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어. 뭐라고 딱 집어 말할 수는 없는데, 그냥 좀 이상하셔.”서하는 그 말을 바로 이해하지는 못했다.구나린과는 아직 서로를 알 만큼의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구나린은 화장실에 들어가서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지금 그녀는 성공한 사업가였고, 권력도 명예도 손에 쥐고 있었다.그런데도 세상을 떠난 연인을 떠올리면, 그리고 바로 눈앞의 딸을 알아보면서도 다가가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다.몇 분 뒤, 아정의 핸드폰이 울렸다. 메시지를 확인한 아정이 눈을 크게 떴다.“언니, 고모 먼저 가셨어요.”서하는 놀라서 물었다.“벌써?”아정은 화면을 보여줬다.“급한 일이 생겼다고 하시네요. 우리끼리 먹고 가라고, 계산은 해두셨대요.”서하는 속으로 숨을 고르게 내쉬었다.구나린 앞에서는 아무래도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아정은 담담하게 말했다.“뭐, 원래 고모 엄청 바쁘시잖아요.”구나린이 없으니, 두 사람은 훨씬 편안해졌다.서하는 밤을 새운 탓에 눈이 부었다고 설명했고, 아정은 더 캐묻지 않았다.대신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언니, 요즘 연애 생각은 있어요? 제 사촌 오빠가 있는데, 사람 진짜 괜찮아요. 집에서 소개팅 얘기 나오던데, 한번 만나볼래요?”서하는 바로 손사래를 쳤다.“난 지금 그런 생각 없어.”아정의 사촌이라면, 집안도 배경도 분명 훌륭할 것이다.서하에게는 맞지 않았다.무엇보다 지금은 연애를 시작할 마음 자체가 없었다.아예 그 가능성을 떠올려 본 적도 없었다.아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언니, 그럼 혹시... 배은혁이랑 다시 합칠 생각은 있어요?”서하는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그런 계획도 없어.”‘지금은’이라는 말이 붙은 걸, 아정은 놓치지 않았지만 더 묻지 않았다.식사를 마친 뒤, 아정은 서하가 차를 몰고 오지 않았다는 걸 알고 직접 집까지 데려다주었다.서하는 아정의 차가 멀어지는 걸 보고, 아파트 단지 앞에서 택시를 잡아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은 아정 집과 방향이 반대였다. 괜히 또 번거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