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채아는 벨린에서 저주를 받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몇 년 동안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던 사람을 요즘은 왜 이렇게 자주 보게 되는지...“채아야, 왔어?”김현우가 다정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들어와.”주율천의 친구 몇 명도 인사를 건넸고 온채아는 주먹을 불끈 쥔 채 안으로 들어가 한 사람씩 인사했다.“현우 오빠, 명호 오빠.”성유준의 차례가 되자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대표님.”그 호칭이 나오자 룸안은 몇 초간 정적이 흘렀고 김현우 일행은 순간적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하지만 성유준은 화내지 않았고 오히려 깊고 어두운 눈으로 온채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다 오빠라면서, 나만 아니야?”성유준을 마주할 때마다 말이 거칠어지는 온채아는 본능적으로 되물었다.“저랑 그쪽이 무슨 관계인데요?”그 말은 7년 전, 성유준이 사람을 시켜 온채아를 소원희의 집에 던져버렸던 날 그가 직접 했던 말이었다.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그 말은 기억에서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당시 성유준은 건방진 태도로 내려다보며 비웃었다.“진짜 나를 친오빠라고 생각한 거야? 온채아, 너랑 내가 무슨 관계인데?”온채아는 곧장 시선을 피했고 잠든 주율천을 보고선 김현우에게 도움을 청했다.“오빠, 차까지 옮겨줄 수 있어요?”“당연하지.”민망한 분위기 속에서 김현우는 주율천을 부축해 나가며 빠져나갈 기회를 엿봤다.주율천은 오늘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지, 평소 침착하던 사람이 성유준과 말 몇 마디 나누고는 연거푸 술을 마셔댔다.김현우는 그를 뒷좌석에 태우며 온채아에게 물었다.“괜찮겠어? 아니면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까?”온채아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고마워요, 오빠.”“고맙긴 뭐가. 조심히 가.”김현우는 웃으며 말 한마디 덧붙였다.“참, 내 생일 때는 꼭 와야 돼.”온채아는 더 이상 주율천 무리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그때 가서 다시 얘기...”“다시 얘기하자고? 지난 달에 명호 생일엔 갔으면 내 생일은 안 올 거야?”“알겠어요.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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