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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51 - Chapter 60

100 Chapters

제51화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자 강선우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는 바로 정윤재였다.하늘에서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정윤재는 차에서 내리며 우산을 펼치고 심하온의 앞으로 성큼 다가가 그녀의 머리 위에 씌워주었다.“미안.”그가 말했다.“길이 좀 막혀서 늦었네.”심하온도 의외였다.“나 데리러 온다던 사람이 너였어?”‘아저씨가 왜 윤재 씨를 불러온 걸까? 이런 사소한 일에... 너무 폐 끼치는 것 같잖아.’하지만 정윤재는 전혀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그녀에게 말했다.“타, 얼른.”“하온아!”강선우는 여전히 차 안에 앉아 그들을 뚫어지라 노려보며 말했다.“안 탈 거야?”심하온은 당연히 강선우의 차에 탈 리가 없다. 그녀는 웃으면서 정윤재에게 말했다.“그럼 실례 좀 할게, 정 대표님.”사실 그녀의 미소는 매우 정중한 미소였지만 강선우의 눈에는 그저 유난히 매혹적으로 보였다.심지어 눈꼴사나울 따름이었다.‘심하온... 네가 어떻게 딴 남자한테 그런 미소를 지을 수 있어? 아무리 날 화나게 하려 해도 이런 짓은 하면 안 되지!’정윤재는 우산을 쓰고 심하온과 함께 그의 차로 향했다.강선우는 차에서 내려 그녀를 끌어내리고 싶었지만 그건 너무 체면이 구겨질 것 같아 차 안에 앉아서 외칠 뿐이었다.“하온아, 마지막 기회야. 이리 와!”하지만 심하온은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정윤재가 차 문을 열어주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안에 탔다.강선우는 순간 분노가 치솟았다.심하온이 감히 그가 보는 앞에서 딴 남자의 차를 타다니!‘잘났어, 심하온! 이번엔 절대 쉽게 용서 안 해.’그 시각, 정윤재가 우산을 접었다.차에 타기 전, 그는 이쪽을 흘끗 보았다.그의 눈빛에는 강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는 듯했다.‘웃겨 정말. 나야말로 하온이 남편이야. 비록 혼인신고서가 가짜라 해도 조만간 진짜가 될 거야. 정윤재, 네가 뭔데 경고장을 날려?’정윤재까지 올라탄 후 차가 시동을 걸고 도로를 질주했다. 강선우는 여전히 차 안에 멍하니 앉아서 사색이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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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고현주는 갑자기 침묵하다가 한참 후에야 물었다.“다인이가 그렇게 말했니?”“네. 왜요?”“아니야, 아무것도... 하온이가 돌아오지 않겠다면 그냥 내버려 두자. 넌 빨리 와서 밥 먹어.”강선우는 문득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먼저 드세요. 전 볼일이 있어서 늦게 돌아갈게요.”전화를 끊은 후, 그는 또다시 정윤재의 차가 떠나간 방향을 뚫어지라 노려보았다.‘정윤재, 네가 이긴 것 같아? 천만에! 하온이 마음속엔 나밖에 없어. 넌 단지 하온이가 날 화나게 하려고 이용하는 도구일 뿐이야. 기다려, 심하온 조만간 내 곁으로 돌아오게 돼 있어.’그 시각, 정윤재의 차 안 분위기는 약간 이상했다.기사는 조용히 운전하고 정윤재와 심하온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서 계속 침묵했다.심하온은 고개를 돌려 창밖의 풍경만 바라보았고 결국 정윤재가 침묵을 깼다.“저녁은 먹었어?”사실 그녀는 아직 안 먹었지만 거짓말을 둘러댔다.“응. 먹었어.”정윤재의 사촌 동생과 정략결혼을 할 것만 생각하면 좀처럼 정윤재와 편하게 지낼 수가 없었다.정윤재는 그녀를 흘끗 보다가 거짓말을 한다는 걸 바로 알아채고 복잡한 눈빛으로 변했다.다만 그는 강요하지 않고 운전석 기사에게 말했다.“하온이 집까지 바래다줘요.”“네, 대표님.”주소를 알고 있던 기사는 곧장 방향을 틀었다.이때 심하온의 휴대폰이 두 번 진동했다. 열어보자 소유영에게서 온 메시지였다.[하온아, 진짜 신기하지 않아? 나 오늘 오후에 정민재 만났다. 심지어 나한테 본인 전시회 초대장 두 장이나 줬어!]심하온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분명 우리가 사이좋은 걸 알고 일부러 두 장을 준 거야. 너랑 함께 오라는 뜻이잖아. 설마 정민재 전부터 너한테 마음 있었던 거 아니야?][헛소리하지 마라.]심하온이 답장했다.그녀는 정민재와 몇 번 만나지도 못했고 대화도 몇 마디 못 해봤는데 호감은 무슨...[우리 하온이는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해. 내가 남자면 무조건 너 좋아한다.][네가 남자면 날 좋아해도 소용없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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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어쨌거나 정략결혼은 애들 장난이 아니니 진지하게 임해야 할 것 같아. 이미 정략결혼에 동의했으니 진심으로 내 결혼 상대랑 잘 지내보도록 노력할 거야.”곧이어 그녀가 웃으면서 정윤재에게 말했다.“걱정 마.”“뭘 걱정 마?”“그냥.”