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apítulo 311 - Capítulo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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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천후는 서하에게 차를 사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서하는 단번에 거절했다.몇 년을 알고 지내면서, 천후도 이제 서하의 성격을 잘 알았다.한번 마음먹으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결국 천후는 더 고집부리지 못하고 물러섰다.서하를 따라 차 전시장으로 향했다.전시장에는 물론 고가의 수입차도 있었지만, 수는 많지 않았다.대부분은 일반 사람들이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와 가격대의 차들이었다.천후는 늘 원하는 차종을 정한 뒤, 해외에서 바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차를 구매해 왔다.이런 식의 차 전시회는, 천후에게도 처음이었다.문제는 천후의 성격이었다.원래도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을 긁는 타입이었는데, 서하가 어떤 브랜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천후는 바로 단점을 줄줄이 늘어놓았다.옆에 있던 판매 직원은 천후가 아무리 잘생겼다 해도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결국 서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천후 씨, 제발 말 좀 그만해. 차 사는 건 나야. 천후 씨 아니잖아.”“나도 다 너 안전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천후가 말했다.“3천만 원짜리 철 덩어리를, 진짜 도로 위에 올려도 괜찮겠어?”서하는 전시장에 와서야 실감했다.이 몇 년 사이 경제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국산 차의 디자인과 성능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서하의 첫 예산은 6천만 원이었지만, 3천만 원대 차량을 직접 보자, 오히려 마음이 더 끌렸다.천후는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천후가 타는 차 중 가장 저렴한 것도 50억 원이 넘었다.3천만 원이라면 천후의 차로 치면 바퀴 하나 값도 안 됐다.서하는 천후를 향해 반박했다.“거리 좀 봐. 50억 넘는 차가 몇 대나 다녀?”“대부분 다 이런 차들이야.”천후는 최대한 참으며 말했다.“그래도 안전은...”하지만 그 이후의 말은 의미가 없었다.차를 사는 건 서하였고, 서하는 자기 기준이 확실했다.천후의 논리는 아예 들으려 하지 않았다.천후는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지만, 그렇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천후는 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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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서하는 피하지 않았다.그대로 은혁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우리 이미 이혼했어.”서하의 목소리는 단호했다.“이제 와서 무슨 얘기를 하겠다는 거야. 난 할 말 없어.”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서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시선이 깊고 무거웠다.“임서하!”그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천후였다.전화받고 돌아왔는데 서하가 보이지 않아 찾고 있던 참이었다.사람들이 모여 있는 쪽에서 작은 소란이 느껴져 무심코 고개를 돌렸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은혁이었다.큰 키에, 압도되는 분위기.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제야 천후는 보았다.은혁이 서하의 팔을 붙잡고 있다는 걸.천후는 성큼성큼 다가왔다.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배은혁, 그 손 놔.”천후를 본 순간, 은혁의 눈빛이 더 서늘해졌다.“놓으라고.”천후는 그대로 은혁의 팔을 붙잡았다.하지만 은혁은 여전히 서하를 놓지 않았다.“이건 나랑 서하 사이의 일이야.”은혁의 목소리는 낮고 단정했다.“너랑은 상관없어.”천후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이혼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네 일이야?”“지금 기준으로 보면, 서하랑 더 가까운 사람은 나야.”천후는 말하며 서하를 바라봤다.“그렇지, 서하?”서하는 다시 은혁을 봤다.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배은혁.”서하가 또렷하게 말했다.“손 놔.”은혁은 짧게 대답했다.“못 놔.”그 순간, 천후의 인내심이 완전히 끊어졌다.주먹이 그대로 날아갔다.은혁의 반사적인 행동은 단 하나였다.서하를 자기 뒤로 끌어당긴 것.그리고 그대로, 얼굴에 주먹을 제대로 맞았다.“천후 씨!”서하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튀어나왔다.당황과 분노가 동시에 섞여 있었다.‘이 두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야?’