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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41 - Chapter 50

100 Chapters

제41화

정윤재는 말없이 그저 조용히 듣기만 했다.“그 후에 엄마가 심하게 앓으셨어. 집에서 명의란 명의는 다 불렀지만 결국 엄마를 살리지 못했어.”심하온의 목소리에는 이미 약간의 흐느낌이 섞여 있었다.“엄마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내 손을 잡고 말씀하셨어. 큰 성공을 바라는 건 아니니 무용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심하온은 눈가가 붉어진 채 말했다.“그때 나도 엄마에게 약속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무용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그런데 지금은... 더 이상 춤을 출 수가 없네. 엄마가 아시면 얼마나 실망하실까?”정윤재는 추억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심하온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마침내 침묵을 깼다.정윤재는 천천히 손을 뻗어 절제하면서도 부드럽게 그녀의 떨리는 손등을 감쌌다.“그렇게 말하지 마.”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꼭 마치 상처를 치유할 힘을 담고 있는 듯했다.“너희 어머님은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거야. 무용을 포기하지 말라고 한 건 네가 꿈을 향해 열정을 쏟고 최선을 다하길 바랐기 때문이야.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은 네 잘못 아니야.”심하온은 붉어진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정윤재는 살짝 몸을 기울여 진지하게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하온이 넌 분명 엄마랑 사이가 좋았을 거야. 지금은 단지 네가 너무 큰 고통 속에 갇혀서 어떤 일은 마음의 정리가 잘 안 됐을 뿐이야.”그랬지, 그토록 다정했던 엄마가, 그토록 심하온을 사랑했던 엄마가...심하온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홀가분해졌지만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엄마가 너무 그리웠다.“그리고 의학이 점점 발전하고 있으니 네 다리도 회복할 수 없다고 단정 지을 순 없어.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야.”정윤재는 티슈를 두 장 뽑아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려고 손을 들었다가 이내 눈빛이 어두워지고 티슈를 다시 그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심하온은 눈물을 닦고 가볍게 미소 지었다.“고마워. 윤재 씨한테 터놓고 말하니 마음이 훨씬 나아졌어.”정윤재가 마지막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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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강다인은 울화가 치밀었다.애초에 심하온에게 사과할 생각도 없었고 단지 고현주가 억지로 끌고 왔을 뿐인데 심하온이 이런 식으로 문전박대할 줄이야?그녀는 이 간병인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간병인이 워낙 한 실력 하다 보니 두 모녀를 꼼짝 못 하게 막았다.강다인이 분노에 휩싸였다.“너 우리가 누군지 알아? 우리 집안을 건드리는 인간은 감히 운정에 발도 못 들여!”다만 간병인은 그녀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녀는 곁눈질로 정윤재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즉시 몸을 돌려 공손하게 인사했다.“대표님.”정윤재의 차가운 시선이 강다인에게 꽂혔다.강다인은 그와 눈을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오한을 느꼈다.지금 그녀는 정윤재의 눈빛에서 냉랭함뿐만이 아니라 혐오감까지 느꼈다. 마치 자신이 쓰레기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젠장!’미모면 미모, 몸매면 몸매, 나 좋다고 대시하는 남자들이 줄을 섰는데 정윤재는 왜 이런 눈길로 쳐다보는 걸까?분명 심하온이 그에게 자신의 험담을 가득 늘려놨기 때문이다.“정 대표.”고현주가 억지 미소를 지었다.“이 간병인은 정 대표 사람이야?”정윤재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에 고현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온이가 입원해서 줄곧 신경이 쓰였어. 걔가 가장 좋아하는 국을 끓여왔는데 정 대표 사람이 자꾸 우릴 막네? 하온이는 내 며느리인데 정 대표 이건 좀 아니지 않나?”사실 간병인이 그녀들을 막은 것은 정윤재의 지시가 아니었지만 그도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 그저 그 중요한 단어를 냉담하게 곱씹을 뿐이었다.“며느리요?”“그래. 하온이는 우리 선우 아내이니까 당연히...”“제 기억이 맞는다면...”정윤재는 아예 그녀의 면을 봐주지도 않았다.“하온 씨는 이미 확실하게 말했을 텐데요. 강선우랑 헤어졌으니 아무 사이 아니라고요.”고현주는 억지로 웃었다.“젊은 부부가 말다툼 좀 한 거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서야 하겠나? 