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서하는 기중환 교수의 아내 이청애 여사로부터 면접 일정을 전달받았다. 일단 다른 생각들은 차치하고, 시험 준비에만 집중했다.동료들과의 연구원 업무 인수인계도 끝나자, 그날 오후 월세방으로 돌아갔다....새해가 다가오자, 서하는 1월 1일 하루만 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매일 화공 공장에 나가 두 시간씩 일을 이어갔다.일정이 빡빡해서 외로울 틈도 없었다.어느 날, 엄마 노숙진에게서 집에 와서 밥을 먹으라는 전화가 왔다.따져보니, 서하가 친정에 가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다. 친정 식구들이 못되게 군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았다. 상호가 부모를 잃고 곁에 온 순간부터,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했다.서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자신이 친딸인데도,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부모님은 늘 상호 편을 들었다.엄마 노숙진은 상호가 부모를 잃었으니, 더 아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서하도 분별없는 아이는 아니었기에, 부모를 잃은 사촌동생을 안쓰럽게 여겼다.하지만 상호는 정말 속을 썩이는 아이였다.그녀가 은혁과 결혼하기 전, 상호가 폭행 사건을 일으켜 상대에게 큰 부상을 입힌 적이 있었다.당시 상대방은 감옥행 또는 합의금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서하네는 평범한 가정이라 그만한 돈이 없었고, 결국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처분해야 했다.서하가 은혁과 결혼한 후, 아빠 임범철이 수술받아야 했을 때, 집에는 수술비조차 없었다. 그때 은혁이 기꺼이 수술비를 내주었다.그 후 서하가 모르는 사이에 상호가 은혁에게 집 한 채를 더 요구했다. 며칠 전에는 상호가 또 집을 사겠다며 은혁에게 돈을 달라고 했다.서하는 은혁 앞에서 이미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인데, 상호는 서하를 벼랑 끝까지 밀어냈다. 만약 상호가 친동생이었다면 불편하고 부끄러운 감정을 기꺼이 감수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호는 친동생이 아닌 사촌동생이었고, 부모님은 상호의 말이라면 무조건 들어주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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