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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41 - チャプター 350

405 チャプター

제341화

소진에게 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나 이제 다 내려놨어.”말은 그렇게 했지만 밤이 되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불이 꺼지고, 소음 하나 없이 고요해진 깊은 밤.서하는 혼자 침대에 누워 있었고,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또렷하게 은혁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처음 은혁을 만났던 순간부터 시작해, 이유도 모른 채 마음이 깊이 뿌리내렸던 시간들... 그리고 결국 은혁과 결혼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겪어야 했던 수많은 서러운 순간들까지.서하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은혁과 함께 했던 과거 어디에도 달콤하거나 아름다운 기억 같은 건 없다는 걸. 그런데도 마치 자신을 괴롭히듯,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같은 장면들을 되짚어 보고 있었다.‘이게... 좋아한다는 건가?’만약 은혁의 ‘좋아함’이라는 게, 예전에 자신을 대하던 방식 그대로라면, 그 사람은 ‘좋아하다’라는 단어 자체를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정도였다.사람들은 흔히 말한다.세상에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게 두 가지가 있다고.재채기와 사랑.하지만 서하는 은혁에게서 그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미세한 동요도, 순간적인 망설임도, 숨기던 감정이 새어 나오는 틈도.은혁이 입으로 말하던 ‘좋아한다’라는 표현은... 오히려 그 단어를 모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서하는 한때, 은혁이 다시 나타난 이유가 아이 때문일 거라고 의심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알았다면 저 사람 성격상 바로 데려가겠지, 이렇게 빙빙 돌리진 않았을 거야.’은혁은 이한이 자기 아이라는 걸 알았다면, 서하를 상대로 이렇게 애매하고 완곡한 방식으로 접근할 리가 없었다.직접적으로 부딪치고, 빼앗으려 들었을 게 분명했다.어쨌든 결론은 하나였다.앞으로 은혁과 다시 엮일 일은 없을 거라는 것.그 생각에 이르기까지 서하는 꽤 오랜 시간을 뒤척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간단히 식사를 마친 뒤, 서하는 조경과 이한을 오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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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기중환 교수의 말을 듣고 난 뒤, 다음 날 수업에서 서하는 몇 마디를 더 덧붙였다.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있다고.강의실 안에서 여기저기서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는 얼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그중에서도 제법 배짱 있는 학생 하나가 손을 들고 대놓고 물었다.“교수님, 나이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으신데 벌써 아이가 있다는 거, 일부러 저희 놀리려고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서하는 잠시 학생들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다음에 우리 아들 데려올게, 여기 많은 형과 누나들 얼굴 좀 익히게.”그 말 한마디에 강의실이 조용해졌다.더 이상 농담처럼 묻는 학생은 없었다.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서하를 좋아하지 않게 된 건 아니었다.오히려 그 반대였다.전공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고, 설명은 명확하면서도 적절한 유머도 들어 있었다.강단에 서 있는 태도나 말투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인간적인 매력까지 더해지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호감을 느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이런 교수님이면 좋아하지 않는 게 이상하지.’서하 본인도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자신의 설명이 학생들 수준에 맞지 않으면 어쩌나, 수업 방식이 낯설어 따라오기 힘들지는 않을까 내심 신경이 쓰였다.하지만 몇 번의 수업이 지나고 학생들의 반응을 직접 보면서, 그런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됐다.그제야 서하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지금 서하가 맡은 수업은 학부생 대상이었지만, 몇 년만 지나면 대학원생도 지도하게 될 터였다.그래서 서하는 수업 외에도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있었다.