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Kapitel 531 – Kapitel 540

642 Kapitel

제531화

온채아의 심장이 무언가에 꽉 붙들린 듯 조여왔다. 수화기 너머 바람 소리가 너무 거셌던 탓인지 성유준은 온채아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채아야, 방금 뭐라고 했어?”온채아는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아린 기운을 누르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아무것도 아니야. 호텔에 도착한 거야?”전화 너머의 성유준은 실내로 들어갔는지 바람 소리가 잦아들고 대신 온채아가 안심할 수 있을 만큼 낮고 묵직한 그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전화를 끊기 전 온채아가 물었다. “나중에 연락하고 싶으면 지금 번호로 하면 돼?”“응.”성유준이 낮게 웃으며 물었다. “이제 푹 잘 수 있겠어?”그다지 푹 잘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하지만 온채아는 멀리 타국에 있는 사람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지금 바로 잘 거야.”말을 마친 뒤, 그녀가 덧붙였다. “오빠도 얼른 쉬어.”시차를 계산해 보면 그곳도 밤일 터였다.성유준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하다가 이내 아무 말 없이 짧게 답했다. “그래.”통화가 끝나고 검게 변한 휴대폰 화면을 보던 온채아가 문득 픽 웃음을 터뜨렸다.자신이 막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모양이라고 생각했다.여자 목소리 하나 들었다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니.성유준은 온채아에게 충분히, 아니 넘칠 정도로 잘해주고 있었다.무조건 그를 믿어야 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금세 잠기운이 다시 몰려왔고 온채아는 이불 속으로 몸을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늦게 잠들었음에도 시계는 어김없이 그녀를 깨웠다.이틀 연속으로 한의원 진료가 있는 날이었다.그날 아침, 한의원에 도착해 가운을 입고 앉아 첫 환자를 부르기도 전 정다슬에게서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다.거의 통곡에 가까운 목소리였다.[자기야, 나 안 보고 싶었어? 난 보고 싶어 죽겠어.]정다슬은 온채아와 같이 사는 게 습관이 된 터라 며칠 못 봤다고 벌써 보고 싶어서 난리였다.온채아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타자를 하는 대신 음성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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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하예원은 이미 전송 완료된 메시지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온채아와 성유준의 사이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소용이 있겠는가.이런 사진을 받고도 상대방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 여자가 몇이나 될까.의심의 씨앗은 한 번 심어지면 끊임없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기 마련이다.성유준 역시 성격이 그리 원만한 편은 아니니 시간이 흐를수록 둘의 감정은 식어갈 것이 뻔했다.하물며 성유준이 외국에 임신한 여자까지 숨겨두고 있다면 온채아를 진심으로 좋아할 리도 없었다.그렇다면 하예원에게도 여전히 큰 기회가 있었다.사업가는 언제나 이익을 쫓는 법이다. 온채아가 평생 하씨 가문에 발을 들이지 못한다는 확신만 선다면 성유준도 온채아와 하예원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분명히 계산기를 두드릴 것이다.심서정은 문을 열고 들어오며 고소하다는 듯 물었다.“성유준한테 정말 다른 여자가 있는 거예요?”하예원이 휴대폰을 흔들어 보였다.“사진까지 찍혔는데 가짜겠어?”하예원은 과거 해외 유학 시절 공교롭게도 성유준이 이번에 간 나라에 머물렀었다.당시 많은 유학생들이 외국 남자들의 뚜렷하고 입체적인 이목구비를 칭찬하며 멋있다고 치켜세웠다.지기 싫어했던 하예원은 예전에 몰래 찍어두었던 성유준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다. 스무 살 무렵, 가장 기세등등하던 시절의 외모는 동기들을 단숨에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이번 사진도 당시 사진을 봤던 여동생 중 한 명이 병원에서 우연히 성유준을 발견하고 찍어서 하예원에게 보내온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심서정은 이 멍청한 애가 처음으로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며 아낌없이 치켜세웠다.“인맥이 정말 넓네요. 어디에나 친구가 있고 말이에요.”“당연하지.”하예원은 당연한 소리를 한다며 경멸하듯 대답했다.“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거야.”하예원은 하씨 가문의 셋째 딸이다.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사방에 친구를 둘 수 있는 위치였다.“...”