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린이 차분히 말했다.“우리 모두 아정이를 아끼는 건 당연한 일이야.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의심의 눈초리로 볼 필요는 없어.”“네가 동생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방식은 좀 생각할 수 있었겠지.”구민준은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고모,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동생한테 사과할 선물도 제가 직접 고르겠습니다.”“그 정도면 됐어.”구나린이 말했다.“나중에 정식으로 서로 알게 되면, 동생이랑 잘 지내. 서하는 성격이 외향적인 편은 아니야. 나랑은 달라. 그러니까 네가 조금 더 먼저 다가가.”구민준에게 할 말은 그걸로 끝이었다.구나린은 자리를 정리하고, 아정을 만나러 갈 채비를 했다.오늘 집안 모임에는 아정이 나오지 않았다. 감기에 걸린 데다 열도 조금 있어서, 어르신께 옮길까 봐 집에 남았다고 했다.구나린은 일요일에 서하를 만날 생각을 하니,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조카를 만나러 가면서도 마스크를 챙겼다.초인종을 누르자, 아정이 문을 열었다.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었다.“고모, 저 괜찮다니까요. 왜 또 오셨어요?”구나린은 미리 주문해 둔 음식점의 죽을 건넸다.“밥 제대로 못 먹는 것 같아서 얼굴 좀 보려고 왔어.”“고모가 최고예요.”아정은 반색했다.아정은 안기고 싶었지만, 감기 때문에 참고 뒤로 물러섰다.구나린은 소파에 앉아 물었다.“약은 제때 챙겨 먹고 있어?”“네.”아정은 포장을 열고 죽을 먹기 시작했다.이 집은 맛으로 유명하지만 포장해 주지 않는 곳이었다.구나린이 여기까지 가져올 수 있었던 건, 평소 인맥 덕분이었다.“역시 맛있어요.”아정이 말했다.“고모, 고마워요.”“나한테 뭘 이런 일로 고맙다고 해.”구나린은 잡지를 한 권 집어 들고, 아정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아정이 다 먹고 나서야, 구나린은 본론을 꺼냈다.아정은 배를 채우고 나니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휴지를 들어 콧물을 닦았다.“아정아.”구나린이 불렀다.“고모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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