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정윤재는 모든 것을 그녀의 의사에 맡기겠다고 했다.이제 드디어 때가 되었다.“알았어. 좋은 날 골라서 가족들 모시고 정식으로 인사드리러 갈게. 너희 할머님이랑 아버님과 상의해서 결혼 날짜랑 약혼 날짜까지 정하자.”정윤재는 심하온을 집으로 데려다주거나 그녀를 만나러 올 때마다, 언제나 대문 앞에서 서성였지 안으로 들어간 적이 없었다. 이유는 바로 아직 가족들과 함께 정식으로 인사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이곳은 미래 장인, 장모님 댁이 될 터이니 반드시 중히 여겨야 했다.“그래.”잠시 후, 정윤재와 심하온이 차에서 내렸다.정윤재는 아쉬운 듯 그녀와 포옹하고는 제자리에 서서 그녀가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심하온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정윤재도 시선을 거두었다.바로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발신자 표시를 확인한 정윤재는 전화를 받았다.“네, 할아버지.”“...”“알겠습니다. 바로 갈게요.”...연씨 저택.이곳은 정윤재의 외가였다. 방금은 그의 외할아버지 연재덕이 저녁 먹으러 저택에 오라고 전화했다.정윤재가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여자가 일어나 두 볼이 빨개진 채 그를 불렀다.“윤재 오빠.”정윤재는 그녀가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외가에서 초대한 손님일 거로 생각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앉으세요, 도련님.”연씨 가문의 집사가 웃으며 그에게 허리를 숙여 안으로 안내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도련님이 좋아하시는 차를 이미 준비했습니다. 곧 가져다드릴게요.”정윤재는 그 여자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집사에게 물었다.“할아버지는요?”“어르신은 서재에 계십니다. 아직 용무가 남으셔서 우선 앉아 계세요. 이분은 어르신의 오래된 친구분 손녀인 반유미 씨예요. 두 분 얘기도 나누시고 서로 친해지면 좋을 것 같군요.”맞은편에 앉은 반유미는 수줍은 듯 그를 쳐다보았지만, 정윤재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며 집사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는 불쾌함이 잔뜩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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