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훈은 접견실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서진이 노트를 정리하고 녹음기까지 껐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 결국 서진이 문 앞에 서서 거의 5분이나 기다려야 했다.“구 대표님, 하 국장님은 오후에도 회의가 있으십니다.”서진의 말투는 예의 바르면서도 차가웠다.“직접 나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사람을 불러 모셔다드릴까요?”그제야 구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입가에 억지스러운 미소가 걸렸다.“괜찮아요. 그럴 필요 없어요.”구정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을 정리한 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건물 밖으로 나오자 강준태가 이미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구정훈을 보자 얼른 다가왔다.“대표님, 어떻게 됐어요?”구정훈은 뒷좌석에 올라 문을 닫은 뒤에야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회사로 가.”강준태는 룸미러로 구정훈의 안색을 살피고는 더 묻지 못했다.차가 정문을 빠져나갈 때쯤, 구정훈이 불쑥 입을 열었다.“그 의사는 어떻게 됐어? 알아본 건?”“아직 확실하게 알아낸 건 없습니다.”강준태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이름은 온채아고, 한의원에서 진료를 보면서 한빛 그룹의 항암 신약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정도만 확인했습니다. 그 밖의 정보는 워낙 철저하게 막혀 있어서...”“성 대표하고는? 사적으로도 만나는 사이야?”“그게...”강준태가 난감한 듯 쓴웃음을 지었다.“아무래도 여기가 성씨 가문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보니,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어요.”“그럼 다른 방법을 찾아.”구정훈은 눈을 감은 채 좌석에 몸을 기댔다. 말투에는 자신도 모르게 집요함이 묻어났다.“온채아와 성유준의 사적인 관계부터 알아봐. 어디 출신인지, 하씨 가문과는 어떤 관계인지도 다 알아봐야 해.”구정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성유준이 하지훈 한 사람 때문에 경성에서 구씨 집안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크게 움직일 이유가 없었다.그렇다면 그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다른 연결고리가 있는 게 분명했다.한편 하도연은 사무실로 돌아와 자리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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