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บทที่ 571 - บทที่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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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온채아는 하루 종일 긴장되어 경직되었던 몸이 조금 풀렸다.더는 고집을 부릴 수가 없었다. 강태무에게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당부한 뒤 성유준과 함께 월강 레지던스로 돌아갔다.평소 월강 레지던스는 대낮에도 조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하지만 지금 날이 어두워진 이 시각, 두 사람이 집 문턱을 넘기도 전에 들끓는 분위기를 감지했다.온채아와 성유준은 서로를 바라보며 당황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거실 전체에 테이블을 중심으로 사방에 각종 산모와 아기용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크게는 유모차부터 아기 침대, 기저귀 교환대 등이 여러 종류로 십여 개에서 스무 개가 넘게 놓여 있었다.작은 것들은 전부 산더미처럼 쌓인 산모 용품과 아기 옷들이었는데...성유준은 가까이 다가가서야 테이블 위에 이미숙이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해 오다가 꺼내 쓰기도 아까워하던 옥 장신구 한 세트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지금 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채아에게 주는 거야!”이미숙이 대꾸하며 온채아를 바라보더니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사모님 걱정하는 건 알아. 그러니까 마음 편히 사모님 돌보고 나머지는 다 나한테 맡겨.”출산 예정일까지 아직 넉 달이나 남았지만 많은 걸 미리 준비해야 했다.이런 용품뿐만 아니라 산후조리사, 영양사, 병원, 주치의까지 모두 미리 정해둬야 했다.예약하지 않으면 좋은 곳은 다 다른 사람들이 예약해 버리니까.성유준은 이미숙이 온채아를 잘 챙겨주는 건 알았지만 가장 아끼던 물건까지 꺼내자 조금 놀랐다. 그는 온채아를 한 번 쳐다보며 기분 좋은 듯 말했다.“할머니께서 집안 재산을 다 털어줄 기세네.”원래는 이미숙이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아도 속으로는 아이 때문에 신경 쓸지 걱정했었다.그런데 지금 보니 괜한 걱정인 것 같았다.온채아는 이미숙이 아이의 신분을 알고 기뻐할 거란 건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기뻐할 줄은 정말 몰랐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이미숙이 억지로 끼워준 팔찌와 목에 걸리는 목걸이를 보며 겁이 나기까지 했다.이 정도 품질과 감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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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이 말에 온채아는 반박할 수 없었다.그녀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국물을 마시며 찔리는 마음을 감추려 했다.“할머니께 딸을 임신했다고 말씀드렸더니 무척 기뻐하시네...”이미숙이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었지만 성유준은 여전히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그게 다야?”온채아는 그의 시선에 더욱 마음이 불편해져 솔직히 털어놓으려던 찰나 배가 갑자기 쑤시듯 아파졌다.무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며 눈살을 찌푸렸다. 성유준은 온채아가 배를 만지는 모습을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그녀를 붙잡았다.“왜 그래, 배가 아파?”“응...”온채아 본인이 한의사이긴 해도 임신은 처음이라 살짝 겁이 났다.성유준은 몸을 숙여 그녀를 바로 안아 올리며 단호하게 말했다.“병원에 가자.”“됐어.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병원에서 하루 종일 있었는데 자신 때문에 성유준을 또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다.“일단 소파에 내려줘. 내가 맥을 짚어 볼게.”성유준은 급한 마음에 온채아가 의사라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잠시 생각한 뒤 조심스럽게 그녀를 소파에 내려놓았다.그녀의 의술에 대해서는 굳게 믿고 있었다.손정원이 중독된 것도 온채아가 어쩔 수 없다면 여승운이 내일 돌아온다 해도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이유는 간단했다. 여승운은 온채아에게 모든 의학 지식을 전수해 주었고 조금도 숨김없이 가르쳤으며 온채아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기에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쳤다.시간이 흐르고 온채아도 경험이 쌓이면 아마 스승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온채아는 맥을 짚어본 뒤 잔뜩 긴장한 얼굴로 걱정하는 남자를 바라보며 웃었다.“왜 그렇게 긴장해? 10개월 동안 임신하는 데 가끔 불편한 건 당연한 거잖아.”“내가 걱정하는 건 뱃속에 애가 아니라...”