게다가 하온이랑 우리 선우는 혼인신고까지 마쳐서 단순히 헤어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안 그래, 다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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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강다인은 미칠 지경이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괜찮았다. 참기만 하면 되니까. 어차피 강선우가 방법을 찾아서 그녀를 구해줄 것이다. 적어도 강다인은 그렇게 생각했다.강다인이 끌려가자 고현주는 몹시 초조해하며 강선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를 않았다. 두 시간 남짓 지나서야 강선우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엄마, 무슨 일이에요?”전화기 너머에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함께 술 마시고 게임하는 소리, 심지어 여자들의 야릇한 목소리까지 들려왔다.“너 지금 어디야?”고현주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강선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친구들 잠깐 만나는 중이에요.”“다인이 잡혀갔는데 아직도 밖에서 파티할 정신이 있니?”“뭐라고요?”강선우가 바짝 긴장해 하며 물었다.“어떻게 된 거예요?”“이게 다 하온이 그 일 때문이잖아!”강선우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오늘 종일 심하온에게 연락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녀가 먼저 사과하러 오기를 기다렸으니까.하지만 하루가 다 지나도 그녀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강선우는 심지어 오후에 심하온을 보러 갔던 직원에게 간접적으로 물어보기도 했다.그녀가 자신에 대해 언급했는지 물어보았지만 전혀 그런 적 없다고 했다.‘그래? 심하온, 대단해 아주!’기분이 잡친 마당에 강선우는 몇몇 친구들을 불러 술을 마시기로 했다.친구들이 업소녀도 몇 명 불렀지만 강선우는 별 흥미가 없어서 가까이하지 않았다.술을 두 잔 마시더니 자연스럽게 심하온에게 보고하려고 전화를 걸 뻔했다.거의 연결하려고 했지만 그때야 기억났다. 지금 그녀와 냉전 중이라는 것을.강선우는 순간 더욱 짜증이 났다.그는 휴대폰을 옆에 던져두고 생각했다. 지금 심하온한테 전화가 온다면 절대 받지 않겠다고 말이다.두 시간 넘게 술을 마시고 다시 휴대폰을 집어 들었을 때, 그는 은근한 기대감에 차 있었다.심하온의 부재중 전화나 메시지가 있기를 기대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그저 고현주의 부재중 전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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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그와 강다인 사이의 일은 친구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물론 아무도 심하온에게는 누설하지 않았다.이 말을 듣자 강선우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진짜 그랬으면 좋을 텐데.‘잠깐... 심하온 지금 이러는 것도 질투하는 거 아니야?’강선우는 두 눈이 반짝였다.그녀가 전에 그토록 단호하게 강다인을 고소하겠다고 한 것은 요즘 강선우가 강다인에게 너무 잘해줘서 질투한 게 틀림없다.이 또한 그녀가 강선우를 신경 쓰고 있다는 표현일지도...강선우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그럼 그렇지. 심하온 착해. 애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변할 리가 없잖아. 이게 다 날 너무 사랑해서야.’“선우야? 뭘 혼자 웃고 있어?”친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강선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내가?”“응. 그것도 아주 즐겁게.”강선우는 코웃음을 쳤지만 지금 기분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걸 숨길 수가 없었다....그 시각, 어느 저택의 서재에서.정윤재는 부하가 방금 보낸 자료를 훑어보았다.심하온이 2년 전 교통사고를 겪어서 오른쪽 다리가 망가졌다고 한다...그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사실 레스토랑에서 위경련을 앓던 그녀를 봤을 때, 정윤재는 이미 그녀의 오른쪽 다리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물론 그녀는 지금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아주 자세히 보면 여전히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처음에는 위통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그녀의 위통이 완화된 후에도 오른쪽 다리는 여전히 이상했다.그때 정윤재는 그녀의 오른쪽 다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어머니에게 최 닥터를 연결해달라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다만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다.한편 그 교통사고는 결국 의외의 사고로 판결이 났다.운전자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자수하여 수감되었지만 1년 전 감옥에서 자살했다고 한다.과연 이렇게 간단한 일일까?심하온의 모습을 보니 그런 것만은 같지 않았다.정윤재는 계속 자료를 읽었다.