집에 돌아와 이한이 잠든 뒤에도, 서하는 혼자 책을 보거나 자료를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그 사이 핸드폰이 몇 번 진동했지만, 서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요즘 자신이 바쁜 걸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고, 이 시간에 연락할 사람도 거의 없었다.소진 역시 며칠째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이 시간에 나한테 연락할 사람은 소진이밖에 없는데.’일을 마치고 샤워를 한 뒤 잠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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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알겠어요!”서하는 기중환 교수를 아버지처럼 존경하고 따랐다.기중환 교수에게서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부성애를 자연스럽게 받아왔기 때문에, 말투에도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편안함이 묻어 있었다.9시가 조금 넘은 시각, 기중환 교수와 서하는 함께 실험동 앞으로 내려갔다.약속 시간은 아홉 시 반이었고, 아홉 시 이십 분을 조금 넘긴 즈음, 검은색 고급 승용차 몇 대가 차례로 건물 앞에 멈춰 섰다.이번 후원 논의는 화학과 중심의 협업이었기 때문에, 기중환 교수와 서하 외에도 화학과 소속의 주요 보직 교수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그 옆에는 여대생 몇 명이 서 있었는데, 화사한 색감의 짧은 원피스를 입고, 각자 품에 꽃다발 하나씩을 안고 있었다. 공식적인 환영 절차에 따라 꽃을 전달할 예정이었다.첫 번째 차량에서 운전기사가 먼저 내려 곧바로 뒷좌석 문을 열었다.가장 먼저 보인 것은 한쪽 다리였다.윤이 나는 구두, 길게 뻗은 종아리, 주름 하나 없이 곧게 떨어진 정장 바지.서하는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거기에 멈췄다.‘키가 꽤 크겠네... 젊은 사람 같은데.’서하는 늘, 모교에 후원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인물일 거로 생각해 왔다.적어도 오십, 육십은 넘었을 거라고.서하의 시선이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검은색 정장에 셔츠와 넥타이까지 흐트러짐 없이 갖춘 차림, 마치 국가 간 회담 자리에서 막 걸어 나온 사람처럼 지나치게 단정하고 엄격한 인상이었다.공기 자체가 달라 보일 만큼, 눈에 띄게 정제된 분위기.배은혁이었다.서하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어버렸다.가장 먼저 앞으로 나선 사람은 화학과 학과장인 민성균 교수였다.“배 대표님, 모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은혁 역시 이 학교 출신이었다.민성균 교수는 은혁과 악수를 나눈 뒤,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눈짓을 보냈다.그 신호에 따라 여대생 한 명이 밝은 미소를 지은 채 꽃다발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형식적인 환영 절차였다.대부분의 공식 행사에서 빠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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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서하의 이혼 이야기는... 그동안 기중환 교수에게 쉽게 꺼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이런 일은 결국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더구나 이후에 아이까지 낳았으니 언젠가는 알게 될 수밖에 없었다.기중환 교수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서하를 나무라거나 호되게 꾸짖지는 않았다.오히려 그 점이 서하를 더 괴롭게 했다.말 한마디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 속에 담긴 걱정과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특히 기중환 교수와 아내는 이전보다 더 서하를 챙겼다.그럴수록 서하의 마음 한구석에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쌓여갔다.귀국한 뒤, 서하는 이한을 데리고 한 번 교수의 집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그 자리에서 기중환 교수 부부는 자연스럽게 서하의 전남편이자 이한의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서하는 적당히 말을 흐리며 넘겼다.차마 말할 수 없었다.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고,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의 존재조차 모른다는 사실을.그런데 지금, 바로 눈앞에 배은혁이 있었다.게다가 서하의 연구 프로젝트에 투자까지 하겠다는 상황이었다.이 관계는 더 이상 숨길 수 있는 게 아니었다.서하는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 말했다.“교수님, 배은혁 대표는... 제 전남편입니다.”기중환 교수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기중환 교수에게 서하는 제자이기 이전에, 거의 딸과도 같은 존재였다.그렇게 서하를 끝내 지치게 하고는 돌아서 떠났던 사람... 기중환 교수님은 속으로 ‘사람 마음 다 써먹고 아무렇지 않게 버린 인간’이라고 여겨 왔던 그 인물이 바로 배은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분노가 치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했다.