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apítulo 301 - Capítulo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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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가이드 역할을 마치고 손님들까지 모두 배웅한 뒤였다.강민은 잠시 망설이다가 서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누나, 오늘... 같이 식사라도 하실래요?”서하는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안 돼. 나... 볼 일이 있어.”병원에 가야 한다는 말이 거의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두 사람이 함께 일한 지도 어느덧 3년.강민은 이미 예전의 풋풋한 청년이 아니었다.이제는 충분히 자기 몫을 해내는 어른 남자가 되어 있었다.서하가 이혼했고, 아이가 있다는 사실도 당연히 숨길 수는 없었다.그런데도 강민은 여전히 서하를 ‘누나’라고 불렀다.마치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는 것처럼.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강민은 조용히 선물을 보내왔다.그 이후로도 그는 서하의 삶에 조금 더 다가가려 했지만, 서하는 단 한 번도 그 틈을 허락하지 않았다.해외에 있었을 때, 강민이 서하를 본 건 단 한 번뿐이었다.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마주친 것이 전부였다.처음에는 나이가 어려서 그저 전문성에 대한 존경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은 강민의 감정이 무엇인지 아주 분명하게 알려 주었다.이제 강민은 알고 있었다.자신이 서하에게 품은 감정이 무엇인지.서하가 이혼했고, 아이가 있어도 그 마음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하지만 서하는 강민에게 전혀 틈을 내주지 않았다.강민은 고백조차 해 보지 못했다.말을 꺼내려는 순간마다 서하는 늘 정확한 타이밍에 화제를 돌렸다.강민은 알고 있었다.서하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어쩌면 단순히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남자라는 점이 부담스러운 걸지도 몰랐다.하지만 강민에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누나...”강민은 서하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럼... 최소한 제 말 몇 마디만이라도 들어주실 수 없어요?”“강민아...”“임서하 선생님.”강민이 처음으로 서하의 이름을 불렀다.“제 고백을 듣는 게 그렇게 힘드세요? 몇 마디밖에 안 돼요. 그 시간조차... 저한테는 주기 싫으세요?”서하는 예상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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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괜찮아?”은혁은 강민의 팔을 놓고 서하 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서하는 그제야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고마워.”그제야 상황을 제대로 인식한 강민이 급히 말을 이었다.“누나,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강민의 시선이 서하의 팔로 향했다. 아까 자신이 움켜쥔 자리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서하의 피부는 유난히 희고 얇았다. 게다가 방금 강민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힘을 줬다.그 결과는 너무도 분명했다.서하는 아무 말 없이 팔을 등 뒤로 숨겼다.“나 갈게.”지금 이 자리에 있는 두 남자. 서하는 둘 중 그 누구도 더 보고 싶지 않았다.강민이 반사적으로 한 걸음 따라나서려는 순간, 은혁이 앞을 막아섰다.강민은 은혁의 눈을 마주하며 그 안에 담긴 차가운 기색에 흠칫 멈췄다.은혁은 더 말하지 않고 돌아섰다.강민은 은혁을 딱 한 번 본 적이 있었다.3년 전,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오늘 다시 보자마자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이혼한 거, 저도 알아요!”은혁의 발걸음이 멈췄다.강민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말을 이었다.“이미 이혼했으면, 서하 누나한테서 좀 떨어지셔야죠!”은혁이 고개를 돌려 강민을 바라봤다.“방금 서하가 너를 얼마나 밀어내는지 못 봤어? 서하한테서 떨어져야 하는 쪽은, 내가 아니라 너야.”말을 마친 은혁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긴 다리로 서하가 떠난 방향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서하는 길가에 멈춘 택시에 올라타 문을 닫은 뒤였다.차가 출발하자 서하는 창가에 기대어 관자놀이를 문질렀다.강민의 갑작스러운 고백도 예상 밖이었지만, 그보다 더 이해되지 않는 건 은혁의 등장이었다.‘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병원으로 돌아오자마자 소진이 서하를 한 번 훑어보듯 바라봤다.“피곤해?”서하는 그대로 기운 없이 대답했다.“죽을 것 같아.”이한은 이미 수액을 다 맞은 상태였다.