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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21 - Chapter 30

100 Chapters

제21화

게다가 그녀는 강선우를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정윤재와 함께 있다 하더라도 절대 그에게 마음을 주지 않을 것이다.정윤재는 심하온을 안고 병실로 돌아갔다. 그를 본 부하들이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대표님, 무슨 일이세요? 하온 씨 데리러 나가셨다가... 왜 이렇게 되신 거죠?”어제 레스토랑에서 정윤재를 데리러 왔던 젊은 남자, 허도영이 물었다. 그는 정윤재의 심복이다.오늘 심하온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에 오라고 한 것은 사실 그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그는 정윤재가 심하온을 대하는 마음이 보통이 아니라고 짐작했다.그래서 멋대로 전화를 걸었다.정윤재는 그를 꾸짖지 않았지만 싸늘하게 쏘아본 뒤 심하온을 데리러 나갔다.그런데 뜻밖에도 그녀를 안고 돌아오다니? 게다가 심하온의 상태가 조금 이상해 보였다.정윤재는 심하온을 침대 가장자리에 앉히고 미간을 찌푸리며 허도영에게 말했다.“의사 불러와.”“네.”허도영은 즉시 옆의 호출 버튼을 눌렀고 혹시나 싶어 직접 나가서 의사를 찾았다.다른 부하들은 눈치가 빨라 들어오지 않았고 병실 안에는 정윤재와 심하온, 단 두 사람만 남았다.“하온 씨, 나 봐요.”정윤재가 그녀 앞에 서서 허리를 숙이고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나 정윤재예요. 이제 아무 일 없을 거예요.”심하온은 초점이 풀린 눈으로 그를 보았다.“윤재 씨...”“그래요, 나예요.”정윤재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지금은 안전하니 두려워하지 말아요. 내가 있잖아요.”심하온은 눈을 감았다. 눈물 두 방울이 그녀의 새하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그녀는 비로소 조금 정신이 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 눈빛은 이미 맑아져 있었다.“죄송해요, 대표님. 제가 많이 실례했네요. 아까는 구해줘서 고마워요. 또 한 번 신세 지게 됐어요.”심하온은 말하면서 일어나려 했지만 정윤재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누르며 계속 앉아 있으라고 했다.“푹 쉬어요.”정윤재가 말했다.“아까 분명 많이 놀랐을 거예요.”심하온은 쓴웃음을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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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심하온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이 인간은 왜 하필 이 타이밍에 그런 말을 꺼내는 걸까?“어젯밤엔... 정말 미안해요.”정윤재가 말했다.심하온은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어젯밤은 상황이 특수했으니 대표님 탓 아니에요.”조금 껄끄럽긴 하지만 그녀는 정윤재를 전혀 원망하지 않았다.따지고 보면 그도 피해자니까.“그럼 대표님을 해치려 한 사람들은 잡혔어요?”심하온이 물었다.“네.”정윤재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안 해도 돼요.”정진 그룹의 한 경쟁 상대가 몰래 강운에서 사람을 데려와 정윤재가 어젯밤 그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것이라는 소식을 알아내고 웨이터를 매수해 그가 마시는 술에 손을 댔다고 한다. 원래 계획은 약효가 발작하면 정윤재를 끌고 나가 여자를 붙여서 그가 강제로 여자와 관계를 한 혐의로 몰아세우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윤재는 약물에 중독된 것을 곧 알아채고 먼저 자리를 떴다.다행히 약물이 든 술은 그가 마신 것뿐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정상적인 술을 마셔서 연루되지 않았다.또한 그 약에는 부작용이 없었고 정윤재의 건강 상태가 좋았기에 어젯밤 위세척과 수액을 맞고 하루를 쉬고 나니 지금은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했다.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심하온도 더는 캐묻지 않았다.“그렇다면 다행이네요.”“미안하다는 말 외에도 정중하게 말해야 할 것 같군요. 정말 고마웠어요.”정윤재가 그녀를 응시하며 눈가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어젯밤엔 하온 씨 덕분에 살았어요.”“괜찮아요.”심하온이 고개를 저었다.“윤재 씨도 전에 저를 도와준 적이 있고 방금도 윤재 씨 덕분에 살았어요. 안 그러면 저는 또...”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정윤재의 시선이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스쳐 지나갔다.그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이것이 그녀의 마음속 깊은 상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그녀의 마음을 후벼 파고 싶지 않았다.“아침은 먹었어요?”