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941 - Chapter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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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서현주는 엄진경을 쳐다보며 말했다.“엄마 생각은 어때요?”엄진경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색을 살피며 말했다.“잘 모르겠어.”“잘 모르면 어쩔 수 없죠 뭐.”엄진경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나한테 말해 줄 수 없어?”서현주는 갑자기 피식 웃더니 눈동자에 비웃음이 스쳐 지나갔다.“엄마한테 알려주면 엄마가 유이영에게 알릴까 봐 걱정이에요.”그 말을 듣고 엄진경은 한껏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말이 그래? 그럴 생각 없어.”“그럼 나 대신 고발이라도 하게요?”말문이 막힌 엄진경은 디저트 접시를 꽉 움켜쥐었다.“내가 어떻게 널 도와? 아무것도 모르는데.”“그럼 됐어요. 유이영을 도울 생각도 없고 날 도울 생각도 없으니까 내가 언제 고발하든 그건 엄마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지금은 유이영의 부모에게 어떻게 말할지 그거나 잘 생각해 봐요.”엄진경은 디저트를 입에 넣으며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네 말이 맞아...”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서현주가 말을 마치고 고개를 들자마자 유태준과 백미경이 연회장 입구에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엄진경은 갑자기 디저트 접시를 꽉 움켜쥐며 눈을 크게 떴다.“왔다."서현주가 그녀를 제지하며 말했다.“아직은 말하지 말아요. 파티가 끝날 때쯤 말해요. 파티를 망치지 말고요.”엄진경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유태준과 백미경을 빤히 쳐다보았다.“알았어.”서현주는 유태준과 백미경이 다른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을 보고 곧 시선을 거두었다.오늘 밤, 그녀의 목표는 유태준과 백미경이 아니라 남아현이었다.듣자 하니 자선 파티의 주최측도 황태민을 초대했지만 황태민이 올지 안 올지는 모르는 상황이었다.자선 파티가 시작되려 할 때, 황태민과 남아현이 도착했다.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 두 사람은 매우 눈에 띄었다.서현주는 맑고 담담한 눈빛으로 남아현을 바라보았다. 남아현은 황태민의 팔짱을 끼고 황태민을 따라 사람들과 인사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당당하고 단아한 모습인 그녀는 밝고 예의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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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서현주는 유태준과 백미경이 유이영이 남아현으로 변신한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게 아니라면 유이영이 이런 순간에 그런 눈빛으로 유태준과 백미경을 바라보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생에는 다시는 보지 못할 것처럼 애틋한 눈빛이었다.유이영이 오랫동안 유태준과 백미경을 바라보자 유태준과 백미경도 이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돌렸다.흠칫하던 유이영은 이내 당당하게 유태준과 백미경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유태준과 백미경은 처음 본 얼굴 때문에 어리둥절해했지만 그녀의 곁에 있는 황태민을 알아보았다.그들은 황태민이 딸의 전 남자 친구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고 한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딸은 세상을 떠났지만 황태민의 곁에는 새로운 여자가 생겼고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아 보였다.잠시 생각하던 유태준과 백미경은 결국 다가가 정식으로 인사하기로 했다.“황 대표, 오랜만이야.”백미경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그녀는 황태민의 곁에 있는 낯선 여자를 쳐다보았다.“이쪽은...”“제 여자 친구입니다. 남아현이라고 해요.”백미경이 웃으며 남아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남아현 씨.”남아현은 부모님을 보며 마음속의 여러 감정이 북받쳐 올라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고 코끝이 시큰거렸다. 심장이 뭔가에 꽉 잡힌 듯했고 후회가 밀려왔다. 그들에게 엄마, 아빠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을 한탄했다.남아현을 쳐다보던 백미경은 그녀의 눈빛이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낯선 사이인데 남아현은 마치 그들을 아는 것처럼 그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가까이에서 남아현의 눈을 보고 백미경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 눈빛은 너무나 익숙했다.그런 눈빛은 오직 딸의 눈동자에서만 본 적이 있었다.한순간, 그토록 그리워하던 딸을 본 것 같아 그녀를 남아현을 끌어안고 싶었다.하지만 눈빛은 익숙해도 이 얼굴은 완전히 낯선 얼굴이었다.