아래 자료에는 심하온이 강선우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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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병원에 며칠 입원한 심하온은 자신이 정말 괜찮다고 거듭 강조한 후에야 김호철의 허락을 받고 퇴원할 수 있었다.차가 어느 한옥 앞에 멈춰 섰다. 심하온은 차에서 내려 김호철을 돌아보며 물었다.“아저씨, 여기는...”“심 회장님이 너를 위해 준비하신 거야.”김호철이 웃으며 말했다.“사실 몇 년 전에 이미 사 두셨는데 너한테 먼저 다가가기가 힘들어서 말하지 못하셨어.”‘아빠...’심하온은 눈앞의 잘 정돈된 집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침실은 이미 미리 정리되어 있었고 온갖 생활용품도 다 준비되어 있었다.창가에는 백합꽃다발이 꽂혀 있었다.심하온은 무심결에 정윤재가 병원에 왔을 때 가져왔던 백합꽃다발을 떠올렸다.그녀는 창가로 걸어가 백합 꽃잎을 살짝 만졌다.이때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열어보니 정윤재에게서 온 메시지였다.[백합꽃 마음에 들어?]그녀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내 방에 있는 백합꽃도 윤재 씨가 보낸 거야?][응. 백합은 마음을 맑게 하고 안정시켜준다고 해서 보내봤어.][고마워. 너무 마음에 들어.][다행이네.]이렇게 대화를 나누던 중, 심하온은 문득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화면이 저절로 꺼질 때까지 두 사람의 대화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득 검은 화면의 반영 속에서 자신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자신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갑자기 동료에게서 전화가 왔다.“심 비서님, 오늘 퇴원하시죠? 오후에 협력업체와 함께하는 회의가 있는데 강 대표님이 회사로 나오라고 하십니다.”“알았어요.”그녀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오늘 회의가 매우 중요해서 그녀는 원래 참석할 예정이었다.비록 강선우를 보고 싶지 않지만 이왕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기로 했다면 중요한 일을 놓칠 수는 없었다.한편 강선우의 사무실에서는 방금 심하온에게 전화를 걸었던 동료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강선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 심 비서님께서 오후에 오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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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심 비서, 사무실로 좀 들어오라니까.”심하온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며칠 만에 보는 예쁘장한 얼굴에 강선우는 심장이 쿵쾅댔다.“용건 있으신가요, 대표님?”강선우는 목소리를 내리깔았다.“그만해 좀. 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데 너 진짜 남들의 뒷담화 거리나 되고 싶은 거야?”심하온은 말문이 턱 막혔다.강선우가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가 없다.다만 심하온은 비서실 동료들 앞에서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아 대표실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강선우가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심하온은 망설임 없이 피하며 냉담하게 말했다.“강 대표님, 자중하시지.”“하온아, 벌써 며칠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삐친 거야?”강선우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는 며칠 동안 심하온이 먼저 화해하러 다가오기를 기다렸다.하지만 그녀는 줄곧 오지 않았다.분명 강다인한테 질투가 나서 끝까지 고소하겠다고 한 건데 이제 와서 왜 또 고고한 척일까?“강 대표님, 업무상 지시할 일 있으면 분부하시고, 없다면 난 이만 나갈게.”그녀가 몸을 돌려 나가려 하자 강선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내가 사람 시켜서 다인이를 보석으로 빼내려 했는데 결국 못했어. 하온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심하온은 문을 열려던 손이 움찔거렸다.그녀는 돌아서서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그러니까 강다인이 아직도 구치소에 있다는 거야?”“그래.”강선우의 안색이 일그러졌다.“최소 15일 동안 구류될 거래.”심하온은 강다인이 이렇게 오래 구류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녀는 강선우가 방법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빨리 빼낼 거로 여겼다.사실 강선우도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계속 방해하는 것 같았다.심하온이 놀라는 모습을 보자 강선우가 물었다.“너 몰랐어?”“난 걔한테 관심 없어.”심하온은 단지 강다인이 악의적으로 자신을 해쳤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이 사건으로 강다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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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강선우는 그렇게 말하며 심하온의 빨간 입술에 시선이 꽂혔다.