성유준이 온채아를 흘겨보았다. 그녀가 웃는 걸 보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아 말을 이어갔다.“네 몸을 걱정하는 거지.”그녀가 임신한 걸 알고 나서 성유준은 강태무에게 많은 걸 알아봤다.이번 달에 유산하면 몸이 많이 상할 거라는 것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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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민은하는 찡그린 얼굴로 주위에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10개월 동안 뱃속에 품었다가 고생하며 낳은 아들이 지금 여자 하나 때문에 그녀를 무시하고 있었다.“신경 끄라니. 내가 네 엄마인데 네 혼사 걱정하는 게 잘못됐어?”또 이런 식이다.주율천의 눈빛이 더 차가워졌다.“엄마니까 그럴 수 있죠. 그런데 뒤에서 몰래 이혼 진행했을 땐 이렇게 될 줄 예상했어야죠. 난 엄마 아들이지 엄마가 만든 꼭두각시 인형이 아니에요.”그 말에 민은하는 눈을 크게 떴지만 주율천은 이미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버렸다.주시윤이 위층에서 후다닥 뛰어 내려와 민은하의 다리를 붙잡고 떼를 썼다.“할머니, 할머니! 방금 삼촌 돌아온 거예요? 왜 저를 보러 올라오지 않아요?”민은하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유일한 손자를 안은 채 안타까워했다.“오늘은 바빠서 그래. 다음에 올 때 꼭 시윤이 보고 갈 거야.”“거짓말 아니죠?”주시윤은 얼굴을 찌푸리며 평소 심서정이 전화로 자꾸만 주의를 주던 일이 떠올랐다.“아, 참! 엄마가 정말 돌아와요? 삼촌이 엄마랑 결혼해요?”민은하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그래.”심서정이 예전에 어떻게 행동했든 하씨 가문 다섯째 아가씨라는 타이틀만으로도 과거의 행위를 모두 눈감아줄 수 있었다.주씨 가문은 하씨 가문의 도움이 절실했기에 민은하는 하씨 가문의 딸을 며느리로 삼아야 했다.그러면 앞으로 모임에서 감히 그녀에게 건방지게 굴 사람이 없을 테니까.내일 직접 하씨 가문에 찾아가 결혼을 정하고 이틀 뒤 모든 유명 인사가 모인 자선 파티에서 결혼 소식을 공개할 것이다.그때쯤이면 주율천은 아무리 싫어도 하씨 가문을 건드릴 위험을 무릅쓰면서 약혼을 파기하지는 못할 것이다.월강 레지던스.온채아는 목욕을 마치고 나온 뒤 성유준이 방에 없자 저도 모르게 서재로 그를 찾으러 갔다.문손잡이에서 나는 가벼운 소리에 성유준은 입을 열며 들어오는 사람을 올려다보았다.“안 피곤해?”벌써 열 시가 넘었다.온채아는 의아한 듯 물었다.“난 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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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한밤중, 성유준은 곁에 누워 있던 온채아의 숨소리가 드디어 고르게 들리자 소리 없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는 온채아가 더 깊이 잠들 때까지 기다린 뒤 살금살금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내려왔다.다시 서재로 돌아온 성유준은 발코니에 한참 동안 서 있다가 휴대폰을 꺼내 성일에게 전화를 걸었다.“주율천이 최근에 누구와 접촉한 적 없어?”그는 직감적으로 이 일이 주율천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가 아는 주율천은 어느 정도 이중적인 면이 있긴 해도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은 아니었다.독살은 주율천의 스타일이 아니었다.성씨 가문과 주씨 가문은 한때 세력이 비슷했다. 지금은 주씨 가문을 훨씬 앞지르고 있지만 양가는 이미 서로의 동향을 주시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그래서 성일은 재빨리 대답했다.“없습니다. 평범한 비즈니스 파트너들뿐입니다.”“없다고?”성유준은 미간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마음속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사람을 보내서 그쪽 동향을 지켜보라고 해.”...그린 빌라.오늘은 온채아가 강미진을 치료하러 오는 날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온채아는 전화로 오지 못한다고 했다.강미진은 손정원이 사고를 당했다는 말을 듣고 충분히 이해하며 그저 온채아에게 몸조심하라고 거듭 당부했다.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니 마음 한편엔 쓸쓸함이 스쳤다.온채아를 불러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하기 위해 부엌에 온채아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라고 특별히 당부해 두었기 때문이었다.하도연은 아래층으로 내려와 어쩐 일인지 다소 넋이 나간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다가가 물었다.“왜 그래요? 채아 씨 오늘 안 온대요?”어젯밤 하지훈에게서 손정원이 중독되었다는 소식을 이미 들었다.마청산에게 연락하려던 찰나 마침 성유준이 이미 그쪽 연구소로 데려갔다는 것도 전해 들었다.‘온채아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네.’강미진은 큰딸이 모든 걸 다 아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응, 손정원 씨에게 일이 생겼대.”