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주가 시간을 끈 것은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남아현이 바로 유이영이라면 그녀와 유씨 가문의 관계는 끊어도 끊어지지 않는 복잡한 관계가 될 테니 미리 준비하고 싶었다.쉽게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몇 년이 지나도 서현주는 그날 아침의 일정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아침 7시 30분, 일어나서 세수를 했다.아침 8시 10분,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약을 먹었다.아침 8시 15분, 회사로 가는 차 안에서 서류 몇 개를 처리했다.아침 8시 30분, 회사에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 직원들이 아직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다.오전 내내, 두 차례 간단한 회의를 진행했고 자율주행 프로젝트 입찰 관련 회의를 열고 기획안의 기본 방향을 정했다.11시 30분이 되어서야 비서가 문자를 보내왔다.남아현과 엄진경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온 것이었다.비서가 보내온 파일을 연 뒤, 서현주는 앞부분의 긴 설명을 건너뛰고 맨 마지막 결론 부분을 확인했다.[유전자 검사 결과... 두 사람 사이에 친족 관계가 성립되며 이모와 조카 관계임을...]타악.서현주의 핸드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사무실 책상에 떨어졌다.그녀의 손은 허공에서 굳어버렸고 그녀는 사무실 바닥의 어두운색 카펫을 응시하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후, 서현주는 천천히 눈을 감고 의자 뒤로 몸을 기대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손을 들어 손등으로 눈과 미간을 가렸다.남아현이 바로 유이영이었다. 그 뜻은 유이영이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유이영은 황태민의 딸을 구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로 인해 응급실로 실려 갔으며 중상을 입어 결국 목숨을 잃게 되었고 그 후, 빠르게 장례가 치러졌다. 그녀는 유이영의 시체조차 보지 못했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이해할 수 없었던 의문점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올랐다.‘왜 하필 황태민의 딸이었을까? 왜 하필 경찰이 그녀를 체포하러 갔을 때 사고가 났을까?’‘유이영을 깊이 사랑했던 연지훈은 왜 조금도 슬퍼하거나 괴로워하는 기색 없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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