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하 앞에서까지 소진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할 필요는 없었다.서하는 소진을 꼭 끌어안았다.“하 변호사님은 곧 괜찮아질 것 같아. 소진아, 하 변호사님 믿어.”소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나도 선우 믿어. 그러니까 결혼식 미루지 마. 나도 갈 거야. 서하야, 네 결혼식이잖아. 나 때문에 어떤 아쉬움을 남기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소진이 끝까지 참석하겠다고 하니, 서하도 더는 뭐라고 할 수 없었다.서하가 돌아가고 나자 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선우의 생체 신호를 체크하는 몇 개의 기계만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소진은 침대 곁에 앉아 선우의 손가락을 잡고 천천히 주물렀다.매일 전문 의료진이 와서 선우의 근육 마사지를 해 주고 있었다. 신경을 자극하는 의미도 있었고, 근육이 빠지는 걸 막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소진은 손끝에 힘을 주어 선우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눌러 주면서 말했다.“너 안 일어나면 말이야, 근육 다 빠진다. 그럼 바짝 말라서 살도 하나 없을 텐데, 안아 보면 얼마나 딱딱하겠어. 난 그런 거 싫어.”“하선우, 너 진짜 바보다.”“하선우, 너는 그냥 바보야.”“아마 전생에 네가 나한테 엄청 많이 빚졌나 봐. 그러니까 이번 생에 내 옆에 붙어서 몸 바쳐 마음 바쳐 다 해 주는 거겠지.”“근데 자기야, 사실 진작 지친 거 아니야? 그래서 이런 식으로... 몰래 쉬는 거야?”“자기가 깨어나기만 하면, 나도 이제 부리지 않을게.”“원래는 늘 자기가 나 챙겼잖아. 이번에는 자기가 눈 뜨면 내가 자기를 챙기면 되잖아.”“아니다. 생각해 보니까, 나는 이미 자기를 챙기고 있네.”“자기야, 누워서 호강만 하겠다는 거지?”“내가 말하는데, 나 진짜 참을성 별로 없어. 네가 계속 안 일어나면... 나 딴 데로 시집가 버릴지도 몰라. 내 말 믿어, 안 믿어?”“...”소진은 그렇게 조잘조잘 선우에게 한참을 말했다.원래 소진은 말 많은 사람을 제일 싫어했다. 그런데 오늘은 소진이 선우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의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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