은혁은 엄지로 입가를 문질렀다.피가 묻어나왔다.그는 천후를 보며, 노골적인 경멸이 담긴 시선을 던졌다.“난 너랑 싸우러 온 게 아니야.”천후는 욕을 내뱉었다.‘쳤는데, 반격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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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재도는 오래도록 은혁을 보좌해 왔기 때문에 은혁에게 한때 결혼 생활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일부였다.대부분의 사람은 몰랐고, 더구나 은혁의 곁에서 어떤 여자도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오늘 은혁이 보인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은혁은 서하의 팔을 잡은 채 그대로 주차장까지 걸어 내려갔다.그리고 차에 올랐다.운전석에는 기사도 타고 있었지만, 은혁은 아무 말 없이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기사는 곧장 상황을 파악하고, 조용히 차에서 내렸다.차 안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서하는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천천히 자기 손목을 문질렀다.아직도 은혁의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미안해...”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시선은 서하의 손목에 머물러 있었다.그날, 강민도 그렇게 서하를 붙잡았었다.아프게, 거칠게.오늘은 그 사람이 은혁으로 바뀌었을 뿐이었다.강민이 떠오르자 은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그 감정은 오래가지 못했다.곧바로, 허탈함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지금 내가 무슨 자격으로.’‘질투할 명분도 없지.’“하려는 말 있으면 해.”서하가 창밖을 보며 말했다.목소리는 차갑고 담담했다.“다 말한 다음엔, 다음에 만날 때 이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나...”막상 입을 열려니 은혁은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머릿속에는 수없이 많은 말이 맴돌았지만,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문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서하가 잠시 기다리다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돌려 은혁을 보았다.“정말 할 말 없어? 우리 이미 이혼했어. 도대체 나한테 뭘 더 말하려는 건데.”한참이 지나서야 은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지금은... 혼자야?”서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아니.”그 한마디에 은혁의 가슴이 세게 내려앉았다.“지천후랑... 같이 있는 거야?”“아니.”서하는 곧바로 덧붙였다.“지천후는 아니야.”하지만 은혁은 그 대답에도 만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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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서하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아니.”“그럼 배은혁이 뭐래?”천후가 바로 물었다.서하가 말했다.“나한테 결혼했는지, 아이 있는지 물어봤어.”그 말을 듣는 순간, 서하는 천후를 바라봤다.천후의 표정에는 긴장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지경이었다.“내 말 잘 들어.”천후가 서하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먼저 말했다.“너랑 배은혁은 이미 이혼했잖아. 배은혁이 너한테 다시 들러붙는 거 싫으면, 결혼했다고 말했어야 해. 아이도 있다고 하고.”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나 그렇게 말했어.”“진짜?”천후가 다시 물었다.“진짜 그렇게 말한 거야?”“응.”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결혼했고, 아이도 있다고.”그제야 천후의 표정이 풀렸다.“그래야지. 그 정도는 돼야지.”그러고는 코웃음을 쳤다.“배은혁이 무슨 꿍꿍이로 그러는지 누가 알아? 이미 끝난 사이인데도 그렇게 질척거리다니, 진짜 양심도 없지.”서하는 더 이상 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차 보자.”차 얘기가 나오자, 천후는 또다시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서하는 결국 참다못해 말했다.“나 6천만 원 이하로 살 거야. 천후 씨, 다른 말은 좀 하지 마.”서하의 표정이 굳은 걸 보자 천후도 더는 나서지 못했다.결국 5천만 원짜리 차량으로 결정됐다.보험이랑 각종 절차까지 다 마쳐도 6천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번호판까지 달고 나니, 이미 해가 많이 기울어 있었다....천후와 서하는 앞뒤로 차를 몰아, 서하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로 돌아왔다.천후는 끝까지 버티며 저녁을 먹고 가겠다고 했다.서하는 이미 그런 성격에 익숙해져 있었다.조경은 천후를 보며 웃었지만, 어딘가 조금 어색해 보였다.천후가 화장실에 간 사이 조경은 조심스럽게 서하에게 물었다.