심하온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정윤재가 정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자신의 입장을 묻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형으로서 동생의 결혼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한참 후에야 정윤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차는 심하온이 현재 사는 한옥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정윤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막 차에서 내리려는데 갑자기 정윤재가 물었다.“다음 달 22일에 영화 시사회가 있는데 같이 갈래?”심하온은 잠시 멈칫하다가 무심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정윤재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눈가에 진지함이 엿보였다.사실 심하온은 영화 보는 것을 꽤 좋아했다. 특히 다음 달에 열리는 그 영화는 어느 유명한 감독이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명작이고 또 마침 그녀가 좋아하는 장르였다. 요 며칠 바쁜 와중에도 심하온은 틈을 내어 그 영화에 관심을 기울였다.다만 정윤재가 갑자기 자신을 초대할 줄은 몰랐다.다음 달 22일, 그때 심하온은 이미 강운시로 돌아갔을 것이다.아마 정민재와도 만났겠지?그 와중에 정윤재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은 무슨 경우일까?“아니.”심하온이 정중하게 거절했다.“내가 영화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럼 이만 조심히 들어가.”말을 마친 그녀는 차 문을 열고 안에서 내렸다.가옥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정윤재는 한참 침묵하다가 입꼬리를 씩 올렸다.“거짓말쟁이.”하룻밤 사이에 두 번이나, 아니, 세 번이나 그를 속이다니.그래놓고 뭐? 정략결혼 상대랑 잘 지내보겠다고?고작 영화 보러 가는 것도 거절하면서...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어차피 그들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이제 막 이별의 감정을 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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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하지만 오늘 저녁에는 요리사가 미리 저녁을 준비하지 않았다.‘설마 아저씨가 오늘 밤 나랑 윤재 씨가 함께 저녁 먹을 거라고 생각한 걸까?’그것참 이상할 따름이었다.정윤재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정민재랑 정략 결혼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 어떻게 함께 영화 보러 가자고 제안하는 걸까?심하온은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몇 번 뒤척였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이때 김호철이 그녀를 돌보기 위해 부른 가정부가 문을 두드렸다.“하온 씨, 저녁 드시겠어요?”“네, 아줌마.”심하온이 대답했다.‘됐다, 일단 배부터 채우고 봐야지.’침실에서 나와 식탁으로 가니 테이블 위에는 여러 가지 요리가 놓여 있었는데 전부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다.요리사는 아마 김호철에게서 그녀의 입맛을 알아낸 모양이다.하지만 접시를 보니 집 안에 준비된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심하온이 무심결에 물었다.“오늘 저녁 식기 세트를 바꿨어요?”“아? 네... 네.”가정부가 웃으며 대답했다.“마음에 안 드세요?”“아니요, 그냥 묻는 거예요.”심하온은 그렇게 말하고 밥을 먹었다.가정부는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녀의 식사를 방해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요리사는 한창 의자에 앉아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때 가정부가 다가와 장난스럽게 말했다.“오늘 저녁은 한가하네요. 밥도 안 차리고.”“그런 식으로 말하면 섭섭하죠. 내가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누가 가져다줬잖아요.”“그 정 대표님이라는 분 참 이상하네... 굳이 저녁을 보내주면서 하온 씨한테는 비밀로 하라고 하고. 김 대표님께 여쭤봤는데 의외로 또 동의하시네요.”“말하지 말라면 말죠 뭐. 어쨌거나 하온 씨가 맛있게 드시면 된 거잖아요.”심하온은 확실히 맛있게 먹었다. 오늘 저녁 요리는 모두 그녀의 입맛에 맞았다.하지만 그녀는 이 음식이 김호철이 부른 요리사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아까 가정부의 수상한 표정을 떠올리니 어렴풋이 무언가를 짐작할 수 있었다.오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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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그렇게 말하며 강다인은 소매를 걷어 팔뚝에 든 푸르스름한 멍 자국을 드러냈다.