정윤재가 화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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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혹시 여자친구가 아닐까 하고 묻고 싶었지만 틀렸을 경우 무례하게 보일까 봐 망설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확실히 잘 어울렸다.“제 친구 심하온 씨에요.”“안녕하세요.”심하온이 공손하게 인사했다.정윤재와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함께 많은 일을 겪었으니 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온 씨, 반가워요.”남자는 얼굴 가득 주름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서 들어오세요. 허도영 씨한테 전화 받고 바로 준비했어요. 이제 거의 다 돼가요.”가게 안에는 그들과 몇 명의 종업원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늘 사장님이 외부 손님을 받지 않은 모양이다.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마자 종업원이 따끈한 김이 올라오는 만두 두 판을 내왔다. 얇디얇은 피에는 꽃처럼 오밀조밀한 주름이 잡혀 있었고 만두마다 안에 통통한 새우 한 마리씩 보였다.심하온은 아까까지만 해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가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사장님, 이 새우만두가 일품이네요.”정윤재가 젓가락으로 만두 하나를 집어 그녀의 앞접시에 놓았다.“한번 드셔보세요.”피를 베어 무는 순간, 달콤하고 신선한 육즙이 혀끝에서 터져 나왔다. 심하온은 순간 두 눈이 환해졌다.역시 맛있었다.정윤재는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눈가에 점차 미소가 번졌다.사장은 몇몇 종업원들과 함께 호박죽, 기장떡, 만둣국 등 여러 음식을 더 가져왔다. 어느덧 상다리가 부러질 지경이었다.“다 나왔습니다.”사장이 웃으며 말했다.“우리 가게 모든 아침 메뉴를 내왔으니 두 분 맛있게 드세요.”말을 마친 사장은 종업원들과 함께 떠났다. 정윤재와 심하온의 식사에 방해가 되면 안 되니까.산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햇살이 조각된 창살을 통해 테이블 위에 떨어져 두 사람의 그림자를 가늘게 잘랐다.심하온은 예전에 아침을 간단히 해결했다. 찐빵 두 개나 토스트 하나로 충분했지만 오늘은 엄청 많이 먹었다.모든 메뉴가 다 맛있고 따뜻한 음식이 배에 들어가니 추위가 녹아드는 기분이었다.그녀와 정윤재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식사했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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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그런 거 아니에요...”심하온은 무심결에 변명했다. 정윤재와 알게 된 이후로 이 남자는 매우 다정한 편은 아닐지라도 그녀에게 꽤 예의 바르고 온화했다.유독 그녀가 제 몸을 소홀히 한다고 생각할 때만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잠시 생각한 후, 심하온이 다시 설명했다.“누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지금 제가 맡은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라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좀 있거든요. 저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고 이건 함께 노력해온 팀원들에 대한 책임이기도 해요. 그리고...”심하온은 시선을 내리고 조용히 말했다.“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회사 그만둘 예정이에요.”정윤재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다.그가 더 말하려 했지만 심하온이 가로챘다.“저 진짜 괜찮아요. 아침에는 좀 특별한 이유로 그랬던 거지만 지금은 완전히 괜찮아졌어요.”비록 정윤재에게 이런 설명을 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그의 표정을 보니 왠지 안심시켜야 할 것 같았다.정윤재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심하온의 진지한 표정을 보며 결국 그녀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타요.”대원 그룹으로 가는 길에 정윤재는 줄곧 말이 없었고 심하온도 침묵했다.회사에 거의 도착했을 때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대표님, 아침에 저 구해주시고 맛있는 음식까지 대접해주셔서 고마워요. 조만간 강운시로 돌아가면 제가 한턱낼게요.”그녀는 식사 한 끼로는 이 큰 빚을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 너무 많은 것을 약속하면 오히려 가식적으로 느껴질 터이니 강운시로 돌아가거든 기회를 찾아서 갚기로 했다.“언제 돌아가는데요?”정윤재가 물었다.“다음 달 15일이요.”남자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마침 잘됐네요. 나도 그때 돌아가는데 같이 가요.”“대표님도 다음 달 15일에 돌아가시는 거예요?”