바닥에 앉아 조립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다가 서하를 힐끗 보더니 건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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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깊은 밤.이한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서하는 이한 옆에 누운 채, 맞은편 침대에 누워 있는 소진을 향해 낮게 물었다.“잠들었어?”소진이 짧게 대답했다.“응.”“자면서 대답은 잘도 하네.”서하가 작게 웃었다.“나 하나만 물어봐도 돼?”“물어봐.”소진의 목소리는 담담했다.“하 변호사님이 너 안 찾아왔어?”소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서하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소진아, 나 알아. 이번에 네가 며칠 동안 이한이랑 나랑 병원에 같이 있어 준 거. 이한이가 눈에 밟혀서이기도 하지만, 하 변호사님 피하려는 거잖아?”“내가 하선우를 겁낼 이유가 있어?”소진이 바로 받아쳤다.“끝났다고 했으면 끝난 거지. 하선우가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매달릴 사람도 아니고.”“그럼 앞으로 진짜로 안 보는 거야? 하 변호사님이 나중에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까지 낳아도 아무렇지도 않아?”“아무렇지야 않지는 않겠지.”소진이 말했다.“그래도 난 하선우한테 잘 살라고는 말해줄 수 있어.”“야, 나 지금 장난으로 묻는 거 아니야.”“나도 장난 아니야.”소진은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말을 이었다.“나랑 하선우는 애초에 결과가 없는 사이였어. 하선우가 앞으로 어떻게 살든, 난 상관없어. 그리고 남자란 게 원래 그래. 헤어지면 헤어지는 거지. 다음이 더 나아. 나도 이제 다른 남자들은 어떤지 좀 알아봐야지.”“굳이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아.”서하가 말했다.“너 원래 그렇게 가벼운 사람 아니잖아.”“네가 나를 얼마나 안다고.”소진이 피식 웃었다.“나 원래 엄청 가벼운 사람이야. 이한이 내일 퇴원하면 키 186에 잘 생기고 초콜릿 복근 있는 남자 만나러 갈 거야.”“그런 사람은... 좀 찾기 힘들지 않을까.”“너는 몰라.”소진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런 남자들 넘쳐나는 데가 있어.”“연예계?”서하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연예계에도 그렇게 키 크고 몸 좋은 남자는 흔치 않잖아.”“아니거든.”소진이 고개를 저었다.“됐어. 언젠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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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몇 분도 지나지 않아 현관문이 다시 열렸다.소진은 옷을 단정히 챙겨 입고 집 안에서 나와 곧장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선우는 아직도 무릎을 꿇고 있다가 깜짝 놀라 급히 일어나 소진을 따라붙었다.“소진아! 어디 가?”“네가 알 바야?”소진은 돌아보지도 않았다.그때 선우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그럼 가.”선우는 그대로 서서 말했다.“난 여기 무릎 꿇고 앉아서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말을 마치자마자 선우는 다시 소진 집 앞에 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무릎을 꿇었다.그 모습을 본 소진의 화가 한순간에 폭발했다.소진은 들고 있던 가방을 그대로 집어 던졌다.“미쳤어! 미쳤다고! 미쳤어, 진짜!”선우는 가방을 맞고도 피하지 않았다. 곧바로 일어나 한걸음에 소진을 끌어안았다.“그래, 나 미쳤어.”선우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너 없으면 죽는 병에 걸렸어. 그때 내가 너한테 잘못한 거 알아. 네가 나를 삼 년 동안 괴롭힌 걸로는 부족해. 넌 나를 평생 괴롭혀야 해.”소진은 힘껏 선우를 밀쳐냈다.“꺼져!”...서하는 소진이 집에 돌아간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프로젝트 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서하는 자신에게 잠깐의 휴식을 주고 싶어졌다.이한은 해를 넘기면 세 살이 된다.그때가 되면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었다.지금 시기에는 오감놀이 수업 같은 걸 들으면서 미리 어린이집 생활에 적응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다만 이한은 얼마 전 막 퇴원한 상태였다.서하는 무리하게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집에서 이틀 정도 쉬자 이한이 먼저 견디지 못했다.밖에 나가자며 보채기 시작한 것이다.다행히 서하는 며칠 전부터 이것저것 알아보며 식물원에 갈 계획을 세워 두었다.놀이공원은 사람이 너무 많았고, 이한은 아직 놀이기구를 탈 나이도 아니었다.그에 비하면 식물원이 훨씬 적당했다....“예랑 언니, 저기 봐. 연꽃이 정말 예쁘게 폈어.”식물원 호숫가에서 민레나가 웃으며 연못을 가리켰다.예랑의 옆에는 흰색 원피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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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예랑도 아이를 데리고 있던 여자에게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거두었다.