손을 들어 입술을 만지려 하자 심하온이 고개를 돌리며 피했다.그녀는 눈앞의 뻔뻔한 남자를 바라보다가 쓴웃음을 짓고 발길질을 했다.“야, 너!”강선우의 반응은 빨랐다. 그는 즉시 심하온을 놓아주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 바람에 심하온은 허공에 발길질을 해버렸다.“미쳤어?”강선우가 흥분하여 외쳤다.“미친 건 너야.”심하온은 흐트러진 옷깃을 정리하며 말했다.“사무실에서 자기 비서에게 함부로 손대는 거, 이거 소문나면 강 대표님 명예, 대원 그룹의 명예까지 다 무너진다는 거 몰라?”강선우는 그녀의 냉담한 표정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너는 내 비서일 뿐만 아니라...”“그만.”심하온이 그의 말을 끊었다.이에 강선우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내일이 무슨 날인지는 기억해?”심하온은 아무 대답 없이 무표정하게 있었다.그걸 잊을 리가 있을까?하지만 이날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구역질이 났다.“내일은 내가 너한테 처음 고백한 날이야...”강선우는 말을 이어가며 마치 아름다운 추억에 잠긴 듯했다.“내가 고백했을 때, 넌 살짝 웃으면서 거절했잖아. 그때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더라. 네가 너무 귀엽고 또 널 너무 좋아해서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 그때.”그랬다. 예전에 강선우가 처음 고백했을 때, 심하온은 받아주지 않았다.그때 심하온의 미모는 캠퍼스에서 엄청 유명했다.그녀가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대시하는 남자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하지만 심하온은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다.강선우가 고백했을 때도 그녀는 거절했다.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거절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강선우는 학교에서 이미 레전드급이었으니까. 잘생긴 데다 집안도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사석에서 그가 심하온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때 심하온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또한 이 남자에게 괜한 기대를 주고 싶지 않아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럼에도 강선우는 포기하지 않고 반년 넘게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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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자신감만 넘치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야.”그녀는 시계를 보며 말했다.“회의 곧 시작해. 이제 이런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시지, 강 대표!”심하온이 떠나가려 하자 강선우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갑자기 이런 말을 꺼냈다.“정윤재 그 녀석한테서 멀리 떨어져!”“넌 이제 내 일에 간섭할 자격 없어.”그녀는 매우 언짢아하며 쏘아붙였다.“그 인간 너한테 의도 불순해 보여.”심하온은 실소를 터트렸다.“강 대표님, 그런 생각 할 시간에 본인이 너무 과해서 다른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라는 걸 생각해보는 게 낫겠어.”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사무실 문을 열고 나섰다.강선우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씁쓸해졌다.그녀가 먼저 화해하러 오기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고, 자신이 먼저 고개를 숙여 화해해보려 해도 그녀는 받아주지 않았다.‘하온아, 대체 내가 어느 정도까지 해야 멈출 거니?’거래처와 회의를 마치고 프로젝트 문제를 논의하고 나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 다 되었다. 심하온은 강선우를 쳐다보지도 않고 곧게 회사를 떠났다.강선우는 마음속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때마침 임원 한 명이 그에게 보고하러 왔다.“서강 그룹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쪽에서 줄곧 응답하는 사람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대표님, 서강 그룹은 저희랑 협력할 의향이 없는 것 같아요...”임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이에 강선우가 정색하며 쏘아붙였다.“이런 사소한 일도 제대로 처리 못 하면서 내가 당신들 먹여 살려야 해? 속물 같은 것들!”임원의 안색이 굳어졌다. 서강 그룹과의 협력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강선우의 험악한 얼굴을 보자 그는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강선우는 단지 화풀이를 한 것뿐이었다. 그도 물론 서강 그룹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정말 협력할 수 있다면 대원 그룹은 막대한 이익을 얻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 폐인 같은 인간들이 서강 그룹과 협력할 자격을 얻지 못하고 있다.