당시 서하가 이혼했다고 이야기했을 때, 기중환 교수는 당장이라도 상대를 찾아가 따질 기세였다.그때 서하가 붙잡지 않았다면, 정말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를 일이었다.기중환 교수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걸 보고, 서하는 서둘러 말을 이었다.“교수님, 저희는 이미 다 끝났고요, 지금은 정말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흥분하지 마세요.”“아무 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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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서하가 입을 열기도 전에 민성균 교수가 먼저 서하의 팔을 잡아끌었다.“괜찮습니다. 괜찮아요. 임 교수님 얼른 가시죠.”기중환 교수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얼굴이 붉어지며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막 한마디 하려는 순간, 민성균 교수가 재빨리 기중환 교수의 팔을 붙잡았다.“기 교수님!”민성균 교수는 기중환 교수를 옆으로 끌고 가서 한참 동안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눴다.기중환 교수는 차마 배은혁이 서하의 전남편이라는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결국 속으로만 분을 삭이며 말했다.“임 교수랑 잠깐 얘기만 하고 올게요.”민성균 교수는 거의 애원에 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기 교수님, 제발 좀 상황을 봐가면서 하십시오.”기중환 교수는 서하를 한쪽으로 데려가 단호하게 말했다.“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바로 말해, 배 대표가 일부러 너 곤란하게 하는 것 같으면 말해, 투자 하나에 목매달 필요 없어.”서하는 기중환 교수의 잔뜩 부풀어 오른 얼굴을 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다.‘학교 후원이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 하물며 배은혁 같은 사람이면 더더욱...’서하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 교수님, 저는 문제없어요. 그 사람도 저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무슨 일 있으면 바로 말해, 나는 네 편이야.”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가 눈앞에 서 있었다.서하는 눈가가 붉어졌다.“저 아무한테도 함부로 당하지 않아요.”서하는 결국 은혁의 차에 올랐다.운전석과 조수석에는 기사와 나재도가 앉아 있었고, 은혁과 서하는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곧이어 차 안의 칸막이가 올라갔다.뒷좌석은 단번에 밀폐된 공간이 되었고, 체감상 훨씬 좁아진 느낌이었다.서하는 몸이 위축됐다. 숨 쉬는 것조차 불편하게 느껴졌다.은혁에게서 나는 차갑고 정제된 향이 서하의 코끝으로 파고들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뒷좌석 전체가 은혁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서하를 천천히 감싸며 도망칠 틈을 주지 않는 느낌이었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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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은혁도 반사적으로 서하의 팔을 한 번 잡았다가, 곧바로 손을 놓았다.“조심하세요.”그 사이 기중환 교수가 급히 다가와 서하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괜찮아? 어디 불편한 거 아니야? 얼굴이 안 좋아 보이는데, 병원으로 갈까?”서하는 그 말이 전부 걱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주변에는 다른 교수들의 시선이 그대로 꽂혀 있었고, 더 이상 일을 키울 수는 없었다.서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교수님, 저는 괜찮습니다.”기중환 교수는 못마땅하다는 듯 서하를 한 번 노려봤다. ‘이렇게 말 안 하면 어쩔 거야’라는 표정이었다.식당 룸으로 이동할 때도, 기중환 교수와 서하는 자연스럽게 맨 뒤에 남게 됐다.기중환 교수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 서하에게 말했다.“내가 아까부터 얘기했잖아, 자네는 겁먹지 말라고, 도대체 뭘 그렇게 신경 쓰는 거야, 투자? 내가 못 끌어올 것 같아?”서하는 문득 예전 일이 떠올랐다.그 해, 식당 테이블에서 기중환 교수가 상대에게 웃으며 술을 받던 모습.서하에게 기중환 교수는 아버지 같았고, 누구보다 존경하는 스승이었기에, 그런 모습을 보는 게 이유 없이 마음 아팠다.적어도 배은혁의 투자에 대해서는, 기중환 교수가 그렇게까지 자신을 낮출 필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서하는 고개를 저으며, 기중환 교수의 팔을 가볍게 끌어안았다.“배 대표는 정말 저를 괴롭히지 않았고, 일부러 곤란하게 한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배 대표는 돈도 많고 생각보다 단순하니까요, 우리가 50억 정도 더 얹어서 받는 건 어떠세요?”기중환 교수는 잠시 눈을 크게 뜨더니,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거 좋네.”