심하온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운정에서 사업을 협상하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걸까?“네, 전용기가 다음 달 15일 점심 12시에 운정 공항에서 출발해요.”정윤재가 말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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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뭘 설명하라는 거죠?”심하온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이것 좀 봐봐!”강선우가 휴대폰을 그녀에게 내밀었다.화면에 뜬 내용을 본 심하온은 살짝 미간을 구겼다.물론 몰래 찍힌 사진 때문에 불쾌한 것이지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다.지금 정윤재와 아무 사이 아닌 건 제쳐두고, 설사 딴 남자랑 스캔들이 났다고 해도 강선우 이 인간은 심하온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정윤재가 어젯밤에 날 일부러 괴롭히면서 와인을 그렇게 많이 마시게 했는데 넌 어떻게 그런 남자랑 그토록 가깝게 지내는 거야...”강선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두 눈이 충혈됐다.“대체 언제부터 내 감정을 이렇게 무시했어?”강다인이 옆에서 불 난 집에 부채질해댔다.“하온 씨, 아무리 정 대표님이 잘생기고 강운시 정씨 가문의 황태자라고 해도 선우 오빠 체면을 그렇게 깎아내려선 안 되죠.”“다인 씨 손목은 별문제 없나 봐요. 아주 팔팔하시네?”심하온이 차갑게 말했다.강다인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확실히 마음이 찔렸다. 손목에 단지 작은 상처를 냈을 뿐이고 지금은 멀쩡하기 그지없으니까.심하온이 손목을 빌미로 비꼬자 그녀는 막상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말 돌리지 마.”별안간 강선우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너랑 정윤재...”“정 대표님이 날 구해줬어요.”심하온이 그의 말을 잘랐다.“생사의 갈림길에서!”오늘 아침, 강다인은 사실 그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제어 기능을 잃은 대형 트럭은 심하온을 향해 돌진했지 강다인에게는 아예 닿지도 않았다.하지만 강선우의 첫 번째 반응은 여전히 강다인에게 달려가 그녀를 보호하는 것이었다.그럼에도 심하온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이미 강선우의 본모습을 간파했고 그를 향한 마음을 완전히 단념했으니까.오히려 강선우 이 인간은 무슨 낯짝으로 그녀에게 따져 묻는 걸까?정말 가소롭기 그지없었다.심하온의 입가에 야유가 걸렸다.“선우 씨가 그렇게 아끼는 여동생을 보호할 때 정 대표님이 나서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날 구해줬어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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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심하온은 휴대폰을 들여다봤는데 정윤재한테서 카톡이 하나 도착했다.[미안해요. 오늘 아침에 우리 기자들한테 몰래 찍혔네요. 이미 사람 보내서 관련 기사는 전부 삭제하고 사진도 내렸어요. 하온 씨한테 불편함을 끼쳤다면 언제든 연락해요. 제가 다 해결할게요.뉴스 기사를 보니 그 파파라치 기자들은 정윤재를 몰래 찍었고 심하온은 그에게 휘말린 셈이었다.이에 정윤재는 죄책감을 느끼고 심하온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그녀가 즉시 답장했다.[전혀 불편할 것 없으니 걱정 마세요.]몰래 찍힌 사진을 처음 봤을 때는 조금 불쾌했지만 그것은 단지 파파라치를 향한 껄끄러움이지 정윤재는 아무 잘못이 없다.메시지를 보낸 후, 정윤재는 더 이상 답장이 없었다. 아마 바쁜 모양이다.심하온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업무에 집중했다.프로젝트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게다가 다른 자잘한 업무까지 더해 그녀는 정신없이 돌아쳤다.밤이 깊어지고 퇴근 시간도 한참 지난 그때, 심하온은 그제야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동료들은 어느덧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그녀는 노트북을 끄고 가방을 챙겨 떠날 준비를 했다.이제 막 정리를 마쳤는데 강선우의 사무실 문이 열렸다.강선우가 안에서 걸어 나오며 그녀를 쳐다보더니 한창 연애할 때처럼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하온아, 이제 퇴근해?”심하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강선우가 이미 퇴근한 줄 알았다. 강다인도 자리에 없었으니까.“네.”강선우는 그녀의 차가운 태도에 아직도 화가 덜 풀렸다고 생각했다.그는 더욱 자상한 표정으로 심하온의 앞으로 다가와 마술처럼 정교한 작은 상자를 꺼냈다.“자, 선물.”심하온이 손을 뻗지 않으니 이 남자가 선뜻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정교한 사파이어 귀걸이 한 쌍이 들어 있었다.“마음에 들어?”심하온은 상자 안의 사파이어 귀걸이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별로야?”강선우가 당황했다.