“지천후 씨가... 교수님 좋아하시는 건가요?”서하는 깜짝 놀라 손을 저었다.“아니에요, 이모님.”“그냥 친구예요. 사이 좋은 친구요.”조경은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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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그 일 이후에도 소진은 천후의 행동이 맞다고 말했다.서하는 그 말을 듣고 정말 말문이 막혔다.아이 일이라는 게... 옳고 그름을 떠나서 아이에게 먼저 설명하고, 아이 눈높이에서 이야기해 줘야 하는 건데, 그 둘은 언제나 그랬다.무슨 상황이든, 무조건 자기편, 무조건 이한이 옳다는 쪽이었다.그래서 서하는 더 걱정됐다. 이 두 사람이 이렇게 아이를 감싸기만 하다간, 언젠가는 정말로 아이를 망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서하는 예전에 소진에게 말한 적도 있었다.아이를 그렇게 좋아하면 차라리 직접 낳아 키우는 게 어떻겠냐고.하지만 소진은 단호했다.자기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천후는 말할 것도 없었다.여자친구조차 없는 사람이었다.그래도 소진은 적어도 한때는 ‘관계’라고 부를 수 있는 상대가 있었다.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끝이었다.서하는 그 이야기를 두 번쯤 물어봤다가 소진이 노골적으로 귀찮아하는 걸 느꼈다.그 이후로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러다 선우에게서 연락이 왔다.밖에서 한번 보자는 연락이었다.서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선우가 자기를 부른 이유는 아마도 소진 때문일 거라고.약속 장소에서 만난 선우는 먼저 작은 선물 하나를 내밀었다.이한을 위한 것이었다.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고급 스포츠카 모형 장난감이었다.서하는 고맙다며 선물을 받았다.그제야 선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소진이는 요즘... 어때요?”서하는 있는 그대로 말했다.“잘 지내요. 일도 바쁘고요. 이틀에 한 번꼴로 우리 집에도 와요.”“그럼 다행이네.”선우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망설였다.서하는 그 표정을 보고 먼저 말했다.“미안해요.”“변호사님과 소진 일에 대해서,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요.”선우는 씁쓸하게 웃었다.“아니에요. 그건 서하 씨가 미안해할 일이 아니에요. 다 제가 못나서 그런 거죠.”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소진이가 나를 안 만나려고 해요. 연락처도 전부 차단했고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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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거짓말.”서하가 단호하게 말하자, 소진은 가볍게 웃었다.“진짜야. 학교 다닐 때는 분명히 많이 힘들었고, 많이 아팠지. 그 뒤에 하선우를 만났고, 하선우랑 사귄 것도... 솔직히 말하면 복수였어. 나를 가지고 장난쳤던 남자를, 내가 어떻게 사랑하겠어?”“그래도 지금 하 변호사님은 너 진심으로 사랑하잖아!”“하선우가 나 사랑하면, 나도 하선우를 사랑해야 해?”소진이 되물었다.“그럼 고등학생 때는? 그때는 내가 하선우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하선우는 왜 날 안 사랑했어?”서하는 더 이상 할 말을 찾지 못했다.소진이 말을 이었다.“하선우가 너한테 연락한 것도, 다 계산된 거야. 널 통해서 나한테 말 좀 전해 달라고, 동정심 유발 작전이지.”“하 변호사님은 그런 사람 아니야.”“그럼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건 뭐야?”소진이 담담하게 말했다.“하선우는 널 너무 잘 알아. 그래서 너한테 일부러 힘든 척, 불쌍한 척하는 거고.”서하는 잠시 멍해졌다.“그럴까?”“내가 하선우를 모르겠어?”소진이 코웃음을 쳤다.“그 시커먼 속으로 먹고사는 변호사랑 네가 붙으면, 네가 이길 것 같아?”서하는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진짜야? 이제 하 변호사님에게... 아무 감정도 없어?”소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질렸어. 그것도 이유가 되지 않나?”그 순간, 서하는 이를 악물고 베개를 집어 들어 소진에게 던졌다.“너 원래 그런 애 아니잖아! 왜 굳이 자기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재밌어?”소진은 베개에 깔렸지만 치우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오히려 서하가 나서서 혹시 소진의 숨이 막힐까 봐 급히 베개를 치웠다.서하는 화가 나서 가슴을 크게 들썩였다.소진은 그런 서하를 보며 웃었다.그리고 조용히 불렀다.“서하야.”서하는 베개를 옆으로 던지고,침대 머리에 기대며 퉁명스럽게 말했다.“부르지 마. 너 누구세요? 모르는 사람이 말 거네.”소진은 기어 오듯 다가와 서하의 팔을 끌어안았다.“자기야. 역시 나 제일 아껴주는 건 너야.”서하는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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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선우는 소진이 어떤 여자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이 이렇게 서로 밀고 당기며 얽혀 온 세월만 해도 여러 해였다. 