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채아는 주율천이 자신과 함께 본가에 돌아가려는 목적은 짐작했지만 민은하의 속내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하지만 본가에 도착하여 민은하 옆에 여러 명의 명문가 규수들이 서 있는 것을 보자 모든 것을 파악했다.오늘 잔치는 겉으로는 할머니의 생신 잔치지만, 사실은 주율천의 맞선 자리였던 것이다.민은하는 지난번 온채아가 과도한 위자료를 요구했던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듯했다.그녀에게 이혼하면 주율천은 언제든지 더 나은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애초에 온채아가 주율천과 결혼한 것은 그녀에게 과분한 일이었다는 것을 말이다.“율천이 왔구나.”온채아와 주율천이 함께 나타나자 민은하는 온채아가 아들의 팔에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면서도 겉으로는 늘 그랬듯 친절하게 말했다.“채아야, 할머니께서 네 이야기를 하시던 참이다. 어서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가렴.”“네, 알겠습니다.”온채아는 굳이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눈치껏 물러났다.주율천도 말했다.“같이 가.”“율천아, 너는 잠시만 기다렸다가 가렴.”민은하가 그를 불러 세우며 평소와 다름없는 어조로 말했다.“오늘 심씨 가문, 장씨 가문의 따님들이 모두 함께 할머니께 생신 축하드리러 왔으니 다실에 가서 차도 마시면서 잘 대접해 드려. 소홀히 하지 말고.”주율천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사람들 앞에서 어머니의 체면을 깎을 수도 없었다.“알겠습니다.”어쩔 수 없이 온 자리였지만 온채아도 진심으로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하고 싶었다.그녀는 홀에서 할머니를 찾았지만 할머니가 위층 작은 거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먼저 음식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뷔페 테이블 앞에 막 도착했을 때, 누군가가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꼬집었다.온채아는 순간 소름이 돋아 뒤돌아선 후, 얼굴을 찡그리며 낮게 말했다.“성윤혁, 미쳤어? 여기가 어딘지 알고!”이곳은 주씨 가문 본가, 즉 그녀의 명목상의 시댁이었다.성윤혁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다실 방향을 바라보며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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