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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871 - チャプター 880

1099 チャプター

제871화

서현주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어떻게...”안요한은 베개를 가져와 그곳을 가리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자기야. 나도 남자야. 사랑하는 여자가 품에 안겨 오는데 반응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낯선 호칭을 듣고 서현주는 눈을 깜빡였다.“내가 도와줄까요?”그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내가 알아서 할게. 얼른 가.”서현주한테 도움을 요청한다면 상황은 그의 통제를 벗어날지도 모른다.고개를 끄덕이던 그녀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고 맑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찬물로 샤워할 거예요? 곧 겨울이라 기온이 많이 떨어졌어요.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요.”깊게 숨을 들이쉬던 안요한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빨리 가.”잠시 후, 서현주의 발소리가 문 앞에서 들려오더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녀의 목소리가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졌다.“내일 아침에 몇 시 출발이에요? 공항까지 바래다줄게요.”그가 고개를 들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침 9시 비행이야.”“알았어요.”문이 닫히자 안요한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토요일 아침, 서현주는 안요한을 공항에 바래다준 후 돌아와 잠을 잤다.그녀는 오후에 일정이 있었다. 잠에서 깼을 때,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안요한의 문자를 보게 되었다.그 외에도 보성 보육원에 관한 자료가 있었다.안요한은 당시 보성 보육원에서 일했던 여자 선생님인 진은수를 찾아냈다. 현재 진은수는 경연시 근교의 희망 보육원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그곳은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그 당시 엄영란은 아이를 보성 보육원에 맡겼었다.일요일, 서현주는 자료를 챙겨 길을 나섰다. 두 시간 반 정도 운전한 끝에, 서현주는 희망 보육원 앞에 차를 세웠다.보육원의 문은 닫혀 있었고 문 앞에 서서 서현주는 멀리서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노는 모습을 쳐다보았다.그녀는 경비실로 걸어갔다.“안녕하세요.”“무슨 일로 오셨어요?”“진은수 선생님을 찾으러 왔어요.”“진은수 선생님이요? 무슨 일이신데요?”서현주는 잠시 망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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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네, 알아요. 보성 보육원 아이들에 대해 기억나시는 게 있으신가요? 한 아이의 생부가 자신의 아이가 보성 보육원으로 보내졌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아이가 아직 거기 있는지 묻고 싶어요.”진은수의 얼굴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지금에서야 찾으려고요? 그동안은 뭘 했는데요? 왜 아이를 버린 거예요?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 아이를 낳지 말아야죠.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몇십 년이 지나고 아이가 커서 돈을 벌 능력이 생기니까 찾아오는군요. 무슨 속셈이에요?”서현주는 뜬금없이 꾸지람을 듣게 되었다.비록 잘못한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지만 진은수의 비난 앞에서 묘하게 죄를 지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일이 좀 복잡해요. 하지만 생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지금 찾을 수만 있다면 최대한 보상할 생각이고요.”서현주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아이 생부는 부자예요. 아이한테 유산도 일부 남겼고요. 그러니 아이를 찾아가서 등골을 빼 먹는 일은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녀의 말을 듣고 진은수는 얼굴색이 조금 나아졌지만 사실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아이에 관한 자료가 있나요? 보여줄 수 있나요?”서현주는 병원에서 찍은 그 사진과 엄영란의 사진을 꺼내 진은수에게 건넸다.“이게 생모와 아이의 사진이에요. 1999년 7월 6일에 태어났고 이 아이는 아마 99년 8월, 9월쯤 보성 보육원으로 보내졌을 거예요. 생모의 이름은 엄영란, 이게 생모 자료예요. 한번 봐주세요.”“아들이에요? 딸이에요?”“딸이요.”진은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그 당시에는 아들을 선호하는 편이라 딸을 버리는 가정이 많았는데 당신들도 그런 건가요?”서현주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아닐 거예요. 아이 생부한테는 본처와 낳은 외동딸이 하나 있는데 그 딸은 어릴 때부터 사랑을 듬뿍 받으며 컸어요.”진은수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 외동딸이 당신이에요?”