“대학교 때는 이런 귀걸이를 선물하면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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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심하온은 이혼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하며 그 안에 담긴 짙은 야유를 드러냈다.하지만 강선우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지금 오로지 심하온이 이혼이라는 말을 꺼냈다는 충격에 빠져 있었다.“하온아,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심하온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의 세상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까.심하온은 방금 한 말을 반복하지 않고 그저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강선우는 한참 후에야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그는 이마를 짚으며 쓴웃음을 지었다.“하온아, 네가 좀 삐진 건 이해하지만 그런 말은 너무 지나쳐. 우리 5년이나 만났고 마침내 혼인신고까지 했는데 이혼이라니? 어떻게 그런 말을 그리 쉽게 입에 올려?”심하온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가 계속 말을 이었다.“알아. 요즘 나 때문에 많이 서운했지? 특히 오늘 아침 일은 내가 정말 미안해.”“이런 말은 안 해도 돼요.”심하온이 차갑게 웃었다.“난 분명히 말했어요. 우리 이만 헤어져요.”전에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은 이유는 교통사고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섣불리 움직이면 낌새를 알아챌까 봐 시기를 기다렸다.하지만 이제 그녀는 강선우 곁에서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고 가장 중요한 증인은 이미 죽었다. 게다가 그녀는 강선우가 교통사고 진실을 은폐한 일에 대해 아주 자신만만 해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녀가 헤어지자고 해도 전혀 그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이제 정말 헤어질 때가 된 것 같았다.어쨌거나 그녀는 진심으로 강선우와 함께 시간을 보냈기에 이별에 있어서도 정식으로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얽히고설키는 일이 없을 것이다.강선우의 얼굴이 굳어졌다.“하온아, 너무 심하게 굴지 마. 오늘 밤에 널 달래주려고 여기 온 건데 이런 식이면 나도 힘들어. 그래, 아침에 일은 내가 잘못했어. 그렇다고 이혼으로 날 협박하려고 한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네 오산이야.”“강선우 씨!”심하온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내 말 못 알아들어요? 우리 헤어지자고요.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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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심하온은 대놓고 웃음을 터뜨렸다.몰래 혼인신고까지 해놓고 어떻게 이런 말이 입밖에 내뱉어질 수 있을까?그녀의 웃음소리에 강선우의 얼굴이 더욱 부자연스러워졌다. 요 며칠 너무 들뜬 건 맞지만 그도 어쩔 수 없었다. 강다인이 오랜만에 돌아왔고 또 그와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뻤다.게다가 그에게 심하온이란 매우 쉽게 속아 넘어가는 존재였다.이렇게까지 화를 내고 이혼 얘기까지 나올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그래도 다 홧김에 한 말이라 전혀 개의치 않았다.이때 종업원이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다가왔다.“강 대표님, 주문하신 꽃 도착했습니다.”강선우는 꽃을 받아들고 심하온 앞으로 다가가 직접 그녀에게 건넸다.“하온아, 이만 화 풀고 우리 다시 잘 지내자, 응?”그녀 앞에는 커다란 붉은 장미꽃다발이 놓여 있었다.심하온은 갑자기 기억났다. 옛날 강선우가 그녀에게 고백할 때도 이렇게 커다란 장미꽃다발을 안고 있었다.그때 그의 눈은 너무나도 빛났고 마치 온 세상이 오직 그녀뿐인 듯했다.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위선적일 수 있단 말인가?그야말로 역겨웠다.“하온아?”강선우가 꽃다발을 한참 동안 들고 있었지만 심하온은 좀처럼 손을 뻗지 않았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강선우는 어쩔 수 없이 꽃다발을 옆에 놓고 전화를 받았다.“엄마가 여길 오셨다고요? 나 지금 하온이랑 밖에서 밥 먹고 있어요. 네... 그럼 우리 바로 들어갈게요.”전화를 끊고 강선우가 말했다.“엄마 왔대. 지금 우리 집이래. 얼른 들어오라고 재촉하시네.”강선우의 어머니는 항상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강씨 가문의 별장에 살며 가끔 그들을 보러 오곤 했다.심하온이 무슨 말을 하려 하자 강선우가 덥석 가로챘다.“하온아, 우리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든 어르신들 걱정 끼쳐드리지 말자. 너도 알잖아, 우리 엄마 몸 안 좋은 거.”“그럼 선우 씨 먼저 들어가요.”심하온이 말했다.“엄마가 방금 너도 보고 싶다고 했는데 같이 안 들어가면 뭐가 돼? 