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은혁의 얼굴이 환해졌다.“진짜로?”“응, 진짜.”서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시간과 장소 정하면 메시지 줘.”은혁을 돌려보낸 뒤, 서하는 기숙사로 돌아왔다.침대에 누웠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예전의 서하는 사랑 앞에서 늘 자신을 낮췄다.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은혁 곁에 남아 있으려 했다.이제 와서 굳이 그 시절을 떠올릴 필요는 없었다.서하는 그 기억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은혁에게도 같은 경험을 다시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이건 마음이 약해져서도 아니고, 상대를 배려해서 감정을 접는 것도 아니었다.서하는 단지 이렇게 생각했다.‘사랑이라는 걸, 꼭 이렇게 아프게 배울 필요는 없어.’사랑은 원래 더 부드럽고, 밝고, 따뜻한 감정이어야 했다.서하는 변화의 시작을, 상대가 아니라 자신에게서 찾기로 했다.사람의 본성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은 맞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모든 행동이 본성은 아니었다.어떤 건 그냥 나쁜 습관이고, 분명한 단점이었다.잘못된 건, 고쳐야 했다....다음 날 점심 무렵, 서하는 신애에게 말했다.“오늘은 너랑 강민이 먼저 가서 먹어. 나 약속 있어.”신애와 강민은 둘이서 식당으로 향했다.쟁반에 음식을 하나씩 올려놓은 뒤, 신애가 한숨을 쉬었다.강민은 힐끗 신애를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요즘은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인지,신애도 강민 앞에서 조금은 편해졌다.신애가 말했다.“사람이 참 간사한 게, 며칠 좋은 거 먹었다고 식당 밥이 이렇게 맛이 없게 느껴질 줄이야. 역시 사람은 호강에 길들면 안 돼.”강민이 짧게 말했다.“그냥 먹어.”“말은 그렇게 해도, 표정은 솔직하다.”신애가 웃으며 말했다.결국 두 사람은 구내식당 밥으로 급하게 배만 채웠다....서하는 차를 몰아 은혁이 정한 식당으로 갔다.은혁이 데리러 오겠다고 했지만, 서하는 사양했다.식당에서는 은혁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주차장에서 기다리다가 서하가 차를 세우자 자연스럽게 나란히 걸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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