백미경은 눈빛이 아무리 닮아도 눈앞의 여자는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녀의 딸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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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주최자는 다시 무대에 올라 축사를 한 후, 내려와서 손님들에게 차례로 술을 권했다.서현주는 유태준과 백미경의 쪽을 바라보며 엄진경을 불렀다.“이제 됐어요. 가요.”파티 내내 긴장한 상태였던 엄진경은 서현주의 목소리를 듣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녀는 더듬거리며 말했다.“지...지금?”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쳐다보았다.“자선 파티가 곧 끝나요. 서두르지 않으면 다른 기회를 찾아야 해요.”엄진경은 매우 긴장한 듯했고 무심코 드레스를 움켜쥐며 유태준과 백미경을 빤히 쳐다보았다.서현주가 고개를 돌리고 단호하게 말했다.“가요.”엄진경은 드레스 자락을 들고 서현주의 뒤를 바짝 따라갔다.유태준과 백미경은 예전처럼 기부함에 돈을 넣었다. 이번에 기부한 금액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았고 거의 몇 배나 되는 차이였다.백미경과 유태준은 소파에 앉아 서로 어깨를 주물러 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영이의 이름으로 기부했으니 좋은 일을 한 셈이야. 하느님께서 우리 이영이를 잘 돌봐주고 다음 생에 좋은 집에서 태어나게 해줬으면 좋겠어.”가볍게 한숨을 쉬던 유태준은 백미경의 손을 토닥였다.“꼭 그렇게 될 거야.”백미경이 손을 거두자 유태준은 그녀의 어깨를 주물러 주었다.한편, 눈을 감고 있던 백미경은 유이영의 모습이 아니라 방금 본 남아현의 눈빛이 떠올랐다.슬프고 애처로운 눈빛이 눈앞에 아른거렸다.자신의 딸 유이영과 너무나 닮은 눈빛이라서 한순간 딸을 본 것만 같았다.백미경은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 그녀는 유이영은 아니었다.“방금 남아현 씨 말이야. 우리 이영이를 너무 많이 닮은 것 같았어. 내가 너무 우리 딸을 그리워해서 그런 걸까?”유태준의 손이 멈췄다.“당신도 닮았다고 생각해?"흠칫하던 백미경은 몸을 돌리고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당신도 그렇게 생각해?”유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백미경의 눈가에 참아왔던 감정이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안색이 어두워졌다.“하지만 이영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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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마침 걸어오던 서현주가 그 말을 듣게 되었다.엄진경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서현주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은 채 오히려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유태준과 백미경이 자리를 뜨려는 것을 보고 서현주가 그들을 불러세웠다.“잠시만요.”유태준과 백미경은 그들을 차갑게 한 번 흘겨보고는 팔짱을 끼고 자리를 떴다. 서현주와 엄진경을 한 번 더 보는 것도 서현주의 말을 듣는 것도 그들은 원치 않았다.엄진경의 얼굴은 더욱 하얗게 질렸다.마침 이곳은 구석진 자리라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았다.서현주가 엄진경을 향해 입을 열었다.“할 말이 있다면서요? 얼른 가서 해요.”멍하니 있던 엄진경은 급히 치맛자락을 걷어붙이고 유태준과 백미경을 뒤쫓았다.하이힐에 익숙하지 않아 편한 샌들을 신고 있었기에 그녀는 유태준과 백미경 앞까지 안정적으로 뛰어갈 수 있었다. 백미경은 하이힐을 신고 있어 빨리 걸을 수가 없었고 결국 엄진경에게 쫓기게 되었다.“잠시만요. 정말 중요한 할 말이 있어서 그래요.”엄진경이 앞을 가로막자 유태준과 백미경은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췄다.백미경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고 그녀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저리 비켜요. 당신들 보기 싫으니까.”엄진경의 얼굴은 더욱 하얗게 질렸고 눈동자에는 당황한 기색이 가득했다.서현주는 유태준과 백미경의 뒤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엄진경이 서현주를 바라보자 서현주는 턱을 치켜들며 빨리 말하라고 신호를 보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마음을 다잡았다.“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유이영은 두 분의 딸이 아니라는 겁니다. 두 분의 친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백미경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갑자기 궁금해졌다. 서현주 같은 딸을 키워낸 여자가 과연 무슨 말을 할지? 도대체 어떤 음모가 있을지?백미경은 바로 엄진경한테 뭐라 하지 않고 오히려 조용히 물었다.“그래요? 내 친딸은 어디에 있는 거죠?”백미경의 얼굴에는 다정한 미소가 걸려 있었고 목소리도 매우 부드러웠다.그 모습에 엄진경은 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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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엄진경은 백미경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머리가 하얘져서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라 계속 아니라는 말만 반복했다.