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은혁이 요즘 너무 바빠. 시간 없을지도 몰라.”레나는 금세 팔을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언니가 가면, 은혁 오빠 아무리 바빠도 언니랑 밥은 먹을 거야.”“그럼 넌?”예랑이 물었다.“우리 둘이 밥 먹으러 가면서 너 혼자 두는 것도 좀 그렇지 않아?”레나는 잠깐 멈칫했다가 예랑의 눈을 바라봤다. 그제야 바로 알았다.예랑은 일부러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예랑은 이미 레나의 속셈을 알아차린 상태였다.레나가 예랑을 핑계 삼아 은혁에게 다가가려 한다는 걸.그리고 예랑은 레나에게 그럴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레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럼 내가 언니랑 같이 가. 은혁 오빠가 시간 있으면 언니랑 둘이 밥 먹고, 나는 그냥 집에 가면 되잖아. 만약 은혁 오빠가 바쁘면, 우리 둘이 먹고. 그럼 되지?”예랑도 마찬가지로 웃었다.“그 수밖에 없겠네.”멀찍이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하는, 레나와 다른 여자가 함께 자리를 떠나는 걸 보고서야 숨을 내쉬었다.‘어디를 가도 민레나야.’‘그래도 이번엔 와서 그 역겨운 말은 안 걸어서 다행이네.’이한은 오전 내내 뛰어놀아서인지 금세 지친 기색이었다. 볼은 발갛게 달아올랐고, 서하는 조경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저녁은 집에서 식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서하는 소진과 약속을 잡아 밖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식물원 입구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서하는 문득 차를 한 대 새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지도 꽤 됐으니, 이제는... 부모님을 한 번쯤 찾아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3년 전, 서하와 은혁의 이혼 소식은 결국 임범철 부부의 귀에도 들어갔다.임범철 부부는 서하를 불러놓고 모진 말을 퍼부었다.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된 상황이었음에도, 임범철 부부는 서하에게 은혁에게 가서 사과하라고, 매달리라고, 다시 결혼해서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강요했다.그러다 일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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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서하는 잠시 생각해 보다가 뜻밖에도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자기 부모가 왜 그렇게까지 상호를 챙겼는지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만약 그 이유가 흔히 말하는 남아선호 때문이라면, 그건 너무 말이 안 됐다.상호는 임범철 부부의 친아들이 아니었다.자기 딸은 홀대하면서 남의 집 아들을 더 귀하게 여긴다는 게 말이 될 리 없었다.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이한은 곧바로 낮잠에 들었다.아이를 재우고 난 뒤, 서하는 잠시 고민하다가 오후에 집에 한 번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귀국한 이후, 서하는 임범철 부부에게 전화를 여러 번 걸었지만 단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그 뒤로는 프로젝트 일정이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졌고, 이제서야 겨우 시간을 낼 수 있었다.막상 집 앞에 도착하자, 서하는 갑자기 발걸음이 무거워졌다.‘집에 왔지만 들어가기가 겁난다.’문 앞에 서 있으니 괜히 마음이 움츠러들었다.서하는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눌렀다.그런데 문이 열리고 나온 사람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었다.배가 제법 나온 젊은 여자였다.나이는 서하와 비슷해 보였고, 머리는 깔끔하게 높이 올려 묶었다.여자 역시 서하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누구 찾으세요?”서하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물었다.“여기... 임범철 씨 댁 아니에요?”“아닌데요. 여긴 우리 집인데요.”여자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근데 그 이름, 좀 익숙하긴 하네요...”서하가 다시 물었다.“이 집... 사신 건가요, 아니면 전세나 월세인가요?”“샀어요. 아, 맞다. 우리한테 이 집 판 사람이 성이 임 씨였던 것 같아요.”서하는 간신히 입꼬리를 올렸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계단을 내려오면서, 서하는 소진이 했던 말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상호 때문이 아니라면, 이 집을 팔아야 할 이유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그동안 서하가 보내온 돈이면, 임범철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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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노숙진은 서하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대로 울음을 터뜨렸다.