심서정은 진심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출신? 네가 지금 가진 것 중에 네 출신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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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온채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성유준의 눈에 서늘함이 스쳤다. 하지만 그것은 온채아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온채아가 속으로 끙끙 앓으며 냉가슴을 앓는 대신 이렇게 명확하게 물어봐 준 것이 성유준은 꽤 기뻤다. 그녀가 질투를 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그를 미소 짓게 했다.그는 살기를 거두고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 “누가 네 앞에서 이간질을 했어?”“말 돌리지 마.”성유준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른 여자가 전화를 받았을 때 느꼈던 가슴속 울화가 조금씩 가라앉았다. 온채아는 테라스 난간에 등을 기댄 채 물었다. “정말 다른 사람 산전 검사에 같이 가준 적 있어?”전화 너머의 성유준은 숨길 생각이 없었는지 아주 명쾌하게 대답했다. “응. 있어.”온채아는 가슴이 턱 하고 막혔다.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녀는 이 사실이 몹시 신경 쓰였다. 특히 상대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랬다.물론 성유준이 한눈을 팔 사람이 아니라는 건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다면 그 여자는 성유준과 떨어져 지낸 9년 동안 알게 된 소중한 친구인 걸까? 이 먼 타국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산전 검사를 동행해 줄 만큼 소중한 사람?이름 모를 감정들이 가슴속을 어지럽게 헤집어 놓았다.온채아는 자신의 상태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이성 친구가 있는 게 뭐 그리 대수인가. 그저 친구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달려와 준 것뿐일 텐데.그녀는 자신을 설득하려 애썼다. 하지만 산전 검사라는 예민한 상황 탓인지, 아니면임신 호르몬 탓인지 답답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그녀의 머릿속이 수만 가지 생각으로 복잡해지던 찰나, 성유준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가 다시 이어졌다.“내 사촌 누나야. 좀 일이 생겼는데 이모님이 마음을 못 놓으셔서 내가 잠시 들렀어.”“응?”온채아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사촌 누나?”소원희는 성유준이 어머니 쪽 친척들과 교류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예전에는 직접 나서서 가로막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외가 쪽 사람들도 성씨 가문과 성유준이 그들을 무시한다고 오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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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전화를 끊고 침실로 돌아와 한참을 책상 앞에 앉아 있었지만 온채아의 심장은 여전히 터질 듯이 두근거렸다.정다슬은 방문을 열고 들어오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심호흡을 하며 감정을 추스르는 온채아를 발견했다. “왜 그래? 성 대표님이 무슨 달콤한 말이라도 해줬어?”“...”온채아는 쑥스러운 듯 코끝을 만지작거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너 얼른 씻기나 해! 잠옷은 욕실에 챙겨 뒀어.”정다슬은 온채아가 부끄러워하는 걸 눈치채고 더는 캐묻지 않았다. 어쨌든 두 사람 사이의 오해는 확실히 풀린 모양이었다.정다슬이 욕실로 들어가고 나서야 온채아는 아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성유준의 대답을 다시금 떠올렸다.“나도 보고 싶어.”평소 무뚝뚝하기만 하던 성유준의 입에서 나온 그 한마디만으로도 충분히 심장이 터질 것 같았는데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다. 그가 목소리를 한층 더 낮게 깔고 덧붙였던 말.“내 몸도 마음도 다 네가 그리워.”온채아는 몇 초간 멍하니 굳어 그의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찬바람을 맞으며 허둥지둥 전화를 끊어버린 것이었다.‘마음으로만 보고 싶어 하면 됐지! 누가 몸으로까지 그리워하래! 뻔뻔하긴!’다음 날, 잠에서 깬 온채아는 정다슬이 벌써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간을 보니 아직 8시도 되지 않았다. “웬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오늘 출근해?”“...”정다슬은 삶의 의욕을 잃은 눈빛으로 온채아를 바라보았다. “성 대표님도 며칠 동안 이렇게 일찍 깼겠지?”온채아는 지난 며칠을 떠올려 보았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랬다. 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 늘 성유준의 시선과 마주치곤 했다. 