백미경의 얼굴이 극도로 일그러졌다.“이영이가 죽었다고 해서 내가 당신들의 말을 믿을 것 같아요? 서현주가 내 친딸이라고 하면 친딸로 생각할 것 같냐고요? 이영이를 대하듯이 서현주를 대하며 모든 것을 서현주한테 갖다 바칠 것 같아요?”“당신들 눈에는 내가 그렇게 바보로 보여요? 당신들이 뭐라고 하든 그대로 믿을 바보로 보이나요?”엄진경은 입술이 메마르고 목이 탔다.“서현주가 바로 당신들의 친딸입니다.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에요.”백미경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정말 너무하네요. 우리 유씨 가문이 망한 걸 꼴을 봐야 속이 시원하겠어요?”엄진경의 얼굴은 완전히 하얗게 질려버렸다.“그런 생각한 적 없어요.”엄진경은 당황한 눈빛으로 유태준과 백미경 뒤에 서 있는 서현주를 쳐다보았다.그녀와는 다르게 서현주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담담했다. 앞으로 나와 그녀에게 도움을 주려는 생각도 전혀 없어 보였다.엄진경은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너무 당황해서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고 엄진경은 서현주를 쳐다보고는 다시 유태준과 백미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유태준과 백미경의 눈에 가득 담긴 증오심 때문에 그녀는 감히 그들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였다.이때, 백미경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정말 터무니없는 말이네요.”엄진경은 입만 뻥긋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다른 사람을 말했어도 이렇게 터무니없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서현주라니요? 당신이 서현주라고 하니까 당신 두 모녀가 얼마나 탐욕스러운 인간인지 알 것 같아요. 이영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도 부족해서 유씨 가문까지 노리고 있다니... 정말 역겹네요. 당신들이 이러고도 사람이에요?”백미경의 욕설에 당황한 엄진경은 마침내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거짓말 아닙니다. 정말이에요. 당신들을 속이지 않았어요. 그렇게 욕하지 말아요.”백미경은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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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말을 하면 엄진경이 좌절감을 느끼고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엄진경은 여전히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 하나는 서현주가 정말로 그들의 친딸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탐욕스러운 엄진경과 서현주가 험한 말을 들으면서도 끝까지 뻔뻔하게 속임수를 쓰고 있는 것이었다.유태준과 백미경은 마음속으로 첫 번째 가능성은 존재할 수조차 없다고 생각했다.서현주와 엄진경의 인품으로 볼 때, 두 번째가 맞는 상황이었다.백미경은 혐오스러운 눈빛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당신들이 무슨 수를 쓰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요? 서현주와의 유전자 검사를 하도록 날 설득한 다음, 검사 결과를 조작해서 당신들의 뜻에 따라 서현주가 내 친딸이라고 증명하려는 거겠죠.”엄진경은 입을 약간 벌린 채 당황한 눈빛을 지었다.백미경은 조롱이 섞인 웃음을 지었다.“정말 우습군요. 내가 그렇게 바보 같아 보여요? 분명히 말하지만 세상의 어떤 여자아이라도 내 친딸이 될 수 있지만 서현주만은 절대 아니에요.”백미경은 낮고 엄숙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절대 불가능해요. 서현주처럼 인품이 안 좋은 사람은 내가 낳은 아이일 수가 없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누가 내 친딸이든, 설령 서현주가 내 친딸이라고 해도 내 마음속에 딸은 유이영 하나뿐이에요. 난 이영이만 내 딸로 인정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줄 거예요. 비록 지금은 세상에 없더라도 그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줄 생각 없어요. 특히 서현주에게는요. 그러니까 마음 접어요.”백미경은 악랄한 표정을 지었다.“만약 내가 낳은 아이가 서현주라는 것을 알았다면 난 그 아이가 세상에 해를 끼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일찌감치 목 졸라 죽여 버렸을 거예요. 알아들어요?”몹시 화가 난 엄진경은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모욕할 수 있죠? 당신들 정말 너무하네요.”백미경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싫으면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나도 그쪽 상대하고 싶지 않으니까.”화가 난 엄진경은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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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유 대표님, 사모님.”