“아니에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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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이 세 아이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몰라요. 원장님께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원장님이라면 아마 알고 계실지도요.”서현주는 자료를 꽉 움켜쥐었다.“네, 감사합니다.”진은수는 바로 보육원 원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세 통을 연달아 걸었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원장님께서 연세가 많아 귀가 잘 안 들리세요. 가끔은 전화벨 소리를 못 들으시기도 해요. 이제 수업하러 가야 해서요. 오늘은 일단 돌아가시고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제가 원장님께 연락이 닿는 대로 알려 드릴게요.”잠시 생각하던 서현주가 입을 열었다.“원장님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연락해 보겠습니다. 선생님께 폐를 끼치지 않아도 되고요.”“원장님은 평소에 모르는 번호는 잘 안 받으세요.”“원장님이 지금 어디 사시는지 아시나요? 제가 직접 찾아뵙고 여쭤보겠습니다.”진은수는 잠시 머뭇거렸다.“그것도 좋겠네요. 원장님 사시는 곳은 여기에서 멀지 않아요.”진은수는 메모지 한 장을 집어 들고 그 위에 전화번호와 주소를 적어 서현주에게 건네주었다.“그럼 직접 찾아가 봐요. 안 되면 다시 연락 주세요.”서현주는 메모지를 받아 들고 정중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네, 감사합니다.”보육원 원장의 주소는 진은수의 말대로 희망 복지원에서 멀지 않았다.서현주는 차를 타고 30분 만에 도착했다.보육원 원장은 경연시 교외의 한 오래된 주택에 살고 있었는데 덩굴이 건물 벽을 타고 올라가 있었고 벽면 타일은 일부 떨어져 나가 시멘트가 드러나 있었으며 창문의 철창은 이미 녹슨 상태였다.주택 아래에는 몇몇 노인들이 나무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며 손자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서현주는 앞으로 다가가 비교적 젊어 보이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할아버지, 차금희 씨가 여기 사나요?”할아버지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며 뒤에 있는 건물을 가리켰다.“차금희? 저 건물에 살고 있네. 올라가 봐.”“감사합니다.”서현주는 오면서 사 온 과일 바구니를 들고 올라갔다. 진은수가 알려준 주소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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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선생님께 몇 가지 여쭤보러 왔습니다. 십여 년 전에 폐쇄된 보성 보육원에 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의 생부가 지금 아이를 찾고 있어요. 선생님께서 그 아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 여쭤보려고요.”할아버지는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무심하게 물었다.“보성 보육원?”서현주는 진은수에게 했던 말을 할아버지께 그대로 말씀드렸다.할아버지는 자리를 비키며 그녀를 안으로 안내했다.“들어와서 얘기해.”“감사합니다.”서현주는 자신이 가져온 과일 바구니를 건넸다.“제 작은 성의이니 받아주세요.할아버지는 문을 닫으며 단호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이건 받을 수 없어. 이따가 가져가.”그 말에 서현주는 조금 당황스러웠다.“네, 그럼 이따가 챙겨갈게요.”서현주는 할아버지를 따라 거실로 들어갔다.“편히 앉아. 집사람은 침실이 있어. 내가 불러올게.”거실에 앉자마자 할아버지가 침실에 있는 할머니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여보, 누가 찾아왔어. 보성 보육원에 대해 물을 게 있다고 하는데.”이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하고 나서야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나와보면 알게 될 거야.”10분 뒤, 차금희가 침실에서 걸어 나왔다.할머니는 청력이 좋지 않았지만 꽤 건강한 모습이었고 걸음걸이는 할아버지보다 훨씬 빨랐다.서현주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뭐라고?”차금희의 목소리는 우렁찼다.“그게...”할아버지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별거 아니야. 앉아서 얘기해.”차금희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앉아.”서현주는 조금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할 말 있으면 해.”그녀는 자료를 꺼내 차금희 앞에 놓은 뒤, 사건의 경위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말씀드렸다.그러나 차금희의 청력이 좋지 않아 말이 중간중간 끊기는 바람에 서현주는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해야 했고 차금희는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다.할아버지는 아예 공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하고 싶은 말을 공책에 써. 