겉으로든 속으로든, 선우는 소진이라는 사람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오늘 소진이 그 클럽에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사실 우연이었다. 지인이 마침 그 클럽 지하 주차장에서 소진을 봤고, 곧바로 선우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지인의 말은 모호했지만, 선우는 듣자마자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그리고 거의 동시에, 소진이 데리고 간 여자가 서하라는 것까지 짐작해 냈다.‘자기 혼자 사고 치는 것도 모자라서, 서하 씨까지 끌어들이다니.’선우는 속이 뒤집히듯 화가 치밀어 올랐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상실한 그는 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명 변호사인 만큼, 배은혁의 연락처쯤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다만 선우가 예상하지 못한 건, 전화를 걸자마자 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는 점이었다.[하선우 변호사님?]배은혁 역시 선우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었다.선우는 그 이유를 따질 틈도 없이 곧바로 말을 쏟아냈다.“배 대표님 전부인이 클럽에 가서 남자 찾고 있는데요. 배 대표님은 신경 안 쓰십니까?”그 순간 자신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전화를 했는지, 선우 자신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다만 소진을 향한 감정만큼은 분명했다.‘너만 편해질 수는 없지. 나 힘들면, 너도 같이 고통 분담해야지.’그는 그런 심정으로 이 전화를 걸었다.선우는 당연히 은혁이 이 전화를 유치한 트집쯤으로 여길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은혁은 잠시, 정확히 삼 초 동안 침묵하더니 짧게 물었다.[어느 클럽입니까?]그렇게 두 남자는 시간차를 두고, 같은 유명 클럽 앞에 도착했다.오기 전부터 은혁은 이 클럽의 성격에 대해 이미 파악해 두고 있었다.남자들이 접대 자리에 가면, 예쁜 여자들이 술을 따르고 함께 식사하며 분위기를 맞춰 주는 곳이 있다. 돈만 충분히 내면, 그 이후의 일도 가능하다.이 클럽은 그 구조가 거의 동일했다.다만 손님이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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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선우는 결국 참지 못하고 뒤를 한 번 돌아봤다.그러다 소파 안쪽에 웅크린 채 앉아 있는 서하를 보게 됐다. 작은 몸이 소파에 파묻힌 듯 잘 보이지 않았다. 잠든 건지, 술에 취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곁에 남자는 하나도 없었다.그 모습과 비교하니, 소진은 그야말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일에 능한 데다, 이런 자리에 오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여자처럼 보였다.선우는 분이 가시지 않은 채 소진의 엉덩이를 한 번 세게 때렸다.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나가버렸다.은혁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파 위의 서하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소파는 넓고도 컸다. 그래서인지 그 위에 앉아 있는 서하는 더 작고, 더 연약해 보였다.서하는 술을 마신 게 분명했다.은혁이 가까이 다가가자, 은은한 술 냄새가 느껴졌다. 서하의 몸에서 나는 향이었다.거기에 서하 특유의 체취가 섞여 있었다.은혁에게는 전혀 낯선 향이었다.지금까지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감귤 같기도 하고, 햇살 같기도 하고, 어딘가에는 아주 옅은 우유 향 같은 느낌도 섞여 있었다.그리고 그 향은, 여전히 은혁의 심장을 무방비 상태로 두드렸다.지난번 만났을 때, 서하는 다른 남자와 함께 살고 있고 아이까지 있다고 말했었다.하지만 오늘, 이 순간의 은혁은 그 말을 떠올릴 여유조차 없었다.지금 은혁의 눈앞에 있는 여자는, 은혁이 꼬박 삼 년 동안 마음속에서 놓지 못했던 여자였다.얼마나 많은 밤, 서하가 은혁의 꿈에 나타났던가.얼마나 많은 순간, 마음을 붙잡아 끌며 잊히지 않았던가.은혁은 말없이 서하의 잠든 얼굴을 내려다봤다.옆에 있던, 조금 전 선우에게 얻어맞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눈치가 빠르다.은혁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차림새만 봐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봤다.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상황 판단이 빠른 건 아니었다.은혁이 몸을 굽혀 서하를 안아 올리려는 순간, 등 뒤에서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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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소진은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선우에게 이끌려 나갔다.선우는 전화받아 조경에게 말했다.“별일 없어요, 걱정 마세요. 