“어머, 이게 다 뭐야!”고현주가 놀라 외쳤다.“그 애들이 너를 때렸다고?”“안에 우두머리가 한 명 있는데 걔 말을 안 들으면 마구 때려요...”강다인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강선우를 바라보았다.“오빠는 내가 이렇게 힘들게 버텨왔는데 전혀 아무렇지 않아?”“어떻게 아무렇지 않겠어?”강선우는 시선을 내리고 파르르 떨리는 강다인의 어깨를 바라보며 소매 속에서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난...”무언가를 설명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설마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해야 할까?그렇게 되면 정윤재에게 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될 텐데?“오빠는 모를 거야. 이 며칠 동안 내가 오빠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고현주는 눈동자가 움찔거리더니 서둘러 말했다.“됐어, 다인아, 여기서 그런 말 하지 말고 얼른 집에 가자. 내가 맛있는 거 많이 준비했어...”강선우는 그녀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일단 차에 타.”그렇게 말하고는 앞장서서 근처에 주차된 차로 걸어갔다.강다인은 입술을 깨물고 고현주와 함께 앞으로 걸었다. 몇 걸음 가다가 그녀가 나직이 물었다.“엄마, 심하온 어디 있어요? 며칠 동안 뭐 하고 지냈대요?”고현주는 한숨을 쉬었다.“줄곧 업무 때문에 바빴고 집에도 돌아오지 않았어. 아무래도 너를 아직 원망하고 있는 모양이야.”“뭐라고요? 누가 누굴 원망해!”강다인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걔가 선우 오빠 빼앗고 날 구치소까지 가게 했다고요. 난 정말 심하온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됐어, 그만해. 여기 밖이야. 언성 낮춰.”“선우 오빠 심하온 편 든 거죠? 그래서 날 안 구해준 거잖아요.”“아니야 그런 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선우도 어쩔 수 없었어... 누가 뒤에서 몰래 방해했어. 그래서 널 보석하지 못한 거야.”강다인의 눈빛에 음침한 기운이 드러났다.“누가 방해했는데요? 심하온? 아니... 정윤재, 맞죠!”고현주는 침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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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그녀는 비록 이들 남매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원치 않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둘이 함께하길 바라는 것도 아니다.소문이라도 나면 강씨 가문의 체면만 구겨질 테니까.강다인은 강선우를 힐끗 보더니 갑자기 쓴웃음을 지었다.그는 단연코 친오빠가 아니다.둘은 이미 혼인신고까지 마쳤다...집으로 돌아오자 고현주는 먼저 강다인에게 따뜻한 국을 한 그릇 마시게 한 후,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했다.다만 강다인은 입맛이 없어서 국을 다 마신 후 방으로 돌아갔다.강선우가 곧이어 들어왔다.“선우 오빠!”강다인은 곧바로 그의 품에 안겨 발꿈치를 들고 입 맞추려 했다.이때 강선우가 고개를 돌려 피했다.“오빠...”강다인은 표정이 돌변했다.“내가 싫어? 구치소 다녀왔다고 날 만지기도 싫은 거야?”“그런 거 아니야.”강선우가 눈살을 찌푸렸다.“다인아, 일단 이것 좀 놔.”“싫어, 안 놔!”강다인은 그를 더욱 꽉 안았다.“오빠 변했어. 너무 이상해졌다고. 이제 나 안 사랑해? 난 오빠 거야. 오빠 아내라고!”강선우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다인아, 마침 말이 나와서 말인데 너랑 상의할 거 있어.”“뭔데?”강다인은 고개를 들고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네가 돌아온 이후로 네 그 전남편 더 이상 귀찮게 안 굴었지?”강선우가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이제 우리 이혼 수속 해도 될 것 같아.”강다인은 표정이 굳어버렸다.비록 강선우가 전에도 똑같은 말을 했지만, 조만간 이혼할 거라고 했지만 그녀는 늘 안 믿었다. 그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다며 절대 이혼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이 남자가 진지하게 이혼을 언급하고 있다니.“지금 나랑 이혼하겠다는 거야?”강선우는 미간을 구겼다.“애초에 너랑 혼인 신고한 건 네 전남편을 떨쳐버리기 위해서였잖아. 네가 결혼한 걸 알고 더는 집착하지 말라고 그런 거지. 최근 2년 동안 그 사람도 서서히 수그러드는 것 같고 너도 이제 귀국했으니 설령 무슨 짓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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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강다인은 행여나 강선우가 다시 이혼 얘기를 꺼낼까 봐 두려워 한바탕 울고 불며 난리를 피운 뒤, 쉬어야겠다며 그를 방에서 내보냈다.