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온은 눈가가 조금 시큰거렸다. 그녀는 정윤재의 가슴 위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나지막이 웅얼거렸다.“알았어... 왜 갑자기 그런 말 하고 그래? 울고 싶어지잖아.”정윤재는 나직이 웃고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다시 입을 맞췄다.이틀 뒤, 비행기가 이륙했다.강운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 공항을 나서 심하온이 차에 타려던 순간, 등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하온아, 잠깐만.”무심코 뒤를 돌아보자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옆에 있던 정윤재도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한편 고현주는 두 사람의 일그러진 표정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태연하게 다가와 심하온을 향해 가식적인 미소를 날렸다.“하온아, 이게 얼마 만이니?”그녀가 말했다.“정 대표도... 있었네.”정윤재를 향해 시선을 돌릴 때, 그녀는 웃을 듯 말 듯하게 괴이한 표정을 지었다.“여사님, 그냥 심하온이라고 불러주세요.”심하온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봤다.“우린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하온아, 네가 아무리 선우랑 헤어졌어도 우리가 한때 쌓아온 정이 있잖니?”고현주는 그녀의 냉담함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위선적이었던 그 정을 말하는 거예요?”심하온의 얼굴에 야유가 스쳤다.고현주에 대한 그녀의 정은 진심이었다.며느리가 돼서 어머님이 아플 때 정성껏 돌봐줬고, 뭐 드시고 싶다거나, 갖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갖은 노력으로 구해다 주는 그녀였다. 또한 고현주가 몸이 편찮아서 그녀가 끓여준 보양탕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손수 보양탕을 끓여서 보내드리고 난 후에야 부랴부랴 회사로 달려갔다...하지만 정작 돌아온 것은 고현주의 경멸, 위선적인 자애로움, 그리고 이용이었다.고현주는 웃으며 말했다.“너만 원한다면 우리 예전처럼 다시 잘 지낼 수 있어. 선우 걔는...”“그만 해요!”정윤재가 차갑게 그녀의 말을 잘랐다.“모르는 사람과 여기서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 가자 이만.”이 말은 심하온에게 한 말이었다.“그래.”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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