참고 있던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듯했다.임범철은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다. 얼굴은 푸석했고, 광대가 도드라져 보였다.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네가 여긴 왜 왔어?”“아버지... 엄마...”서하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한 채 겨우 불렀다.“이제야 돌아왔네?”임범철의 목소리는 날이 서 있었다.“그때 그렇게 말렸는데도 기어코 이혼하더니, 이혼하고는 또 외국으로 나가고. 네 눈에 나랑 네 엄마가 보이긴 했어?!”“됐어요, 그만 좀 하세요.”노숙진이 임범철을 말리며 서하 쪽으로 다가왔다.“이번에 들어왔는데... 다시 나갈 거니?”서하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이제 안 나가요.”그 말을 하면서도 서하는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어떻게 해도, 자신과 임범철 부부 사이에는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벽이 생겼다는 것을.집 이야기는 누구도 꺼내지 않았다.서하는 묻지 않았고, 그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마음이 묘하게 뒤틀렸다.분명 자신이 이 집의 딸이고 이 사람들의 친딸인데, 지금 이 공간에서 서하는 마치 자신이 손님처럼 느껴졌다.“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이니?”노숙진이 물었다.“그때 외국 나갈 때도 돈 꽤 들었을 텐데... 지금은 일은 구했니?”임범철이 말을 이었다.“그때 가지 말랬잖아. 외국이 그렇게 만만한 덴 줄 알았어? 집 사정도 이 모양인데, 우리가 널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서하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같이 프로젝트 하던 사람 중에도 집에 돈 보내는 사람들 있었어.’‘근데 그 사람들 부모는 뭐라고 했는지 알아?’‘외국은 돈 들어갈 데 많으니까 집에는 보내지 말라고 했어.’‘돈 모자라면 오히려 보내주겠다고 했고.’‘그런데 내 부모님은?’‘딸 전화는 받지도 않고, 딸이 어떻게 살든 관심도 없더니.’‘이제 와서 얼굴 보니까 이런 말부터 하네.’‘나 정말... 친딸 맞아?’‘어떻게 부모가 이렇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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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소진은 서하네 집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너무 어이가 없어서,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 표정이었다.“네 부모님이... 상호 때문에 진짜 집을 판 거야?”한참이 지나서야 소진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아마도.”서하는 담담하게 말했다.“자세한 사정은 안 물어봤어. 아빠 엄마도 말 안 했고. 근데 지금은 전셋집이 아니라 월세로 살고 계셔. 예전에 살던 집은 이미 팔았고.”“와, 이건 진짜...”소진은 말문이 막힌 듯하다가, 결국 분을 참지 못했다.“이건 선 넘었지. 미쳤다고 해야 하나, 말이 안 나온다.”“그 집, 네가 결혼하고 나서 산 거잖아.”소진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엄밀히 말하면 네 재산이기도 한데, 그걸 그냥 팔아버렸다고?”서하는 고개를 저었다.“그 얘기는 하지 말자.”“네가 너무 착하니까, 아니 너무 만만하니까 그렇게 막 나가는 거야.”소진은 도저히 참지 못했다.“그건 네 거였어. 왜 상호를 위해서 쓰게 둬야 해?”“됐어.”서하가 말했다.“우리 집, 이제 휘두를 것도 없어.”“그럼 앞으로는 네 부모님께 돈도 보내지 마.”소진은 단호했다.“어떻게 부모가 이럴 수가 있어? 상식이라는 게 없잖아.”서하도 이해할 수 없었다.다만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말이 있었다.상호가 이제 집안에 남은 유일한 남자라는 말.대를 이어야 한다는 말.그건 노숙진이 직접 한 말이었다.소진은 더더욱 이해가 안 됐다.‘요즘 세상이 어느 땐데 아직도 대를 잇는다는 말이 나와?’‘게다가 그 애가 친아들도 아니잖아.’‘이게 도대체 무슨 논리야?’소진은 알고 있었다.서하는 겉으로 보기엔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속은 분명히 무너져 있을 거라는 걸.부모 집에서 돌아온 서하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분명 혼자서 울었을 게 뻔했다.‘세상에 이런 부모가 다 있나...’소진은 화가 가라앉지 않아, 결국 아는 사람에게 연락해 상호의 근황을 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반면 서하는 이미 체념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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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오빠...”레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조심스러운 목소리였다.“저... 오빠한테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 일이 있어요.”