거울을 집어 들고 안에 비친 누르께한 얼굴을 보자 그녀는 이를 악물며 심하온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이 모든 게 심하온 때문이다. 심하온이 그녀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이제부터 강다인에겐 구치소에 갇혔었다는 오점이 남았다.생각할수록 울화가 치밀었다.강다인은 불쑥 뭔가 떠오른 듯 휴대폰을 들고 영상 앱을 열었다.그녀는 자신의 춤 영상이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구치소에 들어가기 전, 그녀의 영상은 인기가 매우 높았고 댓글 창에도 죄다 그녀를 칭찬하는 내용이었다. 또한 심하온을 비난하는 글도 있어서 내심 기분이 좋았다.지금은 아마 댓글이 더 많아졌겠지.하지만 앱을 열자 계정이 영구 정지되었다.그뿐만 아니라 전에 올린 영상들도 싹 다 삭제되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강다인은 멍하니 넋을 놓았다.그녀는 다른 영상 앱에서도 검색했다. 이전에 그녀가 올린 춤 영상이 인기를 얻은 후, 많은 사람들이 퍼갔기에 다른 영상 앱에도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일절 검색되지 않았다!아무리 검색해봐도 영상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강다인의 영상이 모든 사이트에서 삭제되었다.화도 나고 마냥 당혹스러울 때 갑자기 무용단 단장한테서 메시지가 왔다.[죄송합니다, 다인 씨, 우리 무용단에서 내부 회의를 거친 결과 만장일치로 강다인 씨의 탈퇴를 결정했습니다. 이미 공식 홈페이지에 성명도 발표했으니 앞으로 강다인 씨 모든 행동은 본 무용단과 무관합니다.]강다인은 순간 머리가 백지장이 되었다.[뭐죠? 무슨 뜻이에요? 왜 나보고 탈퇴하라는 거냐고요?]다만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친구 리스트에서 삭제됐다는 문구가 떴다.단장이 그녀를 차단한 것이다.게다가 무용단 단톡방에서도 그녀를 퇴출시켰다.강다인은 이를 박박 갈았다.이 무용단이 비록 비상무용단이지만 규모가 크고 또한 단순히 오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 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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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심하온은 업무에 매진하며 마침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날을 맞이했다.협력업체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그녀에게 또다시 칭찬을 남발했다. 이에 심하온은 그저 예의상 미소로 답했다.그녀는 단지 시작한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었을 뿐이고 또 그렇게 해야 자신과 오랫동안 고생해온 팀원들에게 보답이 됐다.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팀원들 모두 상당한 보너스를 받았다.그리고 그녀도 드디어 강선우와 모든 연락을 끊을 수 있게 되었다.심하온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했다.회사로 돌아오자 팀원들은 모두 그녀에게 둘러싸여 밥을 사주거나 선물을 주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괜찮아요.”심하온이 웃으며 말했다.“지난 몇 년 동안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앞으로도 모두 잘 지내길 바랄게요.”뭇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심 비서님, 혹시 지금 퇴사하신다는 말씀이세요?”“퇴사하시는 거예요? 대체 왜요?”심하온은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 미리 준비해둔 사직서를 꺼냈다.사직서까지 준비해둔 걸 보자 다들 그제야 심하온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누군가가 작게 중얼거렸다.“맞아, 그렇게 큰 굴욕을 당했으니 퇴사하는 게 당연하지. 계속 여기 있었다가는 다인 씨가 또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겠어?”“심 비서님은 아마 오래전부터 나가고 싶었을 거야. 이번 프로젝트 때문에 지금까지 버틴 거지.”“하온 씨는 우리한테 책임을 다하고 싶었던 거야...”몇몇 젊은 여직원들이 눈시울을 붉혔다.한편 심하온은 사직서를 들고 강선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그 시각, 사무실의 휴식실에서는 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강다인은 옷이 거의 다 벗겨진 상태로 새하얀 팔을 뻗어 강선우의 목을 감쌌다.“오빠...”강선우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목울대가 급격히 움직였다.“다인아, 여기 회사잖아. 대체 왜 이래?”“그게 뭐? 어차피 우리 회사에서 처음이 아니잖아...”강다인은 말하면서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이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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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심하온은 더 이상 강선우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몸을 돌려 떠나려 했는데 강선우가 갑자기 말했다.