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채아는 잠시 혼란스러운 듯 눈이 파르르 떨렸다.사실 이 말은 언제 들어도 전혀 이상하게 없었지만 하필 지금 이 순간 꺼냈으니 참 운명의 장난 같았다.“걱정하지 마, 진짜 이혼은 아니야.”주율천은 심서정과 약속했을 때 이미 결심을 굳혔다. 곧이어 그는 온채아의 어깨를 붙잡고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그냥 잠깐 이혼한 척 연기할 거야. 이혼 증명서도 필요 없어.”온채아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분하게 말했다.“진짜 이혼해도 괜찮아요.”이혼 증명서를 떼면 온채아를 완전히 잃을 것 같은 두려움에 주율천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비록 구아를 찾고 나서 어떻게 온채아에게 설명해야 할지 전혀 몰랐지만 이혼은 하고 싶지 않았다.물론 구아는 이미 결혼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고 그녀를 마약 밀매자들에게서 지켜주면 된다.그 생각에 주율천은 어깨에 지고 있던 짐을 덜어낸 기분이 들었다.깊이 생각할 시간도 없이 다시 온채아의 어깨를 붙잡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목소리를 낮췄다.“채아야, 넌 나랑 같이 심서정 앞에서 이혼한 척만 해주면 돼.”행여나 온채아가 오해할까 봐 주율천은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겼어. 제발 그냥 믿어줘. 네가 내 아내인 건 변함없을 거야. 난 영원히 너뿐이야.”온채아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는 고민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몰랐다.주율천과 민은하는 서로 맞는 구석이 없었다. 하나는 이혼한 척을 하라 하고, 다른 하나는 사랑하는 척을 하라 했다.주율천은 그녀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조금 급해진 듯 말했다.“채아야, 제발 부탁이야. 내가 이렇게 빌게...”그는 간절하게 애원했다.곧이어 온채아는 고개를 들어 주율천을 보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알겠어요. 그럴게요.”온채아는 흔쾌히 수락했다. 사실 그들은 이미 이혼한 사이기에 연기할 필요가 없다는 걸 굳이 얘기하지 않았다.주율천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온채아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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