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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271 - Chapter 280

473 Chapters

제271화

그녀의 이름은 배다현, 소정빈이 밖에서 20년 넘게 만나온 내연녀이다. 그동안 이 여자는 소정빈에게 지극하고 각별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렇게 심하게 혼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배다현은 멍하니 얼어붙더니 억울하다는 듯이 쏘아붙였다.“나한테 왜 그래? 방금 당신 착한 딸이 날 때렸어. 봐봐 여기!”그녀는 소유영에게 맞은 반쪽 얼굴을 소정빈에게 들이밀었다.소유영이 홧김에 세게 때렸더니 한쪽 뺨이 벌겋게 부어올랐다.그 모습을 본 소정빈은 배다현이 기대한 것처럼 딱히 안쓰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밀치면서 쌀쌀맞게 말했다.“누가 여기 오라고 했어? 게다가 감히!”그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상당히 조심스러운 눈길로 심하온을 살폈다.방금 배다현이 겁도 없이 심하온한테까지 손을 대려 했다.소정빈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졌다.무려 심씨 가문의 딸에게 손을 대려 하다니!비록 지난 몇 년 동안 소유영의 면을 봐서 말끝마다 ‘아저씨’라고 불렀겠지만 그의 내연녀 따위가 심하온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그땐 정말 심씨 가문의 분노를 감당할 수 없을 터였다.“내가 때린 게 뭐?”소유영은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너 따위가 어딜 감히 우리 엄마를 입에 올려? 뻔뻔하고 파렴치한 년이!”“야...”“입 다물어!”소정빈은 계속해서 배다현을 꾸짖었다.배다현은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소정빈이 자신에게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됐다. 며칠 전 밤까지만 해도 그녀를 껴안고 앞으로 가업을 전부 그녀의 두 아들에게 물려줄 것이고, 또한 그녀와 함께 세계 일주를 하겠다더니 지금은 왜 전혀 딴 사람으로 변해버린 걸까?더 충격적인 것은 소정빈이 글쎄 소유영 친구에게 이토록 조심스럽고 비위를 맞춰주는 듯이 웃고 있다는 점이다.“하온이 왔어? 어서 들어와. 아침 안 먹었으면 우리랑 같이 먹자.”심하온은 차갑게 웃었다.“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소정빈 씨. 저는 그저 유영이 집에 데려다주러 온 거예요.”그 순간, 소정빈의 얼굴에 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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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그 여자 방금 너 건드리진 않았지?”소유영의 안색이 창백해졌다.“바보야, 네가 왜 나서?”“나 괜찮으니까 걱정 마.”심하온이 웃으며 말했다.방금, 소정빈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그녀는 절대 배다현이 심하온을 털끝 하나 건드리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한편 심하온은 소유영의 어머니를 뵈러 갔는데 겉보기엔 꽤 침착하고 평온해 보였지만 눈가에 어린 피로감을 감출 수 없었다.방에서 나와 거실로 오자, 소정빈이 떡하니 서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하온아.”소정빈은 억지로 미소를 쥐어짜 냈다.그는 심하온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싶었지만, 자신보다 한참 어린 후배에게 해명하고 있자니 너무 뻘쭘하여 다른 화제를 꺼냈다.“할머니는 잘 계셔?”“네.”심하온이 담담한 어투로 대답했다.“조만간 유영이 데리고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가야겠다.”소정빈이 말했다.“유영이 녀석이 어젯밤에 또 너한테 폐 끼친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심하온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소정빈은 어젯밤 소유영이 술자리에서 곤욕을 치른 일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그는 지금 소유영을 걱정하는 걸까 아니면 자신의 사업을 걱정하는 걸까?심하온이 아무 말 없으니 소정빈은 더욱 난감하여 억지로 말을 이어갔다.“유영이가 워낙 고집이 세서 말이야. 그런 접대 자리에 안 나가도 된다고 그렇게 강조했건만 기어코 안 듣네? 유영이는 내 하나뿐인 딸이라 무슨 일 생기면 나도 못 살아.”“제가 있는 한 유영이는 무사해요.”심하온이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 있어도 제가 항상 옆에서 유영이 지켜줄 거거든요.”“그래. 너희들은 좋은 친구니까 네가 항상 유영이 옆에 있어 준다면 나도 시름이 놓여.”심하온은 여전히 미소 짓는 얼굴이었다.소정빈은 분명 그녀의 말뜻을 이해했을 것이다.다만 지금 모르는 척, 어리석은 척하는 것뿐이다.심하온은 더 이상 위선을 떠는 소정빈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아 소씨 저택을 나섰다.그녀가 떠난 후, 소정빈도 집을 나와 차에 올라탔다.