“하긴, 너도 푹 쉬어야지. 이제 우린 강운시 심씨 가문과 협력하는 일로 바빠질 거야. 너는 딱히 힘쓸 일이 없을 테니 결국 다인이가 해야 할 거야.”심하온은 걸음을 멈췄다.“그래, 네 말이 맞아.”그녀는 잔뜩 비꼬는 말투로 계속 말을 이었다.“강다인 참 대단해. 강운시 심씨 가문과도 인연을 맺을 수 있고.”“당연하지.”강선우가 뻣뻣하게 말했다.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단지 심하온을 약 올리려는 의도였다.집에도 안 돌아올뿐더러 이제는 감히 퇴사까지 하겠다니.그녀가 그리 중요한 존재는 아니라는 걸 톡톡히 알려주고 싶었다.지금 후회해도 늦지 않았다고 알려주고 싶었다.하지만 심하온의 말투가 왜 이렇게 이상하지?“그럼 강 대표는 이제부터 강다인 꼭 붙잡아야겠네?”심하온이 그를 돌아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결국 강다인이 너한테 큰 도움이 될 거잖아.”말을 마친 그녀는 강선우가 무슨 말을 더하기도 전에 고개를 돌리고 사무실을 나갔다.강선우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전례 없는 허전함을 느꼈다.마치 이렇게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이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심하온은 단지 잠시 쉬고 싶어서 사직서를 들고 자신을 협박했을 뿐이다.그녀는 절대 자신을 떠날 리 없다고 믿었다.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강선우는 여전히 마음이 혼란스러웠다.몸을 돌려 휴식실로 돌아갔더니 강다인의 표정이 매우 이상해졌다.하지만 지금 그는 강다인의 변화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저 침대 옆에 앉아서 방금 뒤돌아 떠나는 심하온의 모습만 되새겼다.한편 강다인도 즉시 그에게 달라붙지 않고 잠시 기다린 후에야 그를 불렀다.“선우 오빠.”그녀의 부름에 강선우는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그는 심호흡하고 강다인을 돌아보았다.“다인아, 너 요즘 심씨 가문 사람들과 연락 좀 해봐.”강다인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했다.“요즘? 급한 일이야?”“응.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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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그래, 우리 다인이가 제일 예뻐.”“그럼 우리 아까 하던 거 계속할까...”...대원 그룹을 나선 심하온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더니 공기마저 신선하게 느껴졌다.모레면 15일, 그녀가 강운시로 돌아가는 날이다.강운시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심하온은 또다시 정윤재를 떠올렸다.며칠 동안 그녀는 정윤재와 연락이 없었다.하지만 모레는 정윤재의 전용기를 타고 함께 강운시로 돌아가야 한다.그녀는 정윤재와 거리를 두고 싶지만 이미 약속한 상황에서 갑자기 번복하는 건 너무 무례한 일이었다.심하온은 속으로 괜찮다고 자신에게 되뇌었다. 설령 정략결혼이 없었더라도 심씨 가문과 정씨 가문은 앞으로 많은 협력을 해야 할 것이고 정윤재도 마침 모레 강운시로 돌아가니 픽업할 겸 함께 타는 것뿐이라고. 이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분명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지.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은 미묘한 변화를 일으켰다.어디가 변했는지는 그녀도 말할 수 없었다.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자 심하온도 사색에서 빠져나왔다.김호철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네, 아저씨.”“하온아, 퇴사했지?”김호철이 기쁘게 물었다.“네, 다 끝났어요.”심하온의 목소리에는 안도감이 묻어났다.“잘됐네, 잘됐어!”김호철은 박수라도 칠 기세였다.“너는 명색이 심씨 가문 외동딸이 돼서 뭣 하러 남의 비서 노릇이나 하니? 게다가 왜 하필 그런 못난 놈이야. 어휴, 됐다, 됐어. 다 지난 일이니 말하지 말자! 나 오늘 마침 모임이 있는데 너도 올래? 너 고생길 끝난 거 축하하는 의미로!”심하온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갈게요.”그녀는 오늘 기분이 좋아서 나가 놀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어쨌든 아저씨가 오라고 한 모임이니 분명 건전한 회식일 것이다.“그럼 저녁에 데리러 갈게.”저녁, 김호철은 한옥에 와서 심하온을 데리고 고급 회원제 클럽으로 갔다.김호철과 친구들의 모임은 클럽 맨 위층의 VIP 룸에서 열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방에 들어가자 이미 도착한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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