다만 소진 씨는 오늘 집에 안 들어갑니다. 이모님이 이한이 잘 챙겨주세요.”조경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하지만 서하가 전남편에게 안겨 떠났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서하는 살면서 한 번도 완전히 취해 본 적이 없었다.예전에도 그랬고, 지난 삼 년 동안은 더더욱 그럴 일이 없었다.해외에 나갔을 때는 뱃속에 아이가 있었으니 술은 입에도 댈 수 없었다.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 뒤에는, 일에 치이고 아이까지 돌보느라 술 마실 여유 자체가 없었다.기껏해야 큰 명절이나 특별한 날, 집에서 소진이나 천후와 함께 몇 모금 나누는 정도였다.마시는 술이 와인일 때도 있었고, 브랜디일 때도 있었다.하지만 서하는 자신의 주량이 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금만 마셔도 머리가 금세 어지러워졌다.그런데 이번엔, 소진의 연락을 받고 나오면서 이상하게도‘한 번쯤은, 진짜로 취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방 안을 가득 채운 남자들 때문에, 본능적으로 겁이 났는지도 몰랐다.차라리 술에 취해 아무것도 모르게 되는 편이, 더 낫다고 느꼈을 수도 있었다.어쨌든 소진이 함께 있으니,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할 리는 없을 거라고 믿었다.서하는 나름대로 계산을 잘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 모든 계산은, 소진이 먼저 무너질 거라는 변수 앞에서 완전히 어긋나 버렸다.더구나 선우가 상식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은혁까지 불러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서하는 취한 뒤에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저 얌전히 잠들었고, 은혁이 안아 올렸을 때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차에 오른 뒤, 은혁은 품에 안긴 여자를 내려다보다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당신 남편은 어디 있어? 그 남자는 이렇게 혼자 술 마시러 나오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두는 거야?”그 말 뒤에, 은혁은 아무런 부담도 느끼지 않은 채 서하를 ‘구름바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집으로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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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서하는 소변이 마려웠다.서하는 꿈꾸고 있었다.물을 잔뜩 마신 꿈이었다. 배가 빵빵하게 불러 있었고, 화장실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있었다.“화장실 어디야? 어디 있지?”점점 더 피곤해졌다. 서하는 눈을 비비며, 이러다 그냥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하늘은 어느새 까맣게 어두워졌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주변에는 사람 하나 없었다.산인지 들판인지 모를, 황량한 곳.마치 자연 그대로의 거대한 화장실 같았다.서하는 혼잣말로 몇 마디 중얼거렸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의 문턱을 넘을 수가 없었다.결국 화장실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았다.너무 힘들어 잠깐 쪼그려 앉아 봤지만, 그런 자세는 오히려 더 괴로울 뿐이었다.서하는 다시 일어나, 울먹울먹한 얼굴로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여기야.”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서하에게는 그야말로 천상의 소리였다.그리고 눈을 뜨는 순간, 서하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변기였다.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은혁은 서하를 부축해 화장실 안으로 데려가 변기에 앉혔다.그다음, 사람답게 행동했다.화장실 밖으로 나와 문을 닫아 주었다.비열해서가 아니었다.서하가 너무 취해 있었고, 은혁은 그게 걱정됐을 뿐이었다.침대에서 서하를 안고 있었을 때, 아무 느낌도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하지만 은혁은 술에 완전히 취해 의식조차 없는 사람에게 뭘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그저 이렇게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은혁은 서하의 움직임에 잠에서 깨게 됐다.그제야 서하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 했다는 걸 알았다.잠시 후, 안에서 물소리가 났다.은혁은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서하는 이미 바지를 입은 상태였고, 눈을 감은 채 손을 씻고 있었다.은혁은 수도를 잠그고, 휴지를 꺼내 서하의 손을 닦아주었다.서하는 끝까지 눈을 뜨지 않은 채, 아주 예의 바르게 말했다.“고마워...”은혁은 서하를 가로로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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