배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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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그녀는 소정빈이 이런 모습에 약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조금만 불쌍한 척하면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낄 게 뻔했다.‘됐다. 애들 당분간 회사 못 들어가는 게 뭐가 대수야. 장차 소씨 가문 재산을 상속받으면 되는 거지 뭐. 소유영이라면... 큭! 넌 그냥 짜져 있어.’생각에 잠긴 배다현은 깨고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날 점심, 연씨 저택 주방에서 연미정이 친히 요리하고 있었다.연재덕은 서양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오직 그녀가 만든 음식만 고집했다.음식을 다 만들어 식탁에 차려 놓자, 연재덕이 위층에서 내려왔다.“네가 한 거야?”연재덕은 웃음을 띠며 말했다.“오늘은 호강하겠구나.”“오랜만에 돌아와서 아버지랑 함께 식사하네요.”연미정도 웃으며 말했다.“제 솜씨가 녹슬지 않았는지 어서 맛보세요.”연재덕은 자리에 앉아 스테이크를 한 조각 먹더니 칭찬을 남발했다.“실력이 또 늘었네.”연미정은 고개를 숙이고 앞에 놓인 스테이크를 썰다가 갑자기 물었다.“아버지, 정씨 가문이랑 심씨 가문의 정략결혼에 대해 혹시 만족하지 않으세요?”“그게 무슨 말이야?”연재덕의 말투는 매우 담담했다.“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의 일인데, 내가 만족하고 못 하고가 어디 있어?”“아버지는 윤재 외할아버지이시니 당연히 그럴 자격 있죠.”연미정이 말했다.“다만... 제가 전에 말씀드렸을 때는 아주 기뻐하셨는데, 왜 지금 갑자기 윤재한테 딴 여자를 소개해주려는 거예요?”“유미 말하는 거니? 걔는 내가 어릴 때부터 커오는 걸 지켜봐 온 아이야. 난 그 아이가 참 괜찮더라.”연미정은 눈썹을 찌푸렸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요.”반유미가 괜찮은 아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윤재에게 소개해줄 필요는 없으니까.그것도 약혼녀가 있는 마당에...연미정의 기억 속에서 아버지는 절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실 분이 아니다.연재덕은 들고 있던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았다.“그렇다면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 두 가문의 정략결혼도 찬성하지 않고 심하온 그 계집애가 썩 마음에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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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아버지! 대체 왜 이러세요 정말...”연미정은 기가 막혀 기절할 뻔했다.“됐다. 난 입맛 없으니 너나 천천히 먹거라.”연재덕이 자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갔다.“아버지!”연미정이 쫓아가려 했지만, 집사가 그녀를 막았다.집사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제 그만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 일에 대해선 어르신도 매우 단호하시니 더 말씀하셔도 소용없을 겁니다.”“내 아들 행복이 걸린 문제인데 어떻게 그만 해요?”연미정은 울화가 치밀었다.“집사님은 항상 아버지 곁에 계셨으니, 아버지가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셨는지 아시겠어요?”“실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집사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연미정도 결국 밥맛이 다 떨어져 싸늘한 얼굴로 연씨 저택을 떠났다.차에 타기 직전, 그녀는 뒤돌아보며 생각했다.‘아니야, 분명 뭔가 있어. 아버지가 반대할 이유가 없잖아! 하온이가 성에 안 찬다고? 전에는 전혀 그런 말씀 없으셨어.’설사 심하온이 성에 안 차도 이것 때문에 외손주의 감정을 망가뜨리고 두 가문의 정략결혼을 파기할 순 없다.그렇다면 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걸까?그녀는 기필코 알아내야 했다.연재덕은 침실 창가 앞에 서서 딸이 차를 타고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딸아이가 자신에게 화난 게 틀림없다.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었다.왜냐하면 옛날에...별안간 탁자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 표시를 보고 전화를 받자마자 상대편에서 한 여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어떻게 됐어?”“다그친다고 될 일이 아니야.”연재덕은 무기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천천히 해야지.”“당신이 그 아이 외할아버지잖아. 심하온이랑 헤어지라고 명령하면 감히 거역하겠어?”“그 아이를 몰라도 한참 모르네!”연재덕은 눈썹을 찌푸렸다.“내가 당신을 위해 이 일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대가를 치른 거야. 계속 더 재촉하면...”“알았어. 안 다그칠게.”여자가 서둘러 말했다.