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진은 깜짝 놀라 서하의 팔을 툭 쳤다. “무슨 말이야, 그런 소리 하지 마.”서하는 임범철을 바라봤다. “아빠, 아빠도 상호가 사업하는 거 찬성하시는 거예요?”임범철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하고 싶다는데, 한 번쯤은 기회를 줘야지.”“기회를 준다고요?”서하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우리 집 형편이 그럴 여유가 있어요? 뭐, 집이라도 팔 거예요? 아니면 장기라도 팔아요?”“서하!” 임범철이 얼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상호는 네 동생이야!”서하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래요, 저한테는 정말 친동생이나 다름없죠.” “근데 상호가 우리 집에 들어온 뒤로, 엄마 아빠 눈에는 그 애밖에 없어요. 친딸인 저는 뭐예요, 그냥 덤이에요?”노숙진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딸, 그런 말 하지 마. 상호는 부모님도 안 계시잖니...”“엄마, 그 말은 수십 번도 더 들었어요. 저도 이해해요. 엄마 아빠가 동생 아껴주는 거, 한 번도 불만 가진 적 없어요.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죠.”서하는 단호히 말했다.“집 살 때도 그랬잖아요. 우리 형편에 감당하기 힘들었는데, 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거예요?”노숙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그게...네가 있잖아.”“엄마!”서하는 한숨을 삼키며 눈을 감았다.무슨 말인지, 너무 잘 알았다.“저는 배은혁과 곧 이혼할 거예요. 아직도 그 사람 돈을 기대하시는 거예요?”임범철이 즉시 끼어들었다. “또 이혼 얘기야? 다시는 안 꺼내기로 약속했잖아!”서하는 아무런 표정 없이 씁쓸하게 웃었다. “아빠, 우리 집 문제 때문에 전 배은혁 앞에서 얼굴도 못 들고 살아요. 제가 얼마나 비참한지 아세요?”노숙진이 잠시 말이 막힌 듯 멈췄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왜 그렇게 생각하니? 배 서방은 네 남편이잖아. 배 서방 돈이 곧 너희 공동 재산이잖아. 게다가 우리가 배 서방 돈 그렇게 많이 쓴 것도 아니잖아...”‘공동 재산?’서하는 피식 웃었다.이렇게 황당한 소리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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