은혁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눈빛에도, 표정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레나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서하 언니에 관한 일이에요.”그 순간, 은혁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레나는 오늘 처음으로, 은혁의 얼굴에서 다른 감정을 보았다.서하라는 이름 때문이었다.“서하...”은혁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그 안에는 분명 미세한 급함이 섞여 있었다.“서하가 왜?”그걸 느끼는 순간, 레나는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하지만 곧 자신이 하려는 말을 떠올리자 다시 기운이 났다.“오늘 오전에 서하 언니를 봤어요. 아이를 데리고 놀러 나왔더라고요.”은혁은 잠시 굳었다가, 바로 물었다.“아이? 무슨 아이.”“재혼했대요. 아이도 있고요.”레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오빠...”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은혁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의 눈빛에는 레나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은혁은 한 손으로 레나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지금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레나는 팔이 쇠로 된 틀에 끼인 것처럼 조여 오는 느낌에 숨이 막혔다.“오, 오빠... 아파요!”“말하라고.”분노한 은혁 앞에서, 레나는 겁에 질려 몸을 떨며 겨우 입을 열었다.“서하 언니요... 서하 언니에게... 아이가 있다고요...”“네가 어떻게 알아, 그 아이가 서하 아이인걸.”“제가 들었어요. 그 아이가 언니를 보고 엄마라고 불렀어요.”은혁은 레나를 거칠게 밀쳐냈다.그리고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걸음을 옮겼다.“은혁 오빠!”레나는 아픈 팔을 부여잡은 채 뒤따라 나갔다.그때 마침, 예랑이 화장실에서 돌아와 복도를 지나오다가, 잔뜩 얼굴이 굳은 채 밖으로 나가는 은혁을 보았다.“배은혁?”은혁은 예랑을 보지도 않은 채, 큰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레나는 뒤에 멈춰 서 있었다.팔에는 선명하게 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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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마치 교외처럼 주변에는 묘하게 쓸쓸한 기운이 감돌았다.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 특유의 적막함이 깔려 있었다.은혁은 차를 세우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시선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고, 아무 데도 초점을 두지 않은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은혁은 눈을 감았다가, 곧 다시 떴다.눈가가 붉어져 있었다.그해, 서하는 그렇게도 단호하게 은혁의 아이를 지우겠다고 했다.은혁의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그 말은 지금도,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은혁의 가슴을 찔렀다.그런데 지금, 서하는 어엿한 엄마가 되어 있었다.‘임서하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은혁의 심장은 갈라질 듯이 아팠다.그 고통은 3년 전보다도 훨씬 컸다.‘임서하는 정말 잔인한 여자야.’‘냉정하고, 무정해서... 우리 아이도 아무렇지 않게 지웠던 여자.’‘그런 여자를 대체 누가 좋아해?’‘어떻게 그런 여자랑 함께할 수 있지?’‘그런데... 그런데...’‘그런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고,’‘임서하와 함께 살고,’‘아이까지 낳은 남자가 있다.’‘그리고... 나도 그랬고.’‘임서하가 그렇게 잔인하고 무정한데도,’‘나는 이 여자한테서 아직도 빠져나오질 못했어.’은혁은 스스로를 증오했고, 스스로를 괴롭혔다.그러나 끝내 자신의 마음만은 어쩌지 못했다.‘임서하라는 여자는 도대체 내게 무슨 마법을 건 거야.’‘왜 이렇게 잊히지도 않고...’‘누군가로 대신할 수도 없는 거지.’이 3년 동안, 천 일이 넘는 낮과 밤 동안... 은혁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았다.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고, 수없이 되뇌었다.은혁은 자신이 꽤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적어도 일과 생활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믿었다.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었다.그날 서하를 봤을 때.서하가 누군가에게 고백받는 모습을 봤을 때.그때 은혁의 심장이 얼마나 빠르게 뛰었는지...서하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은혁은 단 한 번도 평정을 유지하지 못했다.그럼에도 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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