“다만 부탁이 하나 더 있는데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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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송서준은 나현아를 자신의 비서로 두었다. 역시 그는 나현아에게...‘전에 윤재 씨가 나현아 뒷조사했는데 아무 문제 없었지?’모든 것이 정상적이었고, 나현아가 했던 말과 일치했다.하지만... 이 찝찝한 기분은 왜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까?그렇다고 자신의 느낌을 증거로 삼을 수는 없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미소만 지었다.“그랬구나.”“심 대표님.”나현아는 살짝 겁먹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오늘 나현아는 정장 차림이지만, 여전히 달콤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송서준은 그녀를 돌아보는 눈빛에 자상함이 가득 찼다.“그래요. 잘 지내봐요 우리.”심하온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회의 직전, 문 앞에 도착한 송서준이 나현아에게 말했다.“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저는 같이 들어가면 안 돼요?”나현아의 얼굴에 약간의 당혹감이 떠올랐다.다만 송서준은 그저 웃으며 그녀더러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심하온 일행과 함께 회의실로 들어갔다.심하온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그래, 송서준 아직 연애 호구가 된 건 아니었어.’이번 회의에서는 프로젝트의 비밀 내용이 다뤄질 예정이다.양측 회사 원로들이 주로 참석하는데 나현아만 신인이다.그녀가 실제로 어떤 비밀을 가졌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번 회의에 그녀를 참석시키는 것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았다.심하온은 회의가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에 송서준과 따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그도 잘 알고 있었다.그들이 회의실에 들어간 후, 나현아의 얼굴에 띈 당황한 기색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분노에 찬 표정으로 싹 바뀌었다.송서준의 비서로 일하면 각종 정보를 캐낼 기회가 많으리라 생각했는데 이 남자가 회의에도 참석시키지 않을 줄이야.‘괜찮아. 서준 씨 이제 나한테 마음이 생겼을 거야.’그렇지 않고서야 귀국할 때 특별히 그녀를 데려오고, 또한 돌아오자마자 송연 그룹에 입사시켜 그의 비서로 일하게 하겠는가?지금은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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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심하온 일행은 정윤재와 거의 동시에 식당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사랑스러운 약혼녀가 자신을 향해 손짓하자 정윤재는 너무 기뻐서 성큼성큼 다가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오늘 많이 힘들었지?”“아니야, 별로 안 힘들었어.”심하온이 고개를 저었다.“회의도 아주 순조롭게 끝냈어.”“얘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어찌 감히 네 여자를 피곤하게 하겠어?”송서준이 농담 삼아 말하며 간청하는 손짓까지 해 보였다.정윤재는 능글맞은 그의 행동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옆에 있는 나현아를 차갑게 훑었다.그 시선에 나현아는 덜컥 겁을 먹고 본능적으로 송서준의 뒤에 움츠러들었다.“나현아 씨 이제 서준의 비서래.”심하온이 그의 귓가에 나직이 말했다.정윤재는 아주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렸지만, 별말 없이 심하온의 손을 잡고 식당으로 들어갔다.나현아가 약간 긴장해 하는 모습에 송서준은 웃으며 그녀를 위로했다.“괜찮아. 윤재는 내 친구야. 무서워할 거 없어.”“네...”나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정하게 깍지를 낀 정윤재와 심하온을 쳐다봤다.그녀는 내심 부러웠다.한때 자신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깍지를 끼고서 어디든 함께 걷는 장면을 꿈꾸곤 했는데 나중에 공민규를 좋아하게 되면서 이 꿈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가자. 왜 머뭇거리고 있어?”그녀 곁에서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고 이에 나현아도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송서준을 바라보며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고, 그와 함께 식당으로 들어갔다.‘만약 내가 민규 씨를 포기한다면 서준 씨랑 어쩌면...’생각이 떠오르기 무섭게 나현아는 자신을 세게 꼬집었다.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물러설 수 있겠는가?게다가 만약 지금 마음을 바꾸면 그 사람이 과연 놓아줄 리 있을까? 그때 가서 송서준에게 접근한 진짜 목적을 다 털어놓는다면 송서준은 그녀를 거들떠보기나 할까?그땐 정말 모든 걸 잃게 된다.