청력보다는 시력이 훨씬 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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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서현주는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며칠 동안 동분서주한 결과 엄영란에 대한 정보만 좀 얻었을 뿐, 아이의 행방에 대해서는 전혀 알아내지 못했다.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1시가 다 되었다.집 안은 캄캄했고 거실에는 불이 꺼져 있었으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서현주는 거실 불을 켠 후, 슬리퍼를 신고 안으로 들어갔다.엄진경의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다.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료를 거실 테이블 위에 내동댕이쳤다.요즘 들어 엄진경은 점점 늦게 돌아오고 있었고 가끔은 12시가 넘어서야 들어오기도 했다.밖에서 뭘 하는지는 몰랐지만 물어보면 항상 친구들과 쇼핑했다는 이야기뿐이었다.예전에도 밤에 외출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까지 늦게 돌아온 적은 없었다.서현주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도 엄진경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그녀는 머리를 닦으며 엄진경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내 전화가 연결되었다.“여보세요? 지금 돌아가는 길이야. 곧 도착해.”전화기 너머로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이 늦은 시간에 어디 간 거예요?”엄진경은 예전과 똑같이 대답했다.“그냥 친구들이랑 쇼핑하고 밥 먹었어.”서현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더 이상 캐묻지도 않았다.“얼른 들어와요.”“알았어.”핸드폰을 내려놓던 서현주는 얼마 전에 안요한과 데이트를 하다가 엄진경을 만났던 장면이 떠올랐다.엄진경이 이렇게 늦게까지 안 들어오는 게 어쩌면 유이영 부모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엄진경은 말해주지 않았고 그녀를 바보처럼 속이고 있었다.엄진경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약 30분을 기다린 끝에 엄진경이 밖에서 돌아왔다.거실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서현주를 보고 엄진경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왜 아직도 안 자고 있었어?”“왜 이렇게 늦게 들어와요?”엄진경은 허리를 굽히고 신발을 갈아신으며 대충 둘러댔다.“말했잖아. 친구들이랑 쇼핑하고 밥 먹으러 갔는데 시간 가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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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서현주가 여전히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엄진경은 손을 휘휘 저으며 빠른 걸음으로 침실로 돌아가면서 말했다.“됐어, 묻지 마. 나 씻고 잘 거야.”서현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은 뒤 자료를 챙겨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토요일 아침, 서현주는 아주 일찍 일어나 서재에 틀어박힌 채 계속 일을 처리했다. 그러던 중 엄진경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말했다.“나 오늘 친구랑 쇼핑하러 갈 거야. 점심은 네가 알아서 해결해.”서현주는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또요?”그 말에 엄진경이 받아쳤다.“또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도 이제 중년인데 좀 즐기면 안 되니?”서현주는 몇 초간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엄진경은 못마땅하다는 듯 눈을 흘기더니 서재 문을 활짝 열고는 서현주에게 보라는 듯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서현주가 그쪽을 바라보자 현관문이 열려 있었고 밖에 엄진경과 비슷한 또래의 아줌마 두 명이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엄진경이 말했다.“내 친구들이야. 이제 내 말 믿지?”서현주는 밖에 있는 아줌마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엄진경의 말에 대답했다.“제가 설마 엄마한테 가지 말라고 하겠어요?”엄진경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다녀올게.”그러자 서현주도 말했다.“문은 안 닫아도 돼요. 바람 좀 쐬고 싶어요.”“알았어.”엄진경은 문을 더 활짝 열어놓고는 가방을 챙기고 친구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서현주는 즉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노트북을 닫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엄진경이 도대체 무엇을 하러 가는지 알고 싶었다.서현주는 일부러 엄진경과 그녀의 친구들이 엘리베이터에 탔을 시간까지 다 계산해 몇 분 기다렸다가 집을 나섰다.그리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지금 나가셨어요. 바짝 붙어서 따라가요.”“네, 대표님.”서현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차를 몰아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갔다.