그는 그녀가 자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꽤 좋아하는 것 같았다.온채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의아한 듯 물었다. “왜?”“....”정다슬은 쏟아지는 아침잠을 방해받은 울분을 토해내듯 온채아의 볼을 꼬집었다. “계집애야, 너 요즘 잠버릇이 왜 이렇게 험해졌어?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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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화면이 바뀌면서 막 채취를 마친 샘플이 들어있는 지퍼백을 들고 밖으로 걸어 나가던 황아림의 모습이 비쳤다. 그때 위층에서 급히 내려오던 집사가 그녀와 부딪혔고 황아림의 손에 들려 있던 지퍼백이 바닥으로 떨어졌다.이어 집사가 지퍼백을 줍고는 다시 황아림에게 건네주었다.얼핏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하지만 아주 조금만 세심하게 관찰한다면 집사가 지퍼백을 집어 드는 찰나에 물건을 바꿔치기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황아림에게 다시 건네준 것은 전혀 다른 지퍼백이었다.구정훈의 비서인 황아림은 오늘 이 자리에 동석해 있었다.구정훈의 옆에 앉아 CCTV 영상을 끝까지 확인한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 구정훈을 바라보며 당황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구 대표님, 저는 정말 눈치채지 못했어요! 하씨 가문의 집사님 아니신가요? 하씨 가문의 사람이 손을 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해서 방심하고 있었습니다.”옆에 앉아 있던 하희민의 눈에 차가운 기운이 서렸다. “황 비서님, 비서님 손에서 물건이 바뀌었을지언정 비서님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오로지 우리 하씨 가문의 책임이라는 뜻인가요?”고 집사가 팔순 잔치 당일 1층의 모든 각도 CCTV를 확보한 이후 하희민과 하도연은 시간이 날 때마다 영상을 조금씩 돌려보았다.그러다 마침내 엊그제 밤에 이 장면을 포착한 것이었다.마침 오늘 구정훈이 경성으로 접대차 올 일이 있었기에 오늘로 약속을 잡았다.하도연 남매의 의도는 다른 게 아니었다. 그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진상을 파악하고 싶었을 뿐이다.그런데 정작 본론을 꺼내기도 전에 황아림이 뼈 있는 말을 내뱉었다. 하도연의 이혼 결심이 황아림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아는 하희민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버렸다.자신의 속내를 하희민이 단번에 꿰뚫자 황아림은 주먹을 꽉 쥐었다. “당연히 그런 뜻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하씨 가문 사람이 그럴 줄은 정말 몰랐다는...”“몰랐을 수도 있죠.”하도연은 황아림을 상대해 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말싸움에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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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그 말을 들은 황아림의 눈에 맺힌 눈물이 금세 사라졌다. 그녀는 발걸음을 재촉해 구정훈의 뒤를 따라 빠르게 떠났다.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해서야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대표님과 도연 언니․․․ 정말 가능성 없는 거예요?”구정훈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 대신 되물었다.“샘플이 바뀐 거에 대해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어?”황아림은 신경이 곤두서며, 미리 준비해 둔 변명을 했다.“정말 몰랐어요. 당시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빨리 물건을 차에 되돌려놓는 것만 생각하다 보니 그만 경솔했습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매우 자책하는 듯한 모습이었다.“혹시 제 실수 때문에 또 대표님과 도연 언니 사이 감정에 영향을 줬어요?”“나와 도연이 일은 너와 상관없어.”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구정훈은 성큼 안으로 들어가 그녀가 따라 들어온 후에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번 실수에 관해서는 분기 상여금을 삭감할 거야.”구정훈은 공적인 일에 있어서 항상 수완이 날카로웠기에 단지 분기 상여금을 삭감하는 정도면 이미 사사로운 정을 봐준 셈이었다.그의 비서인 황아림은 당연히 이 점에 대해 잘 알기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가 막 말을 하려는 순간 구정훈이 지시하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그밖에 오늘 밤 도연에게 전화해서 진심으로 사과해.”황아림은 입꼬리가 굳으며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지만, 내키지 않는 기색이 전혀 없이 아주 흔쾌히 대답했다.