이제 강다인이 구치소에서 나오거든 그녀더러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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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이어진 며칠 동안 심하온은 프로젝트 업무에 매진했다. 대부분 시간을 회사 밖에서 보냈고 이는 마침 그녀에게 강선우의 얼굴을 자주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주었다.프로젝트가 순조롭게 마무리되어가는 것을 보며 심하온의 마음은 점점 더 홀가분해졌다.이제 곧 이곳을 완전히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그녀는 곧 생일을 맞이할 절친을 위해 생일선물을 챙겼다.심하온은 절친 소유영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고 최근 몇 년간 소유영이 해외에서 유학하다 며칠 전 강운시에 돌아왔다.심하온도 강운시에 돌아오면 둘은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소유영의 생일날 점심, 심하온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 소유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꺄!”통화가 막 연결되자 전화기 너머에서 소유영의 날카로운 비명이 울렸다. “내 사랑 심하온! 너 내가 이 카메라 갖고 싶어 했던 거 어떻게 알았어? 역시 너밖에 없다!”“조용히 좀 해. 귀 떨어지겠어.”심하온은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멀리 떨어뜨렸고 소유영이 진정된 후에야 귀에 다시 가져다 댔다.“SNS에서 그 브랜드 광고에 네가 [좋아요] 누른 거 봤어.”“우왕, 역시 우리 하온이 최고.”소유영은 제대로 감동받은 모습이었다.“내가 해외에 있는 동안, 강선우 그 자식이 널 독차지했다는 생각만 하면 너무 화 나!”심하온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나 강선우랑 헤어졌어.”“뭐? 진짜야?”소유영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묻어났다.“드디어 정신 차렸네! 내가 전부터 그 남자 별로라고 했잖아...”소유영이 유학을 떠나기 전, 심하온과 강선우와 함께 식사한 적이 있었다.사실 그때 강선우의 태도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여자친구에게 매우 다정했고 여자친구의 친구들도 잘 챙겨주면서 또 적절한 거리까지 유지했다.하지만 소유영은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막상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그녀는 심하온에게 이 남자가 별로라고 말했지만 그때 심하온은 이미 강선우의 달콤한 속임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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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절친과 수다를 떠니 소유영은 말을 멈추지 못했다.“전에 정민재 씨랑 몇 번 접촉했는데 괜찮아 보였어. 꽤 다정하고, 뭐 강선우보다는 훨씬 나아.”심하온의 뇌리에도 정민재의 모습이 떠올랐다.사실 정민재는 출중한 외모와 천재 화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고 강운시 명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품도 공인받았다.그녀는 이제야 아버지가 찾아준 정략결혼 상대가 정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심하온은 무심결에 정윤재를 떠올렸다.정윤재는 그들 두 가문이 정략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최근 몇 달간 정윤재는 그녀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주었다... 혹시 그녀가 자신의 미래 제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소유영은 반나절 동안 계속 떠들다가 전화기 너머 심하온이 계속 침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온아, 왜 그래?”“아니야, 아무것도.”심하온은 그제야 정신을 다잡았다.“나중에 또 얘기해. 오후에 바빠서 밥 좀 먹어야겠어.”“그래. 강운에 돌아오거든 만나자. 쪽!”전화를 끊은 후 심하온은 대충 두 입 먹고 점심 식사를 마쳤다.그녀는 곧장 거래처 회사에 회의하러 가야 했다. 차 안에서 심하온은 휴대폰으로 정민재의 이름을 검색했다.인터넷에는 정민재에 대한 소식이 넘쳐났다. 평소에 그는 겸손하게 자세를 낮추고 있지만 천재 화가라는 명성이 너무 컸고 게다가 곧 전시회도 열 예정이었다.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정민재는 15살 때 그린 그림이 해외 경매에서 수백만 달러에 낙찰되었다고 한다.그의 그림들은 전 세계 수집가들의 끊임없는 구매 대상이 되었다.역시 천재 화가라는 명성에 걸맞았다.하지만 정민재가 대중에게 판매하는 그림은 많지 않았다.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 하나 있는데 정민재가 그린 그림 중 한 폭이 수년간 그의 개인 화실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본인 외에는 아무도 그 그림에 무엇이 그려져 있는지 모른다고 하는데 사실 여부는 확실치 않다.심하온은 간단히 훑어보고 휴대폰을 넣었다.아빠가 골라주신 정략결혼 상대는 흠잡을 데 없어 보였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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