식사하는 동안, 방 안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다만 그들이 나눈 대화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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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그녀는 나현아와 잘 알지 못했고, 송서준과 친해진 것도 정윤재 덕분이기에, 이런 화제에 굳이 끼어들지 않는 게 나을 법했다.“나도 딱히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송서준은 어깨를 으쓱였다.“처음에는 단지 불의를 보고 도와준 것뿐인데, 나중에...”송서준 본인조차 왜 마음이 움직였는지 콕 집어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딱히 문제 될 건 없다. 마음이 움직였으면 쫓아가면 되니까. 어차피 송서준도 연애를 꺼리지 않았다.금방 귀국했을 때 나현아는 그에게 지금 다니는 회사가 별로라고 불평했다. 이에 송서준은 바로 자기 회사에 불러와 비서로 일하게 했다.가까이 있으면 기회가 생기는 법.나현아의 태도를 보니 그에게 딱히 반감은 없어 보였다.정윤재가 줄곧 침묵하자 한참을 참던 송서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넌 나한테 할 말 없냐?”정윤재가 시선을 올렸다.“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야. 무슨 일 있든 정신 똑바로 차려.”“걱정 마!”송서준이 맹세했다.“내가 얼마나 똘똘한데, 난 절대...”말이 채 끝나기 전에 종업원이 문가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실례지만 방금 같이 오신 여자분이 지금 식당 앞에서 어떤 남자랑 언쟁을 벌이고 계십니다. 잠깐 나가보시겠어요?”종업원의 말을 들은 송서준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정윤재와 심하온은 서로를 바라보았다.송서준이 아직은 이성을 다잡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모습을 보아 이제 곧 연애 호구가 될 판이었다.식당 입구에서 나현아는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남자에게 분노 조로 쏘아붙였다.“이 사람 미친 거 아니야? 몇 번을 말해요? 나 그쪽 싫다니까.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내가 싫어? 근데 왜 자꾸 보고서 안 냈다고 귀띔해주는 건데? 왜 자꾸 날 훔쳐봐? 먹는 것까지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로만 먹잖아!”남자가 당당하게 소리쳤다.“그만 좀 튕겨.”이에 나현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이봐요, 보고서 안 냈다고 귀띔한 건 그쪽이 자꾸 까먹으니까, 마침 또 내 자리가 맞은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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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괜찮아?”송서준이 걱정스럽게 물었다.“네...”나현아는 시선을 떨어트리며 대답했다.송서준이 또다시 그 남자를 노려보며 험악한 표정을 짓자 그녀가 재빨리 팔을 잡아끌었다.“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미친 사람이에요. 서준 씨 손까지 더럽힐 필요 없어요.”“내가 왜 미친 사람이야?”남자가 얼굴을 감싸 쥐고 바닥에서 일어났다.“너 나 좋아하잖아. 아, 알겠다! 이놈 때문에 날 버린 거지?”“닥쳐 제발!”나현아는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난 너 좋아한 적 없어. 단 한 번도 없다고!”그녀는 착잡한 표정으로 송서준을 바라보며 그에게 설명하고 싶었다.하지만 송서준이 괜찮다는 눈빛을 보내고는 옆에 있는 식당 경호원들을 향해 쏘아붙였다.“다들 구경났어? 사장한테 전화해서 너희들 싹 다 잘라야 정신 차릴래?”경호원들은 깜짝 놀라 서둘러 다가오더니 미친 남자를 끌어냈다.“나 진짜 저 사람 좋아한 적 없어요!”나현아는 안절부절못하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저 사람 혼자서 착각하고 다짜고짜 내가 좋아한다고 밀어붙인 거예요. 난...”“됐어. 설명 안 해도 돼.”송서준이 웃으며 말했다.“네가 한 말 믿어.”나현아는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 송서준이 정말 오해할까 봐, 이 일로 자신에게 찝찝한 마음이 생길까 봐 너무 걱정했다.한편 방금 뛰쳐나와 자신을 도와준 모습을 떠올리자 그녀의 마음속에 미묘한 감정이 떠올랐다.예전에 해외에서 자신을 구해줬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그때는 나현아의 뒤에 있는 사람이 일부러 계획을 짜서 송서준을 낚으려 한 거였다면, 이번에는 나현아가 정말 곤경에 처했고 송서준이 무모하게 달려왔다.“그 남자 이름이 뭐야?”송서준이 물었다.나현아가 이름을 말하자, 그는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어쩌시려고요?”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야, 아무것도.”송서준은 시선을 내리깔았다.“그냥 좀 경고하려고. 더 이상 널 귀찮게 굴지 못하게.”“고마워요.”나현아는 나직이 대답했다.