강미진은 온채아와 그녀의 스승 여승운, 손정원 사이에 대해 하지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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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하도연은 눈빛에 스민 차가움을 감추고 평소처럼 차분한 어투로 말했다.“좋네요. 양쪽 모두 원하는 거니까.”온채아가 그런 불행한 가정에 발을 들인 게 안타까울 뿐이었다.하도연은 어린 나이에도 늘 부드럽고 참을성 있는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졌다.강미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하도연의 말 속에 담긴 깊은 뜻을 알아채지 못했다.민은하는 순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제가 이미 점쟁이를 만나 날짜를 받았어요. 이틀 뒤 열리는 자선 파티에서 두 집안의 혼사를 공개하면 어떨까요?”‘두고 보자고.’경성, 해성의 모든 유명 인사가 보는 앞에서 하씨 가문과 인연을 맺었는데도 온채아와 성유준이 앞으로 감히 자신에게 건방지게 굴 수 있을지 지켜볼 생각이었다.지금은 주씨 가문이 성씨 가문보다 한참 못하지만 하씨 가문과 사돈을 맺으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그 말에 강미진은 민은하의 속셈을 눈치채고 안색이 살짝 변했다.하지만 하도연이 가볍게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마음을 달랬다.이내 하도연은 아주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심서정 씨가 원하는 대로 하죠.”심서정은 내심 주씨 가문에서 너무 요란하게 굴어 하씨 가문에서 싫어할까 봐 걱정하던 찰나 이 말을 듣고는 눈을 반짝이며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그날로 해요.”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유례없이 기쁨으로 가득 찼다.주씨 가문에서 마침내 결혼을 제안했고 하씨 가문도 그녀를 받아들인 듯했다. 심지어 자선 파티라는 큰 행사에서 결혼 소식을 공개한다니!이제 곧 모든 사람이 알게 될 것이다. 하씨 가문이 잃었다가 다시 찾은 딸인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심서정은 무심코 깊게 숨을 내쉬었다.다행히도 그녀가 먼저 이 모든 것을 빼앗아 왔다.그렇지 않고 온채아가 이렇듯 호화로운 삶을 누리는 걸 봤더라면 분노로 이를 갈았을 것이다.하예원은 어젯밤 술집에 갔다가 이제야 잠에서 깨어 내려와서 이 화기애애한 광경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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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이젠 더 말할 필요 없이 강미진은 딸의 속셈을 알 수 있었다.단순히 민은하의 헛된 꿈을 깨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그녀의 얼굴에 호되게 먹칠을 하려는 것임을 알았다.강미진은 평소 침착할 뿐이지 결코 유순한 성격이 아니었기에 그 말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 없이 다만 이렇게 경고했다.“채아까지 끌어들이지는 마.”민은하는 딱 봐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괜히 미쳐 날뛰면서 온채아에게 화풀이할까 봐서 걱정이었다.하도연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걱정 붙들어 매세요.”강미진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희민이가 친자 확인 검사한 건 어떻게 됐어?”“결과가 나오면 제일 먼저 말씀드릴게요”하도연은 초조한 엄마의 마음을 잘 알았다.강미진뿐만 아니라 그녀도 사실 계속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조급하게 굴어봐야 소용없었다. 해외로 보내는 데 하루가 걸렸으니 고작 2, 3일 만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다만 우연의 일치인지 그쪽에서 제시한 시기가 자선 파티 날짜와 정확히 겹쳤다.만약 정말 그들이 바라는 결과가 나온다면...그때 옛일을 청산하는 동시에 경사를 맞이할 수 있었다.여동생도 당당하게 하씨 가문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온채아는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 날이 막 밝아올 무렵, 손정원이 독살당했다는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침대 옆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시간을 확인하고 욕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을 듣고서야 겨우 안도했다.성유준이 밤새 잠을 안 잔 줄 알았다.그녀가 막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열자 성유준도 상쾌한 모습으로 욕실에서 나왔다.“잘 잤어?”“그럭저럭.”온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마 선생님 뵈러 연구소에 가고 싶은데 그래도 돼?”“안 될 게 뭐가 있어? 나도 회사에 잠깐 들러야 하니까 같이 가자.”성유준은 말하며 넥타이를 온채아의 손에 쥐여주고는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넥타이 매줄래?”