서현주의 담담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눈이 붉어진 엄진경이 그쪽을 바라보자 서현주가 입을 열며 유태준과 백미경의 뒤에서 걸어 나와 엄진경의 곁으로 다가왔다.백미경은 그녀를 보며 조롱이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숨어있는 거북이가 이제서야 나오네.”“숨어있는 거북이요? 뭔가 착각하신 것 같은데 숨어있는 거북이라면 제가 유이영 앞에서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죠.”백미경은 눈을 가늘게 떴다.서현주는 의미심장한 말을 이어갔다. “모든 피아니스트가 유이영처럼 대필 작곡가 뒤에 숨어서 대필 작곡가를 통해 곡을 만들지는 않죠.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정정당당하게 대회에 참가하는데 유이영은 그렇지 않잖아요.”백미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서현주, 다시 한번 말해 봐.”“다시 한번 유이영의 험담을 해볼까요? 이제 보니 사모님도 유이영을 그리 사랑하지는 않으시나 보네요? 아니면 너무 뻔뻔하신 건가?”서현주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입을 열었다.유태준은 굳은 얼굴을 한 채 서현주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긴 한 거야?”“당연히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죠. 전 정상인이니까요. 오히려 두 분의 지능이 궁금하네요. 한 분은 다시 말해 보라고 하고 한 분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시는 것 같으니.”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조롱이 섞인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두 분 모두 병원에 가서 지능 검사 한번 받아보셔야 할 것 같네요. 정말 이상이 있을지도 모르니까.”백미경이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서현주, 미쳤어?”서현주의 눈빛에 온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녀는 자신의 앞을 막으려던 엄진경을 뒤로 살짝 당겼다.아까 그녀는 유태준과 백미경 뒤에 서서 방관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말다툼을 지켜보고 있었다. 엄진경을 위해 목소리를 내지 않은 이유는 엄진경이 유태준과 백미경의 진짜 면목을 똑똑히 알았으면 하면 마음에서 그랬던 것이다.제대로 알고 나면 다시는 친부모한테 돌아가라는 말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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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유태준과 백미경의 얼굴색은 서현주의 예상대로 새파랗게 질렸다.백미경은 입을 벌리고 반박하려 했으나 말문이 막혔다. 서현주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유이영은 스스로 그 길을 선택한 것이었고 누구도 그녀를 강요하거나 유혹하지 않았다. 순전히 그녀 자신이 생각해 낸 음흉한 수단이었다.“인품이 저열하다는 말은 전 인정할 수 없어요. 유이영처럼 남의 것을 노리고 생명을 위협하는 사람도 당신들한테는 인품이 저열한 사람이 아니라면 저는 더더욱 아니에요. 당신들 기준으로 보면 전 천사라고 평가받을 자격이 있겠네요.”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오른 백미경은 죽일 듯이 서현주를 노려보았다.엄진경은 멍한 얼굴을 한 채 서현주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순간, 서현주가 한쪽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황 대표님, 남아현 씨. 계속 구경하고 있을 거예요?”서현주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던 그들은 그제야 구석에 서 있는 한 쌍의 남녀를 발견하게 되었다.황태민과 남아현.이 두 사람이 여기에 서서 얼마나 오래 듣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색이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특히 남아현은 얼굴이 새까맣게 질려 있었고 분노가 뒤섞인 눈빛으로 서현주를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유이영과 닮은 그 한 쌍의 눈을 보며 백미경은 마음이 약해졌고 서현주에 대한 증오가 더욱 깊어졌다.한편 엄진경은 남아현을 보며 넋을 잃었다.서현주가 자신을 쳐다볼 줄 몰랐던 남아현은 얼굴이 굳어졌고 제때 감정을 숨기지 못하였다.앞으로 다가가 남아현이 아직 반응을 못 한 사이, 서현주는 그녀의 손을 잡고 손바닥을 살펴보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지난번에 실수로 손을 긁었는데 괜찮아졌는지 보려고요.”그녀의 목소리는 온화했고 마치 진짜 남아현을 걱정하는 것 같았다.두 사람은 매우 가까이 서 있었고 서현주가 남아현의 손을 잡고 있으니 매우 친밀해 보였다.백미경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서현주의 이 행동에 어리둥절해했고 이해하지 못하였다.서현주는 유심히 살펴보았다. 남아현의 하얗고 고운 손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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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백미경은 유태준의 팔을 잡고 서현주와 엄진경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했다.