“네, 그렇게 할게요.”그러고 나서 그녀는 맡은 바 본분에 충실하겠다는 듯이 또 입을 열었다.“그럼, 내일 대표님의 업무 일정을 조정해 오후에 두 시간 비워둘게요. 아마 법원에 갔다 올 시간은 충분할 거예요.”“내가 언제 법원에 간다고 그랬어?”구정훈은 눈을 내리깔며 그녀를 흘겨보았다, “오늘 밤 도연에게 사과하는 김에 전해줘. 내가 급한 일이 생겨서 내일 출장 간다고.”사무실 문이 빈틈없이 닫히자, 그제야 하희민은 하도연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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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하도연이 알았다는 듯 말했다. “네 첫사랑이 너를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구나.”하지훈은 속으로 중요한 일이 걱정되어 핀잔을 듣는 것도 개의치 않고 틈이 보이자, 바로 물었다. “심서정이 막내가 아니라는 걸 알았는데 계속 남겨서 뭘 하려고 그래?”매일 심서정 오빠라는 이름을 달고 다니니까 정말 밖에 나가 사람 보기가 부끄러웠다.사람들이 하씨 가문을 의식해 겉으로 말은 안 해도, 뒤에서는 아마 입이 다 터질 지경으로 웃고 있을 것이다.특히 성유준 그놈은 짓궂게도 면전에서 대놓고 그를 골려줬다.“그 네 여동생 말이야!” “여동생 찾은 걸 축하한다!”쩍하면 이런 말들로 그를 약 올리는 게 성유준의 일상이었다.하도연은 그를 상대하기 귀찮아 고개를 숙이고 업무 메시지를 처리했다. 그제야 하희민은 아주 선심 베풀 듯이 그의 말을 이어받아 설명했다.“심서정을 남긴 건 당연히 막내를 찾기 위해서지.”그걸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었다. 스무 살 넘은 고아를 자선 사업 때문에, 부양하고 있는 건 절대 아니었다.하지훈은 멈칫하더니 그제야 그도 반응이 왔다.샘플이 바뀌었는데 친자 감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건 간접적으로 그들이 진정한 막내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 걸 설명했다.진정한 막내도 아직 살아 있다.하지훈 마음속의 유일한 걱정이 사라졌다.“막내가 혹시 해성에 있는 건 아닐까?”“아니.”하도연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깔끔하게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엄마가 경성에 도착하자마자 심서정과 하예원이 바로 뒤따라왔어. 이건 해성 쪽에 뒷걱정이 없다는 걸 말해주는 거야.”만약 막내가 정말 아직 해성에 있다면, 그들은 아마 이렇게 안심하고 경성에 오지 않았을 거다.더욱이 와서 이렇게 오랫동안 돌아가지 않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훈의 머리도 빨리 돌아갔다.“그럼 이건 막내가 경성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도 되는 거잖아!”그들은 강미진이 경성에 와서 따라온 게 아니라 막내 때문에 따라왔을 가능성이 있었다.하지훈은 어렴풋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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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점심을 먹고 나서, 온채아는 한동안 선생님과 사모님을 뵙지 못한 것 같아 시간이 나는 김에 정다슬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이미숙 또한 여승운 부부가 그녀에 대한 은혜를 알고 있기에 유경애에게 그녀의 트렁크에 선물을 많이 넣어 두라고 당부했다.온채아도 내숭 떨지 않았다.“감사합니다, 할머니.”“뭐가 감사해?”그녀의 옷깃을 대신 정리해 주는 이미숙은 마치 자기 집안 후배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이었다.“다 성유준 거잖아. 성유준 거는 곧 채아 거지.”자기 손자에게 있어 온채아 이 아이는 일종의 집착과도 같았다.이런 한 줄기 믿음이 없었다면, 일부 생사고비에서 그가 견뎌내지 못했을지도 몰랐다.이제 그 마음의 소원이 이루어지게 생겼으니, 이미숙에겐 바라 마지않던 일이었다.온채아는 기분이 좋고 마음이 내킬 때면 입도 매우 달콤했다, “저와 할머니 거예요. 앞으로 우리 함께 성유준의 돈을 쓰는 거예요!”사실, 그녀가 버는 것으로도 충분했다.하지만 이런 말은 어르신들이 즐겨 듣기에 그녀가 한두 번 언급하는 것도 괜찮았다.스승님과 사모님이 그녀가 간다는 걸 알면,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시간 들여 준비할 게 분명하므로 온채아는 미리 전화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다만 선생님의 집에 들러 두 분과 잠깐이라도 얘기 나눈 다음 정다슬과 함께 쇼핑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그녀와 정다슬이 선물을 들고 마당에 막 들어섰을 때, 주율천과 정면으로 마주쳤다.대개 여기서 그를 만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해서인지, 온채아는 잠시 멈칫했다. 게다가 며칠 전 민은하가 그렇게 난리 친 탓에, 지금 그녀는 주율천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다.“채아야, 정 변호사님.”오히려 주율천은 그나마 태연자약했다. 그는 온채아가 물건을 든 것을 보고는 성큼 다가와 그녀 손에서 물건을 받아 들며 말했다. “내가 안으로 들여다 줄게.”온채아는 곧 손을 놓았다.“고마워요.”서로 실랑이를 벌이면 괜히 쓸데없이 더 얽힐 뿐이었다. 