온채아는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다만 너무 오랜만에 넥타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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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성유준은 온채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본인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때로는 에라 모르겠다며 망가지도록 내버려두기도 했다.하지만 뱃속의 아기는 그녀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가족이었다.온채아도 이번엔 성유준의 말을 들었다. “응, 약속할게.”“이 번호 좀 봐.”성유준이 자신의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넸다. 화면에는 한 줄의 숫자가 표시되어 있었다.온채아가 흘끗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누구 번호야?”그녀는 성유준과 정다슬의 휴대폰 번호만 기억하고 있었다.“심서정.”성유준은 직설적으로 그 이름을 내뱉었다.“장동혁이 출소한 다음 날 이 여자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어. 통화 시간이 거의 30분 가까이 됐지.”온채아는 순간 멍해졌다.이 일에 대해 한 번도 심서정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심서정과 손정원은 아무런 원한이 없었고 그녀 역시 그동안 심서정을 피해 다녔다.‘그런데 왜...’성유준은 온채아의 감정이 격해지기 전에 말을 이었다.“하지훈에게 연락했어. 지금 그린 빌라로 가는 중이야.”심서정이 하씨 가문에 있는 이상, 이 일이 그녀의 소행이라면 평소 하씨 가문의 일 처리 방식으로 봐서는 반드시 그녀에게 해독제를 내놓게 할 것이다.하씨 가문을 언급하자 온채아는 조금이나마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그래, 하씨 가문에서 알아서 처리하는 게 적절하지.”가슴 속에서 분노가 끊임없이 끓어올랐지만 온채아는 간신히 이성을 유지했다.심서정은 그녀를 극도로 증오했기에 손정원을 노린 것도 결국 그녀를 겨냥한 것이었다.지금 찾아간다면 오히려 심서정을 더 자극할 뿐이었다.심서정 같은 사람은 뼛속까지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마인드가 탑재되어 있었다.그러니 하씨 가문에서 처리하는 게 더 적합했다.성유준은 온채아가 생각보다 훨씬 차분한 모습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일도 마무리했는데 사모님 뵈러 병원에 같이 갈까?”“그래.”...하씨 가문.하지훈은 성유준의 전화를 받았을 때 이제 막 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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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심서정은 속으로 기뻐하며 정말 자신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 거라고 생각했다.부동산 등본은 기껏해야 얇은 종잇장이니까.그녀는 재빨리 다가가 웃으며 그것을 집어 들고 열어보았다. 내용물을 꺼내어 자세히 본 순간 온몸이 굳어졌다.“이게 뭐예요?”하예원은 심서정의 표정이 이상한 걸 보고 드디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이 멍청이가 어떻게 하지훈에게 특별 대우를 받을 수 있겠어.’그러나 이내 그녀도 당황했다.“이 통화 기록, 기억 안 나?”하지훈이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심서정을 흘겨보며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했다.“장동혁이라는 사람은 기억나지?”그 이름을 듣고도 심서정은 별 반응이 없었지만 하예원의 등에는 식은땀이 맺혔다.‘손정원이 어제 중독되었는데 하지훈이 벌써 여기까지 알아낸 거야? 하지훈이 한 거야, 성유준이 한 거야?’뭐가 됐든 엄청난 속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심서정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동혁이 누군데요?”그 이름에 대해서는 정말로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하지만 하지훈의 눈에는 도살장에 끌려갈 돼지가 겁도 없이 구는 것처럼 보였다.하지훈은 무덤덤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느긋한 어투로 말했다.“지금 나한테 묻는 거야? 네가 그 사람과 통화했잖아. 말해 봐, 30분 동안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심서정은 여전히 넋이 나간 채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아직도 정신이 들지 않았다.하지만 보통 일이 아니란 건 알 수 있었다.그래도 이 통화는 그녀가 한 게 아니었다.그동안 심서정은 누구와도 10분 이상 통화한 적이 없었다.통화 날짜는 사흘 전 밤이었고 심서정은 머리를 쥐어짜며 그날 그 시간대에 자신이 뭘 하고 있었는지 떠올려 보려 애썼다.“어떤 방법으로 독약을 건넬지 얘기한 거야?”하지훈은 심서정이 입을 열지 않자 날카로운 눈빛에 비꼬는 듯한 기색을 띠며 몰아붙였다. “아니면 손정원 여사님께 어떻게 독을 먹이고 가장 빠른 속도로 해외로 도피할지 토론했나?”