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되면, 한빛 그룹에 자주 가야 할 텐데...”그는 말을 하면서 온채아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한빛 그룹에는 건물이 두 채 있는데, 실험실과 연구소도 그 안에 있어서 성유준을 마주칠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온채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빠도 왜 선생님처럼 걱정해요?”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말했다.“태무 오빠, 걱정 말아요. 제 일은 제가 알아서 잘할 수 있어요. 개인적인 일 때문에 공적인 일에 영향 주는 일은 없을 거예요...”레스토랑 2층, 룸 하나가 문이 열려 있었다. 문 앞에는 남자가 손가락 마디가 뚜렷한 큰 손으로 난간을 잡고 칠흑 같은 눈으로 아래층의 남자와 여자를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었다.그에게는 늘 냉담한 모습만 보이던 여자가 지금은 얌전하게 다른 남자에게 무언가를 약속하고 있었다.“성유준, 넋 놓고 뭐 하는 거야? 빨리 들어오지 않고.”그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가 룸에서 나오며 그의 시선을 따라 아래층을 힐끗 쳐다보더니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오, 네 여동생보고 있었구나.”“꺼져!”성유준은 그를 흘겨보며 무심하게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남은 일은 네가 알아서 처리해. 난 먼저 간다.”“그래, 알았어. 내가 급한 일 생겨서 먼저 갔다고 둘러댈게.”하지훈은 알아차렸다는 듯, 온채아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쯧쯧. 간도 크지. 아무나 막 좋아하다니.’온채아가 겨우 강태무를 안심시켜 놓았더니 이번에는 성유준이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그녀는 순간 굳어 버렸다.여기서 그를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에, 온채아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못 본 척하려 했다.하지만 채 그러기도 전에 성유준은 이미 옆에 서 있었다.강태무는 웃으며 일어섰다.“성 대표님, 여기서 뵙네요. 식사하러 오셨어요?”성유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네라니. 저건 대체 무슨 뜻이야?’강태무는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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