 목마르지 않아? 내가 물 한 잔 따라줄까?”신가영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요한은 말문이 막혔다.서현주는 익숙한 그 목소리에 서류의 귀퉁이를 손가락으로 살짝 긁적이며 말했다.“그럼 먼저 일 보고 이따가 문자로 연락해요.”이번에 그녀는 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신가영이 안으로 들어와 보니 안요한은 휴대폰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얇은 입술은 단단히 다물려 있었고 표정에 짜증이 서려 있었다.그녀가 막 다가가려 할 때 안요한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고 신가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겁이 나서 손가락을 꼬며 말을 더듬거렸다.“너, 너 왜 그래?”안요한의 눈에 스쳤던 감정은 금세 사라졌다. 그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책상 뒤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아무것도 아니야.”신가영은 그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천천히 다가갔다.“너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안요한은 펜을 펜꽂이에 꽂고 의자에 등을 기댔다.“할 말 있으면 해.”그는 그녀와 잡담을 나누고 싶지 않았다.신가영은 입술을 깨물었다.“그냥 네가 목마를까 봐 물 따라주려고 했지.”안요한은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그녀를 바라봤다.“필요 없어. 난 신경 쓰지 말고 네 할 일이나 해.”그러자 신가영은 입을 삐죽였다.“난 할 일 없어. 그냥 너를 좀 도와주고 싶어서 왔어.”안요한이 말했다.“수인 씨한테 뭐 할 거 없는지 물어봐. 네 상사는 수인 씨야.”신가영은 입술을 더 세게 깨물었다.“난 네가 내 상사였으면 좋겠어. 진수인 씨는 자기 일만 하느라 나한테 신경도 안 써.”“그럼 아직 너한테 맡길 일이 없는 거야. 돌아가서 대기하고 있어. 이제 차차 배우면 돼.”신가영은 원망 어린 눈빛으로 그를 봤다.“내가 거기 앉아 있은 지 얼마나 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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