룸에 가장 늦게 들어간 건 기중환 교수와 서하였다.그런데 들어가 보니, 상석이 비어 있었다.민성균 교수가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기 교수님이 그 자리에 앉으셔야죠, 배 대표님이 스승님을 존중하신다고, 일부러 그 자리를 비워 두셨습니다.”상석 옆자리가 하나 더 있었고, 그 옆이 바로 은혁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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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민성균 교수의 전화는 예고도 없이 걸려 왔다. 서하가 거절할 틈도 주지 않았다.전화기 너머에서 민성균 교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배 대표님은 우리 쪽에게 말 그대로 ‘후원의 기둥’이야. 예전에 학교 다른 학과들에도 이미 꽤 많은 투자를 했고, 화학과를 선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후원’이라는 게 결국 한정된 자금으로 하는 거잖아, 다른 데로 비중이 많이 가면 우리 몫은 그만큼 줄어드는 거고.]말은 여기까지였지만, 뜻은 매우 분명했다.민성균 교수는 서하에게 은혁과의 관계를 잘 다져 두고, 후원을 최대한 끌어오라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그 사실을 알게 된 기중환 교수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당장이라도 민성균 교수를 찾아가 따질 기세였다.서하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았다.“교수님, 진짜 괜찮아요. 그 사람이 제 전남편이라고 해도, 저는 분명히 공과 사를 구분해서 생각해요. 일은 일이에요.”“불편하지 않다고?”기중환 교수가 못마땅한 얼굴로 물었다. 그러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아니, 배 대표가 왜 투자하는지가 이 늙은이 눈에도 다 보이는데, 그 사람 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냐?”서하는 숨기지 않았다.“네. 배은혁이 다시 저를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교수님, 제 마음속엔 분명한 기준이 있어요.”“너희 둘 사이가 어떻게 되든 그건 상관 안 해.”기중환 교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네가 억지로 네 자신에게 강요하고 참게 될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다.”솔직히 말하면, 기중환 교수가 서하에게 베푸는 마음은 임범철보다도 더 깊었다.그 사실이 서하의 가슴을 무겁게 눌렀다. 코끝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날 뻔했다.서하는 한참을 들여 기중환 교수를 설득했고, 절대 희생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처럼 말했다. 그제야 기중환 교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민성균 교수는 은혁의 명함을 서하에게 건네며 직접 연락하라고 했다.서하는 속으로 씁쓸하게 웃었다. 예전에 스스로 지워 버린 연락처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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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다 오빠가 벌인 일이에요. 저는 몰라요. 어쨌든 오빠가 돈 벌었다고, 공짜로 받는 거 아니라면서 얼른 계좌번호 달래요.]서하는 작게 웃었다.“네가 써.”서하는 지금 당장 돈이 부족한 처지는 아니었다. 큰 부자는 아니었지만 집 대출도 없고, 차 할부금만 조금 남아 있었으며 아들 키우는 데 들어갈 돈도 충분했다. 부모님 쪽에는 정기적으로 병원비를 보내고 있었지만, 그 외에는 딱히 큰돈 쓸 곳도 없었다.[그건 안 돼요.]아정이 단호하게 말했다.[제 용돈도 아직 다 못 쓸 정도인데요.]서하가 뭐라고 말하든 아정은 꼭 주겠다는 태도였고, 서하 역시 받을 생각이 없었다.결국 아정이 한발 물러섰다.[그럼 알겠어요, 언니. 우리 언제 만나요? 언니랑 밥 한번 먹고 싶어요.]서하는 잠시 일정을 확인한 뒤 아정과 만날 시간을 잡았다.통화를 끊고 나서 서하는 속으로 생각했다.‘나도 아정이처럼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가족이 있었다면 진작에 손 털고 일 쉬었을 텐데, 그게 아니니까 계속 버티는 수밖에 없지.’‘그래도 배은혁을 내 사적인 삶에 절대 끌어들이지 않을 거야.’‘5시에 온다 했지? 그럼 그냥 야근하면 되겠네.’...정각 5시, 은혁이 서하의 연구실 앞에 도착해 문을 두 번 두드렸다.문은 잠겨 있지 않았고, 고개를 들자마자 남자의 눈에 연구실이 들어왔다.은혁은 처음으로 서하의 연구실에 들어왔다.연구실은 크지 않았다. 책상 하나와 그 옆의 나무 소파, 유리 상판의 작은 테이블이 전부였고, 책상 옆에는 서류 캐비닛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전반적으로 몹시 소박했다. 한량대학교 교수라는 직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었다.서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배 대표님, 오늘은 어디부터 보시겠습니까?”그녀는 어디든 동행할 생각이었다.은혁은 안으로 들어오더니 그대로 문을 닫았다.서하는 잠시 그 모습을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은혁은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임 교수님에 대해서 먼저 좀 알고 싶습니다.”