막내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만 아니면 하지훈은 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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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심서정은 평소 하도연과 말 섞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순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채지 못했다.그러나 하예원은 단번에 깨달았다.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애써 모르는 척 심서정이 말을 이어가길 기다렸다.심서정도 마침내 하도연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알아차렸다.하씨 가문의 큰아가씨는 눈치도 빠르고 똑똑해서 아무것도 모른 상황에서도 이 일이 하예원의 소행임을 간파했다.다만 하예원에게 약점을 잡힌 상태라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언니, 그, 그게 무슨 말인지...”하도연은 심서정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차분하면서도 위압적으로 하예원을 응시했다.“쟤는 내 말을 못 알아들었는데 너는 알아들었지?”“언니...”하예원도 속으로는 하도연을 무서워했다. 그녀는 소리 없이 손을 말아쥐고 억지로 웃으며 물었다.“나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그 말을 듣고도 하도연의 눈빛은 변하지 않았다.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인 뒤 이렇게 말했다.“그럼 이틀 동안 너희들은 방에 머물러. 어디에도 가지 말고.”말이 끝나자마자 도우미가 다가와 하예원과 심서정을 억지로 끌고 올라가려 했다.말만 그럴듯한 감금이었다.하예원은 당연히 원치 않았다. 지금 갇혀버리면 남은 계획은 어떻게 진행하겠나.“왜, 내가 왜 갇혀야 해? 지금 당장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좋아.”하도연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경찰이 오면 너를 먼저 조사할까, 아니면 나를 조사할까?”하예원은 순간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손이 떨렸다.성유준 일행이 이미 심서정을 추적했고 하도연은 그녀를 의심하고 있으니 경찰이 증거를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었다.“가면 가는 거지!”하예원은 화가 나서 발을 구르며 도우미를 밀쳐내고 혼자 계단을 올랐다.주율천이 그녀를 실망하게 하지만 않는다면 일은 여전히 그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갈 것이다.심서정은 하예원이 저항하지 않자 아무 말도 못한 채 조심스럽게 하도연을 바라보고는 하예원을 따라 계단을 올라 방으로 들어갔다.하도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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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전화 너머로 온채아는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고 오로지 손정원의 몸 상태만 걱정하며 말했다.“도연 언니, 오늘 해독제 받을 수 있을지 물어보려고요. 방금 지훈 오빠한테 전화했는데 통화 중이더라고요.”수년간 하도연은 막내를 찾게 된다면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수없이 상상해 왔다.아마도 참지 못하고 크게 웃거나 아니면 울음을 터뜨릴 것이다.하지만 정작 지금 이 순간, 모든 증거가 전화 너머의 사람이 바로 그녀가 수년간 찾아 헤맨 여동생임을 알려주고 있을 때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오히려 어렵게 되찾은 이 여동생을 놀라게 할까 봐 조금은 두려웠다.하도연은 다시 한번 목을 가다듬으며 눈가에 차오르는 찡한 감정을 억누르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해독제는 하예원 손에 없을 거야. 하지만...”“하예원? 이 일과 하예원이 무슨 상관이 있죠?”온채아는 왜 하예원을 언급하는지 몰라 당황했다.심서정이 그녀를 미워하는 건 예상했던 일이지만 하예원은 접촉할 일도 많지 않았다.지난번 하씨 가문 본가에서 그녀가 하씨 가문에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하예원이 원한을 품고 목숨을 앗아갈 만한 일을 저지를 리는 없지 않겠나.하도연은 그 복잡한 내막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어릴 때부터 하예원은 겉으로는 안 그런 척 남몰래 막내를 괴롭혀왔다.그때는 그저 어린아이의 질투라고만 생각했는데 고작 몇 살짜리 아이의 마음이 그렇게까지 사악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그 정도 수준의 독약이라면 심서정은 구하지 못해. 하예원만 구할 수 있지.”하도연은 온채아가 실망할까 봐 덧붙여 말했다.“마 선생님 쪽에서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면 내가 해독제를 구해볼게.”암시장의 독약은 종류가 다양하지만 무릇 독약이라면 반드시 대응하는 해독제가 존재한다.전화 너머 온채아는 잠시 침묵했다. 내려놓았던 마음이 다시 조마조마해졌다.심서정이든 하예원이든 손정원과 아무런 원한이 없었고 유일한 이유라면 그녀뿐이었다.그들은 온채아를 노린 것이다.손정원의 생사가 불투명한 것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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