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본가 말고 내 집 쪽이야. 거기 가면 이한이 굴착기 장난감 좋아하잖아.]서하는 잠깐 생각했다.은혁은 이한의 아버지였다. 아이와 더 많이 만나고,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건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알겠어.”서하는 그렇게 답했다.마침 잘 됐다고 생각했다.이 며칠은 서하도 병원에 머물면서 소진 곁에 더 있어 줄 수 있었다.학교 일은 낮에 최대한 몰아서 처리했다.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애썼다.그래야 밤에는 다른 걱정 없이 소진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을 다른 데로 돌려줄 수 있었다.은혁이 다시 물었다.[그럼... 시간 되면, 우리 셋이서 밥 한번 먹을 수 있을까?]“당분간은 안 돼.”서하가 말했다.“소진이 퇴원하고 나서 이야기하자.”...저녁이 되자 서하는 병원으로 갔다.조경에게는 먼저 집에 들어가 쉬라고 했다.이한이 은혁에게 간 건 이미 알고 있었다.서하는 며칠 동안은 아이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소진만 돌보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조경은 나가면서 한마디를 남겼다.“교수님, 아줌마가 여자는 혼자 못 산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에요.”잠시 말을 고르고 이어갔다.“그래도 옆에 마음 알아주는 사람 하나 있으면, 그게 제일 좋긴 해요.”서하는 문틀을 짚은 채 웃었다.“알아요, 이모님. 고마워요.”조경이 나간 뒤, 서하는 방금 들은 말을 그대로 소진에게 전했다.소진이 말했다.“마음 알아주는 사람, 꼭 남자여야 해?”조금 숨을 고른 뒤 덧붙였다.“시터도 있잖아. 돈 주고 쓰면, 말 잘 듣고 맞춰주는 사람 얼마든지 있어. 그게 더 편하지 않아?”“오늘은 힘이 좀 남았나 봐.”서하가 말했다.“나랑 말다툼할 기운도 있고.”소진은 작게 웃기만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하는 여전히 소진이 선우와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보길 바라는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지는 못했다.소진도 그걸 알고 있었다.병실이 조용해질 즈음, 서하의 핸드폰이 울렸다.서하는 화면을 보고 소진을 한번 봤다.“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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