“또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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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그녀는 지금 송서준의 진심 어린 사랑이 가장 필요하지만, 만약 그가 정말 온 마음을 다한다면 나현아만 파렴치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닐까?...저녁 식사를 마친 후, 송서준은 나현아를 집으로 바래다주었다.식당 앞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심하온은 정윤재의 차에 올라탔다.차가 심씨 저택으로 향하는 동안, 정윤재는 줄곧 그녀의 손을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등을 부드럽게 문질렀다.“왜?”심하온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꼭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네?”“걱정이라 할 것까진 없고.”정윤재가 웃으며 말했다.“서준이 일 좀 생각하고 있었어.”“서준이랑 나현아 씨 말하는 거야?”“응.”가장 친한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당연히 기뻐해야 할 일인데 왜 자꾸 마음 한구석이 찝찝한 걸까?그런데 또 하필 감정 문제라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너무 간섭하진 말아야 했다.이런 일은 스스로 겪어나가야 하지, 다른 사람이 너무 많이 개입하면 오히려 더 큰 실수를 초래하게 된다.“근데 꼭 다른 걱정거리가 있어 보여.”심하온은 그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이에 정윤재는 실소를 터트리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칫... 만약 진짜 무슨 일 있어도 나한텐 숨기지 마.”그녀의 말을 들은 정윤재는 잠시 머뭇거렸다.외할아버지에 관한 일을 과연 말해야 할까?심하온은 정윤재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서 이 남자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그의 곁에 있을 때 심하온은 유독 안심이 되었고, 졸음이 쏟아져서 연신 하품을 해댔다.“자지 마.”정윤재가 자상하게 말했다.“지금 자면 이따가 차에서 내릴 때 바람맞고 감기 걸려.”“나 안 자.”심하온은 그의 품에서 몸을 움직였다.“잠깐 눈만 붙일 거야.”정윤재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숙여 키스하려 하자 심하온이 재빨리 그의 입을 막았다.“안 돼.”그녀의 눈에는 원망이 가득했다.“나중에 또 입술 부으면 어떡해.”그도 그럴 것이 정윤재는 가끔 키스를 시작하면 정신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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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연미정은 마치 무언가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쥐었다.“걱정 마. 네 행복을 위해서라면 너희 할아버지 그 요상한 생각들 반드시 떨쳐버리게 할 거야!”“고마워요, 엄마.”정윤재가 말했다.“이 일은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시간 날 때, 제가 할아버지랑 직접 잘 이야기해 볼게요.”잠시 침묵한 후,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설령 할아버지가 끝까지 반대하시더라도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저는 하온이랑 함께할 겁니다. 이건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에요.”“그래, 그래야지!”연미정은 신이 나서 그의 등을 두드렸다.“역시 내 아들이야. 정말 멋지다니까!”“엄마.”정윤재는 그녀를 못마땅하게 쳐다보았다.“나 친아들 맞아요?”대체 왜 이렇게 세게 때린단 말인가?“당연하지. 그러니까 내가 이토록 신경 쓰는 거잖아.”연미정이 하염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전에는 줄곧 네가 외롭게 늙어갈까 봐 걱정했어. 이제 겨우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데 느닷없이 너희 외할아버지가 망치려고 하네? 그래도 우리 아들 생각보다 단호해서 마음에 들어. 하온이는 좋은 애야. 너랑 함께하겠다고 한 이상 절대 그 아이 마음을 저버리면 안 된다.”정윤재는 말없이,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생에 그가 정한 사랑은 오직 심하온 하나뿐이란 것을.그는 모든 사랑을 심하온에게 쏟아부었다.하지만 성격상 엄마 앞에서라도 이런 말을 꺼내기가 힘들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다음 날 아침, 정윤재는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이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심하온과의 대화창을 여는 것이 습관이 된 듯했다.바깥은 날이 겨우 밝기 시작했고, 심하온은 아직 안 깨어난 듯싶었다. 도착한 문자가 없었으니까.그럼에도 그녀와의 대화창만 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정윤재는 입꼬리가 올라간 줄도 모르고 그녀에게 [굿모닝]이라는 아침 인사를 보냈다.두 시간 후에야 심하온한테서 답장이 도착했다.[굿모닝.]뒤이어 졸린 표정 이모티콘이 따라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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