“다시는 찾아오지 말아요. 정말 재수 없어.”말을 마치자마자 두 사람은 함께 자리를 떠났다.서현주는 한 걸음 물러서 그들이 떠나는 것을 내버려두었다.남아현은 고개를 돌려 유태준과 백미경의 뒷모습을 보며 넋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 순간, 서현주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일부러 그녀를 향해 물었다.“유 대표님과 사모님을 아세요?”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남아현은 급히 고개를 돌리고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두 분께서 자선 사업을 많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존경스러워서 좀 더 눈여겨본 것뿐이에요.”“그렇군요. 그래서 오늘 밤 파티에 참석한 거였군요.”서현주의 얼굴을 더 이상 보기 싫었던 남아현은 속으로 화를 삭이며 황태민의 팔을 잡아당겼다.“우린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서현주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엄진경은 남아현이 떠나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따라가려고 했다.서현주가 엄진경을 붙잡으며 말했다.“어딜 가려고요?”멈칫하며 돌아서던 엄진경은 그녀를 보고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그냥... 좀 더 보고 싶어서.”서현주는 그녀를 다시 끌어당기며 말했다.“그만해요. 방금 유이영이 여기 서 있었을 때, 엄마의 시선은 한순간도 유이영에게서 떠난 적이 없었어요. 그걸로 부족해요?”엄진경은 그녀가 화난 것을 보고 조심스러워졌다.“그냥... 이야기나 좀 하고 싶어서...”서현주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이야기요? 그다음에는? 유이영이 누군지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주려고요?”엄진경은 입술을 꽉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됐어요. 오늘 밤, 유이영의 부모님이 뭐라고 했는지 엄마도 들었잖아요. 다시 가서 굴욕을 당할 생각 하지 말아요.”엄진경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 욕을 그렇게 심하게 하다니... 정말 예의 바른 사람 같지가 않아.”“지금 알아도 늦지 않았어요.”서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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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서현주는 엄진경을 돌아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직은 때가 아니에요.”고개를 끄덕이던 엄진경은 말을 하려다고 결국 그만두고 서현주의 뒤를 따라 연회장을 떠났다.한편, 백미경은 서현주에 대한 화가 가시지 않았다.“서현주 그 계집애, 정말 너무해. 감히 내 친딸인 척하다니. 뭐 하러 시간 낭비하면서 그 인간들과 말싸움을 했는지 몰라...”백미경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다음에 또 서현주를 만나면 진짜 눈길조차 주지 않을 거야.”유태준은 백미경의 불만 섞인 말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다른 생각을 품기 시작했다.그는 백미경이 욕설을 다 털어놓을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은 아주 확신에 찬 모습이었어. 거짓말이라면 금방 들통날 거야. 회사를 그 정도로 키운 사람이니 서현주가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할 리가 없어.”백미경은 그의 말속에 다른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눈썹을 찌푸리며 유태준의 팔에서 손을 뗐다.“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백미경의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유태준은 조금 망설이다가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어쩌면 그녀들이 말한 대로 서현주가 우리 친딸일지도 몰라.”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백미경은 그를 노려보며 소리쳤다.“당신, 무슨 뜻이야? 그쪽 편을 들겠다는 거야?”유태준은 손을 들어 백미경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알아, 당신이 이영이의 죽음 때문에 서현주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는 걸. 하지만 일단 진정하고 잘 생각해 봐. 엄진경이 우리를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리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까지 고집을 부리지 않았겠지. 게다가 엄진경은 유이영이 우리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어. 이건 우리 집안 사람들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는데 엄진경은 어떻게 알게 된 걸까?”“그 사실을 알았다는 건 우리 친딸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다는 뜻이야. 그래서 내 생각에는 엄진경의 말을 한번 들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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