엄청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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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고현주는 기침을 멈추고 강다인의 손을 꽉 잡았다.“엄마는 네가 걱정돼서... 어휴!”그녀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을 잇지 못했다.강다인은 마음에 걸리는 표정으로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고현주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났다.“됐어, 저녁 준비할게.”“아줌마가 하면 돼요. 뭣 하러 엄마가 직접 나서요 나서길?”고현주가 웃으며 말했다.“아줌마가 하는 거랑 내가 하는 거랑 같겠니? 네 오빠랑 새언니는 내가 해주는 갈비찜 좋아해.”“칫, 그 두 사람 오늘 파인다이닝 하러 나갔는데 뭣 하러 신경 써요?”강다인이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방금 네 오빠한테 전화했는데 곧 돌아온다고 하더라. 많이 먹진 않았을 거야. 아무리 그래도 갈비찜 몇 점은 먹을 수 있겠지.”고현주는 그렇게 말하고는 부엌으로 들어가 바삐 움직였다.심하온과 강선우가 돌아왔을 때, 집 안에는 이미 음식 냄새가 가득했다.“엄마.”강선우의 부름에 앞치마를 두른 고현주가 부엌에서 나오며 활짝 웃었다.“왔구나? 얼른 가서 손 씻고 와. 너희가 제일 좋아하는 갈비찜 해놨다.”“오랜만이에요, 아줌마.”고현주를 본 심하온은 눈가가 촉촉해졌다.강씨 가문에서 심하온을 가장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은 오직 고현주뿐이다.“얘는? 왜 아직도 아줌마야?”고현주가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이제 호칭 바꿔야지.”심하온은 입을 벌렸지만 차마 그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고현주는 분명 그들이 진짜 혼인신고를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심하온은 이미 알아버렸다. 혼인신고서가 가짜라는 것을.‘어머님’이라는 호칭은 끝내 입밖에 떨어지지 않았다.“엄마, 하온이가 아직 적응이 안 돼서 그래요.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강선우는 그녀가 쑥스러워하는 줄 알고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괜찮다. 이제 다 한 가족이 될 테니 천천히 적응하면 돼.”고현주가 부드럽게 말했다.“저녁 금방 되니까 어서 가서 손 씻어.”고현주는 말하며 부엌으로 돌아섰다.“제가 도와드릴게요, 아줌마.”심하온도 부엌으로 들어갔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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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네 사람의 식사 자리라 일반적인 작은 테이블에 앉아서 강다인의 다리는 강선우에게 쉽게 닿을 수 있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강다인을 힐끗 보았지만 이내 시선을 돌리고 국을 한 그릇 떠서 심하온 앞에 놓았다.마치 테이블 아래의 작은 움직임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강다인은 더욱 대담해져 발을 들고 그의 다리를 부드럽게 스쳤다.강선우는 여전히 덤덤했다. 심지어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되레 온화한 목소리로 심하온에게 물었다.“왜 국은 안 마셔? 전에 무척 좋아했잖아.”심하온은 그 국그릇을 흘긋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고현주가 만든 국을 꽤 좋아했지만 이것은 강선우가 떠준 것이니 속이 뒤틀렸다.오늘 강선우에게 헤어지자고 말하기로 결심한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인내심을 과대평가했기 때문이었다.심하온은 더 이상 강선우의 위선을 견딜 수 없었고 그와 어떠한 신체 접촉도 용납할 수 없었다. 그가 조금만 가까이 다가와도 극도로 반감을 느꼈다.아닌 척하는 재주는 확실히 강선우를 따라갈 수 없었다.강다인은 여전히 테이블 아래에서 강선우의 다리를 스쳤다. 지금 엄마와 심하온과 같은 식탁에 앉아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더욱 짜릿했고 심지어 강선우에게 은밀히 눈짓을 보내기 시작했다.“콜록콜록!”문득 고현주가 심하게 두 번 기침했다.강다인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움츠렸다.“아줌마, 괜찮으세요?”심하온이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 지병이라 그래.”고현주가 웃으며 말했다.“어서 먹어.”겉보기에는 사소한 해프닝이지만 식탁에서 은밀한 유혹이 들끓고 있었다.식사가 끝난 후, 고현주는 심하온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의 말은 온통 심하온에 대한 관심이었고 강선우와 빨리 아이를 가지라는 요구도 있었다.“이제 혼인신고도 했겠다, 젊을 때 아이를 빨리 갖는 게 좋지. 나중에 애는 내가 별장 가서 키울 테니 너희들 신경 쓸 필요 없어.”심하온은 잠시 망설였다. 고현주가 마음의 준비를 해두게 미리 말씀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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