곧 그녀의 기사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도착했는데 엄진경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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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카키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또 한 명의 훤칠한 남자가 여자의 뒤에 서서 그녀가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나도록 살짝 부축해 줬다. 두 사람 모두 서현주를 등지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서현주는 왠지 두 사람이 돌아서기를 괜히 기다리고 있었다.곧바로 남자와 여자가 천천히 몸을 돌렸고 그들의 얼굴을 확인한 서현주는 얼어붙었다. 그 남자는 바로 황태민이었다.그리고 그 여자는 그녀가 사진으로는 자주 봤지만 실물로는 처음 보는 낯선 여자였다.서현주는 한동안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하고 두 사람을 빤히 바라봤다. 그러다 그들 역시 서현주를 발견했다.황태민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서현주도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황태민 옆에 있는 여자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태민아, 저분은 네 친구야?”황태민은 그녀의 손을 잡고 다가오며 말했다.“응, 내 친구야. 오랜만에 만났어.”서현주의 시선은 줄곧 그 여자에게 머물렀다.그러나 여자가 가까이 올수록 서현주의 마음속에서 의문이 피어올랐다.사진으로 봤을 때는 이 여자가 유이영과 조금 닮았다고 느꼈었지만 오늘 직접 보니 두 사람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유이영은 차갑고 고고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이 여자는 유이영보다 훨씬 온화해 보이고 전혀 공격적인 인상이 아니었다.황태민이 두 사람을 소개했다.“이쪽은 서현주 씨, 그리고 이쪽은 내 여자 친구 남아현이에요.”남아현이라는 여자가 먼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서현주 씨, 안녕하세요.”목소리도 유이영과 닮지 않았다.서현주는 그녀의 인사에 응했다.“네, 안녕하세요.”황태민은 웃으며 안부를 물었다.“정말 오랜만이네요. 요즘은 잘 지내요?”“그럭저럭요.”서현주는 담담하게 덧붙였다.“황태민 씨는 전보다 더 잘 지내는 것 같네요. 여자 친구도 생기고. 두 분, 보기 좋네요. 축하해요.”그 말에 황태민은 미소를 지었다.“인연이란 게 정말 있더라고요.”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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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황태민과 남아현은 길가에 나란히 서 있었다. 하지만 분명 그들 앞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는데도 두 사람은 타지 않았다. 남아현은 고개를 돌려 유이영의 부모를 아주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다.황태민은 남아현의 손을 잡고 있다가 이내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았고 남아현은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기댔다.거리가 좀 있어서 서현주는 남아현의 표정을 또렷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어렴풋이 느껴지기에는 아마도 슬픈 표정이었던 것 같았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서현주가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황태민이 고개를 숙여 남아현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고 곧 남아현은 시선을 거두었다.그 순간, 서현주의 마음속에서 조금 전까지 애써 눌러 두었던 의심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황태민과 남아현은 귀국하자마자 이곳에 왔다. 바로 옆 단지에는 유이영의 부모가 살고 있고 남아현이 유이영의 부모를 바라보던 눈빛도 뭔가 이상했다. 이 모든 게 겹치자 서현주의 의심은 점점 확신에 가까워졌다.황태민과 남아현이 차에 오르자 서현주도 자리에서 일어나 유이영의 부모가 이동한 방향을 따라 상가 건물로 들어갔다.그러나 서현주가 조금 늦게 따라온 탓에 유이영의 부모와 엄진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서현주는 어쩔 수 없이 층층이 위로 올라가며 찾아야 했다.그러다 3층 계단 입구에 다다랐을 때 서현주는 엄진경의 목소리를 들었다.“정말이에요. 제 말을 믿어 주세요. 제가 거짓말할 이유가 없잖아요. 제 말 좀 들어보시라니까요.”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 벽에 몸을 붙이고 숨을 죽여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엄진경은 계속해서 말했다.“제가 얼마나 힘들게 두 분을 찾았는데요. 전 절대 두 분을 속이려고 찾아온 게 아니에요.”그때 유이영의 어머니 백미경이 단호하게 말했다.“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난 듣고 싶지 않아요. 당장 가세요. 안 가면 경비 불러서 내보낼 거예요.”그러자 엄진경이 다급하게 말했다.“제 말 좀 들어보세요. 