주율천도 그들의 보폭을 맞추며 배려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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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한때 어리숙하고 순진했던 그녀에 대해서도 그랬고, 지금의 그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그래서 한때 그녀는 정말 그를 당시 그녀의 최선의 선택으로 여긴 적이 있었다.하지만 단지 순간적으로 아련했을 뿐, 온채아는 정신을 차리고 본능적으로 남자의 말을 끊었다. “나랑 뭘 말하고 싶은 거예요?”만약 이런 얘기라면 의사인 그녀가 스스로 자신을 잘 돌볼 수 있었다.월강 레지던트의 모두도 그녀를 아주 잘 돌봐주고 있다.그녀는 말을 하면서 또 뒤로 반걸음 물러섰다. 어조와 몸짓까지 모두 그와의 거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주율천은 목구멍이 조여왔다.“며칠 전 본가에서 우리 엄마가 한 말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나는 심서정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 채아야, 나 지금은 그저․․․”온채아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어렴풋이 짐작하고 배를 어루만지며 그가 말을 꺼내기 전에 미리 잘랐다. “율천 오빠, 난 지금 아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모든 것이 다 좋았다.아기는 그녀의 뱃속에서 잘 자라고 있고 그녀와 성유준 사이도 좋으며 그 모든 뒷걱정들도 이젠 다 사라졌다.그녀는 그 누구든, 어떤 일이든 지금의 이 상태를 깨뜨리는 걸 원하지 않았다.주율천은 그녀 얼굴에서 이런 표정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부드럽고 잔잔하며, 평화롭고 아름답지만 유독 그에게는 속하지 않고 성유준에게만 속하는 표정이었다.그녀가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도 모두 성유준 때문이었다.주율천은 마치 심장이 날카로운 칼날에 스친 듯 약간의 통증을 느꼈다. 아파서 그의 입술도 하얗게 질렸다. “행, 행복하면 됐어. 그날 일은 그래도 내가 엄마를 대신해 사과할게.”“괜찮아요.”온채아는 매우 깔끔하게 대답했다.그녀는 정말로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그녀와 민은하는 아마 더 이상 서로 왕래할 일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걸 보고 온채아는 손으로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요.”오늘은 또 기온이 내려간 것 같다. 더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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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이 말을 듣고 손정원이 고개를 저었다.“아닐 거야. 그 사람 올 때마다 나 아니면 선생님 일을 도와줘. 내가 꽃 심으면 옆에서 배양토 들어주고 선생님이 뒤에 낚시하러 가면 낚시 도구 들어주고 그래. 내가 보기엔 그 사람 십중팔구는 너를 아직 포기하지 못해서 나와 선생님이 좋은 말 좀 해 달라고 그러는 것 같아.”마지막 말을 손정영은 온채아를 향해 했다.온채아는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다음에 또 오면, 사모님이 저한테 말씀해 주세요. 제가 전화해서 선생님과 사모님을 괴롭히지 말라고 할게요.”원래 그녀는 주율천이 선생님과 중요한 일을 상의할 게 있어서 여기 나타난 줄 알았다.어쨌든 은성 그룹도 의약 관련 프로젝트가 있었기에 선생님과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선생님께서 원하시기만 하면 그녀도 간섭할 권리가 없었다.생각밖에 그녀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좋아.”손정원은 어쩐지 속이 좀 내려가지 않았지만, 일단은 먼저 대답했다. 그러더니 또 그녀에게 임신에 관해 이것저것 물었다.“요즘 산전 검사하러 갔댔어? 아이는 다 괜찮아?”“아이는 잘 자라요.”온채아의 얼굴에 다시 부드러움이 떠올랐다.“지난번에 태심도 들었어요.”그 얘기에 정다슬은 약간 흥분하며 온채아의 말을 이어 재잘거렸다.“빠르고 강하게 뛰었어요! 유난히 튼튼한 아기 같아요.”말하는 도중 정다슬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온채아의 배를 어루만지며, 눈빛에 기대감이 가득했다.집안의 그 어느 사촌 언니나 동생이 아이를 낳아도 그녀는 이렇게 기대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온채아가 임신한 걸 발견한 그 순간부터 정다슬은 엄청 기대했다. 쇼핑몰 장바구니에도 계속 조금씩 유아용품을 잔뜩 골라 놓았다.여승운은 옆에서 온채아가 자라는 걸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 아이가 이제 엄마가 된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남달랐다. “성유준 그 자식은 뭐라 그래?”아이가 곧 태어나려 하는데 두 사람의 결혼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을 수는 없었다.온채아는 씩씩거리며 코를 만지작거렸다.“아직 말하지 않았어요.”여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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