서하는 알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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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은혁의 시선이 메뉴판에서 서하의 얼굴로 옮겨왔다. 마치 서하가 대답하지 않으면 그대로 눈을 떼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헤어졌습니다.”서하는 결국 그렇게 두 글자만 말했다.은혁이 아주 작게 웃은 것 같기도 했다. 서하는 그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은혁은 곧바로 화제를 바꿨다.“무엇을 드시겠습니까?”“배 대표님 편하신 걸로 하시죠.”서하가 말했다.“배 대표님이 드시고 싶은 걸로 고르시면 제가 계산하겠습니다.”은혁이 말했다.“그건 좀 송구한데요.”서하가 뭐라고 답하기도 전에 은혁이 곧바로 덧붙였다.“그럼 내일은 제가 대접하겠습니다.”‘내일도 온다는 건가.’서하는 그 말을 굳이 묻지 않았다.두 사람은 학생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식판을 들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서하는 요즘 학교에서 유독 눈에 띄는 존재였다. 본인이 일부러 눈에 띄게 행동한 것은 아니었지만, 젊은 나이와 단정한 외모, 그리고 의심할 여지 없는 전문성까지 더해져 학생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학교 안 화제의 중심에 있는데, 오늘은 그 옆에 은혁까지 동행하고 있었다.은혁은 어디에 있든 단번에 시선을 끄는 유형이었다. 오늘은 서하와 나란히 움직이면서 더욱 많은 주목을 받고 있었다.식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남학생 몇 명이 서로 등을 떠밀며 이쪽을 힐끗거리는 모습이 보였다.서하는 그 장면을 보고 잠시 남학생들을 바라보았다.결국 몇 명의 남학생이 다가왔다. 맨 앞에 선 학생은 키가 크고 인상이 단정했는데, 서하는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의 강의를 들었고, 항상 맨 앞줄에 앉던 학생이었다.“교수님.”남학생이 말을 걸었다.“식사 중이세요?”서하가 웃자 뒤에 서 있던 남학생들도 따라 웃었다.‘이게 무슨 말이람...’인사를 건넨 남학생도 어색했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말했다.“다들 좀 궁금해해서요. 이분은... 교수님 남편분이신가요?”서하는 곧바로 말했다.“아니에요. 이분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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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결국 서하는 은혁의 뜻대로 하게 되었다.은혁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고, 서하는 조수석에 앉았다. 다만 차 안에서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하의 집 앞에 도착하자 은혁이 말했다.“내일 아침 몇 시가 괜찮아?”서하는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8시.”“그럼 7시 반에 올게.”은혁이 말했다.“아침도 사 올게.”“필요 없어.”서하는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이모님이 해 주셔.”“당신 아들 좀 보고 싶어.”은혁이 이어 말했다.“내일 저녁에 같이 아이 데리러 가면 안 돼?”서하는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은혁이 차 문을 잠근 상태였다.“배은혁!”서하는 정말로 화가 났다.은혁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배 대표님이라고 안 부르네?”“당신 도대체 뭐 하는 거야!”은혁이 말했다.“말했잖아, 당신에게 구애하겠다고.”“이게 구애하는 태도야?”서하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실려 있었다.“언제나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어. 항상 여유롭고 모든 걸 계산해 놓은 사람처럼 행동해. 다른 사람이 어떤 기분일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예전에도 사람을 존중할 줄 몰랐고 지금도 똑같아! 당신 같은 사람의 구애는 내가 감당할 수 없어.”은혁은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언제 당신을 존중하지 않았는데?”과거의 일들은 서하에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은혁 앞에서 굳이 꺼내고 싶지 않았다.“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은혁이 한숨을 쉬었다.“난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구애해야 하는지 몰라. 해 본 적도 없고, 뭘 해도 당신 눈에는 전부 잘못된 것처럼 보이잖아.”“당신이 그럴 필요는 없어.”서하가 말했다.“당신이 뭘 해도 틀린 이유는 내가 당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야, 더 이상 헛수고하지 마.”“난 그냥 내가 어느 포인트에서 당신을 존중하지 않았는지만 알고 싶어.”“좋아.”서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상대가 분명히 불쾌해할 걸 알면서도 끝까지 자기 뜻대로 하겠다고 밀어붙이는 것...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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