유이영은 두 분의 친딸이 아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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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유태준과 백미경이 자리를 뜨려는 듯하자 엄진경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아직 할 말이 남았어요. 제 말 좀 끝까지 들어 주세요...”서현주는 결국 참지 못하고 벽 뒤에서 몸을 내밀어 상황을 살폈다.유태준과 백미경은 굳은 표정으로 엄진경을 차갑게 훑어보았다.“그쪽이 이영이 친모의 여동생이라고 했죠?”엄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그래서 이렇게 찾아온 거예요. 전 사기꾼이 아니고 제가 하는 말은 전부 사실이에요.”유태준과 백미경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잠시 생각하던 유태준은 정장 안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엄진경에게 내밀었다.“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봐야겠습니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나중에 이쪽으로 연락하세요.”엄진경은 명함을 받고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제가 언제쯤 연락드리면 될까요?”유태준은 정장 재킷 단추를 잠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쪽의 명함을 주시겠어요?”“명함이요? 저는 명함이 없어요.”엄진경은 가방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은 뒤 유태준에게 건넸다.“이거라도 괜찮을까요?”유태준은 종이를 받고 무심하게 한 번 훑어보다가 갑자기 시선을 멈췄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고 표정이 한층 어두워졌다.“그쪽이 엄진경 씨예요?”엄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엄진경이에요.”그 말을 듣는 순간 백미경의 안색이 확 달라졌다. 그녀는 유태준 쪽으로 다가가 엄진경이 건넨 종이를 함께 들여다봤다.유태준은 쉽게 믿지 못하겠다는 듯 다시 물었다.“혹시 서현주의 어머니십니까?”그 말을 듣자 엄진경의 얼굴이 굳어졌고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현주가...”유태준과 백미경은 다시 한번 서로를 바라봤다.유태준은 그 종이를 구겨서 바닥에 던져 버렸다.“어쩐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싶더니, 우리한테 시비 걸러 오신 거였군요. 서현주가 우리 딸을 그렇게 괴롭혔는데 그쪽은 무슨 낯짝으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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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잠시 후 엄진경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너도 참,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서현주는 돌아서서 엄진경의 앞으로 걸어가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아까 다 들었어요. 엄마가 유이영 씨는 유씨 가문의 친자식이 아니고, 엄마가 유이영 씨 친모의 친여동생이라면서 그분들의 친자식이 어디 있는지도 안다고 했잖아요.”엄진경은 서현주와 눈을 마주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니야, 네가 잘못 들은 거야. 나는 그런 말을 한 적 없어...”“모르는 척하면 뭐가 달라져요?”서현주가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저한테 솔직하게 말하세요. 엄마가 그 사람들한테 하려던 말이 도대체 뭐예요.”엄진경은 얼굴이 서서히 창백해졌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문 채 힘없이 말했다.“아니야, 네가 잘못 들은 거라니까...”서현주는 곧장 물었다.“그 사람들의 친자식이 누구예요?”엄진경은 시선을 피한 채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 피해요? 뭐가 걸려서 그래요?”서현주가 다시 물었다.“설마 저랑 관련 있어서 그래요?”그 말에 엄진경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듯했다.그녀는 갑자기 서현주를 밀치고 계단 쪽으로 달려가려 했지만 서현주가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이 일이 저랑 상관없으면 왜 저한테 숨기는 거예요? 그리고 왜 이 상황에서도 아무 말도 안 하려는 거예요?”이때 터무니없고,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추측 하나가 서현주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생각이 스친 순간에도 서현주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말했다.‘농담이겠지, 설마 진짜겠어?’그녀는 어릴 때부터 엄진경과 서성호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고 기억이 있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줄곧 자신이 그들의 외동딸이라고 믿어 왔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엄진경과 서성호는 할 수 있는 한 그녀에게 모든 걸 해주려 했다.가끔 주변에서 그녀가 부모를 닮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어도 서현주는 엄진경의 말을 듣기 전까지 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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